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30
29화 압도(1)
“일해.”
“옛!”
노예 넷이 마력석을 채집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서열전 첫 번째 대결이 시작되었다.
제2전장 블루레인.
시작 지점은 1시와 7시. 즉 상대의 본진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는 정찰을 가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다만 전장의 지리적 특성상 어떤 전략이 나올지 모르므로 정찰은 특히나 중요했다.
이신은 병영 건설을 완료한 8번째 노예로 정찰을 시작했다.
“3시와 9시 지역을 먼저 확인해.”
“옛!”
명령받은 노예는 늘 그렇듯 정찰 운이 좋은 나이 든 사내였다.
3시와 9시 지역은 시작 지점은 아니지만 몰래 건물을 숨겨 짓기에 좋은 지형이었다.
정말로 정찰 운이 좋은 것일까.
나이 든 사내는 9시를 먼저 가서 무언가를 발견했다.
[적을 발견했습니다.] [오크 노예: 오크 종족의 노예입니다. 마력석 채집과 건설 등을 담당합니다.]오크 노예가 9시 방면의 으슥한 구석에서 건물을 짓고 있었던 것이다.
[전사 양성소: 오크 종족의 전사를 양성하는 건물입니다. 오크 전사를 소환할 수 있으며, 대장간과 마구간 건설 시 오크 창기병, 오크 궁기병도 소환합니다.]상대 모르게 병력을 더 숨겨놓아서 전력을 오판하게 만들려는 속임수였다.
‘오크 노예를 공격해라. 건물 짓던 걸 멈추고 반격하면 도망치고, 건물을 지을 때 다시 공격해.’
“옛!”
나이 든 사내는 오크 노예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퍼억! 퍽!
주먹질로 오크 노예를 흠씬 두들겨 팼다.
기본적으로 체력이 더 강한 오크 노예는 쉽게 쓰러지지 않았지만 계속 일방적으로 공격을 받자 상당히 힘들어하는 눈치였다.
결국 건물 짓던 걸 잠시 중단하고 반격하자, 나이 든 사내는 잽싸게 도망쳤다.
그리고 건물 지을 때 또 덤벼드는 등, 이신의 명령을 제대로 수행하는 나이 든 사내였다.
결국……,
와르르!
오크 노예는 짓던 건물을 취소해 버렸다. 전사 양성소는 와르르 무너져 버렸다.
짓던 건물을 중도에 취소하면 절반밖에 안 되는 마력만 회수되므로 초반에 큰 손해를 입은 셈이었다.
그 대신일까.
[적의 공격을 받았습니다.]오크 노예가 나이 든 사내를 공격한 것. 같은 노예지만 오크 종족의 기본 체력은 인간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으윽!”
나이 든 사내는 오크 노예의 주먹에 맞아 비틀대고 있었다.
‘바로 1시로 가라.’
“예!”
나이 든 사내는 오크 노예를 내버려 두고 1시 지역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취익! 죽인다, 인간!”
오크 노예가 성이 나서 뒤쫓았지만,
쉬익― 콰악!
“취이익!”
오크 노예의 비명.
이신이 보낸 궁병이 쏜 화살에 다리를 맞은 것.
오크 노예는 비틀거리며 도망치려 해씨만, 궁병은 계속 활을 쏴서 맞췄다. 결국 오크 노예는 풀썩 쓰러져 숨을 거두었다.
오크 노예의 시체는 가루가 되어 부스스 사라져 버렸다.
초반의 신경전은 완전히 이신의 페이스였다.
이신은 본진 바깥에 있는 마력석 채집장에 사령부 건설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 앞에 화살탑을 짓고 궁병 3명을 집어넣어 방어를 완료했다.
최소한의 방어를 해둔 뒤 확장 기지를 세워 마력 채집량을 늘릴 계획인 듯했다.
[적을 발견했습니다!]‘오는군.’
1시로 향하던 나이든 사내가 도중에 오크 전사 2명과 맞닥뜨렸다.
“계약자님! 어떻게 할까요?”
나이 든 사내는 오크 전사 둘을 보고 긴박한 어조로 소리쳤다. 그래도 겁먹은 태도는 아니라서 마음에 들었다.
‘3시 구석 지역으로 도망쳐라.’
“예!”
나이 든 사내는 즉시 내빼버렸다.
오크 전사 2명은 그런 나이든 사내를 무시하고는 곧장 7시를 향해 달렸다. 목적지는 이신의 진영이 확실했다.
‘손해를 만회하러 오는군.’
9시에 몰래 전사양성소를 짓다가 취소하고, 오크 노예까지 한 명 잃은 손해.
사소해 보여도 초반임을 감안하면 큰 피해였다. 초반의 100마력 차이가 나중에는 훨씬 큰 격차로 벌어지니 말이다.
하지만 이신의 진영에 당도한 오크 전사 2명은 화살탑을 보고는 순순히 돌아가 버렸다.
화살탑 안에는 아까 노예를 사살하고 돌아온 궁병까지 총 4명이 활을 겨누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작 오크 전사 2명으로는 포기하고 돌아가는 게 최선이었다.
이신은 미소를 지었다.
와르르르!
화살탑 옆에 건설 중이던 사령부가 무너져 버렸다.
이신이 취소했기 때문이었다.
***
‘젠장, 시작이 안 좋은데. 초짜라 쉽게 쉽게 가려고 했더니.’
카사노바는 바짝 긴장했다.
초보자라서 간단하게 승리를 따내려고 욕심을 좀 부려봤는데, 생각보다 대응이 너무 노련했다.
의심 지역에 우선 정찰을 간 것이나, 건물 짓는 오크 노예를 계속 훼방 놓은 점이나, 타이밍 좋게 보낸 궁병으로 오크 노예를 사살한 것이나…….
심지어 그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오크 전사 2명을 보내봤더니 이미 화살탑까지 지어서 방어를 완료해 놓고, 마력석 채집장에 사령부를 하나 더 건설하고 있었다.
‘그래도 이만하니 다행이군.’
카사노바는 전사양성소를 본진에 하나, 9시 지역에 또 하나를 건설하고 있었다.
그중 하나를 짓다가 도중에 포기한 것은 심각한 피해였다.
150마력짜리 전사양성소를 짓다가 취소해서 75마력밖에 못 돌려받은 것도 피해고, 그만큼 시간을 낭비했다는 게 훨씬 큰 피해였다.
하지만 다행히 녀석은 아직 초짜였다.
‘공격적인 녀석이라면 유리함을 이용해 곧장 끝내려 했겠지. 병력 대신 사령부를 더 건설해 싸움을 길게 바라봐 주니 나로서는 고마울 따름이군.’
모처럼 상대가 회생할 시간을 주었다.
카사노바는 서둘러서 장기전을 대비했다.
본진에서 가장 가까운 마력석 채집장에 오크 군생지를 건설하고 오크 노예를 쭉쭉 소환해 마력석 채집에 투입했다.
전사양성소를 늘리고 대장간과 마구간을 지어가며 보다 비싸고 강력한 고급 전투병을 뽑을 준비에 들어갔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응?’
멀리 서쪽 하늘에서 무언가가 날아오는 게 보였다.
[적이 나타났습니다!]카사노바는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서쪽의 언덕을 넘어서 유유히 날아오는 물체는 바로 열기구.
하늘을 날며 최대 8명까지 실어 나르는 인류 종족의 탈것이었다.
‘저게 어떻게 벌써 나와?!’
빠르게 날아온 열기구가 하강하고, 거기서 마법사 1명이 내렸다.
[마법사: 마법을 익힌 인간. 강력한 마법으로 적을 죽이거나 현혹시킬 수 있습니다. 마탑에서 소환되며, 소환에 100마력과 200광물이 필요합니다.]‘저게 어떻게 벌써 나와!’
마법사는 즉시 마법을 펼쳤다.
“파이어 스톰!”
화르르르륵!
“취이익!”
“취익!”
본진의 마력석 채집장에서 일하던 오크 노예들이 불길에 휩싸여 몰살당했다.
카사노바는 그것을 멍하니 쳐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