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Dark Master become a Trash RAW novel - Chapter 386
제386화
[!!]옥좌의 능력이었다.
자신의 영역 안에서 상대가 펼친 권능을 부분적으로 모방할 수 있었다.
‘탐식의 권능의 발동 조건은 상대를 속박하는 것.’
일부러 방심을 유도 후 에반과 라냐를 통해 빈틈을 만들어 군림좌로 속박했다.
특히 놈은 일평생을 탐식을 일삼아 왔기에 본인 스스로도 탐식에 대한 저항력이 취약했다.
‘물론 탐식같이 고등한 권능을 완전히 똑같게 따라 하는 건 어렵지만.’
어렴풋하게 흉내 내는 거라도 상관없었다.
크리스만의 방식대로 개량하면 되니까.
‘난 최대한 빨리 강해져야 하니까.’
오늘을 기점으로 그는 본격적으로 초월적 강자들과 맞서게 될 거다.
셰라드를 제물로 한 단계 더 강해질 생각이었다.
[이놈…!] [소용없어. 가만히 있어.]셰라드가 벗어나려 하자, 군림좌를 재차 펼쳤다.
에반과 라냐도 합세해 놈을 묶었다.
이윽고 크리스가 탐식을 펼쳤다.
쏴아아아아아.
셰라드의 영혼과 놈이 품은 기운이 크리스에게 흘러들어 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난관에 부닥쳤다.
불완전한 탐식으로는 이미 악마가 된 놈의 모든 걸 흡수하는 건 불가능했다.
[큭큭, 아무리 너라도 무모한 욕심을 부렸구나.] [아닌데?]크리스는 여유로운 음성으로 말했다.
악마의 기운 따위를 흡수해봤자 탈만 날 뿐이다.
[넌 날 단련시킬 재료로 사용될 거야.]크리스가 다시 힘을 발했다.
[크아아아아아아악!!!!]셰라드가 처절한 비명을 질렀다.
제대로 된 탐식이 아니었다.
흡수할 생각 따위 없다는 듯 셰라드의 영육을 산산이 조각내며 가루로 만들었다.
크리스가 그 파편을 내부로 흡수하자, 끔찍한 반작용이 일어났다.
‘이 파편을 통해 내 그릇을 단련해야 해.’
그릇을 강화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정석적으로 단련하며 크기를 넓혀가는 것.
나머지는 억지로 시련을 주어 강화하는 거다.
‘악마화한 영혼의 파편이면 그릇을 강화할 시련으로 충분하지.’
여기서 그릇이면 단순히 코어를 뜻하지 않는다.
영육(靈肉)의 모든 것을 뜻한다.
셰라드는 인간으로서 악마가 된 존재이니 물질과 정신체 모두의 성질을 띠고 있어 영육을 동시에 강화하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었다.
[크, 크윽. 이대로 내가 당할 것 같으냐?]셰라드가 시뻘게진 얼굴로 크리스의 수작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부렸다.
콰지직.
셰라드를 속박하던 군림좌에 금이 갔다.
하지만.
[잠자코 있어라, 변태.]서걱.
에반의 검이 셰라드의 목을 날렸다.
라냐도 나섰다.
목이 날아가도 살아 있는 셰랴드를 향해 여러 고위 마법을 발현했다.
모두 상대를 무력화하는 종류의 마법이었고, 셰라드는 어떤 저항도 하지 못하는 처지가 되었다.
[아… 안 돼.]드디어 두려움을 느낀 걸까?
셰라드의 음성에 공포가 차올랐다.
[네놈이 지금껏 저질렀던 죄악대로 똑같이 값을 치르도록.]콰드드드드득.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악!!!
마치 무언가에 갈려져 나가는 듯한 괴성과 함께 셰라드가 완벽히 파편으로 화했다.
크리스는 탐식의 권능을 통해 그 파편을 자신에게 받아들였다.
‘원래는 흡수해야 하지만.’
크리스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권능을 운영했다.
그 파편에 영육을 흠뻑 잠기게 했다.
영혼과 육신, 코어가 거부반응에 비명을 질렀다.
끔찍한 고통이 솟아올랐지만, 멈추지 않았다.
파편화한 악마의 영혼은 그 자체로 영혼의 겁화와 같다.
쇠를 단련할 때 뜨거운 불에 제련하는 것처럼.
영육을 단련시켰다.
물론 미친 짓이었다.
역사상 누구도 이런 식으로 그릇을 단련한 이는 없을 거다.
하지만 가능했다.
‘탐식의 권능을 응용하면 돼.’
탐식의 권능은 상대의 모든 걸 흡수하는 힘.
따라서 잘 활용하면, 정밀히 반작용의 정도를 조정할 수 있었다.
딱 단련에 도움이 되게.
크리스니까 가능한 짓.
‘조금씩, 조금씩 반작용의 정도를 키워야 해.’
찰나와도 같은 순간, 크리스의 영육이 상처 입고, 극복하기를 반복하였다.
그럴 때마다 영육이 단단해졌고, 크리스는 반작용을 그것에 맞춰 강화하였다.
이윽고 최후의 순간.
‘끝이야.’
크리스가 눈을 번뜩 떴다.
그의 영육에서 강렬한 암흑이 뿜어져 나왔다.
화아아아아아앗!!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악!!
암흑의 기운이 악마의 파편을 불태웠고, 끔찍한 비명과 함께 흔적도 없이 악마의 파편이 사라졌다.
완벽히 소멸한 거다.
[크리스티앙, 너.]에반과 라냐가 그런 크리스를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그래.]크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성공했다.]드디어 9성 하에 도달한 것이다!!
소마왕이 아닌, 완벽한 마왕이 된 것이다.
역사적인 순간이었지만, 기뻐할 여유가 없었다.
[문을 닫아야 한다.]셰라드를 처리했지만, 모든 게 끝난 건 아니었다.
놈이 열고 있던 문을 처리해야만 했다.
[이 밑은 나 혼자서 가겠다.]에반과 라냐는 입술을 다물었다.
크리스 혼자 보내고 싶지 않은 듯했지만, 더 밑에 지점은 아직 8성인 에반과 라냐가 가는 게 불가능했다.
[대신, 내 기운을 받도록.]에반이 크리스의 손을 잡았다.
아직 남아 있는 기운을 넘겨주려는 거다.
라냐도 한숨을 내쉬며 반대쪽 손을 잡았다.
[저도 드리겠습니다. 이 천재 마법사님의 마나는 특등품! 큰 도움이 될 겁니다.]에반이 크리스를 바라보았다.
[반드시 무사히 돌아오도록.]크리스는 피식 웃었다.
크리스는 질색인 얼굴로 파앗 밑으로 향했다.
[금방 돌아올 테니, 술판이나 준비하고 있도록.]이번엔 너무 고생해서 아무리 술이 약해도 한잔 마셔야겠다.
…어차피 한 잔 마시고 뻗겠지만 말이다.
‘서두르자.’
45미터, 50미터.
밑으로 향하니 중압이 그의 영육을 짓눌렀다.
55미터가 지나니 현재 크리스의 그릇으로도 버티기 어려울 만큼 중압이 강해졌다.
‘버텨야 해. 여기서 멀지 않을 거야.’
이윽고 60미터.
손가락 하나 까닥하기 힘들고 숨조차 쉬기 어려운 중압 속에서 목표를 찾았다.
‘마법진. 셰라드 놈이 문을 열던 흔적이야!’
여기가 호수의 바닥은 아니었다.
밑으로 더욱 깊은 심연이 펼쳐져 있었다.
다만, 셰라드는 여기서 문을 열려고 시도했던 것 같다.
아무리 셰라드가 사도급이라도 이 이상 밑으로 내려가는 건 불가능하니.
‘이 마법진을 해체해야 해. 가능할까?’
크리스는 침을 꿀꺽 삼켰다.
‘이건 셰라드가 만든 마법진이 아니야. 셰라드는 시동을 거들었을 뿐, 악마와 성좌가 직접 만들었을 거야.’
9성 하에 이른 크리스도 막막하게 느껴질 정도로 견고한 마법진이었다.
그 순간, 섬뜩한 공포가 등줄기를 가로질렀다.
밑을 내려다보니, 끝이 보이지 않는 깊고 깊은 호수의 심연에서 하나의 눈동자가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
‘미친.’
크리스의 손끝이 떨렸다.
‘위대한 격이잖아.’
대충 4계의 대악마로 보였다.
마법진을 해체하지 않으면 저런 존재들이 지상에 강림하게 되는 거다.
‘어떻게든 해내야 해.’
크리스는 이를 악물었다.
파아아아앗!!
뱀파이어릭 링은 이미 한계 이상으로 사용해 더는 사용하지 못한다.
남은 모든 힘을 안드릴에 쏟아부었다.
궁극기 마휘의 힘이 군림좌의 영역 안에서 끝없이 증폭했다.
‘이 이상은 무리야.’
과부하가 왔다.
하지만 멈추지 않았다.
이 정도로는 마법진을 파훼할 수 없었다.
주륵, 입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무리한 힘의 발현으로 정신이 흐릿해졌다.
-네놈은 맨날 목숨을 버려서라도 세상을 위하려 하지 않느냐?
에반의 말이 스쳐 지나갔지만, 이번엔 어쩔 수 없었다.
‘내가 이러는 건, 다 나중에 누릴 부귀영화를 위해서라고!’
이윽고.
가능한 모든 힘을 넘어, 한계를 넘어서까지 힘을 발현한 끝에.
기적이 일어났다.
쩌저저적.
마법진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한 거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더는 움직일 기운이.’
크리스는 눈을 깜빡거렸다.
손끝 하나 까닥할 수가 없었다.
‘이런 제길.’
중압이 밀려오기 시작했다.
이대로라면, 꼼짝없이 죽음을 맞게 되리라.
‘안 돼! 부귀영화!!’
비명을 지르는데, 기적같이 한 명의 인물이 시야에 나타났다.
에반이었다!
라냐도 있었다.
‘…여기에 어떻게? 헛것을 보는 건가?’
아니었다.
둘 모두 시체 같은 안색이었다. 당장에라도 쓰러질 것처럼.
크리스를 생각해 죽음을 각오하고 따라온 것이다.
에반은 한숨을 팍 내쉬며 사고 친 문제아를 보듯 크리스를 바라보았다.
라냐도 비슷한 시선이었다.
[아니, 난….] [됐다. 네가 이럴 걸 몰랐던 것도 아니고.] [그러게 말입니다. 진짜 손 많이 가네요.]에반이 크리스를 붙들었다.
[돌아가자.]뭐라고 반박하려 하였으나, 기운이 없었다.
점차 의식이 흐려졌다.
* * *
얼마나 의식을 잃었을까?
크리스는 길고 긴 꿈을 꾸었다.
세상이 멸망하는 꿈이었다.
멸망에 대한 꿈은 이번 삶이 시작한 이후 종종 꾸고는 했었다.
이전 삶 겪었던 라그나로크가 강하게 뇌리에 박혀 있었으니까.
암흑과 함께 세상 모든 게 멸하던 광경이 눈에 선했다.
다만 이번 꿈은 내용이 달랐다.
멸망 이후 빛이 강림했다.
[멸망은 끝이 아닐지니.] [너의 선택에 따라 신세(新世)가 결정될 것이다.]“!!”
영혼에 선명히 울려 퍼지는 그 음성과 함께 크리스는 번뜩 눈을 떴다.
‘얼마나 지난 거지?’
시선을 돌리니 단출한 방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루이나의 왕성이었다.
“일어나셨습니까?!”
루이나였다.
“크흑. 대공자님이 죽는 줄 알고 제가 얼마나 가슴이 철렁하였는지!”
…여전한 호들갑에 크리스는 인상을 찌푸렸다.
“마음에도 없는 빈말은 집어치우도록.”
“빈말이라니요! 대공자님을 향한 제 마음은 항상 진심입니다! 아니, 이제 마왕님이시지. 크리스티앙 마왕님 만세, 만세, 만세!!”
“…화낸다.”
“넵.”
루이나는 합죽이가 되었다.
“내가 얼마나 의식을 잃고 있었던 거지?”
“일주일입니다.”
“…일주일이라고?”
생각보다 훨씬 긴 시간이었다.
“어쨌든 술이나 좀 내오도록. 고생했으니, 이번엔 좀 놀아야겠어.”
술 마시면 다시 며칠 뻗는 것 아닌가 걱정이 들었지만, 이번엔 정말 한 잔 하고 싶었다.
“그게… 술 마실 상황이….”
“왜? 무슨 일이라도 있나? 에반은 어디 갔지?”
“마족과 싸우러 갔습니다.”
“…마족?”
크리스는 고개를 갸웃했다.
“웬 마족?”
문을 닫았는데, 웬 마족이란 말인가?
“유리 호수에 문제가 남아 있는 건가?”
“아니, 유리 호수는 다시 잠잠해졌습니다.”
“그런데?”
대답은 다른 이가 하였다.
라냐였다.
“다른 곳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
크리스는 흠칫하였다.
“그게 무슨 말이지?”
“대륙 총 일곱 곳에서 침식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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