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454
454화 승부사(2)
한바탕 들이닥친 거신병기들 탓에 난장판이 된 상황에서 나타난 신족의 수송기.
그 안에 철갑충차가 타고 있음이 확실한 상황에서, 이신은 집중력을 고도로 끌어 올렸다.
이제부터 스텔스 전투기가 생산 완료되기 전까지 피해 없이 막아야 했다.
고속전차와 보병이 추가 생산되었다.
보병과 고속전차로 계속 수송기를 쫓아다녔다.
기동포탑 역시 본진 곳곳에 배치하여서 포격모드로 전환시켰다. 철갑충차가 내리자마자 포격을 먹일 수 있도록.
시허의 철갑충차 견제 플레이가 시작되었다.
먼저 광신도가 내렸다.
-퍼엉!
포격에 얻어맞는 광신도.
광신도가 포격을 맞아주자 뒤이어 철갑충차가 내렸다.
철갑충차는 기동포탑을 향해 충격탄을 쐈다.
그대로 명중.
-펑!
기동포탑의 체력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한 대 더 맞으면 폭파된다.
광신도가 그 기동포탑을 향해 달려들자, 이신도 건설로봇 4기를 동원해 광신도를 블로킹했다.
고속전차와 보병도 합세해 광신도를 집중 공격!
-퍼엉!
-크악!
기동포탑의 2차 포격에 의해 광신도는 죽었다.
하지만 그때, 다시 수송기에 탔다가 내린 철갑충차가 충격탄을 다시 발사했다.
이번 타깃은 광신도를 에워싸느라 뭉쳐 있던 건설로봇 4기였다.
-위험합니다!
-같이 다 터지겠는……!
그 순간, 건설로봇 4기가 사방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펑!
충격탄은 1기만 터뜨리는데 그쳤다.
자칫 4기가 한꺼번에 터질 수 있는 상황. 이신은 번개처럼 건설로봇들을 흩어놓아서 1기로 피해를 줄인 것이다.
-정말 손이 빠릅니다. 지금까지 아주 침착하게 잘 막고 있어요.
하지만 기동포탑 1기는 내줄 수밖에 없었다.
수송기에 올라탄 철갑충차가 이번에는 기동포탑 코앞에서 다시 내린 것이다.
-펑!
-퍼어엉!
철갑충차도 다른 곳에서 쏜 포격을 1대 맞았지만, 기동포탑은 꼼짝없이 충격탄을 맞아 터졌다.
그 와중에 계속 쫓아다니며 수송기의 체력을 야금야금 깎아놓는 보병 1기는 시허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다시 수송기에 태워서 앞마당으로 향했다.
그리고 추가 생산된 거신병기들까지 들이닥쳐서 호응했다.
지상과 공중에서 적이 나타나자 앞마당은 삽시간에 위기에 처했다.
이신은 자원을 캐던 건설로봇들을 모조리 본진으로 피신시켰다.
본진 입구에서 다시 사투가 벌어졌다.
앞마당 참호 안에서도 보병들이 총을 쏘고, 본진 안에서 기동포탑이 포격을 쐈지만, 거신병기들은 그냥 무시하고 덤벼들었다.
철갑충차도 함께 호응하여 충격탄을 발사!
-퍼어엉!
아까운 기동포탑 또 1기가 터져 나갔다.
시허도 거신병기 2기가 당했지만 전혀 개의치 않은 듯했다.
시허도 앞마당 확장도 하지 않고 공격을 퍼붓는 상황. 나름 사활을 걸었기 때문에 악착같이 덤비는 것이었다.
그때 지뢰 개발이 완료되었다는 반가운 메시지가 들렸다.
뽑아 놓았던 고속전차가 지뢰를 곳곳에 매설했다.
새로 생산된 기동포탑도 건물 뒤에 배치했다.
끝내 막아보겠다는 이신의 독한 투지였다.
철갑충차가 엄호사격을 하며 거신병기들을 본진 안에 밀어 넣었다.
하지만 본진 안에 들어온 거신병기들은 곳곳에 매설된 지뢰 때문에 거동이 불편했다.
철갑충차는 다시 수송기에 타서 움직였다.
다시 내린 곳은 본진 자원 뒤편. 자원 채집을 위해 건설로봇들이 우글거리는 곳이었다.
한 번에 대박을 터뜨려서 게임을 끝내 버리겠다는 뜻이었다.
충격탄 발사.
그 순간, 건설로봇 하나가 자원 뒤편 통로에 군량고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오오오!!”
“우와아아!”
군량고가 통로를 막아서 충격탄이 지나가지 못해 우왕좌왕했다.
충격탄도 지뢰와 마찬가지로 처음 정해진 타깃에 도달하지 않으면 불발이 나버린다.
충격탄은 그대로 불발처리 되었다.
-정말 지독하게 수비합니다, 카이저!
-계속 지상군 끌고 와서 몰아치는 시허 선수의 솜씨도 무서운데, 이걸 꾸역꾸역 막고 있는 카이저도 놀라워요!
-철갑충차가 다시 갑니다!
수송기에 탄 철갑충차가 이번에는 반대편 방면에서 다시 건설로봇들을 노렸다.
건설로봇들이 일제히 앞마당 방향으로 대피!
하지만 이미 쏘아진 충격탄에 따라잡힐 듯했다.
잘 터지면 충격탄의 확산 대미지에 6, 7기가 일격에 터질 수도 있었다.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쏜살같이 달려온 고속전차가 충격탄을 가로막은 것이다!
“헉!”
“뭐야 저게!”
관객석이 술렁거렸다.
감탄을 넘어 충격!
10년 넘게 스페이스 크래프트를 보았지만 저게 가능한 플레이인 줄은 아무도 몰랐다.
오랜 e스포츠 역사에 처음 나온 플레이인 것이다!
충격탄은 장애물에 막히면 좌우로 피해가는 유도탄의 특성이 있었는데, 고속전차가 함께 좌우로 무빙을 하며 최대한 충격탄의 진로를 가로막고 있었다.
그렇게 고속전차는 무려 2초가량이나 충격탄을 막아선 위업을 떨쳤다.
뒤늦게 고속전차를 피해 건설로봇들을 쫓아가지만 결국 불발 처리!
“우와아아아아!!”
“와아아아!!”
“카이저! 카이저!”
흥분으로 경기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양 팀 벤치도 술렁였다.
같은 프로게이머들조차도 방금 장면이 이해 가지 않았다.
어떻게 인간이 저럴 수 있단 말인가?
“역시 사람이 아니었던 거야.”
“저러라고 만든 게임이 아닐 텐데.”
“진짜 신이었어.”
“본인도 그냥 해봤을 뿐인데 진짜 돼서 놀랐을걸.”
가장 충격을 받은 사람은 따로 있었다.
‘저게 인간이야?!’
리우는 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e스포츠에서 나왔던 역대 슈퍼 플레이를 모두 챙겨 보았던 리우였지만, 저런 건 처음 보았다.
심지어 그 역대 슈퍼 플레이 모임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신도 저건 처음이었으리라.
그런데,
어떻게!
‘저 순간에 저걸 할 생각을 한 거지? 뇌구조가 어떻게 되어먹은 거야?’
완전히 미친 작자였다.
게임에 미치다 못해 악마에게 영혼까지 판 듯한 남자였다.
대체 얼마나 게임이 좋기에 저렇게까지 될 수 있을까.
그 단 한 번의 경이로운 슈퍼 플레이로 경기장은 뜨겁게 과열되었다.
열광하는 관객들을 보며 리우는 진정한 슈퍼스타가 무엇인지 보았다.
이제 관객들은 경기가 끝나고 돌아가서도 이 흥분을 잊지 못할 것이다.
집으로 돌아가서 이신의 슈퍼 플레이 모음 영상을 보고 또 보며 흥분을 되새기고, 그렇게 이신의 광팬이 될 터였다.
까닭 없이 리우는 울컥했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관심받고 싶고,
멋진 플레이로 환호를 불러일으키는 스타가 되고 싶었다.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
저 사람처럼 노력한다면,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사람들이 모여드는 진정한 스타가 될 수 있을까.
기어코 스텔스 전투기가 생산되었다.
시허는 거신병기들로 철갑충차를 태운 수송기를 보호하며 여전히 이신의 앞마당을 점거했다.
이신 또한 스텔스 전투기로 철갑충차가 침투 못 하게 견제하면서, 기동포탑을 전진 배치해 포격을 후려갈겼다.
결국 시허는 포격을 피해 물러나는 수밖에 없었다.
새로 생산된 고속전차가 뛰쳐나와 지뢰를 박아 전투를 종료시켰다.
이신은 기어코 막아낸 거였다.
-막았습니다! 시허 선수가 물러납니다!
-끝나도 진즉 끝났어야 했는데, 이러면 승부가 미궁 속에 빠집니다!
-카이저는 앞마당에 확장 기지가 있지만 건설로봇 피해를 많이 봤습니다. 반면 시허 선수는 앞마당이 없지만 신도를 꾸준히 생산했죠.
-비슷하지만 시간은 시허 선수의 편입니다. 말도 안 되는 카이저의 디펜스가 인상적이었지만, 시허 선수의 공격도 사실 칭찬받을 만합니다.
-예, 철갑충차만 갖고 공격했으면 아무 소득도 못 거뒀을 텐데, 거신병기를 또 뽑아서 밀어붙여서 지상과 연계된 공격을 펼쳤어요. 상황은 시허 선수가 아주 좋아요.
해설대로였다.
시허는 앞마당과 6시까지 확장 기지 2곳을 동시에 가져갔다.
생산유닛 숫자가 풍부했기 때문에 2확장을 해도 거기에 투입할 신도가 충분했던 것이다.
반면 기적적으로 잘 막았으나 피해를 많이 입은 이신은 건설로봇을 다시 뽑으며 자원 상황부터 회복해야 했다.
시허는 확실히 명문 팀의 에이스다웠다.
재빠르게 확장 기지를 늘리며, 병력도 모아서 이신의 앞마당을 끊임없이 압박했다.
이신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밀봉시키는 것.
확장 기지가 운영되기 시작하자, 쭉쭉 모이는 자원으로 병력을 뽑았다.
병력이 인구수 최대치까지 풀로 모이면 다시 총공세에 나설 생각이었다.
피해를 많이 본 이신은 기동포탑의 숫자가 부족하므로 그때 밀어닥치는 어마어마한 물량 공세를 막지 못할 터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신은 항공수송선을 써서 견제를 시도해 보았지만, 길목마다 지키고 선 거신병기들 때문에 시허의 진영에 접근조차 못했다.
역전할 수 있는 빌미를 안 주겠다는 시허의 정확한 플레이였다.
순리대로 승리를 향해 나아가는 시허.
그리고 또다시 닥칠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이신.
“포탑 숫자가 너무 부족해.”
“이번 한 번만 견디면 그나마 할 만해지는데요.”
SC스타즈의 벤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3-1 패배였다.
어떻게든 이신이 극복해 주길 기대하는 수밖에 없었다.
마침내 시허가 대군을 일으켰다.
이신은 지뢰를 잔뜩 매설하며 맞이할 준비를 했다.
정찰기를 앞세워 땅속에 숨은 지뢰를 찾아 제거하며, 시허의 대군이 천천히 다가왔다.
-퍼퍼퍼퍼펑!
전면에 배치한 기동포탑들이 불을 뿜으며 대전(大戰)의 시작을 알렸다.
전면의 기동포탑들은 몇 번 포격을 하고는 포격모드를 해제하고 퇴각했다.
포화를 뚫고 접근한 광신도의 숫자가 상당했기 때문이다.
후퇴하는 기동포탑들이 적을 끌고 앞마당까지 물러난다.
유인당해 들어온 적에게 양방향에 배치된 기동포탑들이 포격을 가했다.
-크아아!
-크악!
광신도들이 포화에 맞거나 매설된 지뢰에 당해 죽어나갔다.
하지만 그들이 뚫은 길로 거신병기들이 물밀 듯이 들어와 빔을 쐈다.
그들의 목표는 이신의 앞마당 확장 기지였다.
그리고 이신은…….
‘원한다면 내주지. 들어와라.’
승부를 걸었다.
앞마당 확장 기지라는 먹음직스러운 미끼를 내주고서 시허의 병력을 모조리 안으로 깊이 끌어들였다.
그리고…….
-어?
-항공수송선이 나타났습니다. 안에 병력이 타고 있던가요?
전투 현장에 나타난 항공수송선.
항공수송선은 앞마당으로 진입하는 통로에 있는 언덕 위에 기동포탑 2기를 드롭했다.
언덕 위에서 자리 잡은 기동포탑 2기가 포격을 개시했다.
본진, 앞마당 구석, 그리고 통로 쪽 언덕 위!
3방향에서 기동포탑들이 포격을 퍼부었다.
처절한 대전이었다.
건설로봇들이 일제히 싸움에 합류하여 적을 블로킹했고, 기동포탑이 폭파할 때마다 새로 생산된 기동포탑이 다시 와서 자리를 채웠다.
시허도 추가 생산된 광신도를 계속 투입하며 미친 듯이 싸웠다.
-콰르릉!
시허가 이신의 앞마당 통제사령부 건물을 부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많던 병력을 다 막았습니다!
-앞마당을 밀긴 했는데 병력 소모도 너무 컸습니다, 시허 선수! 그리고…… 와!!
전투가 끝나자 이신의 본진 쪽에서 새로운 통제사령부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유유히 날아온 건물이 앞마당에 자리 잡았다.
다시 건설로봇들이 달라붙어 자원 채집을 개시했다.
-앞마당이 다시 활성화됩니다! 막았어요! 막았습니다, 카이저!
-12시에도 건설로봇이 가서 확장 기지를 구축하기 시작합니다! 대첩(大捷)! 대첩입니다!
-적을 앞마당 안쪽까지 깊이 끌어들인 후에 언덕에 기동포탑 2기를 배치해서 3면 포격! 정말 기막힌 전술로 그 많은 신족 대군을 몰살시켰습니다!
-8 대 2에서 7 대 3으로, 다시 이제는 6 대 4로! 계속 주어진 난제를 풀면서 격차를 점점 좁혀나갑니다! 이제는 몰라요!
-적이 코앞까지 밀고 들어오는 걸 기다렸다가 그 후에 언덕에 병력을 놓는 침착함! 이 얼마나 냉정한 선수인가요?!
기적 같은 승리에 경기장의 흥분은 점점 고조되었다.
물론 이신 역시 피해가 불가피했고, 그사이에 시허는 확장 기지를 또 가져가며 우위를 유지하는 운영 능력을 보였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 승부의 행방이 알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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