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570
570화 결말(5)
-카이저, 바로 출격! 병력이 1시로 향합니다.
-판단 빨라요!
1시의 존재를 파악한 이신은 보병·의무병을 모아서 출진했다.
박영호도 1시의 부화실이 완성되자마자 그곳에 촉수탑 2채를 건설했다.
거기다가 본진에서도 바퀴 떼가 출진.
이신이 보낸 선발대 병력이 1시에 도달했을 때, 가까스로 촉수탑 2채가 완성됐다.
-카이저의 선발대가 1시 도착! 뚫을 수 있을까요?
-촉수탑 2채는 충분히 뚫는데, 뒤에 바퀴 때가 있어서 자칫 잘못하면 싸 먹힙니다.
-예, 카이저도 그렇게 판단했는지 물러납니다.
-선발대는 곧장 5시로 향합니다.
-본진 앞마당에도 촉수탑을 지어서 방어하라고 강요하는 플레이죠.
그 말대로 박영호는 본진 앞마당에도 마찬가지로 촉수탑 2채를 지어서 디펜스를 갖춰야 했다.
총 촉수탑 4채를 강요시킨 뒤에야 이신의 선발대도 싸움 없이 물러났다.
-그런데 이거 어찌어찌 1시를 결국 지켰는데요?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선발대가 계속 1시와 5시를 오가며 압박하는 가운데, 후발대도 모이고 있거든요. 선발대와 후발대가 합쳐지면 지금의 방어는 뚫립니다.
-후속 병력이 선발대와 합류 못하도록 해야겠군요. 러너도 그걸 아는지 바퀴 떼를 우회시켜 카이저의 진영으로 향합니다.
-합쳐지면 러너로서는 곤란해집니다. 5시도 1시도 막아야 하는 입장인데, 둘 중 어디를 칠지는 카이저 마음이거든요.
박영호는 촉수충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양쪽을 모두 방어하려면 촉수충이 필수였으니까.
그 때문에 쐐기충을 뽑아서 인류의 진영을 견제하는 플레이는 할 수 없었다.
이신도 그걸 알고 있으므로 쐐기충을 막기 위해 대공포를 짓는 등의 대공방어에 자원을 쓸 필요가 없어졌다.
그만큼 병력이 더 많이 뿜어져 나온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그런 대가를 지불하고서 박영호는 3광산을 확보했다.
1시 앞마당까지 확장 기지를 펼치면, 4광산.
괴물의 진정한 시작인 4광산이 확보되는 것이다.
이신은 그걸 저지하기 위해 아직 불안정한 1시를 치려고 했고, 박영호는 이를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박영호에 의해 처음 등장한 빠른 3광산 빌드.
인류의 공세 속에서 3광산을 지켜낼 수 있느냐?
이 빌드 오더의 성공여부가 시험대에 올랐다.
박영호는 바퀴 떼를 종횡무진 날렵하게 쓰며, 이신의 선발대와 후발대 병력이 합쳐지지 않도록 최대한 방해했다.
그렇게 시간을 버는 동안 촉수충을 준비했다.
이신의 두 병력이 마침내 합쳐져서 1시에 진입했을 때,
촉수충 3마리가 1시에서 변태가 완료되어 땅속에 숨어 들어갔다.
촉수탑 2채와 촉수충 3마리. 거기다가 적의 배후에서 도사리는 바퀴 떼들.
합쳐지면 가까스로 1시를 지킬 만한 전력이었다.
이신은 방향을 바꿔서 5시로 향했지만, 5시에도 촉수충들이 준비되었다.
-방어에 성공했습니다! 5시도 1시도 모두 지켰어요!
-러너! 이렇게 새로운 빌드 오더를 성공시키나요?!
-지금껏 본 적이 없는 전략입니다. 이건 러너의 오리지널이에요!
중계진이 흥분했다.
새로운 패턴이 나오면 경기 내용도 더 새로워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신의 맹공은 계속되었다.
이신은 어느새 항공수송선을 2척 준비해놓고 있었다.
-카이저의 다음 선택은 드롭입니다. 절대로 3광산을 가져가게 놔두지 않겠다는 의지입니다.
-예, 지상 방어에 급하기 때문에 쐐기충 둥지는 늦게 지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 점을 잘 캐치했습니다.
-러너도 이제 쐐기충 둥지가 완성되었는데요. 드롭까지 잘 막아낼 수 있을지!
항공수송선 2척이 병력을 가득 태워서 1시로 이동했다.
동시에 다른 보병·의무병도 걸어서 1시로 이동했다.
정면과 공중 드롭, 양면으로 동시에 치겠다는 판단이었다.
항공수송선 2척은 박영호가 맵 사방에 시야 확보용으로 뿌려놓은 바퀴에게 포착되었다.
그리고…….
-아주 절묘한 타이밍에 1시의 부화실에서 폭탄충 4마리가 생산되었습니다! 이건 드롭을 시도할 거란 걸 예상하고 있었나보죠?
-항공수송선이든 전술위성이든 나타나면 격추시킬 생각이었겠죠. 그런데 타이밍이 정말 절묘합니다. 러너가 이 전략을 정말 정교하게 준비했어요.
폭탄충 4마리가 항공수송선이 접근하는 방면을 향해 날아갔다.
타이밍이 아슬아슬하게 딱딱 맞는 방어.
시야 확보를 통해 항공수송선 포착.
때맞춰 나타난 폭탄충들까지.
철두철미한 박영호의 플레이가 빛나고 있었다.
하지만 이신은 이신이었다.
바퀴에 의해 포착당한 순간, 항공수송선들이 경로를 바꿔 반시계방향으로 우회했다.
지상군과 항공수송선이 함께 1시 출입구 앞에서 나타났다.
지상군은 촉수충들과 싸우기 시작했고, 항공수송선 2척은 그대로 출입구를 무시하고 통과했다.
그때 폭탄충들이 날아왔지만, 항공수송선들은 현란하게 좌우로 무빙하며 따돌리며 1명씩 병력을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우와아아아!!”
폭탄충들을 절묘하게 피하며 드롭에 성공하는 이신의 플레이에 경기장에 함성이 울려 퍼졌다.
앞에서도 공격하고, 뒤에서도 드롭된 병력이 합공하니, 1시 출입구는 그대로 뚫려버렸다.
-뚫렸어요! 1시가 풍전등화입니다!!
-항공수송선만 격추시켰어도 막아냈을 텐데, 카이저의 슈퍼플레이가 러너의 시나리오를 망쳐놓습니다!
그때였다.
땅굴을 통해 5시 본진에 있던 괴물 병력이 속속히 1시로 건너왔다.
가장 먼저 건너온 유닛은 바로,
펑! 펑!
-흑안개!
괴물주술사였다.
흑안개가 펼쳐지자, 보병들의 원거리 공격이 흑안개 속의 괴물 유닛들을 죽이지 못하게 되었다.
흑안개 속에서 촉수충들이 다시 자리 잡고 반격을 시작했다.
“와아아아아!!!”
“러너! 러너!”
또다시 절묘하게 방어에 성공한 듯 보이자 관중들은 열광했다. 둘 다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흑안개는 유닛을 보호하지만 건물은 보호하지 못한다.
이신은 병력을 분산시키며 1시의 주요 건물들을 파괴시켰다.
광산이 부서지고, 땅굴도 파괴되었다.
하지만 박영호는 필사적으로 부화실만은 지켜냈다.
-촤좌좌좌좍!!
-으악! 악!
촉수충의 촉수에 의해 죽어나가는 보병들.
이신은 부화실을 집중 사격했다. 병력이 다 죽더라도 부화실까지 다 깨고 싶었다.
하지만 가까스로 부화실이 파괴되기 일보 직전에, 이신의 병력이 아깝게 전멸해버렸다.
-막았습니다!! 명불허전의 철벽 러너!
-정말 무서운 디펜스입니다. 저렇게까지 공격했는데도 끝내 부화실은 지켜내나요.
-어어? 그런데 카이저가 또!
경기장에 탄성이 터져 나왔다.
항공수송선 1척이 또 1시에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박영호는 1시에 남아 있는 병력을 총동원했다.
촉수충 3마리가 삼각지대를 이루며 보병·의무병의 접근을 불허했다.
그러나 보병들은 이신의 컨트롤을 받아 지그재그로 촉수를 피해 부화실로 돌격했다.
-투타타타타타!!
-콰지직!
결국 부화실이 파괴되었다.
특공대 또한 촉수충들에 의해 장렬히 전사했다.
-1시 파괴! 정말 집요한 카이저입니다!
-역시 카이저! 이래야 카이저죠! 러너의 철벽수비가 카이저의 공격 본능을 깨워주었어요.
-하지만 카이저도 1시를 밀기 위해 병력을 많이 소모했어요. 역시 다른 누구도 아닌 러너의 디펜스였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격전이 펼쳐진 거겠죠.
박영호는 이신의 맹공에 의해 밀려버린 1시에 다시 부화실을 지었다.
그러나 박영호는 이대로 불리해진 채로 운영 싸움을 할 생각이 없었다.
‘여기서 승부 건다.’
박영호는 1시에서 이신이 병력을 꽤나 소모한 점에 주목했다.
1시가 밀리긴 했지만, 3광산을 돌리는 동안 모은 얼마간의 광물 자원이 있었다.
본래는 4광산에서 광물 자원을 끌어 모아서 지상 유닛의 끝판왕인 공성벌레를 생산하는 것이 보통의 괴물의 운영.
하지만 박영호는 있는 광물 자원을 쐐기충 생산에 쏟아부어버렸다.
이신의 진영에 대공방어가 되어 있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기 때문.
정말로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가만 놔두면 알아차리고 말겠지. 정신 못 차리게 해야 돼.’
박영호는 괴물주술사와 촉수충, 바퀴 떼를 거느리고 일제히 이신의 본진 1시로 진격했다.
-펑! 펑!
괴물주술사로 흑안개를 치며 보병·의무병의 요격을 물리치며 계속 전진.
그러자 이신은 화염방사병을 다수 동원하여서 다시 맞섰다.
-러너가 계속 전진합니다! 이신이 병력의 공백기를 겪고 있는 틈을 노린 압박일까요?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고 생각한 게 아닐까요? 1시를 복구할 시간을 벌기 위하여 오히려 공격에 나서서 카이저의 이목을 돌린 게 아닐까 싶은데…….
중계진의 해설이 뒤를 잇지 못했다.
-쐐애액!
-쐐액!
박영호의 본진에서 쐐기충 편대가 생산되었기 때문이다.
-쐐기충!! 러너가 역으로 쐐기충을 뽑았습니다!
-초반에 러너가 쐐기충을 안 뽑는 걸 알고서 카이저는 대공 방어를 안 해놨거든요. 거기다가 흑안개를 치며 밀고 들어오는 바퀴 떼를 퇴치하기 위해서 화염방사병을 다수 뽑은 카이저입니다.
-완전히 허를 찔렀네요!
-이걸 카이저가 어찌어찌 막아내면 자원을 전부 쏟아 부은 러너가 지는 겁니다. 러너도 승부를 건 거예요.
이신이 박영호의 지상군을 모두 막아냈을 때, 쐐기충 편대가 나타났다.
-쐐액!
-퍼엉!
-쐐애액!
-퍼어엉! 펑!
쐐기충들이 앞마당에서 자원을 캐는 건설로봇들을 미친 듯이 학살했다.
보병들이 달려와 막아보지만, 쐐기충은 신들린 듯이 춤을 추며 터닝 샷을 날려 보병들을 줄줄이 학살했다.
-파아앗!
전술위성이 날아와 방사능을 살포했다.
박영호는 순간적으로 모든 쐐기충을 산개시켰다. 방사능을 뒤집어쓴 쐐기충을 멀리 보내버리고 나머지를 다시 합쳤다.
-기가 막히게 잘 뺐습니다!
-요즘 괴물 플레이어들은 방사능에 걸린 쐐기충만 빼는 컨트롤이 점점 발전하고 있어요. 특히 그중에서 러너는 최고예요!
쐐기충들은 본진에 난입하여서 이신을 난타했다.
건물들이 빽빽이 들어선 이신의 본진은 보병들의 운신이 용이하지 않았다.
-쐐액!
-으악!
-쐐액!
-퍼어엉!
전술위성까지 격추시켜버리는 쐐기충의 괴력!
혼이 서린 박영호의 쐐기충 컨트롤에 이신의 본진이 혼란에 빠졌다.
그 와중에 새로 생산된 바퀴들까지 달려온다.
박영호가 완전히 자원을 쥐어짜 사활을 건 총공세를 펼친 것.
이신은 정말 질기게 막았다.
건설로봇들이 계속 본진 출입구에서 블로킹하고, 항공정거장에서 생산된 로켓프리깃이 필생의 컨트롤을 보이며 쐐기충 편대에 맞섰다.
하지만 박영호도 혼신의 힘을 다해 밀었고, 결국…….
-Kaiser: GG
“와아아아아아아!!”
“러너! 러너! 러너!”
시종일관 격전을 치른 두 사람의 1세트 명경기에 관중들이 열광하였다.
역전을 이루어낸 박영호는 두 팔을 치켜들고 포효했다.
-러너가 괴물 같은 저력을 발휘해서 승리를 쟁취해 냅니다.
-1시를 잃은 직후였는데 그 상황을 역전의 기회로 본 그 판단력이 경이롭습니다.
-신들린 철벽 수비를 펼쳤음에도 끝내 1시를 밀어냈던 카이저도 대단하긴 마찬가지였죠. 과연 결승전입니다. 신들의 싸움이에요!
월드 SC 그랑프리 개인전 결승.
박영호가 1세트를 가져가면서 승부의 서막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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