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of the Demon King RAW novel - Chapter 80
79화 한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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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과 마이클 조셉이 각자 장비 세팅과 테스트 플레이를 하는 동안, 관객들에게는 두 선수의 사전 인터뷰 영상이 대형 화면에 방영되었다.
-마이클 조셉을 어떻게 생각하나.
-회견 때도 말한 것 같다. 재능 있는 선수다.
-그는 이미 미국 최고의 프로게이머다. 재능이 있다는 말은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다는 건가?
-그렇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가? 당신도 과거의 모습보다 더 발전할 수 있나?
-예전보다 떨어진 부분이 분명히 있고, 더 발전된 부분도 있다.
-준비한 전략이 있다면?
-급히 와서 준비한 게 아무것도 없다. 어차피 이벤트 매치라서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리고 마이클 조셉의 인터뷰로 영상이 전환되었다.
-카이저에게 도전한다. 기분이 어떤가?
-떨리고 흥분된다. 이렇게 그에게 도전할 날을 기다리고 있었다.
-당신의 플레이 스타일은 카이저와 매우 흡사하다.
-맞다. 그처럼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게 효과가 있었나?
-물론이다. 카이저와 100% 똑같이 따라하는 건 불가능했지만, 대신 나만의 스타일로서 발전되었다.
-이번 승부를 어떻게 생각하나?
-내가 그동안 얼마나 발전했는지를 알 수 있는 척도라고 생각한다. 반드시 그를 꺾고 이제는 내가 최고라는 것을 증명하겠다.
그리고 화면이 양분되면서 인터뷰를 받고 있는 이신과 마이클 조셉이 동시에 나타났다.
-갑작스럽지만 승리 수당이 생겼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사회자의 목소리가 의미심장하게 울려 퍼졌다.
-승리 수당?
-그런 게 있었나?
의아해하는 이신과 마이클 조셉.
사회자가 말했다.
-승자에게 100만 불의 추가 수당이 주어질 것이다.
“와아아아아―!!”
관객들이 환호성을 터뜨렸다.
이벤트에 불과했던 대결에 승부욕을 부여하기 위해 협회 측에서 즉흥적으로 내린 결정이었다.
-누가 승자가 되어 그것을 차지할지 기대하겠다.
그리고 마침내 1세트 경기가 시작되었다.
1세트 맵은 신성한 잔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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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진호 감독을 비롯한 MBS 전 팀원들이 연습실 중앙에 설치한 스크린화면을 주시하고 있었다.
스크린화면으로 미국 e스포츠 프로리그 개막식 이벤트 경기가 시작되고 있었다.
온라인 관람권으로 이신과 마이클 조셉의 대결을 보는 것이었다.
“한다!”
“와, 식은땀 나네. 누가 이길까.”
“이긴 사람한테 승리 수당 100만 불이래, 말이 되냐 이게?”
“이기면 완전 대박이다!”
주디가 통역을 해준 덕분에 모두들 인터뷰 내용을 알고 흥분해 있었다.
승리 수당 100만 불!
이신에게는 아무렇지 않은 금액인 듯 별달리 흥분한 기색이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대결을 지켜보는 이들을 조마조마하게 만들고 있었다.
이긴 사람에게 100만 불.
진 사람은 승리 수당 없음.
이기든 말든 아무래도 좋은 이벤트 매치의 승패에 강렬한 의미를 부여한 것이었다.
“저 새끼들 치사하게 나오네.”
방진호 감독이 인상을 썼다.
마이클 조셉 측은 사전에 어떤 맵에서 싸우는지 알고 전략을 철저하게 준비했을 것이다.
방진호 감독은 확신했다.
‘녀석들은 옛날부터 유독 이신을 특별하게 생각했으니까.’
미국은 이신을 동경하면서 동시에 라이벌 의식을 많이 느껴왔다.
왜냐하면 미국 e스포츠 프로리그가 세계 최대 규모가 되면서 전성기를 맞이했을 때, 월드 SC 그랑프리 개인전에서는 금메달을 구경해 보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단체전에서는 금메달을 땄는데, 개인전은 늘 이신의 차지.
심지어 아무리 높은 조건을 불러도 영입할 수 없었다.
미국에게 이신은 이길 수도, 가질 수도 없는 머나먼 존재였던 것이다.
그걸 이번에 넘어서려는 듯한 의도였다.
일부러 철저히 준비시킨 마이클 조셉과 매치를 시키고, 승리 수당으로 승자와 패자가 극명하게 갈리게 했다. 그만큼 마이클 조셉이 이신을 꺾었다는 것을 큰 의미로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저 승리 수당 100만 불로 인해 방진호 감독은 마이클 조셉이 이벤트 매치를 사전에 준비했음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다.
“어, 빌드 갈렸다.”
선수들이 말했다.
마이클 조셉은 병영을 짓고 바로 앞마당 확장 기지를 가져갔다.
반면 이신은 병영을 짓고 이어서 기갑정거장을 지었다.
“1병영 더블인데.”
“아, 저 형은 또 1기갑 더블 했어.”
“왜 저렇게 극단적이래. 그냥 무난하게 좀 가지.”
“옛날보단 낫잖아. 예전에는 알고도 못 막는 2기갑이었는데.”
앞마당을 먼저 가져간 마이클 조셉 측이 자원상 유리한 건 자명한 일.
하지만 이신이 택한 빌드 오더도 장점이 있었다.
바로 기갑정거장에서 먼저 유닛을 뽑을 수 있다는 점.
먼저 기동포탑을 뽑아 전진 시켜 상대의 진영 앞에 자리 잡고 압박할 수 있는 것이다.
‘제발 기동포탑 뽑아라. 고속전차 뽑지 마라.’
이신이라면 견제 플레이를 위해 고속전차를 뽑을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고속전차를 뽑을 경우, 견제에 성공하지 못하면 급격히 불리해진다.
다행히 이신이 택한 것은 기동포탑이었다.
건설로봇 2기와 보병 4명, 기동포탑 1기가 진군을 시작했다.
마이클 조셉도 앞마당에 참호를 건설하고 보병 4명을 집어넣어 방어를 갖췄다.
그리고 이신보다 늦었지만 기갑정거장에서 기동포탑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싸움은 잠잠하게 전개되었다.
서로 충돌하지는 않았지만, 이신은 마이클 조셉의 앞마당 앞에 참호를 건설해서 아예 자리를 잡았다.
포격모드 개발이 완료되자, 기동포탑이 포격모드로 전환되었다.
병영 건물을 띄워서 상대의 진영에 날려 보냈다.
인류는 건물을 공중에 띄워 이동시킬 수 있는데, 이 점을 이용해 안 쓰는 건물을 띄워 정찰로 쓰고는 했다.
인류 대 인류 전에서는 기동포탑이 포격을 할 수 있도록 시야를 밝혀주는 용도로 쓰인다.
계속해서 생산된 기동포탑들이 계속 방어선에 충원되어서 마이클 조셉에 대한 압박이 강화되었다.
그러면서 이신은 앞마당은 물론 12시 지역에 2번째 확장 기지까지 가져갔다.
2번째 확장 기지를 먼저 가져가면 자원상의 불리함이 단숨에 역전되는 셈이었다.
마이클 조셉은 이신의 압박 때문에 앞마당에서 나오지 못해 2번째 확장 기지를 가져가지 못했다. 이대로라면 시간이 흐를수록 이신이 유리해지는 것이었다.
“오, 잘 풀리고 있네.”
“미친 듯이 견제 본능 나올 줄 알았는데.”
그런데…….
“어?”
방진호 감독이 눈을 부릅떴다.
선수들도 당혹해했다.
마이클 조셉이 항공정거장을 몰래 짓고 스텔스 전투기를 뽑은 것이었다.
기갑정거장을 계속 늘려 짓고 고속전차와 기동포탑을 생산하던 이신은 허를 찔린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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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조셉의 스텔스 전투기를 발견한 건 이상한 낌새를 느껴 레이더를 뿌려 확인한 덕분이었다.
‘전략을 잘 짰군.’
이신이 초반부터 압박해 올 거란 걸 예측하고 있었다.
1병영 더블 빌드로 앞마당 확장 기지를 일찍 가져가 자원을 확보하고, 스텔스 전투기로 상대의 압박을 걷어낸다.
참호에 들어간 보병 외에는 공중 공격이 가능한 유닛이 없는 이신이었다.
‘이대로 물러서면 수지타산이 안 맞지.’
다행히 일찍 발견했다.
아직 스텔스 모드 개발을 못 했기 때문에 마이클 조셉은 스텔스 전투기를 쓰지 못하고 모으고 있었다.
이신은 즉시 앞마당 앞에 진을 치고 있던 병력을 진격시켰다.
스텔스 모드가 개발 완료 되면 압박을 풀고 후퇴할 수밖에 없었다.
그 전에 미리 타격을 입혀 놓겠다는 판단이었다.
퍼퍼퍼펑―
마이클 조셉의 기동포탑들이 접근하는 이신의 병력을 향해 포격했다.
“으악!”
“으악!”
그 포격은 앞장세운 건설로봇들이 다 맞았다.
건설로봇을 방패삼아 진격한 이신의 기동포탑이 일제히 포격모드로 전환했다.
퍼퍼퍼펑!
콰콰쾅―!
포격전이 시작되었다.
화력은 기동포탑을 더 많이 보유한 이신의 우세였다.
기동포탑들의 화력지원에 힘입어 고속전차들이 치고 들어갔다.
마이클 조셉은 앞마당 확장 기지에서 일하던 건설로봇들을 모두 본진 안으로 피신시켰다. 통제사령부 건물도 공중에 띄워서 포격에 맞지 않게 했다.
이신의 고속전차들은 특유의 집요함으로 건설로봇들을 여러 기 사냥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스르륵―
스텔스 모드로 자취를 감춘 전투기들이 반격을 개시한 것.
비록 지상공격에 약한 스텔스 전투기였지만, 대공 수단이 없는 이신은 미련 없이 후퇴했다.
그 와중에도 이신의 고속전차 2기가 비집고 들어가 마이클 조셉의 본진에 침투하는 데 성공했다.
고속전차 2기는 기갑정거장 인근에 지뢰를 매설하고는 휘젓고 들어가 건설로봇들을 사냥했다.
마이클 조셉의 고속전차들도 가만히 있지 않고 반격했지만, 이신은 건설로봇 4기를 사살하는 집요함을 보였다.
하지만 주도권은 이미 마이클 조셉에게 넘어간 뒤였다.
스텔스 전투기가 빠르게 날아다니며 이신의 확장 기지를 습격했다.
이신 역시 뒤늦게 비행유닛을 뽑아 대응했다.
로켓 프리깃이 나타나자 스텔스 전투기들은 싸우지 않고 일제히 후퇴했다.
로켓 프리깃은 지상공격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공중전에 있어서는 엄청난 위력을 자랑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는 속도전이 펼쳐졌다.
마이클 조셉은 슬슬 발동이 걸렸는지 고속전차로 종횡무진 맵을 휘젓고 다녔다.
견제, 견제, 견제!
고속전차들이 계속해서 게릴라를 펼치며 이신을 괴롭혔다.
하지만 이신도 가만히 디펜스만 하고 있는 성격이 아니었다.
똑같이 고속전차를 컨트롤해서 서로 맞바꾸는 식으로 마이클 조셉의 확장 기지들을 난타했다.
맵 사방에 지뢰를 매설하고 다니며 이동하는 양측의 고속전차.
마이클 조셉이 스텔스 전투기로 습격을 가하면, 즉각 이신의 로켓 프리깃이 나타나 격퇴했다.
관중들의 환호가 쩌렁쩌렁하게 경기장을 채웠다.
인류 대 인류 전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빠른 템포로 싸우는 두 사람이었다.
경기 템포가 얼마나 빠른지 해설자들도 말로 못 쫓아갈 정도였다.
하지만 빠른 템포가 전혀 줄지 않고 장기전으로 치닫자 이신은 피로감을 느꼈다.
서로의 견제 플레이가 난무하는 격전은 멀티태스킹과 피지컬의 정면승부였다.
마이클 조셉의 공격 속도가 점점 빨라질수록, 이신은 뇌에 과부하가 일어나는 기분이 들었다.
상황 변화가 너무나도 빨라서 점점 쫓아가기가 벅차기 시작한 것이다.
‘나도 예전에 이랬었나.’
멀티태스킹과 속도로 상대를 짓눌러 버리는 플레이.
알고도 막을 수가 없는 폭풍 견제.
저 팔팔한 19살짜리 흑인 자식은 지치지도 않는지 더더욱 빠르게 기동하고 있었다.
‘안 되겠다.’
이런 식의 소모전은 이신이 밀렸다.
이신은 서둘러 승부에 나섰다.
병력을 가득 태운 항공수송기 6기가 로켓 프리깃의 호위를 받으며 출발했다.
그리고 마이클 조셉의 5시 본진으로 침투해 병력을 투하했다.
항공수송선 6기에서 쏟아져 나오는 어마어마한 병력!
마이클 조셉의 본진이 삽시간에 초토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마이클 조셉도 기다렸다는 듯이 움직였다.
일제히 전 병력을 움직여 이신의 모든 확장 기지를 습격한 것이다.
이신이 전 병력을 끌고 드롭을 한 빈틈을 노린 반격이었다.
아차, 하는 생각이 들기가 무섭게 마이클 조셉이 다음 행동을 했다.
스텔스 전투기들이 날아와 항공수송선 6척을 모두 격추시켜버린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마이클 조셉의 본진 바깥에도 기동포탑들이 포격모드로 자리 잡고 방어선을 구축했다.
자신의 본진 안에 이신의 병력을 가둬 버린 셈이었다.
‘치밀하군. 저쪽 전략팀의 작품인가.’
이신은 쓴웃음을 지었다.
피지컬에서 밀리므로 먼저 결판을 지으러 움직일 거라는 점까지 예측했다면, 정말 무서운 전략팀이 아닐 수 없었다.
싸움은 섬멸전 양상으로 치달았다.
서로의 진영을 파괴시켜서 먼저 섬멸당한 쪽이 패하는 경기였다.
“Joe! Joe!”
“Kaiser! Kaiser! Kaiser!!”
아슬아슬한 양상에 관객들이 목이 터져라 두 선수를 응원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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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er: 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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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트는 이신의 패배로 끝나 버렸다.
아슬아슬한 승부였지만, 이신은 자신이 시종일관 상대의 시나리오대로 끌려갔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다.
‘방진호 감독 말이 맞았어.’
상대는 자신을 이기기 위한 만반의 준비기 다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