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16)
결국 이런 알림과 함께 내 가슴팍에 빨간색 반장 스티커가 붙었다.
연습생들이 좋다고 박수를 쳤다.
카메라에 불이 들어와 있었기에 나는 머쓱한 척 웃으며 표정 관리를 했다.
와아아, 너무 좋다.
“그럼 준비운동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스태프가 다 같이 준비운동을 하라길래 했다.
여기도 국민 체조는 똑같은 건지 무의식적으로 고등학생 때 마지막으로 했던 국민 체조를 했는데 연습생들은 잘 따라왔다.
그리고 시작된 연습.
‘개판이다.’
어제 연습실에 와서 한두 시간이라도 연습하고 간 연습생들은 그나마 형편이 나았다.
우선 나를 포함한 312호 멤버들은 기적적인 뚝딱이인 징샤오를 제외하고는 나름 괜찮게 끝까지 췄다.
멘토 평가에서 멘토들에게 혹평을 들었던 나가세 리츠마저도 어젯밤 반요한과 내가 하는 연습을 보고 자극을 받았던지 느린 템포로는 어떻게든 추고 있었다.
하지만 나머지 절반을 넘는 연습생들은 솔직히 눈 뜨고 보고 있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어제 내가 뼈 빠지게 가르쳐, 아니, 보여줬던 건 다 뭐였냐고. 나만 이해하고 너네는 이해 못 한 거냐고. 2절까지는 안 바라니까 1절의 반의반이라도 하라고. 너희 왜 리셋된 건데.’
약간의 현자 타임을 맞고 우두커니 서 있을 때였다. 예고 없이 퀘스트가 도착했다.
[돌발 퀘스트 발생! [반장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등급이 오른다>] [▶ 퀘스트 설명: 당신은 높은 지지율로 열등반의 반장이 되었습니다. 반장이 된 당신은 충격적인 광경을 목도합니다. 이대로라면 혜성 반은 열등반 신세를 꼼짝없이 면치 못할 것입니다. 반장 된 도리로 혜성 반 연습생 중 F등급이 한 명도 나오지 않게 하세요.▶ 확정 보상: 혜성 반 연습생 및 멘토단의 신뢰, 소정의 경험치, 지혜 +10
▶ 실패 시: 지혜 -10, ???] [수락하시겠습니까?] [Y/N]
헛소리가 반인 퀘스트 설명을 적당히 걸러 읽은 나는 우선 페널티부터 확인했다.
물음표가 조금 걸리기는 해도 특별히 문제 될 것은 없어 보였다.
지혜야 깎이는 걸 생각하면 속이 쓰리기는 해도 지금 가장 높은 스탯이었다.
메인 퀘스트도 아닌 돌발 퀘스트인데 물음표로 감춰진 게 일전의 죽음만큼 극단적일 가능성은 작다.
다만 실패 페널티가 약한 만큼 보상도 소박했다.
있으면 좋기는 한데 예상되는 개고생을 감수할 만큼 가치 있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저 녀석들을 어떻게 F를 면하게 해? 노래는 또 얼마나 심각할 줄 알고.
그러나 대규모로 업데이트한 콘텐츠를 사흘 만에 소비하고 콘텐츠가 부족하다 염불 외던 코리안 게이머 성질 어디 안 가서, 나는 이 보상도 페널티도 볼 거 없는 퀘스트를 깨기로 한다.
그리고 15분이 지난 지금, 스스로 불러온 재앙에 절찬리에 짓눌리고 있었다.
‘보면 볼수록 새롭고 낯설게 심각하다….’
[통과 연습생 10/32]퀘스트창에 이렇게 뜨는 걸 보면 지금 최소 D는 맞을 만한 연습생이 이 안에 10명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건 당연하다. 연습을 안 했으니까.
그래. 못 하는 게 당연하지. 하루 만에 안무 숙지할 만큼 잘하면 왜 열등반에 와 있겠어.
‘평가는 모레니까 이틀 동안 빡세게 굴리면 D는 나오겠지. 그렇겠지?’
본래 속도에 맞춰 추는 건 무리라고 판단했는지 연습실에는 0.75배속쯤 되는 속도로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에 맞춰 뭐라도 하는 연습생들은 일단 내버려 두고 구석에서 우두커니 안무 영상만 보는 연습생들을 다짜고짜 끌고 연습에 돌입했다.
다행히 안무를 단순히 외운 걸 넘어서 이제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어제보다 자세하고 명확한 조언을 해줄 수 있었다.
물론 하룻밤 사이에 실력 차이가 확 벌어졌다고 느꼈는지 어제보다 더 의기소침해져서 머뭇거리는 녀석도 있었다.
그런 애들도 어르고 달랬다.
“쌤들은 못한다고 가만히 있는 것보다 열심히 못하는 애들을 좋아해요. 어제 봤잖아. 우리 완전 못했는데 그렇게 나쁜 소리 안 들었어요. 천천히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자.”
“…알았어.”
그러다 보니 묵혜성이 레슨을 하러 올 시간이 거의 다 되었다.
나는 말을 많이 해서 껄끄러운 목을 레슨을 받기 전에 축이러 밖으로 나갔다.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 마실 때였다.
뒤따라온 반요한이 종이컵을 후 불어 벌리며 모양을 잡으면서 말했다.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뭐가?”
“이거 개인전이잖아.”
녀석은 이 순간에도 우리를 찍고 있을지도 모르는 카메라 때문에 짧게 말했지만, 분명히 그 뒤에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었을 것이다.
가령 그렇게 열심히 남들을 도와줘 봤자 너한테 도움 되는 게 있기는 하냐, 정도?
너는 모르겠지만 이게 퀘스트라서요.
“다 같이 잘되면 좋지.”
“그래?”
나는 그 속마음을 보지 못한 사람처럼 웃었다.
“들어가자.”
“어.”
저 멀리 복도 끝에서 묵혜성이 오고 있었다.
나와 반요한은 묵혜성보다 빠르게 연습실로 돌아가 연습하거나 앉아 있거나 제각각인 연습생들에게 그가 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렸다.
그 덕에 묵혜성이 오기 전에 모든 연습생이 똑바로 줄을 맞추어 서 있을 수 있었다.
연습실은 복도 쪽 벽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밖에서 안이 훤히 보이는 구조였다.
들어오기 전에 우리를 흘긋 본 묵혜성이 보조 댄서로 보이는 남자 두 명과 함께 문을 열고 들어왔다.
특별히 꾸미고 온 것도 아닌데 혼자만 연예인 포스가 느껴졌다.
“안녕하세요!”
“연습 많이 했어요?”
“네!”
“그럼 1절부터 먼저 볼게요.”
“네!”
자잘한 인사치레를 연습은 많이 했냐는 말로 대신한 묵혜성이 스태프를 향해 음악을 틀어달라는 듯 손짓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