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612)
1.
남은 턴은 5턴.
앞으로 5턴 내에 마선토벌을 실행해야 한다.
11턴부터 15턴까지의 5턴.
대요괴 토벌까지가 불과 10턴 만에 이루어진 일이니 묵언검객의 페이스라면 충분한 시간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리 여유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
불신.
의심.
사실을 전한들 순순히 믿을 리가 없는 과 을 설득하는 것부터 난관의 시작이다.
설령 그들을 설득한다고 한들.
당면한 적은 마선.
신선급의 초절강자.
요괴왕을 물리친 폭군조차도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존재이다.
전력을 늘리고.
전략을 갖춘다.
가능하다면 그를 함정에 빠뜨린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시간은 촉박하다.
심지어 또 하나의 불리한 점도 있다.
[폭군의 봉인이 해제되었습니다.] [폭군이 힘을 비축하기 위해 스토리 모드의 발현을 중지합니다.] [Story mode] [사생아왕 side를 열람할 수 없습니다.] [Story mode] [백령신군 side를 열람할 수 없습니다.]지금껏 제공되었던 스토리모드를 더 이상 이용할 수 없게 된 것.
그러나 이는 해응응이 직접 고른 결과였다.
“스토리모드의 제공은 멈추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힘을 비축해주세요.”
“괜찮겠나? 내 도움 없이 백령신군과 사생아왕을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을 텐데. 특히 사생아왕이 반요곡의 종반에 등장한 경우는 지금껏 한 번도 없었다.”
“변수는 선각자가 두려워해야 할 것이지, 제가 두려워할 것이 아니에요.”
폭군은 마선토벌에서 조금이라도 더 힘을 비축하기 위해 이곳에 놔둔다.
이제는 밖으로 나가 백령신군과 사생아왕을 설득하는 것부터 고려할 차례다.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이대로 밖에 나간다면 뜻을 이루지 못하실 겁니다.”
그런 그녀에게 짐꾼이 한 가지 경고를 했다.
“저희는 선각자의 의심도 피해야만 합니다. 5턴이라는 알 수 없는 단위의 제약이 있음은 이해했지만 그 시간이 다 지나기도 전에 선각자가 두 분의 결탁을 알아차리면 즉시 본색을 드러낼 겁니다.”
“좋은 지적이군요. 고마워요. 덕분에 큰 실수를 피할 수 있었어요.”
“이쪽에서 나갈 수 없다면 저들을 안으로 불러들이는 것은 어떠냐.”
부기걸의 제안에 짐꾼이 코웃음을 쳤다.
“선각자가 좋다고 두 사람만 보내겠습니까. 자기도 도움을 주겠다며 따라나설… 악! 왜 때립니까. 제가 틀린 말 한 것도 아닌데!”
“때리고 싶어서.”
“겁나 당당하시네…”
부기걸이 제안했다.
“진혈을 모아서 폭군에게 먹이는 건 어떤가. 저 남자라면 대요괴를 능가하는 요괴가 되리라 자부한다.”
“그건 내가 거절하지.”
폭군은 제안을 거절했다.
“내 힘은 오롯이 인간임에 유지되는 것. 나 자신이 인간임을 포기한다면 강제회귀를 막을 길이 없다.”
“모든 인간이 죽으면 회귀를 하는 저주. 선각자의 저주 말이군요. 그 저주도 제가 살아있으면 임의로 회귀당할 걱정은 없지 않나요?”
“네 힘이 사특함보다는 신묘함에 가까운, 요호보다는 신수에 가까운 상태이나 결국 인간이라고 부르기는 힘든 상태다.”
상태창도 그녀를 인간이 아닌 신수 취급한다.
폭군의 말은 이치에 맞았다.
“일단 선각자의 눈을 피해 두 세력의 수장을 설득할 방안을 찾아야겠군요.”
“제게 생각이 있습니다.”
짐꾼은 꾀를 내었고 그 방법은 실로 간단하면서도 절묘했다.
“선각자의 눈을 속이며 수뇌부와 접선, 그들을 설득한다. 이를 도울 최적의 인재가 마침 이곳에 있지 않습니까.”
짐꾼의 시선이 폭군의 나레이션 인형인간의 머리를 땋으며 놀고 있던 마크2에게 향했다.
“?”
쏟아지는 시선에 마크2가 고개를 갸웃했다.
입만 다물고 있으면 묵언검객처럼 보이는, 본인을 쏙 닮은 분신.
확실히 마크2라면 선각자에게 묵언검객으로 오인시키기 적합한 존재다.
“분장을 시키려면 옷부터 맞춰야하겠네요.”
마크2와 서로 옷을 바꿔 입으면 된다.
정말로 입만 다물고 있으면 그녀들을 오래도록 지켜본 해남파 측근들이 아닌 이상에야 누구도 알아보지 못할 거라는 확신도 있었다.
하지만 방송 중에 모녀의 옷 갈아입는 모습을 중계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시스템콜 – 채팅창 오픈]잠시 광고나 매드무비를 대신 송출하라고 매니저를 부르기 위해 채팅창을 연 해응응.
그녀의 눈이 흔들렸다.
“??”
[현재 시청자수 – 5800명]분명 폭군과 싸우기 전에는 백만 명이 넘는 시청자가 방송을 보고 있었는데.
그 많던 시청자들이 다 어디로 갔지?
2.
강제로그아웃당한 시청자의 10%는 겁도 없이 묵언검객의 방송에서 감각링크에 들어갔던 이들이었다.
-묵언검객 생방송에서 감각링크를?
-세상에서 가장 빠른 자살방법
-ㄹㅇㅋㅋ
-몇 번을 당해야 머리가 봉합 되냐고
-감각링크 그거 여스 시점으로 1초라도 살아보고 싶은 변태들이나 쓰는 거 아님?
-아니다 이놈아!
-무림인이 천하제일인의 무공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보고자 하는데 변태가 무슨 소리냐!
-우린 장문인의 걸음, 시선, 일거수일투족, 호흡을 따라하고 싶을 뿐이라고!
-자 변태죠?
-설득력 제로
-이상 피의자진술이었습니다.
시청자들끼리도 인정하는 변태중의 변태들.
10%의 낙오는 모두가 꼴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잠시 후에 이어지는 대규모 강제퇴장에는 남은 이들 모두가 공포에 떨었다.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사람들 다 어디감?
-한 번에 칠백만 명이 넘게 증발해버리네ㄷㄷㄷ
-뭐임? 진짜 뭐임?
살아남은 이들도 언제 강제퇴장 당할지 몰라서 덜덜 떨면서 방송을 시청하던 상황.
후속 강제퇴장자가 나타나지 않자 겨우 마음이 놓인 이들은 대체 이게 어찌 된 사태인지 상황파악을 하고자 나섰다.
-니들은 뭔데 남았음?
-몰?루
-저는 이복아카단이에요
-난 인면지주단인데
-모지? 실력자들만 남은 건가? 반요곡 네임드 유저 많이 보이네
-그건 아닌 듯. 사과 어쩌고랑 엄길동의 오른팔도 강제로그아웃 당했음
-공략전문 스트리머 마커스는 있는데?
-아. 제 방송 중계로 보는 분들도 중계방에서 다 튕겨나갔습니다.
-마커스는 되는데 중계방 시청자는 안 되고 반요곡 네임드는 되는데 사과받기좋아하는사람은 안 되는 이유가 모임?
혼란에 빠진 사람들 사이에서 마커스가 문득 가능성을 제기했다.
-여기 남으신 분들 반요곡은 어디까지 해봤습니까?
-요괴루트 엔딩이요
-반요루트 엔딩 봄
-본인 213회차 고인물임
-23회차 유저요
-97회차
묵언검객의 플레이를 보고 반요곡 이거 갓겜이네 하고 구매했다가 매운맛 게임에 앗 뜨거라 달아난 시청자들과 달리 전원이 다회차, 심지어 엔딩열람자!
-루트엔딩 본 사람만 모인 건가?
-2부 최종보스전 치러본 사람만 있는 듯
-폭군 백령신군 대요괴 중에 최소 하나 겪은 사람?
-ㅇㅇ
-와 전세계 7~8백만 시청자들 중에 최종보스전 넘어서 엔딩 본 사람이 5800명밖에 안 된다고?
게임영상송출에는 설정이 붙어있는 경우가 종종 존재한다.
특정 스테이지 너머는 송출이 불가능하다거나.
19금 씬은 공개할 수 없다거나.
이번에 추정되는 조건은 엔딩 미열람자는 볼 수 없는 중계영상.
반요곡의 고인물들에게만 허락된 방송이었다.
-폐인이라 살았다!
-아ㅋㅋㅋ 일반인은 못 보는 방송이라고
-킹반인 죽어!!
반쯤 열린 축제분위기.
그런데 한참 작전을 짜던 묵언검객이 채팅창을 부르고는 고개를 갸웃했다.
[묵언검객 : 여러분. 저희 매니저들 다 어디갔나요?]이소혜와 주아영.
두 사람 외에도 채팅관리를 맡은 비서들의 닉네임도 하나도 보이질 않았다.
-엔딩열람자 없어서 다 튕긴 듯
-전멸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으어딜 엔딩도 못 본 것들이 매니저 한다고 그래?
-시미럴 사가 반요곡에 걸어둔 송출금지 설정조건에 걸려서 다 강제퇴장 당하신 것 같아요ㅠㅠ
한 번 마주치면 헤어 나올 수 없는 은하수처럼 매력적인 눈망울이 깜빡거렸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그 눈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선생님 지금 무슨 대화를 하고 계십니까?
-저희 좀 마크2 뱃속에서 꺼내주시겠스므니까?
-위장내시경 방송 에바거든요
-위장도 아니고 목구멍에 갇혔음;
-저는 조아요 이대로 계속해주세요 헤으응…
-???
-저 저 무친놈;
시점카메라를 집어삼킨 마크2 때문에 모든 화면과 소리가 마크2를 중심으로 움직인다.
대충 무슨 대화가 오가는지는 알 수 있지만 고화질 화면 대신 720p의 열화된 화면을 쓰는 것처럼 정보취득이 열악해지는 상황!
[묵언검객 : 지금 고화질로 즐길 수 있도록 해결해드릴게요.]-불통검객의 소통방송 너무조와요
-와 오늘방송 레전드다 묵언검객이 시점도 만져주고 이런 적 진짜 오랜만 아니냐?
-시청자랑 소통하는 것 자체가 희귀한 이벤트임;
-하루종일 목구멍만 안 보는 게 어디임
-근데 마크2는 어떻게 목구멍도 이렇게 예쁘냐?
-;;;
-저 새끼 요괴 아니야?
-앗 화면 바뀐다
-야스
-끼요옷
-?
-?
-???
갑자기 이어지는 갈고리의 향연.
시청자들은 당황했다.
-저기요 묵언검객님?
-매지컬구미마룡검객님이라고 불러야 대답하지
-매지컬구미마룡검객님?
-마크2벌꿀사탕도둑검객님?
-해남동비둘기슬레이어님?
-아 뭐가 됐든 이거 뭐냐구요ㅋㅋㅋ
-갑자기 매드무비 뭔데
당황한 그들에게 날아드는 묵언검객의 채팅.
[묵언검객 : 옷 갈아입는 동안 고화질로 즐기고 계세요.]-아니 씹
-야!! 니가 이러고도 인간이야??
-신수신데요
-저게 어딜 봐서 신수야 ㅅㅂ
-왜너만게임해 왜너만게임해 왜너만게임해
-우리도보여줘 우리도보여줘 우리도보여줘
-나 매드무비10만8천번봤어 제발그만제발그만
-ㅋㅋㅋㅋ
-채팅창 곱창났네
-이게 5천명의 화력…?
-평소랑 다를 게 하나도 없네ㅅㅂㅋㅋ
-생방송에서 옷을 갈아입는 모녀가 있다?
-갈아입으면 뭐해 안 보이는데!!
-그걸 왜 보려고 하냐고ㅋㅋㅋ
그래… 옷 갈아입는 도중이면 어쩔 수 없지.
정말 싫지만 어떻게든 납득한 시청자들.
그런데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도 매드무비가 멈추질 않았다.
-이거 왜 안 끝남?
-묵언검객 네이놈… 설마 우릴 잊은 건 아니겠지…?
-앗
-아앗…
-천마검객님…?
매드무비는 30분이 지나도 멈추지 않았다.
이제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매니저가 없는 방송.
매드무비를 켜놓은 묵언검객이 깜빡하고 지 혼자 게임을 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지각 맨틀 외핵 내핵을 다 뚫고 나락으로 향하는 시청자들의 아우성은 당연하게도 이미 채팅창을 닫고 게임에 심취한 묵언검객의 눈에는 보이지도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