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101)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101화
그리고 서브 퀘스트도 완료됐다.
[서브 퀘스트 [주열음의 지옥 훈련> 완료!] [퀘스트 보상으로 스킬 《의지의 한국인》을 획득했습니다.] [스킬 《의지의 한국인》 – 비록 당신의 국적은 미국이지만, 영혼만큼은 한국인의 그것입니다. 남다른 의지의 소유자인 당신은 그 연약한 몸을 이끌고 보통의 정신력으로는 해낼 수 없는 일을 수없이 해왔습니다… (중략)무대나 연습 도중 피로도가 75에 도달하면 의지 스텟 효과가 반드시 발동하며 피로도 상승이 억제됩니다. 억제되는 정도는 의지 스텟과 비례합니다. 단, 스킬 효과를 받는 도중에 피로도가 100에 도달할 시 의지 효과가 즉시 사라지며 낮은 확률로 통상의 경우보다 강한 페널티가 주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 주세요.]
대충 근성을 발휘해 한계까지 버틸 수 있다는 말 같았다.
기존에는 의지 효과를 다소 무작위로 받았다면, 앞으로는 이 스킬 때문에 확정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저번에 래리한테 답 없는 체력과 힘을 어떻게 커버할 방법을 찾아달라고 하기는 했지만….
내가 기대했던 건 이것보다 더 편안하고 덜 거친, 예를 들면 순수하게 능력치를 올려주는 쪽이었는데.
[그러니까 지금 하고 싶은 말이?]날로 먹고 싶다고.
[어휴…. 체력 +2]쩨쩨하긴.
* * *
하루는 시드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 기자의 요청을 받아들여 인터뷰를 하러 갔다.
CF를 비롯한 광고 모델 요청은 거절했지만, 인터뷰 정도는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
샵에 들러 옅은 메이크업을 받은 우리는 약속 장소로 향했다.
여기서 우리란 당연히 나와 반요한, 서문결을 뜻한다.
“곤란한 질문은 아마 안 나오겠지만, 혹시 나오더라도 내가 컷해줄 테니까 당황하지 말고.”
“네.”
운전대를 잡은 곽상현이 우리 면면을 보더니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매번 생각하는 건데 너네는 대체 멘탈이 뭐로 만들어졌는지 궁금하다.”
“정신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냐니. 상당히 심오한 질문이네요.”
반요한이 유들유들하게 대꾸했다.
“그거 알아? 기억은 뇌가 아니라 영혼에 보관된다는 거.”
나도 말을 얹었다.
“소설을 너무 봤구나. 세계 인구의 90%가 영혼의 존재를 믿는다고는 하지만, 다수가 믿는다고 해서 그것의 존재가 실제가 되는 건 아니지.”
“아니, 실제로 영혼이라는 게 있다니까.”
“말하는 것만 들으면 실제로 영혼을 보기라도 한 줄 알겠어.”
“봤다, 왜.”
“말도 안 되는 소리…. 결아, 너는 어느 쪽이야?”
“아니, 형은 가만히 있던 결이 형한테 왜 그래?”
차 안이 순식간에 시끌시끌해졌다.
[그래…. 이런 애들이었지……. 앞날을 상상한 곽상현이 주열음의 지옥 훈련을 그리워합니다.]……저 사람 지금 우리를 낮에 반드시 운동을 시켜서 기운을 빼둬야 하는 초등학생 저학년과 동급으로 취급하고 있었다.
물론 우리가 대책 없이 노는 건 아니었다.
예상되는 질문은 미리 회사에서 리스트를 뽑아서 줬고, 각자 그에 맞는 대답을 생각해 두었다.
당장 증명하지도 못할 문제로 괜히 힘 빼지 말자고 반요한과 합의를 본 나는 핸드폰으로 픽하트 탈락 연습생들의 인터뷰나 찾아보았다.
그중 ‘가장 의지가 되는 연습생은 온라온’이라는 말이 제목에 들어간 나가세 리츠의 인터뷰가 눈에 띄었다.
– 가장 의지할 수 있던 연습생은?
리츠: 온라온. 라온이 특히 외국인 연습생들한테 인기가 무척 많았다. 가장 큰 이유는 아무래도 하트 어택을 연습하며 많이 도와줬던 것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저는 한국에 대해 모르는 게 많아서 소통에 불편함이 있었는데, 라온은 그런 걸 신경 쓰지 않았다.
– 배려하는 게 아니라 신경을 안 썼다는 말 같은데 맞나?
리츠: 맞다. 나쁜 뜻이 아니라, 몰라도 아무 상관 없어하는 것처럼 보였다는 뜻이다. 오히려 라온을 볼 때면 ‘너 이거 몰라? 괜찮아. 나도 몰라!’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이게 정말 편했다. 배려 아닌 배려 같은 느낌?
“…….”
이게 바로 꿈보다 해몽이라는 거구나.
좋게 봐줘서 고맙기는 하지만.
‘진짜 몰라서 그랬던 건데…….’
“다 왔다. 준비들 하고 같이 내리자.”
약속 장소에 도착하자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던 기자가 “안녕하세요.” 하고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다가.
“와…. 아니, 초면에 죄송한데. 와…….”
내 얼굴을 보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옆에 있던 곽상현과 연습생들이 말없이 자랑스러워했다.
내 얼굴인데 왜 자기들이 그러는 건지 모르겠다.
그날 인터뷰는 더할 나위 없이 호의적이었다.
* * *
적은 분량이지만 팬들에 의해 보스(BOS)라는 조합으로 뭉쳐 픽하트3에서 놀라운 활약을 펼친 온라온·반요한·서문결.
세 사람은 첫 언론사 인터뷰인데도 긴장하지 않고 편안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①온라온 “이제 시작이죠.”
(사진)
온라온은 ‘4분 59초 아련남’이라는 이색적인 별명으로 방송 초반부터 대표들의 주목을 받은 연습생이다. (중략)
–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이 말부터 해야겠다. 잘생겼다. 우리 카메라가 실물을 못 담을 게 분명해서 벌써 미안해진다.
온라온: 감사하다. (옆에 있던 반요한이 농담조로 ‘사진에 실물의 일부만 담겨도 잘생겼을 테니 걱정 마시라’고 말했다. 일동 웃음)
– 마지막 방송에서 모든 카메라가 꺼진 뒤 오열하는 모습을 보였다.
온라온: 정말 부끄럽다. (진심으로 부끄러워하는 말투로) 그날로 타임슬립 할 수 있다면 그때의 나를 사람 없는 곳으로 일단 끌고 갔을 것이다. 하지만 데뷔하지 못한 게 슬프거나 아쉬워서 운 건 아니다. 정말로. 이제 끝이고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에 감정이 복받쳤던 것 같다. 괴로운 눈물이 아니었으니 팬분들께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 마지막 방송에서 밝혀진 묵혜성과의 관계가 화제가 되었다. 당숙이기도 하고 멘토이기도 하고 우상이기도 한 묵혜성과는 그 이후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온라온: (어색한 웃음) 솔직히 말하자면 진짜 어색하다. 친척 관계라는 걸 몰랐을 때보다 어색한 것 같다. (급하게 상황을 모면하려는 말투로) 그래도 좋은 분이시다. 숙소 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힘든 일은 없는지 꼬박꼬박 물어봐 주신다.
(중략)
②반요한 “꿈을 찾는 데에는 나이가 없다.”
(사진)
공부 잘하고 성격 좋고 잘생기고. 뭐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는 반요한은 ‘엄친아’라는 말에 딱 어울리는 연습생이다. (중략)
– 스무 살이 넘어 아이돌 연습생을 시작하는 경우는 드물다. 심지어 좋은 성적으로 입학한 대학을 포기하면서까지 아이돌에 도전한다는 건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반요한: 꿈을 찾는 데에는 나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건 멘토 평가 때도 했던 말인데 방송에서는 편집됐더라. (일동 안타까운 웃음) 부모님이 많이 반대하셨다. 수능 공부는 정말 열심히 해서, 그게 조금 아깝기는 하다. (일동 탄식)
– 사실 픽하트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따로 있다고
반요한: 그렇다. 원래는 (강)지우가 참가할 예정이었는데 촬영을 앞두고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내가 대신 나가게 되었다. 급하게 준비해서 참가한 거라 부족한 점이 많았을 텐데 예쁘게 봐주셔서 대표님들께 감사하다. 그리고 지우가 픽하트 촬영하면서 많이 도와줬다. 고마운 친구다.
(중략)
③서문결 “리와인드, 스카이정 작곡가님께 감사.”
(사진)
서문결은 노래, 춤, 랩, 비주얼, 작곡·작사, 인상적인 비누 공예까지.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는 ‘사기캐’다.
– 리와인드가 아직도 음원 차트 상위권에 있다. 스카이정 작곡가가 극찬하기도 했는데, 리와인드 작업에 얼마나 기여했다고 보는가?
서문결: 한 20% 정도? 멜로디 라인과 가사는 대부분 제가 만들었지만 그걸 가다듬고 편곡하신 스카이정 작곡가님의 공이 크다고 생각한다.
– 겸손하다. 그렇게 매사 한발 물러나는 겸손한 성격 때문일까. 이름이 ‘서문 결’인 것이 마지막 생방송 때가 되어서야 알려졌다. 서문결도 팬들도 속상했을 것 같은데.
서문결: 작가님이 착각해서 미안하다 하시더라. 어렸을 때부터 성이 서 씨인 줄 아는 사람이 많았다. 결이든 문결이든 결국에는 나라는 사람이니까 어느 순간부터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것 같다. 팬분들께는 심려 끼쳐 죄송하다.
(중략)
④마치며
– 세 사람이 다른 멤버들과 함께 ‘오르카’라는 근사한 그룹으로 돌아올 날을 기대한다.
반요한: 감사하다. 그때는 다섯 명이서 인터뷰할 테니 꼭 불러 달라.
온라온: 배울 점 많고 좋은 멤버들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기대 많이 해 주셨으면 좋겠다.
서문결: 보여드리고 싶은 모습이 아직 많이 남았다. 앞으로 더 발전된 모습 보여드리겠다.
* * *
인터뷰까지 깔끔하게 마치고 돌아온 우리는 본격적인 데뷔 준비에 들어갔다.
음원과 함께 전달받은 가사지에는 이미 파트가 표시되어 있었지만, 나중에 녹음에 들어갈 때는 상황에 따라 또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일단은 다 연습해 둬야지.’
그런 생각을 하며 보컬 연습실 문을 열었다.
“어….”
밖에서 볼 때 불이 꺼져 있어 비어 있는 줄 알고 문을 벌컥 연 보컬 연습실에는 이미 견성하가 들어가 있었다.
견성하는 어두운 곳에 오래 있다가 갑자기 밝은 빛이 들어와 눈이 아픈 것처럼 인상을 찡그렸다.
“미안. 아무도 없는 줄 알았어.”
“…괜찮아.”
연습실에서 불도 안 켜고 가만히 서서 뭘 하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대로 나가려 할 때 어떠한 사실이 눈에 들어왔다.
“너 키 컸다?”
견성하는 원래도 시드 연습생 중에서 제일 컸는데, 지금은 처음 만났을 때보다도 조금 더 큰 것 같았다.
징샤오랑 얼추 비슷한 것 같으니까 이제 한 184㎝ 정도 되려나?
전봇대 같은 놈….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몸을 돌렸을 때.
“…안 컸어.”
짧게 대꾸하는 견성하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이상하게 꽉 매인 듯해 무심코 뒤를 돌아보니.
어째서인지 견성하는 분한 듯한 눈물을 눈가에 그렁그렁 매단 채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아니,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