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355
355화 강철(5)
폭격기의 등장에 공기가 달라졌다.
‘격추시켜.’
이신이 명령했다.
로흐샨은 기꺼이 명령을 받들어 편대를 이끌고 달려들었다.
U턴 샷!
6발의 볼트가 일제히 폭격기에 꽂혀 들었다.
로흐샨이 빗나가면 다른 5발도 전부 빗나가는 셈이지만, 로흐샨은 지금까지 빗나간 적이 없었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끄떡하지 않고서 날아오는 폭격기.
반대편에서 드워프 총수들도 산개한 채 그물망을 펼치려 들었다.
‘위로!’
로흐샨은 편대를 북쪽으로 몰았다.
또한 도중에 마주친 드워프 총수에게 일제히 사격하여 중상을 입혔다.
재사용 시간 5초가 지나가 다시 선회하는 그리핀 편대.
쫓아온 폭격기를 향해 다시금 U턴 샷을 깔끔하게 날렸다.
퍼퍼퍼퍽!
일제히 박혀드는 폭격기.
비로소 폭격기도 무언가 문제가 생긴 듯 비틀거린다.
폭격기는 그제야 섣불리 접근하면 위험하다는 걸 알아채고 드워프 총수들의 엄호를 받기 위해 물러났다.
그때 그리핀 1마리가 더 나타났다.
추가로 소환된 그리핀과 석궁병 2명이었다.
추가로 합류하자 로흐샨이 이끄는 그리핀 편대에게 더 힘이 붙었다.
쉬쉬쉭-
“크억!”
드워프 총수들이 1명씩 죽어나갔다.
11시의 드워프는 계속 희생되는 드워프 총수를 새로 소환해서 충당해야 했다.
드워프 총수가 없으면 그리핀 편대가 더더욱 마음대로 활개치고 다닐 테니 말이다.
건물을 짓고 있던 드워프 광부도 죽이는 등, 이신은 그리핀 편대를 운용하여서 효과적으로 11시 드워프의 운영을 훼방 놓았다.
11시 드워프는 그리핀 편대에 신경 쓰느라 정신이 없는지 운영이 원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신은 그리핀 편대를 끊임없이 지휘하면서도 운영을 병행하는 여유 있는 멀티태스킹을 선보였다.
앞마당에 마력석 채집장을 구축하고, 그리핀과 석궁병을 꾸준히 소환한다.
그러면서 대장간에서 무기 강화 업그레이드도 해주었다.
무기 강화가 완료되면 그리핀 편대의 화력은 더욱 강해질 터였다.
계속해서 활약하며 폭격기를 상대로 제공권을 제압해야 하기 때문에 무기 강화는 필수였다.
퍼어어엉!
마침내 로흐샨이 멋진 전과를 거두었다.
가랑비에 옷 젖듯 야금야금 피해를 입어서 비실거리던 폭격기가 후퇴하던 도중에 그리핀 편대의 추격을 받아 격추된 것이다.
‘허, 다시 봐도 대단하군.’
‘예상보다 훨씬 더 효과가 좋아.’
나폴레옹과 오자서가 이신의 활약에 혀를 내둘렀다.
일반적인 전쟁의 개념으로서 지금껏 전투를 해왔던 그들에게 이신이 보여주는 ‘컨트롤’이라는 개념은 신세계와 같았다.
‘칭기즈칸의 몽골 제국이 저런 식으로 세계를 휩쓴 것이겠지. 절대 당하고 싶지 않은 전술이야.’
‘칭찬으로 듣겠습니다.’
‘물론 칭찬일세. 그런데 또 하나 대단한 게 있군. 아주 바쁠 텐데 우리와 대화를 나누는 여유까지 있으니까. 머리가 여러 개라도 되나?’
나폴레옹의 물음에 이신은 그저 피식 웃어 보였다.
그들은 멀티태스킹이라는 개념 또한 낯설 것이다.
물론 서열전을 오랫동안 치러 왔으니 어느 정도 익숙하긴 하겠지만 말이다.
그리핀 편대는 이어서 12시의 드워프 본진으로도 향했다.
12시 본진 내부를 훑어보던 이신이 말했다.
‘프랜시스 드레이크는 1시입니다.’
11시도 12시도 폭격기를 제작하기 위한 건물이 보이지 않았다.
폭격기를 담당하고 있는 프랜시스 드레이크는 1시라는 뜻이었다.
12시 드워프는 대포를 중점적으로 소환하고 있었다.
때문에 지대공 공격 수단이 적어서 무방비 상태였다.
1시에서 부랴부랴 폭격기 1기가 날아왔지만, 1기 정도로는 그리핀 편대를 당해낼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12시 드워프는 방어선을 지키고 있던 드워프 총수들을 본진으로 불러들였다.
바로 그 순간,
‘지금이 기회로군!’
조용히 헬하운드를 모으고 있던 오자서가 병력이 빠져나가 약해진 방어선을 향해 그대로 달려들었다.
오직 헬하운드 소환에 집중했던 터라, 숫자가 굉장히 많았다.
“크르르르!”
“컹컹!”
쾅쾅쾅쾅!
헬하운드들이 방어선을 덮쳤다. 길목을 차단시키고 있는 건물들을 때려 부수고 드워프 총수들을 물어뜯었다.
죽어도 죽어도 계속 밀려드는 헬하운드!
거기에 나폴레옹도 방어를 위해 초반에 모아두었던 석궁병·방패병 부대를 보내 호응해 주었다.
잘만 하면 장기전까지 갈 것 없이 끝장낼 수 있다고 생각해서였다.
퍼어엉! 퍼엉!
방어선에 배치되어 있던 대포들이 불기둥을 뿜었다.
아직 이른 타이밍이라 대포가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화력은 상당해서 아군 병력이 희생되었다.
하지만 오자서는 목숨을 걸다시피 하며 저돌적으로 달려들었다.
[계약자 오운님께서 고유 능력을 사용합니다. 300마력이 소모됩니다.] [오운님이 받은 피해의 30%에 달하는 데미지를 적군에게 가합니다.]오운의 고유 능력 복수!
대포들이 뿜어대는 화력의 30%에 해당되는 데미지를 되돌려 주었다.
오자서는 상대측 대포가 대응하기를 기다렸다가 이 능력을 사용한 것이다.
대포들이 되돌려 받은 데미지에 내구력이 상하여 주춤거렸다.
그 틈에 오자서는 총력을 기울여 방어선을 마침내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방어선을 전담했던 11시와 12시의 드워프들이 그리핀 편대에 교란되어서 드워프 총수들을 본진 수비로 뺀 바람에 벌어진 사태였다.
‘됐다!’
‘뚫었소!’
‘잘했네. 즉시 12시로 돌입하게. 대포를 최대한 부수는 게 관건일세.’
‘맡기시오.’
오자서는 사력을 다해 달렸다.
띄엄띄엄 배치된 대포들을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그런데 그런 위기 상황 속에서, 발터 모델의 대처 또한 침착하기 그지없었다.
대포를 계단식으로 배치하고는, 드워프 총수와 드워프 도끼병으로 대포를 보호하며 헬하운드들을 막아내었다.
무엇보다도,
[계약자 오토 모리츠 발터 모델님께서 고유 능력을 사용합니다. 300마력이 소모됩니다.] [수비 상황일 때의 공격력이 일시적으로 15% 상승합니다.]방어전의 마스터라 불렸던 발터 모델!
계약자가 되고 악마가 되면서 얻은 그의 고유 능력이 발휘된 것이다.
부쩍 상승한 발터 모델군의 항전에 의하여 헬하운드의 숫자도 부쩍 줄었다.
오자서의 돌파력이 서서히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타깃을 바꾸지! 드워프 총수를 한 놈이라도 더 죽이게. 그리핀 편대가 활약하기 편하게 만들어주는 거야!’
나폴레옹은 즉각 작전을 변경했다.
오자서는 이에 응하여 마지막 헬하운드까지 드워프 총수들을 죽이는 데 소모했다.
타앙! 타타탕!
“크르릉!”
“크아악!”
“이 똥개들이……!”
그렇게 공세는 끝났다.
돌파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방어선이 붕괴되는 바람에 당한 발터 모델 측의 피해가 꽤 큰 상황.
물론 오자서나 나폴레옹도 똑같이 병력을 소모했으니 비등했지만, 문제는 그들의 본진을 휘젓고 다니는 그리핀 편대였다.
‘됐어, 적군의 숫자를 상당히 줄여놓았으니 주도권은 우리가 갖게 됐다.’
나폴레옹이 계속 말했다.
‘오자서는 다시 헬하운드를 모으는 대로 끌고 나오게. 내 투석기와 함께 전진 배치하여서 적이 중앙 지역으로 나오지 못하게 봉쇄해 버릴 걸세.’
발터 모델 측이 입은 피해는 상당했다.
그런 와중에 대포를 모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나폴레옹은 방해받지 않고 투석기를 상당히 모은 상황.
먼저 투석기를 전진 배치해서 발터 모델 측을 북쪽 지역에서 나오지 못하게 봉쇄해 버릴 참이었다.
‘알겠소.’
‘알겠습니다.’
오더를 내린 후, 나폴레옹은 모아놓은 투석기들을 분해한 뒤 일제히 북상시켰다.
원거리 무기 화력에서 앞서고 있는 이때야말로 먼저 전진해 봉쇄선을 구축하기에 좋은 기회였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계약자 오토 폰 비스마르크님께서 고유 능력을 사용합니다. 300마력이 소모됩니다.] [병력 소환 및 무기 개발 속도가 일시적으로 30% 증가합니다.]‘뭣?!’
나폴레옹은 깜짝 놀랐다.
‘저런 능력을 가진 자였구려. 대포 제작 속도가 3할 빨라졌다는 뜻으로 들리오.’
오자서의 지적이 정확했다.
발터 모델은 나폴레옹이 봉쇄 전략을 펼치리라는 걸 예상했다.
드워프와 휴먼의 대결은 결국 한 번 그어놓은 전선을 경계로 서로 대립한 채 장기전이 되니까.
먼저 라인을 앞당겨 상대의 영역을 축소시켜야 시간이 흐를수록 유리해지는 국지전이었다.
그 국지전에서 지지 않기 위해 능력을 사용했다는 뜻이었다.
고유 능력을 사용해 300마력을 소진했으나, 당장 필요한 대포를 빨리 제작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이윽고 발터 모델 측에서 대포들이 줄줄이 나오기 시작했다.
강철의 물결!
비스마르크가 능력을 써가며 서둘러 제작한 대포들이었다.
그리핀 편대에 대항하느라 소환했던 드워프 총수들도 함께였다.
적군은 나폴레옹이 봉쇄를 해버리기 전에 중앙 지역에 진출했다.
대포들이 배치되고 전선을 형성했다.
북상하던 나폴레옹의 군세도 목적지까지 가지 못하고 서로 아슬아슬하게 사거리가 닿지 않는 위치에 자리 잡고 전선을 구축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발터 모델 측과 나폴레옹 측은 전장을 4.5대 5.5 정도로 양분한 형국이 되었다.
그나마도 3대 7로 봉쇄당할 뻔했던 걸 비스마르크의 고유 능력으로 급히 조달한 대포로 급한 불을 끈 셈이었다.
그러는 동안 이신의 그리핀 편대는 프랜시스 드레이크의 폭격기 편대와 제공권 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쉬쉬쉭-
타타타타타탕!
폭격기가 상당히 늘어난 탓에 아까처럼 활개 치지 못했다.
재빠른 기동과 U턴 샷으로 주도권은 쥐고 있지만, 프랜시스 드레이크는 무리하지 않고 오직 방어에만 치중하며 폭격기 편대를 잃지 않게 아끼고 있었다.
‘적은 두 사람이나 고유 능력을 썼소. 꽤나 무리를 했으니 지금쯤 마력 상황이 좋지 않을 터. 당분간은 대포를 많이 제작하지 못할 것이오.’
오자서가 말했다.
‘알고 있네. 하지만 이미 놈들이 자리 잡은 뒤라 돌파하기가 쉽지 않아.’
대포와 투석기의 대결.
그것은 먼저 공격하기 위해 상대의 사거리 안에 접근한 쪽이 두들겨 맞고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당연히 병력 차이가 약간 있더라도 먼저 치기가 힘들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시간을 주면 발터 모델 측이 어려운 시기를 넘기고 되살아난다.
‘이신.’
나폴레옹이 이신을 불렀다.
‘역시 그대가 제공권을 장악해야 한다.’
‘노력 중입니다.’
이신이 답했다.
‘제공권을 장악한 뒤 놈들의 전선을 습격해서 뒤로 철수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봉쇄를 완성할 수 있어.’
쉬운 오더가 아니었다.
프랜시스 드레이크는 폭격기들을 잃지 않도록 매우 조심히 쓰고 있었다.
수시로 고유 능력 ‘추적’을 써가며 그리핀 편대의 위치를 알아내니, 기습도 당하지 않았다.
폭격기가 건재한 이상 제공권을 장악하기란 어려웠다.
이신은 잠시 생각을 해보다가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가능하겠나?’
‘시도해볼 만한 작전이 있습니다.’
이신은 덤덤히 말했다.
폭격기를 일거에 격파하기 위하여 이신도 고심하던 차였다.
마침 생각난 작전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프랜시스 드레이크의 고유 능력인 ‘추적’의 사각을 노리는 책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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