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176)
강화 (4)
길드 광명의 이들은 현수를 볼 때마다 놀라웠다.
넬이 처음 그를 만났을 때만 해도 레벨이 50대였다.
바크가 만났을 당시에는 고작 60레벨 근처였으며 리셀을 만났을 당시에도 비슷했었다.
이 자리에 있던 이들은 한때 현수보다 뛰어났고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더불어 영주라는 이름 아래, 그의 성장에 자신들이 기대어 가는 것만 같았다.
이때 바라드가 준 길드 퀘스트: 국력 강화는 그 짐을 덜어 주는 데 크게 일조했다.
[총공헌도 265%를 달성하셨습니다.] [고야드 왕국의 국력이 2.6% 상승합니다.] [카리스마 130을 획득합니다.] [명성 100을 획득합니다.]길드 퀘스트는 길드원들이 올린 공헌도가 합산된다.
[놀라운 성과로 길드 퀘스트를 완료하셨습니다.]심사의 검을 통해 공헌도를 증명한 이들은 대화를 나눴다.
“공헌도로 치면 병사 130명을 얻을 수 있겠네요. 현재 주둔 병력이 200명밖에 안 되니 가시적인 성과예요.”
“현수 님이 좋아하겠는데요.”
넬은 쓴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해요, 화랑 길드의 총병력이 1천을 넘었다더군요.”
“아……?”
다 된 밥에 재 뿌리기를 좋아하는 넬이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건 분명히 해야 했다.
“곧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요.”
넬은 병력을 강화할 방법을 총동원 중이다.
“우리는 다섯 번째, 네 번째 재앙을 죽였고, 악마마저 죽였으니까요.”
재앙들은 악마를 숭배한다.
“들라 하십니다.”
벨라와 볼슨, 필립 세 사람이 나서고 넬을 대표로 광명의 이들이 들어섰다.
자신들을 보는 바라드가 곧바로 본론에 들어섰다.
“그대들의 공헌도를 인정하여 병력 300을 발라스에 지원한다.”
“……!”
넬은 놀랐다. 자신들이 얻을 병력은 본래 약 130여 명 정도였던 바.
“그대들에게 들은 왕국 발전 사업에서 큰 가능성을 보았다. 비록 그 사업들 하나하나가 지금 당장 국고를 채워 주진 못할 것이나 추후 그로 인해 국력은 2.6%가 아닌 5% 이상이 채워질 거라 판단하였다.”
“감사합니다, 전하.”
그들을 눈에 담던 바라드가 말했다.
“걱정을 덜었다.”
넬은 작은 웃음을 짓는 왕을 보았다.
대단한 강골을 가졌고 검왕이란 이름을 가졌으나 그의 머리엔 새치가 늘었다.
“수도와 멀지 않은 볼드롬 요새에서 고생했던 인재들이 회포를 풀고 내일 돌아갈 예정이니, 그대들도 연회를 즐겨라.”
“……감사합니다.”
넬은 바라드의 배려를 느꼈다.
그곳에서 다른 귀족들과 친분을 다지라는 의미다.
실제로 이번 국력 강화를 위한 행사를 위해 전국 각지의 귀족들이 모였던 바.
넬과 광명의 이들이 걸음을 옮겼다.
넬은 이 즐거운 사실을 현수에게 전했다.
넬은 고개를 갸웃했다.
현수의 입에서 저런 말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연회를 끝내고 서둘러 돌아가야겠어.’
[넬: 믿습니다!!! 최고의 대장장이, 명장 현!]길드채팅을 끝낸 넬이 연회장으로 향했다.
***
현수는 넬의 길드채팅창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가 80%가량 제작된 쌍룡검을 바라봤다.
다시 막 단조하기 위해 망치를 들었던 현수가 자신도 모르게 멈췄다.
“후우후우.”
현수가 숨을 몰아쉬었다.
“너무 무겁다.”
현수가 쉽지 않다고 말한 것.
너무 강한 압박감이 몰려와서다.
이 세상에 설화석은 딱 이 정도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이걸 실패하면 나는 언제쯤 전설이 될 수 있을까.’
최소한 레벨 450은 넘어야 할 거다.
지금 전설들의 레벨만 보아도 알 수 있다.
10대 전설 중 레벨 450 이하는 한 명도 없었다.
“최초의 등급을 만들어야 해, 이 쌍룡검이 그것을 가능하게 해 줄까?”
평소의 현수는 항상 자신감이 넘쳤지만 이건 다른 문제다.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최초의 등급을 만들어 낸다는 것.
그것이 현수의 어깨를 짓누르며 끝없이 긴장하게 하고 자신의 제작품을 돌아보게 한다.
그 불안감에 의심하고 있었다.
“내가 이 검을 최초의 등급이 될 수 있을 만큼 만들었나?”
현수는 평소보다 신중하게 임하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 과도한 신중함이 되레 그의 숨통을 막고 있는 거다.
며칠간 멈추지 않았던 제작을 잠깐 멈췄다.
경주의 대장간엔 새까맣게 타 버린 쌍룡검이 있었다.
아버지와 현수가 함께 제작했던 그것 말이다.
‘그걸 봐야겠어.’
현수가 로그아웃했다.
한편.
“?”
“……?”
“?”
“……?”
㈜푸름의 이세진 대표와 특별유저관리팀의 관심사는 현수가 만드는 아티팩트에 있었다.
또 본래 새로운 등급의 아티팩트는 1년 후에나 오픈할 예정이었던 바.
그들이 의아한 표정을 짓는 이유는 현수의 말과 다르게 자신들에게 보이는 알림에 의함이다.
[설화석이 가장 뜨겁게 반응합니다.]“이렇게 대단하게 만들고 있으면서 저런 말이라니요?”
지희의 말에 세진은 납득했다.
“연계 사슬과 같지. 한낱 이방인이 왕이 되기 위해 인정을 받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 전설이 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지, 그러한 때에 그 길을 열어 준 광물은 고작 아티팩트 두 개를 만들 수 있는 양뿐. 나뿐 아니라 이 자리의 누구였어도 엄청난 압박감에 시달렸을 거네.”
“……압박감에 시달렸어도 가장 완벽하게 제작했다, 엄청나네요.”
태석이 감탄했다.
“단지 현수 유저에겐 지금 필요한 것뿐이네, 자신이 잘 만들고 있는가란 확신이.”
그리고 세진은 기대되는 게 있었다.
‘1년 후에 우리 쪽에서 새로운 등급 아티팩트를 풀 예정이었다.’
그런데 현수가 1년 안에 그러한 검을 만들면 어떻게 되는 거지?
‘얼마나 큰 파급력을 일으킬 수 있는 걸까?’
불현듯 얼마 전 본 기사 내용이 스쳤다.
세진은 가슴이 두근거림을 느꼈다.
현은 월드 아레스에 한국인 최초로 올라섰다.
‘그런데 만약 1인에 오른다면…….’
대한민국, 나아가 세계가 발칵 뒤집힐 만한 아레스계의 역사적 사건이 될 터.
‘만들 수 있을까? 고작 아티팩트 두 개를 만들 수 있는 양의 설화석으로?’
세진이 기대되는 표정으로 모니터를 보았다.
***
경주시의 대장간에 온 현수는 창고에 있는 대도를 꺼냈다.
불이 난 그날, 아버지와 자신이 함께 만들었던 이 쌍룡검은 타 버렸다.
그립의 일부는 녹아내린 상태였으며 단단했던 검면은 무너진 기둥에 깔리며 찌그러졌다.
현수는 검면을 손으로 쓸었다.
‘아버지와 내가 함께 만들었지만 제작은 전부 내가 했어.’
아버지는 보조를 하시며 이 검의 제작법에 대해 알려 주셨다.
검면을 쓸고 묻어 있는 검은 때를 제거하다 현수는 놀랐다.
‘……뭐야?’
뛰어난 대장장이들에겐 일반인이 보지 못하는 안목이 있다.
검의 소리.
감촉, 질감, 무게감.
그에 따른 완성도.
현수가 당황한 건 이거였다.
“게임에서 만든 게 더 뛰어나다고?”
자그마치 7년의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현수는 그 명확한 원인을 알 수 있었다.
그는 게임 안에서 정말이지 많은 검을 만들었다.
본래 아버지는 검 장인이셨고, 현수는 활 장인이었다.
하지만 게임에서 반복 제작하던 그가 예전의 자신을 뛰어넘게 된 거다.
추억이란 때론 과장된다.
현수는 당시 만들었던 쌍룡검이 자신이 만든 가장 완벽했던 쌍룡검이라 기억하고 있었다.
물론 이것도 세상에 내보인다면 훌륭한 제작품이었다고 칭송받았을 거다.
‘훌륭하다, 이 정도면 원제작자만큼은 될 것이다.’
아버지가 했던 말이 스친다.
그렇다는 건.
‘원본의 제작품을 뛰어넘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고?’
현수의 가슴이 끓어올랐다.
자신의 검에 대한 이해도가 예전보다 나아졌다는 방증.
의심과 불안감. 또 신중함에 의해 제작을 멈췄던 아레스 속 쌍룡검.
‘그 검이 이 검보다 월등하다.’
자신감이 생겼다.
현수는 빠르게 돌아갔다.
어서 완성시키고 싶었다.
7년 전의 자신이 만들었던 쌍룡검보다 우월한 검을.
버스 안.
서울로 돌아가던 현수가 휴대폰 진동을 느꼈다.
지이이잉
“……!?”
현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속보, 고야드 왕국 수도에 위치한 볼드롬 요새, 첫 번째 재앙과 두 번째 재앙 강림.
현수의 눈이 흔들렸다.
‘수도에 첫 번째 재앙과 두 번째 재앙이 함께 강림했다고?’
넬과 자신은 끝없이 경계하고 있었다.
악마. 그리고 다섯 번째 재앙과 네 번째 재앙을 죽인 대가로, 그들이 우릴 노릴지도 모른다고.
서둘러 즐투브에 들어갔다.
메인 화면의 ‘고야드 왕국 위기!’란 방송을 클릭했다.
전문가들이 현 상황을 설명하고 있었다.
[철저한 고립입니다. 첫 번째 재앙과 두 번째 재앙이 볼드롬 요새를 장악하였고 결계를 형성하여 외부 병력이 들어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볼드롬 요새는 어떤 곳입니까?] [볼드롬 요새는 100년 전 고야드 왕국이 전쟁 당시 썼던 수도 내의 요새로 지금은 다른 요새를 건립함으로써 요새의 기능을 잃은 곳입니다. 때문에 요새 내를 개조하여 거대한 연회장으로 쓰이고……] [막 들어온 소식입니다. 고야드 왕국에 국가 비상령이 떨어짐으로써 왕국 메시지가 울려 퍼졌습니다.]왕국 메시지.
월드 메시지의 열화판으로 왕국 내의 유저들에게 울려 퍼지는 메시지다.
[현재 볼드롬 요새에 600여 명의 고야드 왕국 귀족들이 연회를 벌이고 있던 것으로……] [현재 약 3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고야드 왕국과 검왕 바라드의 위기입니다.] [어째서 검왕 바라드와 왕국의 위기죠?] [고야드 왕국은 전국 각지의 귀족들을 모아 연회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왕국의 뛰어난 인재들 수백 명이 모여 있던 것이죠, 최악의 상황에는 그들이 전멸하게 될 겁니다.] [다행스럽게도 아직은 치열한 공방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요새 안엔 왕국 기사단장 벨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벨라가 적에게 대응하여……]현수는 알고 있었다.
‘오래 못 버틴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현수가 캡슐에 접속했다.
[길드 마스터 현수: 괜찮아요?] [넬: 죽기 직전^^;;] [바크: 현수야, 아저씨 죽는다^^] [리셀: 길마님, 지원 좀 ㄷㄷ. 첫 번째 재앙이랑 두 번째 재앙 레벨 400이 넘네요.] [혜지: 이쒸! 내가 레벨 70만 높아도 다 조지는 건데!] [길드 마스터 현수: 얼마나 버틸 수 있어요?] [넬: 2시간 정도는 버틸 수 있어요, 시간 안에 오실 수 있어요?]현수는 80%가량 완성된 검을 바라봤다.
현수는 넬에게 지시 사항을 전달했다.
[넬: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 검 제작 자신 있어요?]현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길드 마스터 현수: 자신 있습니다.] [넬 님이 길드채팅 불가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재앙들에 의해 채팅이 끊겼다.
현수가 다시 제작에 돌입했다.
원제작자를 뛰어넘는 쌍룡검.
빠르게 시간이 흐르며 완성되어 간다.
그리고 잠잠하기만 했던 설화석과 시스템이 비로소 반응한다.
[나라를 지키는 설화가 가장 뜨겁게 반응합니다.] [시스템이 검 제작에 반응합니다.] [시스템은 이제껏 당신의 제작 과정을 데이터로 저장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든 제작 과정 중 가장 뛰어난 검의 제작법을 보이고 있습니다.] [효과 적용률 100%가 적용됩니다.] [설화석의 힘이 더 극대화된 힘을 이끌어 냅니다.] [가장 완벽한 제작법일 겁니다.] [시스템이 쌍룡검에 대한 정보를 탐색합니다.]문양을 새겨 넣고 제작 완료에 다가선다.
[쌍룡검은 총 두 자루입니다.] [두 자루가 만났을 때 비로소 가장 큰 빛을 발할 검입니다.]“…….”
안타깝지만 사실이다.
이 설화석은 이야기에 반응하고, 가장 완벽한 이야기를 원한다.
하지만 그의 실력은 한 자루만으로도 대단한 힘을 발휘하게 한다.
비로소 알게 된다.
전설, 다음의 이름.
[첫 번째 초월(超越)이 쓰여집니다.]초월 아티팩트.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유일무이(唯一無二)의 아티팩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