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360
360화 이신의 오더(1)
나폴레옹의 앞마당에 화염진을 설치해 봉쇄를 한 알렉산드로스.
심지어 거기서 보란 듯이 마력석 채집장까지 구축하기 시작했다.
나폴레옹을 6시에서 나오지 못하게 밀봉시키고, 동시에 마력석 채집장도 가져가 미래까지 바라보는 일석이조의 전략이었다.
‘위험하구려. 이건 원숭환을 꺾었을 때 우리가 썼던 책략과 흡사하지 않소.’
오자서가 우려를 표했다.
나폴레옹은 잠시 생각을 하나 싶더니 이윽고 말했다.
‘이신, 콜럼버스를 이쪽에 보내라.’
이신의 치유 능력과 함께 봉쇄를 돌파하겠다는 뜻.
화염진을 끼고 싸우는 적의 봉쇄진을 돌파하려면 병력 손실은 불가피했다.
하지만 봉쇄를 뚫고 구축 중인 알렉산드로스의 마력석 채집장까지 날려 버리면, 손익(損益)은 얼추 비슷해진다.
‘이미 보냈습니다.’
역시나 이신도 같은 생각이었다.
이미 콜럼버스는 6시로 향하고 있었다. 블링크로 언덕을 건너뛰면 나폴레옹과 합류할 수 있는 것이다.
‘아직 1시의 오크는 움직임이 없소. 우리가 돌파하려는 틈을 타서 역습을 꾀할 수 있소.’
오자서가 지적했다.
‘감안해야지. 전투에서 크게 이기고 나면 곧장 5시나 3시를 친다. 당한 만큼 되갚아주면 돼.’
나폴레옹은 결단을 내렸다.
그런데 그때였다.
1시로 정찰을 보낸 이신의 노예가 오크창기병을 발견했다.
1시 오크가 오크창기병을 소환한 것.
‘저 오크창기병은 사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마 항우나 조아생 뮈라가 빙의를 하겠군.’
나폴레옹은 골치 아프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적의 전략이 딱딱 맞아떨어진다.
돌파를 시도하려고 했을 즈음에 1시의 오크가 절묘하게 오크창기병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돌파는 무리다.’
나폴레옹은 돌파를 단념했다.
‘그럼 어쩌려고 그러시오?’
‘나도 투석기를 제작해서 뚫는 수밖에 없지. 투석기의 사거리를 잘 이용하면 알렉산드로스 녀석이 멋대로 만든 마력석 채집장까지 타격할 수 있어.’
‘내가 알렉산드로스라면 마룡을 소환해서 강을 넘나들며 당신을 괴롭힐 것 같소.’
‘잘 방어해야지. 일단은 이대로 가세.’
그때, 잠자코 듣고 있던 이신이 말문을 열었다.
‘곧 투석기가 완성됩니다.’
‘그건 다행이군. 투석기를 전진 배치해서 디펜스 라인을 앞당기고 마력석 채집장을 추가로 확보하게.’
‘제게 다른 생각이 있습니다.’
‘응? 뭔가?’
‘이번 판은 제가 오더를 내려도 되겠습니까?’
이신은 단도직입적으로 요구했다. 어찌 보면 나폴레옹의 심기를 거스를 수 있는 제안이었다.
‘좋다.’
나폴레옹은 쾌히 승낙했다.
애당초 나폴레옹은 다른 두 사람이 제안을 하면 곧잘 듣는 편이었다.
오더를 잠시 내준다는 것에 그리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마침내 이신의 오더가 시작되었다.
‘특수병영은 짓고 있습니까?’
‘곧 완성되네.’
‘공병을 소환하고 투석기를 제작할 거라고, 알렉산드로스는 예상하고 있을 겁니다.’
‘그렇겠지.’
누가 봐도 저 봉쇄진은 사거리가 긴 투석기가 아니면 뚫을 수 없다. 거기에 평소 투석기를 즐겨 쓰는 나폴레옹의 성향을 봐도 쉽게 예측이 가능하다.
‘그 점을 이용할 겁니다. 공병이 소환되면 투석기 대신 열기구를 제작하십시오.’
‘열기구?’
‘예, 5시에 병력을 투하해 기습하는 겁니다.’
‘예상 못한 일격이니 잠깐 피해를 줄 수는 있겠지만, 그 정도로는 국면(局面)을 타개하기 어려워 보이는군.’
‘그렇게 적의 이목을 끄는 사이에 제가 1시를 칠겁니다.’
‘뭐?’
‘1시를?’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
‘열기구에 투석기를 태워서 1시 오크 본진의 사각 지대에서 조립할 겁니다.’
‘위험한 계획일세. 금방 진압될 텐데.’
오자서가 우려를 표했다.
‘오자서님은 지금부터 최대한 헬하운드를 소환하십시오. 제가 1시를 치면 동시에 헬하운드를 1시 본진에 침투시켜서 호응해 주시면 됩니다.’
‘음?’
‘1시 오크는 기마 병력의 통행이 원활해야 하기 때문에 출입구가 뻥 뚫려 있을 겁니다. 기습적으로 침투를 시도하면 쉽게 난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서 투석기의 화력 지원을 받으며 1시 오크 본진을 난장판으로 만든다!
1시와 5시 두 오크를 일시에 타격하는 공격적인 구상을 한 것이다.
‘한번 해보지.’
나폴레옹이 동의했다.
‘성공만 거둔다면 흐름을 다시 우리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네.’
오자서도 동의했다.
시급을 다투는 일이었다. 이신의 계획은 긴급히 진행되었다.
특수 병영이 완성되자마자 열기구를 제작하는 나폴레옹.
이신 역시 투석기와 열기구를 꾸준히 제작했다.
‘시작하죠.’
‘알겠네.’
열기구가 완성되자, 이신은 투석기를 분해해서 공병과 함께 열기구에 태웠다.
나폴레옹 또한 열기구에 병력을 태웠다.
오자서는 마력을 모조리 쏟아서 모은 헬하운드를 일으켰다.
시작되었다.
선공(先攻)은 나폴레옹의 5시 기습 침투로 시작되었다.
열기구에서 내린 석궁병·장창병·방패병이 마력석을 채집하는 오크 노예들을 공격했다.
“죽여!”
“최대한 많이 처치해!”
“취이익!”
“취익! 기습이다!”
5시 오크는 병력을 나폴레옹의 앞마당 봉쇄에 투입한 터라 본진은 거의 비어 있었다.
앞마당에 있던 오크 전사들이 습격당한 본진을 지키기 위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이제 적의 시선은 5시에 쏠려 있다.’
그 틈을 타 이신의 열기구가 1시 본진에 다다랐다.
언덕을 넘어 적의 시선이 닿지 않는 구석진 곳에 투석기와 공병을 내렸다.
공병은 투석기를 다시 조립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오자서가 그동안 모아놓은 헬하운드를 모조리 이끌고 1시로 쳐들어갔다.
1시 본진 출입구는 오크창기병 4기가 지켜서고 있었다.
헬하운드의 숫자가 아무리 많아도 좁은 출입구를 지키고 있는 이 방어를 뚫으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터.
하지만,
“적의 투석기가 침투했다!”
조립된 투석기가 바위를 쏴서 오크의 건물을 공격!
쿠우웅!
“취이이익!”
첫 일격에 건물을 짓고 있던 오크 노예까지 사망했다.
오크창기병들이 일제히 이신의 투석기를 제거하기 위해 움직였다.
그 바람에 출입구가 뚫렸다.
‘지금이군!’
오자서가 순발력 있게 달려들었다.
헬하운드들이 일제히 1시 본진 안으로 밀고 들어갔다.
“이 못생긴 똥개들이!”
오크창기병 중 1기가 돌연 되돌아와 뒤늦게 출입구를 지켰다.
말투로 보니 빙의한 조아생 뮈라였다.
하지만 이미 10마리가량의 헬하운드가 난입에 성공한 상태.
오크창기병이 몇 기만 있어도 진압될 전력이지만, 투석기와 연계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난입에 성공한 헬하운드들이 투석기를 에워싸 보호했다.
오크창기병들은 일단 투석기의 사정거리 밖으로 물러났지만, 가만히 놔둘 수도 없는 터라 갈팡질팡했다.
갑작스럽게 펼쳐진 1시, 5시 동시 드롭!
‘여기까진 성공이군!’
나폴레옹이 소리쳤다.
나폴레옹은 항우로 추측되는 5시 오크에게 어느 정도 타격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오크전사들이 몰려오자 다시 열기구를 타고 빠져나가 버린 나폴레옹이었다.
‘이제부터입니다.’
이신은 침착하게 다음 오더를 내렸다.
‘투석기가 완성되면 앞마당의 봉쇄진을 공격하고, 동시에 열기구를 계속 써서 5시를 교란시키십시오. 오자서님도 헬하운드를 써서 적을 계속 신경 쓰이게 만들어야 합니다.’
‘숨 돌릴 틈을 주지 말자는 것이군.’
‘예, 앞으로 1분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알렉산드로스가 마룡을 소환할 겁니다. 그때부터는 전황이 급격히 위급해집니다.’
이신은 알렉산드로스가 채집하고 있을 마력량을 실시간으로 계산하고 있었다.
알렉산드로스는 봉쇄에 성공하고서도 헬하운드를 쓰지 않았는데, 그건 마룡을 소환하기 위해 마력을 아낀 것이리라.
‘마룡이 나타나면 승패를 판가름할 전투가 벌어질 겁니다.’
이신은 바쁘게 움직였다.
이신은 마룡의 공격에 대비하여서 마탑을 건설하고 마법사 소환을 시작.
열기구에 투석기를 더 태워서 1시에 추가 침투.
그러면서 콜럼버스 또한 1시로 보냈다.
‘오자서님, 헬하운드를 1시로!’
‘알겠네.’
오자서는 이신의 의도를 알아채고 즉각 움직였다.
콜럼버스와 함께 다시 1시를 침공할 계획이었다.
“이 못생긴 똥개들이 또 왔구나!”
오크창기병에 빙의된 조아생 뮈라가 소리쳤다.
출입구에 떡하니 버티고 서서 헬하운드들을 가로막 조아생 뮈라는 장판파의 장비를 떠올리게 했다.
하지만 이신 또한 콜럼버스에 빙의를 했다.
‘공격!’
‘알겠네!’
헬하운드들이 일제히 조아생 뮈라에게 달려들었다.
“개고기는 사양이다!”
조아생 뮈라가 검을 휘두를 때마다 깨갱거리며 헬하운드들이 나가떨어졌다.
하지만 일격에 숨통을 끊지 못한 헬하운드는 이신의 치유를 받아 회복되었다.
“큭, 이것들이!”
끝없이 밀려드는 물량 앞에선 장사가 없었다.
“크르릉!”
헬하운드 1마리가 조아생 뮈라의 왼팔을 물고 늘어졌다.
조아생 뮈라의 동작이 잠시 멎은 틈을 타 헬하운드들이 줄줄이 달라붙었다.
결국 조아생 뮈라가 빙의됐던 사도는 사망했다.
하지만,
[사도 탈라흐의 능력 빙의를 사용합니다.] [계약자 조아생 뮈라님께서 사도 탈라흐의 육체에 빙의됩니다.]“사도는 또 있다 이 자식들아! 모두 돌격!”
곧바로 다른 사도에 빙의한 조아생 뮈라가 비호처럼 덤벼들었다.
오크창기병들과 오크궁기병들이 일제히 돌격했다.
기병의 숫자가 어느 정도 모일 때까지 기다리느라 본진에 침투한 적을 가만 놔뒀던 것이다.
조아생 뮈라는 참았던 울화를 한 번에 폭발시켰다.
이신이 계속 치유 능력으로 헬하운드들을 지원했지만, 조아생 뮈라가 칼춤을 출 때마다 헬하운드들이 죽어나갔다.
물론 추가로 소환된 헬하운드들이 꾸역꾸역 합류했지만, 오자서의 마력 상황은 한계가 있었다.
추가로 가져간 마력석 채집장도 없는 오자서는 미래가 없이 역량이 소진되고 있었다.
‘알렉산드로스의 마룡이 등장하면 오자서님이 가장 먼저 당할 겁니다.’
‘알고 있네. 마룡을 막을 수단이 내겐 없군.’
‘그러니 지금 조아생 뮈라를 끝장내서 한 명씩 교환해야 합니다.’
‘그럼 우리가 이익이군.’
‘예.’
오자서도 이신이 어떤 계산을 하는지 꿰뚫어보고 있었다.
중반을 바라보며 기마군단을 키우고 있던 조아생 뮈라.
처음부터 팀을 위해 희생하는 역할이었던 오자서.
이 둘이 함께 전멸당하면 당연히 이신 일행의 이득인 셈이었다.
상황은 예상대로 흘러갔다.
본진에서 치열하게 펼쳐지는 조아생 뮈라와 이신-오자서 연합의 격전.
그 상황에서 알렉산드로스가 마룡을 소환했다.
마룡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줄줄이 12시로 향했다.
오자서의 본진.
헬하운드의 숫자로 보아 오자서는 지대공 방어가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했던 것이다.
마룡들이 본진을 습격하자, 오자서는 클로 1마리를 빼내서 아무도 없는 7시 구석에 화염진을 하나 건설했다.
건물이 하나라도 있어야 전멸을 면하는 것.
전멸하지 않으면 아직 살아 있는 헬하운드들을 조종해서 계속 팀을 도울 수 있는 것이었다.
“크아아! 덤벼보라고! 쉬지 말고 계속 덤벼!”
조아생 뮈라가 미쳐 날뛰었다.
투석기가 쏘는 바위가 떨어지고, 사방에서 헬하운드들이 으르렁거리며 덤볐다.
이신은 치유 능력을 펼치느라 마력을 계속 소진하고 있었다.
하지만 희생한 보람이 있었다.
조아생 뮈라를 끝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오자서의 12시 본진도 완전히 초토화되었다.
‘이리로 와라.’
이신은 마룡이 자신의 본진이 있는 11시로 오길 기다렸다.
마법사가 이미 확보된 상태!
마룡들에게 파이어 스톰을 갈겨서 한 번에 너덜너덜하게 만들어버릴 수 있다면, 완전히 승기를 잡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알렉산드로스는 그걸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신이 있는 11시 대신 6시를 향해 남하하기 시작하는 마룡들.
‘우리도 6시로 갑니다.’
‘알겠네. 이제 헬하운드가 얼마 안 남았군.’
오자서는 12마리밖에 없는 헬하운드를 끌고 6시로 향했다.
이신 또한 투석기와 마법사 등을 이끌고 6시로 향했다.
‘마지막 전투입니다.’
바로 나폴레옹을 밀봉시킨 6시의 봉쇄진.
거기가 첫 대결의 승패를 좌우할 마지막 분기점이었다.
이 전장에 있는 모든 계약자가 그걸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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