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15)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15화
“어우, 저 악마들….”
징샤오가 투덜거리며 아침으로 나온 제육볶음을 젓가락으로 헤집었다.
뜻은 몰라도 어조로 의미를 파악했는지 나가세 리츠도 뚱한 낯으로 고개를 끄덕여 동의를 표했다.
나와 김준우는 깨워준다는 핑계로 애들을 이른 아침부터 제대로 놀래주는 데 성공했다.
외국인 연습생 둘은 온갖 기겁을 하면서 팔을 휘젓거나 발로 차거나 하면서 우리를 밀쳐냈다.
그에 비해 반요한은 잠에서 막 깬 동태 눈으로 우리를 빤히 보더니 아무렇지 않은 듯 물었다.
“재밌어?”
장난을 건 사람이 도리어 민망해지는 반응에 김준우는 머쓱하게 침대에서 내려갔지만 나는 시스템 때문에 반요한이 제법 놀랐음을 확신했다.
[반요한이 시답잖은 장난질을 극혐합니다. 호감도 -5 현재 호감도 +13]무엇보다 호감도가 한 번에 5나 떨어졌으니까.
징샤오와 나가세 리츠의 호감도가 변동이 없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 변화였다.
어쨌거나 겉으로는 평온하기 짝이 없는 낯짝이라 나는 미안하다고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깐 고민했다.
하는 게 맞나? 이런 일로? 그것도 게임 NPC한테? 약간의 민망함까지 감수하고? 괜찮은 거 같은데 괜히 긁어 부스럼 아냐? 부스럼은 이미 난 거 같지만.
그러다 아침에 그랬던 것처럼 김준우와 눈이 마주쳤고, 서로가 같은 생각을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많이 놀랐으면 미안해.”
“미안하다.”
사과는 즉시 나왔다. 관계라는 건 대단히 사소하고 미묘한 계기로 막장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맛도 없고 양도 적은 밥을 먹다가 나온 뜬금없는 사과에 장난에 당한 녀석들이 자기들끼리 시선을 주고받았다.
피식피식 웃은 징샤오부터 손을 내저었다.
“뭐 그런 걸 사과해.”
“[괜찮아. 대신 내일 아침 조심해.]”
“그래. 내일 아침 기대해.”
반요한까지 그렇게 말하자 우리는 봐달라며 양이 부족해서 얼마 받지 못한 제육볶음을 한 젓가락씩 애들 식판에 덜어줬다.
호감도가 올랐다. 김치도 더 줬더니 또 올랐다. 역시 호감 사는 데는 먹을 게 최고다.
절박한 애들 눈물 묻은 관계성 팔아먹는 막장 프로그램 하루 이틀 할 것도 아닌데 둥글게 지내야지.
양아치 같은 프로그램, 거지 같은 게임.
이 와중에도 눈 감고도 어디에 뭐가 있는지 맞힐 수 있을 만큼 익숙한 방구석에 틀어박혀서 게임이나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내가 챔피언.
그렇게 괜히 시작해서 신경을 사소하게 잡아먹은 해프닝이 무탈히 지나가고 집합 시간에 맞추어 연습실로 갔다.
30명이 넘는 연습생들이 한꺼번에 들어와 모여 있으니 제법 널찍한 연습실이 꽉 차 보인다.
“잠시만 주목해 주세요!”
어쩌다 저런 역할을 부여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앞에 나온 김준우가 반장 스티커를 손에 들고 멘트를 쳤다.
“여러분! 저희가 연습을 시작하기에 앞서 반장을 정해야 합니다. 비록 임기가 3일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이기는 하지만, 저희 반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역할을 잘 수행할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조용하다. 혈기왕성한 남자 서른두 명이 모여 있는데 이렇게 조용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
“…….”
보통 이런 건 소소하게 귀찮은 일을 떠맡게 마련이다.
하물며 적당한 노력으로 분량을 딸 수 있는 소규모 그룹의 리더도 아닌 30명이 넘는 반의 반장이라니.
‘그래도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분량 급한 사람 아무나 한 명쯤은 나오겠지.’
반요한이 손을 번쩍 든 것은 그때였다.
갑자기 불안해진다. 당장 저 당당한 손을 억지로 끌어내리고 입을 틀어막아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일단 저 표정은 아무리 봐도 자기 추천은 아니었다.
그리고 나는 어젯밤도, 오늘 아침도 저 새끼를 열받게 했고.
진행은 해야 하는데 아무도 자원하는 사람이 없어 땀을 뻘뻘 흘리던 김준우가 반요한을 발견하고 살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호명했다.
“네. 반요한 연습생.”
“온라온 연습생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저 봐.
“추천 이유도 함께 말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온라온 연습생이 비록 나이는 어린 편이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다른 사람을 성심껏 돕는 배려심이 뛰어나 반장에 무척이나 적합한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연습생들의 시선이 나를 향한다.
학창 시절 담임의 특별 챙김 대상 1위를 12년 동안 꿰찼을 것 같은 반요한의 짧고 굵은 설득에 반쯤 넘어간 것 같은 얼굴들이다.
나머지 반은 ‘나만 아니면 돼’ 같은 생각 아닐까.
비슷한 생각인 나는 있는 힘껏 고개를 내저었다.
“절대 아닙니다. 저는 반을 대표할 만큼 뛰어나지 않습니다!”
“겸손하기까지 합니다. 적극 추천합니다.”
이 새끼 어제 인터뷰하고 사소한 악감정 같은 건 훌훌 털어버린 줄 알았는데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로 다시 화나서 이러는 게 틀림없다.
너 나한테 미래 안 맡긴다며.
[찬성 27표, 반대 0표, 기권 5표로 플레이어가 반장으로 선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