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Broadcast of Murim Returnees RAW novel - Chapter (701)
1.
주아영은 기겁하며 외쳤다.
“저 부기걸, 아저씨네 반요곡에서 나온 거예요!?”
“면목 없네. 아무래도 그렇게 됐나보다.”
“뭘 어떻게 플레이해서 그 츤데레 부기걸이 저런 흉악무도한 괴물이 된 거예요!?”
블랙은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요계수도 침략전.
두 보스와의 싸움에서 블랙은 초창기 묵언검객보다 강한 각성능력의 힘으로 요계의 몬스터들을 몰살하다시피 하며 수도를 침공했다.
과거의 묵언검객을 이겼다.
내가 묵언검객보다 강하다!
승리에 도취된 그의 잔혹한 학살극을 부기맨은 옆을 따르며 묵묵히 지켜보고 보조하였다.
쓰레기장 필드.
요심 좋은 마을 필드.
이어지는 필드에서도 살육을 통한 업의 습득은 가속하였고, 블랙이 지닌 의 성능은 그만큼 폭발적으로 상승하였다.
몰살검객이라 불리지만 막상 필드단위 몰살을 저지른 적은 드물었던 묵언검객.
그녀와 달리 블랙은 최종전에 대비해서 시작부터 중반부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수의 몬스터들을 꼬박꼬박 학살하였다.
그 모든 여정에는 묵언검객의 플레이로 검증된 동료 부기맨이 함께하였다.
“굴복해라. 그리하면 블랙군단의 일원이 될 기회를 허락하마.”
그를 따르는 군단도 분명 존재하기는 했다.
군신관계를 맺고 나름의 유대와 충성을 보였던 묵언검객의 군세와 달리, 지하조직을 양성하던 때의 노하우를 적극 살린 블랙은 군세운용법이 달랐다.
“접견군사지대에 적병의 옷을 입고 찾아가 패잔병의 흉내를 내어라. 기지에 침투한 직후에 성문을 지키는 적을 베고 문을 열거든 본대와 함께 침략하마.”
어차피 대요괴의 수족이 되어 끈질기게 자신을 방해하거나 산제물이 될 요괴들.
퇴각루트의 요괴들을 죽이고자 군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고 전쟁을 벌였다.
하지 않아도 되었을 전쟁을 벌이며 피해는 커졌지만 그만큼 요력을 이용한 권능강화도 강력해졌다.
“하하하! 이거 최고네. 지금이라면 묵언검객을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
허튼 꿈이었다.
방랑상인의 동생과 관련된 기믹도 미리 알고 있었던 그는 명경지수의 거울로 동생을 순수한 상태로 만드는 대신, 몰래 부기맨을 보내 동생을 죽였다.
대국적인 승리를 위한 작은 희생은 스토커의 등장 스킵으로 기쁨을 주었지만 복수에 미친 방랑상인의 폭주마저 불러일으켰다.
“아니, 야, 야! 스토커의 두개골도 없이 자력으로 진화하면 안 돼지!”
동생의 유골을 통해 파괴자로 진화하며 필드를 떠돌던 파괴자와 달리, 상승지대의 도원향을 향해 진격한 파괴자는 승천의 기둥과 대격전을 벌였다.
난장판 속에 포식의 만찬은 이루어졌고, 블랙의 플레이에서의 대요괴는 막대한 수의 요괴들을 포식하지는 못했지만 대신 승천의 기둥과 파괴자를 포식했다.
“좆 됐네.”
대요괴 기준으로 불필요한 불순물을 모아둔 찌꺼기에 불과한 승천의 기둥에는 부기맨의 과거, 대살귀 시절의 육신 또한 남아있었다.
그것을 회수할 가능성이 사라진 순간, 부기맨은 부기걸이 될 수 없었다.
그의 사악한 심성은 본질을 잃어버린 채, 알 수 없는 미지의 방향으로 진화를 거듭했다.
“가라, 부기맨!”
망한 플레이를 직감한 블랙은 속편하게 게임을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군세는 더 많은 적을 해치우기 위한 도구로 활용하여 자신과 부기맨의 경험치로 써먹었다.
최후의 전투에서 대요괴의 를 받아줄 대군의 존재는 부기맨의 수많은 손으로 대체하기로 결심했다.
본래, 대요괴의 분신은 죽일 때마다 죽인 자의 전투력이 하락하는 제약이 있다.
부기맨 또한 그 제약에 속해야했지만 본질을 잃고 암흑진화를 거친 부기맨은 기이한 성질을 지니기 시작하였다.
【부기맨】
형체 없는 공포. 옷장 속의 귀신. 이 오래된 요괴는 규모의 거대함을 선보인 강적과의 전투로 원초적 공포를 강화할 새로운 힘에 눈을 떴다.
[진화특성] [악몽의 주인] – 그는 존재 자체만으로 상대에게 공포를 강제하는 어둠을 주위에 발산한다. [어둠의 와류] – 그의 손은 모든 힘을 흡수하거나 찢어발기는 어둠의 와류를 생성한다. [원초의 증식] – 수의 폭력에서 비롯된 분신. 이 부기맨은 자신이 죽인 적의 수만큼 많은 악령을 부기맨의 분신으로 사용한다. [폐소공포] – 부기맨의 어둠이 닿는 범위 내에서 밀폐된 공간에 숨을 시, 어둠이 당신의 뒤에서부터 꿈틀거리며 손을 뻗는다. [공포유발] – 당신이 두려움을 느끼는 순간, 부기맨이 어둠 속에서 당신을 응시하고 있다.쳐다보기만 해도 무언가가 잘못되었음이 느껴지는 불길하게 일렁거리는 어둠.
“두려워말라. 우리는 심연의 가장 깊은 곳까지 함께 할 어둠의 동지일지니…”
“에효, 모르겠다. 내 적도 아니고. 이대로 막장까지 한 번 가보자.”
후반부, 대요괴와의 결전에 돌입한 블랙.
그의 곁에는 도깨비왕과 도깨비군단도 없었다.
부기맨의 어둠이 너무 짙어진 나머지, 겁에 질린 도깨비왕이 그들을 적대했기 때문이다.
도깨비왕조차 먹어치운 부기맨.
묵언검객의 몰살검 이상으로 강화된 종말검.
펌핑 가능한 최대스펙으로 결전에 돌입한 블랙은 체감하였다.
3대 요괴왕의 강함을.
그리고 자신이 만들어낸 부기맨이라는 이름의 무서운 존재감을.
요괴왕에게 패배하고 한없이 후퇴하는 사이, 어둠에서부터 기어 나온 수많은 분체가 형체를 지니고 각자의 손으로 분열하는 점토에서 나온 대요괴의 분신들의 목을 조르고, 팔을 꺾고, 얼굴을 짓눌렀다.
생지옥의 한복판.
귀여운 햄스터를 생각하며 키운 햄스터집이 미어터지는 햄스터들의 서로를 먹고 먹는 악몽의 장으로 변해버렸음을 깨달은 것처럼 그는 공포에 빠졌다.
“끝내 공포에 빠졌군…”
“아, 아니 날 공격하면 어떡해!”
“너의 어둠에는 요괴왕조차 벨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공포가 네 손을 무디게 만든다면, 그 가능성을 버려둘 수는 없지…”
부기맨의 무수한 분신들이 사방에서 블랙의 사지를 붙들었다.
“원망은 마라. 네가 그랬듯이 이 또한 대의를 위한 것. 단지 이번에는 네가 희생할 차례가 되었을 뿐이니…”
“이런 미친. 호감도 관리 실패야?”
블랙의 도전은 처참한 실패로 끝이 났다.
그 뒤로 그는 오랫동안 잊어왔다.
자신이 만들어낸 악몽의 회차를.
플레이어를 잡아먹은 부기맨의 존재를.
햄스터들의 공동묘지가 된 옷장 속의 악몽처럼.
닫아두면 잊을 수 있지만 왠지 모르게 찝찝한.
눈이 갈 때마다 틈새로부터 두려움이 새어나오는.
열고 싶지 않은 마음속의 옷장에 기억을 닫아두었다.
끼이익.
그리고 지금.
그의 트라우마가 된 기억 속 부기맨이 기억의 옷장을 열고 나왔다.
그가 외면하고 두려워한 시간만큼 더욱 두려울 정도로 강력해진 부기맨이.
2.
해응응은 기묘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부기맨.
게이트에서 나온 과의 연관성의 의심되는 존재.
그에게도 드러나지 않은 비밀이 있다고 생각했다.
반요곡의 마선.
그를 대신할 가능성으로 부기맨을 고른 것은 일말의 미심쩍음이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했다.
굳이 빗대자면 작은 서랍장 속에 TV 리모컨이 있는지 에어컨 리모컨이 있는지 공기청정기 리모컨이 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 정도의 찝찝함.
알아내면 속이 시원할 무언가가 있지만 그 실체를 모르기에 찝찝한 미지에의 불편함이었다.
‘굉장한 게 나왔네요.’
그런데 막상 서랍장을 열어보니 편리한 리모컨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다른 사람이 멋대로 집어넣은 장난감이 튀어나왔다.
남을 깜짝 놀라게 만드는 재미로 가지고 놀다가 스스로도 섬뜩함을 느껴 내다버린 칼을 든 괴기스러운 처키인형같은 존재가.
-망했군…
-저것은 대체 뭐지…?
-불길하다… 너무나도 불길해…
해응응의 의지에 따라 강제로 인과율의 전송에 동참하게 된 성좌들도 암흑부기맨을 보고는 무언가가 단단히 잘못되었다며 두려움에 떨었다.
별의 주인, 성좌가 될 정도의 거물들이기에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부기맨이 지닌 힘이 무엇이든 먹어치워 힘을 불리는 의 상위호환임을.
빗대자면 저것은 였다.
늘어나기 시작하면 언제까지든 한도 끝도 없이 늘어날 수 있는 무한대의 공포.
어둠의 군주.
공포의 마왕.
성좌조차 집어삼킬 가능성의 존재.
그렇기에 U+급의 힘이 줄어든 마선을 대신해서 나타날 인과율을 갖추었다.
‘다소의 강함은 예상했지만 이건 그 이상이군요.’
각성부기맨을 창시한 블랙은 자신과 같은 을 구사하는 부기맨에게 치를 떨었다.
각성능력 대신 흡수한 겁에 질린 망령들의 원령을 쥐어짜내어 방패로 만드는 부기맨.
대체 얼마나 많은 생명을 집어삼켰는지 그의 어둠은 블랙의 최종병기 에 당하고도 줄어든 티도 나질 않았다.
“완성되었군. 미숙했던 그 시절보다는 나아졌어. 하지만 여전히 분에 넘치는 힘이다. 네 안의 공포가 완전무결의 격을 훼손하고 있군.”
“에이잇, 닥쳐라! 넌 기껏해야 게임 속의 존재일 뿐이야. 실패한 회차의 찝찝한 실패작에 불과하다고!”
“옷장을 닫으면 어둠은 사라지지만 그곳에 어둠이 있다는 사실마저 잊을 수는 없지. 네가 외면하였음이 어둠의 끝을 고하지는 못한다.”
“언제까지 다들 듣고만 있을 거냐!”
그나마 전력이 건재한 주아영과 백소천이 급히 가세하였지만 무공에 밀려 잠시 밀려나던 수백 개체의 망령들은 서로를 집어삼키며 그 형체가 제멋대로 뒤틀어졌다.
무한히 재생되는 백귀야행의 군단.
나타나서는 안 될 존재의 등장에 주아영이 새된 비명을 내질렀다.
“이걸 왜 부기맨이 사용해요! 블랙 아저씨, 또 뭔가 감춘 거 있죠!!”
“아니, 저건 진짜로 몰라!”
“어둠은 편식을 모르지. 두려움은 전부 집어삼키고 세계를 영원한 밤에 물들일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내 세계의 백령신군 또한 피할 수 없었을 뿐.”
몰아치는 군세를 팔괘장으로 우르르 밀어낸 백소천이 소리쳤다.
“물량은 내가 걷어내마. 신법으로 안으로 파고들어 부기맨의 진체를 노려라!”
“어째서 내가 그것을 허락하리라 생각하지…?”
부기맨의 어둠이 더욱 전율스러운 규모로 확장되며 세계를 집어삼켰다.
익숙한 시간연장의 감각에 모두의 시선에 충격과 공포의 감정이 도사렸다.
“백령신군이 피하지 못한 어둠을 요괴왕이라고 피할 수 있으리라 믿었는가.”
3초에 삼백 년의 체감시간을 강제하는 무자비한 권능이 어둠과 함께 세상을 뒤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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