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426
426화 위를 향하여(2)
일단 질 드 레에게 9천 마력을 부여했다.
일렁거리는 검은 마력이 질 드 레의 육체에 깃들었지만, 딱히 어떤 변화는 확인하지 못했다.
이제 사도가 아닌 탓에 마력량 말고는 질 드 레의 상태를 확인할 수 없었던 것이다.
“어떤 변화가 있나?”
“힘이 넘칩니다.”
“능력은?”
“그건 아직 확인할 수가 없군요.”
“별 수 없지.”
나중에 모의전을 해보면 질 드 레의 달라진 능력을 알 수 있으리라 생각되었다.
다음은 콜럼버스.
[사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중급 악마가 되었습니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휴먼, 노예)무기: 마비침(적을 1초간 마비, 총 5발)
방어구: 가죽 부츠(이동속도 +5%)
능력: 빙의, 블링크(10미터 범위 내에서 순간이동을 합니다. 300초에 1회씩 사용 가능하며, 3초 이내에 재사용 시 이전 위치로 되돌아갑니다.)]
이신은 꽤 놀랐다.
콜럼버스의 블링크 능력에 변화가 생긴 탓이었다.
이신은 콜럼버스를 시켜서 한 번 블링크를 연속으로 써보도록 했다.
팟! 팟!
2연속으로 사용하자, 10미터 떨어진 곳에 나타난 콜럼버스가 다시 원래의 위치로 되돌아왔다.
“오! 이건 꽤 쓸 만한데요?”
콜럼버스가 호들갑을 떨며 신기해했다.
‘더 유용해졌군.’
블링크로 언덕을 통과하여 상대의 본진에 침투시킨다.
그리고 3초간 진영을 둘러본 뒤에 다시 블링크를 쓰면 원래의 위치로 되돌아가므로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는 것이다.
3초라는 제약이 있다 해도, 이전보다 훨씬 발전한 것은 틀림없었다.
쫓아오는 적을 따돌릴 때도 유용하고 말이다.
마비침과 함께 응용하면 전투 시에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이 정도면······.’
마비침은 총 5발.
5명의 적을 1초간 마비시킨다면, 중소 규모의 전투에서는 절대 안 질 자신이 있었다.
초반에 약하다는 휴먼의 약점이 존재하지만, 이신의 컨트롤 능력까지 더해지면 그걸 극복하고도 남는 것.
‘이건 초반 전략을 시험해볼 가치가 있겠는데?’
이신은 이 컨셉으로 19위까지 올라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은 이존효였다.
이신은 이존효에게 9천 마력을 부여했다.
도합 1만 마력을 보유하게 된 이존효는 중급 악마로 습격되었다.
[이존효(휴먼, 창병)무기: 혼천절(공격력 +7%)
방어구: 용린갑(방어력 +5%)
능력: 광기(주위 아군의 공격력이 크게 강화됩니다.)]
‘응?’
이존효의 능력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의아해하는 이신에게 이존효가 말했다.
“주군, 힘이 넘칩니다.”
“마력을 받았으니 당연하지.”
콜럼버스가 옆에서 핀잔을 주었다.
이존효는 그런 콜럼버스에게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그게 아니라 내 육체가 더 강해진 것 같다는 말이다! 확, 그냥!”
이존효가 한 대 때리려 하자 콜럼버스는 잽싸게 질 드 레의 등 뒤로 도망쳤다.
‘조아생 뮈라와 같은 경우인가?’
지금은 중급 악마가 되면서 새로운 고유 능력이 생겼지만, 하급 악마였을 때의 조아생 뮈라는 별다른 능력이 없었다.
다만 비상식적으로 강했다.
마력을 검에 불어넣어 나무를 썩둑 베기도 했고, 서열전에서도 사도에 빙의했을 때 강맹한 힘으로 싸워 이신을 곤란하게 만들었었다.
어쩌면 이존효도 능력이 진화한 대신, 육체의 힘 자체가 보다 세졌을 수 있었다.
“서영과 한 번 붙어봐.”
“옛!”
“예, 주군!”
이존효와 서영은 무기를 꺼내 들고 마당으로 나왔다.
씨익 웃는 이존효.
서영은 다소 부담된다는 표정이었다.
본래 평소에도 서영의 실력은 이존효를 따르지 못했는데, 이제는 중급 악마까지 되지 않았는가.
콰앙!
이존효가 휘두른 혼천절이 서영의 창과 충돌했다.
“헉!”
서영이 뒤로 서너 걸음이나 밀려났다.
“오, 역시 손맛이 더 좋아졌군!”
이존효가 껄껄 웃었다.
서영은 곤란하다는 듯이 이신을 보며 말했다.
“주군, 더 붙어보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전에는 30여 합까지는 붙어볼 만했는데 이제는 10여 합이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 박살나기 전에 대련을 종료하게 해달라는 뜻.
“호오, 10여 합이나 버틸 수 있다고? 꽤나 자신만만한데 어디 한 번 끝까지 해보지?”
“좀 치사하단 생각 안 드나?”
“하하!”
이존효는 혼천절을 휘둘러 몇 번이나 더 서영을 몰아붙였다.
결국 서영이 정말로 망신을 당하기 전에 이신이 대련을 종료시켰다.
“이걸로 확실해졌군. 서열전에서도 그 효과가 적용되는지 확인해봐야겠어.”
“지금이라면 그 항우와 싸워도 전처럼 맥없이 당하지는 않을 겁니다.”
이존효의 병과는 창병.
창병도 비교적 빨리 소환되므로, 초반 전략에 충분히 포함될 수 있었다.
이신은 곰곰이 생각하다가 마르몽에게 말했다.
“마르몽, 하나 양해 구할 게 있군.”
“저보다 로흐샨을 먼저 중급 악마로 승격시켜줄 생각이시군요?”
역시나 마르몽은 나폴레옹의 최측근 지휘관 출신답게 눈치가 빨랐다.
콜럼버스를 제외하면 사도들 중 가장 중요도가 높은 인물은 바로 로흐샨이었다.
병과가 궁병!
전투 병과 중 가장 먼저 소환되는 사도가 로흐샨이었던 것이다.
초반 전략을 컨셉으로 생각하는 이신의 구상에도 마르몽보다는 로흐샨이 더 중요했다. 마르몽도 양해를 구한다는 말에 곧장 이를 알아챈 것이다.
“전 괜찮습니다. 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군의 승리입니다.”
“고맙군. 승리하면 널 먼저 중급 악마로 만들어주지.”
“예, 로흐샨의 말마따나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될 거라 생각됩니다.”
결국,
중급 악마로 승격된 로흐샨.
그러나 평소의 능글능글한 성격은 어딜 갔는지 얌전했다.
아무래도 가장 마지막에서 사도로 합류한 신참이면서 마르몽의 순서를 가로챈 게 미안했던 모양이었다.
“험험, 열심히 활약해 다음 서열전에서 승리할 수 있게 기여하겠소.”
“그거면 됐소.”
마르몽은 쾌히 넘어갔다.
살아생전에 마르몽은 나폴레옹이 원수로 임명한 명단에 자신만 빠져서 앙심을 품은 적이 있었다.
뒤늦게 원수로 임명되긴 했지만, 그것이 원인이 되어서 나폴레옹을 배신했던 것이라는 설이 있었다.
그런 그의 성격을 생각해보면, 흔쾌히 넘어가는 지금의 태도는 놀라운 것이었다.
역시 마력으로 맺어진 권속이라 진심 어린 충성심이 생긴 듯했다.
아무튼 중급 악마가 된 로흐샨의 능력은 다음과 같았다.
[로흐샨(휴먼, 궁병)무기: 합성궁(공격력 +7%)
방어구: 용린갑(방어력 +5%)
능력: 유도 사격(가까운 아군 궁병·석궁병 10인과 동일한 타이밍에 동일한 지점을 적중시킵니다. 5초에 1회씩 사용 가능합니다.)]
‘좋아!’
이신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본래 로흐샨의 유도 사격이 적용되는 인원은 5명이었다.
그런데 중급 악마가 되면서 10명으로 늘어났다.
그렇다면 로흐샨까지 포함하여 총 11명이 같은 지점을 쏘도록 일점사를 시킬 수 있다.
서열전에서 컨트롤을 할 때 항상 아쉬웠던 것이 바로 일점사였다.
전장에 소환되는 병력들은 다 살아 있는 사람이다 보니 게임의 유닛처럼 정확할 수 없다.
로흐샨은 그런 단점을 만회시켜주는 중요한 사도였다. 물론 유도 사격을 펼치고서 로흐샨이 빗나가면 10명도 전부 빗나가는 불상사가 생기지만 말이다.
‘궁병 11명으로 일점사를 할 수 있으면 초반 전략에 더 탄력을 받지.’
괴물에게 강한 인류의 병영 체제의 위력이 서열전에서도 재현시킬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계약자 상당수가 마물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더더욱 강력한 파괴력을 가지리라.
그렇게 사도 4인을 중급 악마로 승격시켜준 뒤, 이신은 본격적으로 모의전을 개시했다.
질 드 레는 늘 그랬듯 마물을 택하여 이신의 상대가 되어주었다.
정찰 단계에서부터 신경전이 치열했다.
질 드 레는 염탐을 하러 온 콜럼버스를 공략하기 위해 일찍부터 헬하운드를 소환해 집요하게 노렸다.
일단 출입구에 헬하운드 1마리를 세워 차단시켜놓은 질 드 레.
마비침으로 헬하운드를 잠시 제압해놓고 재빨리 통과하는 방법도 있지만, 질 드 레는 그런 시도를 하지 않으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확실히 위험성이 높긴 하지.’
재빠른 헬하운드는 고작 1초간 마비시켰다고 해서 쉽게 따돌릴 수 있을 리 없었다.
“이거 어떻게 할까요?”
콜럼버스가 물었다.
블링크를 써서 들어가 보냐고 묻는 것이었다.
‘콜럼버스를 잡기 위해 함정을 팠나?’
이신은 그런 직감이 들었다.
지금 눈에 보이는 건 1마리뿐.
한 번에 2마리씩 소환되는 헬하운드이니 적어도 2마리는 확실히 있다.
2마리만 소환해 경비만 세워놓고 클로를 잔뜩 소환해 마력석 채집에 집중했을 수도 있다.
혹은 헬하운드를 잔뜩 소환한 채 이신을 칠 준비를 했는지도 모른다.
후자의 경우라면, 질 드 레가 가장 먼저 노릴 것은 단연 콜럼버스였다.
마비침도 있고 이신이 빙의하여 치유 능력을 펼치는 수단이기도 하니까.
콜럼버스가 블링크를 써서 들어오길 기다렸다가 사살하고, 곧장 이신의 진영까지 바람처럼 달려와 공격할 터였다.
‘어쨌건 확인을 하지 않을 수가 없군. 질 드 레가 머리를 잘 썼어.’
이신은 결정을 내렸다.
‘들어가. 1초 안에 다 둘러보고 빠져나온다고 생각해라.’
“옛!”
마침내 콜럼버스가 블링크를 써서 질 드 레의 본진으로 침투했다.
침투하자마자 헬하운드가 기다렸다는 듯이 반겼다.
한두 마리가 아니었다.
-크르릉!
-크르릉!
-크릉!
“으아악!”
콜럼버스는 기겁을 했다.
오자마자 헬하운드들이 개떼처럼 덮치니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족히 6마리는 되어 보였다.
파앗!
콜럼버스는 다시 블링크를 써서 빠져나왔다.
3초 안에 다시 쓰면 블링크를 펼치기 전의 위치로 되돌아오는 특성을 활용해 탈출한 것.
하지만 그곳에도 헬하운드 1마리가 달려오고 있었다.
콜럼버스가 블링크를 써서 본진에 침투한 순간, 질 드 레는 출입구에 세워 놓았던 헬하운드를 따로 배치해둔 것.
콜럼버스의 능력을 다 알고 있는 질 드 레이기에 할 수 있는 지능적인 함정이었다.
퓻!
콜럼버스는 다급히 마비침을 쏴서 헬하운드를 뿌리쳤다.
그리고 그야말로 꽁지가 빠져라 달아나기 시작했다.
-크르릉!
-컹컹!
-으르렁!
헬하운드들도 일제히 달려 콜럼버스의 뒤를 쫓았다.
콜럼버스를 쫓아가다 보면 이신의 진영이 나올 거라고 판단했으리라.
헬하운드는 달리는 속도가 매우 빨랐기 때문에 콜럼버스는 마비침을 계속 사용해서 뿌리쳐야 했다.
하지만 그렇게 마비침 5발을 다 소진하고 말았고, 그것이 질 드 레가 노린 바였다.
‘모두 출진.’
이신도 소환해둔 궁병들을 출격시켰다. 노예도 5명이나 끌고 나왔다.
이대로라면 콜럼버스가 잡힐 위기라, 구하러 내보낸 것이다.
전장의 중앙 지역에서 콜럼버스와 합류하는 데 성공했다.
헬하운드들과 격돌!
이신은 재빨리 콜럼버스에게 빙의하여서 치유 능력을 펼쳤다.
노예들이 헬하운드들의 앞을 막으며 블로킹!
이신은 치유 능력으로 블로킹하는 노예들을 치유.
그리고 로흐샨이 유도 사격을 펼쳐서 헬하운드들을 하나씩 일점사했다.
질 드 레 측에서도 추가로 소환된 헬하운드들이 합류하여서, 그야말로 피투성이의 혈전을 치렀다.
‘헬하운드의 숫자가 생각보다 적은데?’
정밀한 계산을 자랑하는 이신이 직감적으로 이상함을 느꼈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계약자 이신의 권속, 중급 악마 질 드 레가 고유 능력을 사용합니다. 300마력이 소모됩니다.] [계약자 이신의 권속 중급 악마 질 드 레가 전장에 강림합니다.]‘뭐?!’
이신은 깜짝 놀랐다.
이윽고 전장에 질 드 레가 나타났다.
사도였던 시절과 마찬가지로 말을 타고 검을 든 모습으로!
“이건 모르셨을 겁니다.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그리 말한 질 드 레는 씨익 웃으며 싸움에 뛰어들었다.
이길 수 있는 싸움이라고 보았던 이신의 계산은 틀리지 않았다.
다만, 중급 악마가 된 질 드 레의 능력이라는 변수가 계산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이신은 계속 치열하게 맞섰지만 결국 선두에 서서 직접 싸우며 필사적으로 몰아치는 질 드 레에게 패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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