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31
30화 압도(2)
이신의 전략을 간단했다.
오크 전사 2명이 공격을 왔을 때, 일부러 확장 기지를 건설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오크 전사가 돌아가자 즉각 사령부 건설을 취소하고, 최대한 빨리 열기구와 마법사를 소환했다.
한마디로, 사령부를 짓고 노예를 더 소환할 마력을 테크 트리(Tech tree:어떠한 기술이나 건물에 포인트를 투자하거나 배우는 것을 나무 형태의 계통도로 나타낸 것) 올리는 데 투자한 것이다.
안심하고 장기전을 대비하고 있던 카사노바로서는 뒤통수를 맞은 셈이었다.
‘마법사는 다시 열기구에 탑승. 이번에는 본진 바깥의 마력석 채집장을 습격한다.’
열기구에는 마법사가 3명 탑승하고 있었다.
한 명당 파이어 스톰을 한 방씩만 쓸 수 있고, 또 쓰려면 마나가 회복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즉, 아직 2방을 더 쓸 수 있었다. 이걸로 치명타를 안겨줄 생각이었다.
열기구가 카사노바의 본진 바깥쪽 마력석 채집장으로 이동했다.
몇 안 되는 오크 전사와 오크 창기병이 열기구를 쫓아다녔지만, 공중 공격이 가능한 전투병이 없었다.
마력석 채집장의 오크 노예들이 우르르 도망가는 게 보였다.
‘지금! 오크 노예들이 도망치는 동선을 따라!’
마법사 2명이 열기구에서 내렸다.
내리자마자 오크 전사들과 오크 창기병이 필사적으로 덤볐지만, 마법사들은 재빨리 파이어 스톰을 썼다.
“파이어 스톰!”
“파이어 스톰!”
화르르르르!
화르르륵―!
“취이이익!”
“취익!”
구슬프게 울부짖으며 불타 죽는 오크 노예들!
카사노바는 오크 노예가 거의 남아 있지 않게 되었다.
마력석을 채집할 수단을 잃어버린 것이었다.
게다가 마법사들은 오크 전사들과 오크 창기병들에게 당하기 전에 잽싸게 다시 열기구에 올라타 목숨을 부지했다.
열기구는 보란 듯이 유유히 떠나버렸다.
***
‘졌다!’
카사노바는 패배를 직감했다.
오크 노예들이 모두 죽고 3명밖에 안 남았다.
오크 노예를 다시 소환해서 마력석 채집장에 붙여야 마력을 계속 모을 수 있는데, 그동안 상대가 가만히 기다려 주겠는가?
그러고 있을 때 상대는 병력을 소환해 어마어마한 총공세를 펼칠 터였다.
하지만 밑져야 본전.
“전부 공격! 공격해라!”
카사노바의 고함에 오크 전사들과 오크 창기병들이 일제히 진군을 시작했다.
확장 기지 가져가느라 병력이 얼마 되지 않았지만, 어차피 이번이 아니면 이길 기회가 없었다.
그렇게 모든 병력을 공격 보내고 난 직후였다.
[적이 나타났습니다!]“뭐?!”
동쪽에서 열기구가 또 나타났다.
이번에는 열기구에서 궁병 8명이 내렸다.
“쏴!”
“죽여 버려!”
궁병 8명은 남은 오크 노예 3명마저 남김없이 사살해 버렸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열기구가 동쪽 언덕을 넘나들며 궁병과 창병을 8명씩 태워왔다. 열기구가 계속 드나들자 본진을 휘젓는 병력은 8명씩 늘어났다. 뿐만 아니라,
파아앗!
궁병이 모두 석궁병으로, 창병이 장창병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대장간의 무기 업그레이드가 완료된 것이었다. 완벽한 타이밍!
카사노바는 믿을 수가 없어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내 본진 언덕 바로 옆에…….’
마법사를 열기구에 태워 테러를 가했을 때, 이미 전 병력을 바로 인근에 대기시켜놓았던 것.
“하하하…….”
카사노바는 어처구니가 없는 나머지 힘없이 웃고 말았다.
완전히 손바닥 위였다.
몇 수 앞을 읽은 정밀한 전략에 휘말린 완패였다.
카사노바는 어깨를 으쓱했다.
“이번 판은 졌다!”
[악마군주 암두시아스 님의 계약자 자코모 카사노바 님께서 패배를 선언하셨습니다. 악마군주 그레모리 님의 승리입니다.] [앞으로 한 차례 더 승리하실 경우 악마군주 그레모리 님께서 서열전에서 승리하시게 됩니다.]첫 번째 판은 이신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
대기 장소로 텔레포트 되자 암두시아스가 동요한 표정으로 이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 서열전을 단 한 번밖에 치르지 못한 것이 맞나?
정신을 울렁거리게 만드는 특유의 선율 같은 음성.
그레모리가 이신의 손을 잡아 그 목소리로부터 보호해 주었다. 그녀가 대신 대꾸했다.
“내가 이번에는 뛰어난 계약자를 만났지.”
오랫동안 무시를 당해왔던 그레모리는 득의양양한 표정이었다.
-끄응, 어쩐지 큰 배팅을 요구하더라니.
암두시아스는 크게 당황한 듯한 모습이었다.
카사노바도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이신을 응시하고 있었다.
“어떻게 계약한 지 한 달도 안 된 계약자가 그런 실력을…….”
“다음 싸움은 30분 뒤에 시작하자. 내 계약자는 잠시 쉬어야겠어.”
-그렇게 하지. 내 계약자도 정신을 좀 추슬러야겠군.
그렇게 합의를 하고서 휴식이 주어졌다.
“정말 잘했어요.”
치유의 힘으로 이신의 피로를 말끔하게 풀어준 그녀가 칭찬했다.
“감사합니다.”
“다 봤어요. 마치 상대가 뭘 하는지 전부 보면서 지휘하는 듯했어요.”
“제 눈엔 다 보입니다.”
카사노바는 나름대로 센스가 있는 자였다.
다만 상대가 좋지 않았다.
프로게이머로서 엄청난 전적을 가진 이신. 카사노바가 구상한 아이디어는 그가 수없이 경험해 본 것에 불과했다.
“다음 싸움에서도 꼭 이겨주세요.”
“문제없습니다.”
“드디어 제게도 이런 날이 오네요.”
활짝 웃는 그레모리. 이신은 잔뜩 들뜬 그녀가 귀엽게 느껴졌다.
30분이 지나고 두 번째 싸움이 시작되었다.
“휴먼.”
“마물.”
이신과 카사노바는 종족을 골랐다.
[서열전이 시작됩니다.]그렇게 두 번째 싸움이 시작되었다.
‘이번엔 져서는 안 돼!’
카사노바는 마음이 급해졌다. 암두시아스의 경고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번에도 져서 내가 최하위로 추락하게 된다면 너 또한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그, 그게 무슨 뜻이십니까?’
-무슨 뜻인지 그때가 되면 알겠지. 하지만 모르는 게 나을 것이다.
두려움에 질린 카사노바는 자신이 아는 가장 최선의 전략을 쓰기로 했다.
헬하운드의 제단을 건설하고 헬하운드 2마리를 소환했다.
“1시 지역을 정찰해라.”
헬하운드는 으르렁거리며 1시 지역으로 떠났다.
이어서 그는 본진 바깥 마력석 채집장에 마법진을 건설하고, 본진에도 하나 더 건설했다. 마법진이 많아야 병력을 더 많이 소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정찰 보낸 헬하운드로 이신의 동향을 살폈다.
출입구를 건물로 꽁꽁 틀어막고 있어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다. 하지만 사령부를 따로 건설하지 않았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본진의 마력만 가지고 최대한 빨리 병력을 뽑겠다는 거냐.’
아까와 같은 패턴에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번에는 ‘화염진’을 진영 곳곳에 건설했다. 적이 어느 루트로 들어오든 수많은 화염진이 불덩어리를 발사할 터였다.
마계의 정원이 완성되자 세 개의 마법진에서 일제히 독포자꽃을 소환하기 시작했다.
독포자꽃은 독포자를 사방에 퍼뜨려 공격하는 마물.
게다가 그중 4마리를 엔트로 진화를 시작시켰다.
엔트는 커다란 나무 괴물.
휴먼의 석궁병, 장창병의 무기 따윈 엔트의 껍질만 겨우 벗길 뿐이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왜 공격을 안 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