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158)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158화
얼마 전.
온라온을 제외한 오르카 멤버들은 한자리에 모였다.
“우리가 이렇게 모인 건 다름이 아니라.”
강지우가 올해 들어 최고로 진지하게 말했다.
“이번 달 30일이 우리 막내 생일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곧 다가올 1월 30일은 온라온의 생일이었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맞는 멤버의 생일이었고, 특히 온라온의 생일은 알고 지낸 이후 처음으로 맞는 것이었다.
그에 신경이 쓰이는 것은 당연했다.
“일단 생일 파티를 하자.”
“그건 당연한 거고.”
“몰래 준비해서 깜짝 놀라게 해주자.”
“그건 좋은 생각이다.”
“감동시켜서 울려 버리자.”
“우리 막내 울게 하는 사람은 가만 안 둔다.”
“넌 대체 뭐가 문제냐?”
“선물은 뭐 줄 거예요?”
“아직 정산 안 받았으니까 돈 모아서 하나 큰 걸로 해주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그리고 매니저 곽상현을 비롯한 직원들의 협조까지 얻은 깜짝 생일 파티 준비는 착착 진행되었다.
온라온의 생일을 가장 먼저 축하해 주는 것은 깜짝 파티를 준비한 자신들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오르카 멤버들은 며칠 전부터 온종일 신경을 곤두세우고 온라온에게 들어가는 정보를 차단했다.
온라온은 요 며칠 자기 핸드폰도 거의 보지 못했다.
마침내 온라온 생일 하루 전인 1월 29일 밤에 열린, 다소 정신없고 지리멸렬하던 회의는 그 일환이었다.
다음 앨범은 분명 중요한 일이었고 진지하게 접근해야 하는 사안이었지만, 당장 코앞에 다가온 온라온의 생일 파티에 정신이 팔린 멤버들은 좀처럼 회의에 집중하지 못하고 나중에 제대로 다시 하자고 암묵적으로 합의했다.
1월 29일 밤 11시 55분.
반요한의 눈짓 신호를 받은 서문결이 자연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에 가는 척 케이크를 가지러 갔다.
평소 안면 근육 활용도가 0에 수렴하는 무덤덤한 낯이 연기를 배운 견성하보다도 도움이 되었다.
“넌 오래 살 거야. 재물복도 많고, 운명선도 뚜렷해서 잘 살 거고…….”
견성하가 아무 말로 손금을 봐주는 그때, 문밖에서 인기척이 났다.
문 가까이에 있던 강지우가 잽싸게 불을 껐다.
유일한 광원이 사라지자 회의실이 칠흑처럼 어두워졌다.
“뭐야? 왜 그래?”
당황한 온라온의 목소리가 울리는 것과 동시에.
회의실 문이 조심스레 열리며 촛불을 켠 케이크를 든 서문결이 들어왔다.
갑자기 이게 뭔가 싶어서 온라온이 놀란 토끼 눈을 하고 그를 바라보았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멤버들이 틈날 때마다 열심히 연습한 아카펠라 버전 생일 축하 노래가 아름답게 울려 퍼졌다.
아카펠라에 취미를 붙였다더니, 이제는 전문 아카펠라 팀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퀄리티가 좋았다.
멤버들이 정성껏 노래를 부르는 내내 미동도 없이 케이크만 보던 온라온은 짧은 노래가 다 끝나고 나서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반응이 없다기보다는, 움직임 자체가 없었다.
숨은 쉬고 있는 건지도 의심이 되었다.
“촛불 불어야지.”
“…….”
“라온아?”
“울어?”
“우냐?”
온라온은 오늘이 자기 생일인 것을 꿈에도 몰랐다.
아이돌이라는 불규칙한 직업 탓에 온라온의 평소 생활은 요일이나 날짜는커녕 주중과 주말조차 구분하지 않고 돌아갔다.
스케줄이 있으면 스케줄을 가고, 없으면 연습이나 운동을 가고. 단순한 구분이었다.
게다가 요 며칠 조카의 부탁을 받은 반가을의 집중 레슨을 받으며 다시 작업실에 틀어박혀 복원과 작곡 작업에 몰두하느라 어렴풋하던 날짜 감각까지 아예 사라진 상태였다.
그리고 온라온은 자기 생일을 챙겨본 적이 까마득했다.
사람에게 생일 축하 인사를 들어본 것도 손에 꼽혔다.
온라온이 제 생일을 알아차리게 하던 것은 어렸을 때부터 보고 지낸 가정부가 그래도 생일이라고 차려 주던 미역국과 케이크뿐이었다.
따라서 그냥 생일 축하 인사를 해주는 것만 해도 온라온에게는 엄청난, 이전의 자신으로서는 꿈도 꾸지 못했던 상당한 친분의 표현에 해당하는데.
거쳐야 하는 인간관계의 단계를 갑자기 몇 개씩이나 뛰어넘어 상상치도 못한 깜짝 생일 파티를 받으니 사고는 자연히 마비되었다.
온라온도 바보는 아니었으므로 멤버들과 자신이 사적으로 꽤 친한 걸지도 모른다고는 그동안 몇 번씩 생각해왔다.
하지만 그냥 평소에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거 말고, 미리 이벤트를 계획해서 자정이 되자마자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줄 정도의 친함일 줄이야?
온라온에게 이런 생일 파티는 누가 멤버들과 얼마만큼 친하냐고 물어보면, “깜짝 생일 파티 해줄 만큼 친해요!”라고 대답할 만큼 엄청나고 기념비적인 일이었다.
“결이 손 뜨겁겠다.”
강지우의 과장된 말에 화들짝 놀란 온라온이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촛불을 후 불어 껐다.
마음이 조급하고 이런 것에 익숙하지 않아 긴 초 하나와 작은 초 아홉 개를 한 번에 끄지 못하고 여러 번에 걸쳐 껐다.
“와아아아!”
“생일 축하해.”
강지우는 다시 불을 켜고 온라온의 표정을 확인했다.
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눈가는 조금 불긋했지만, 그 이상으로 눈물을 흘릴 기미는 전혀 없었다.
사실 온라온은 아직도 혼란스러운 마음이 조금 더 큰 것처럼 보였다.
“…….”
어떻게든 자기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던 온라온은 여러 감정이 혼재된 표정으로 강지우에게 다가가 뭐에 홀린 사람처럼 그를 끌어안는 것으로 떠오르지 않는 말을 대신했다.
그다음으로 포옹의 대상이 된 것은 반요한이었다. 평소라면 절대 안 할 행동에 반요한은 즐겁게 웃었다.
견성하는 웬일로 자기가 먼저 다가가 온라온을 안고 번쩍 들기까지 해주었다.
온라온은 마지막으로 촛농이 뚝뚝 떨어진 케이크를 책상에 내려놓은 서문결을 꽉 끌어안았다. 서문결은 가만히 온라온을 마주 안아주었다.
“진짜…… 진짜 고마워.”
“뭘 이런 걸로.”
뒤늦게 핸드폰을 확인하니 묵혜성이나 제나, 픽하트에서 알게 된 연습생들을 비롯한 여러 지인에게 생일 축하한다는 연락이 한가득 와 있었다.
지난 12월에 프레젠트를 준비하며 시드 소속 아티스트들끼리 만든 단체 채팅방에도 온라온의 생일을 축하하는 선배들의 메시지가 주르륵 올라왔다.
심지어 래리도 생일 기념으로 소중한 힘 스텟을 약간 올려주었다.
[ORCA OFFICIAL]20180130 Happy RAON’s Day!
#오르카 #ORCA
#라온 #RAON
#HappyRAONDay
(사진)
공지용 오르카 공식 계정에도 자정을 기하여 온라온의 생일을 축하하는 글이 올라왔다.
– 라온시! 우리 온라온라온 생일축하해영~~ 좋은 거 많이만히 먹고 아프지 말고 사랑한다! 항상 건강하고 행복해야해 [33
(사진)
#우리의_소중한_별_라온아_생일축하해
#HappyRAONDay
– 생일 축하해 라온아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언제까지나 네가 해나갈 수많은 일들을 온전히 믿어.
#우리의_소중한_별_라온아_생일축하해
@ORCA_Official @ORCA_members
– 울막냉이라온아생일축하해
#우리의_소중한_별_라온아_생일축하해
한국에와줘서고마워이제넌못가
#HappyRAONDay
그냥평생아이돌하자사랑해
1. #우리의_소중한_별_라온아_생일축하해
2. #HappyRAONDay
‘#막내온탑_라온아_생일축하해’나 ‘#사랑둥이_라온이_생일입니다아아’ 혹은 ‘세계의_보물_온라온_지상강림일’과 같은 다른 여러 후보를 제치고 결정된 생일 축하 해시태그는 10시부터 진행된 에어리들의 총공에 힘입어 실시간 트렌드 1위에 올랐다.
또한 멤버들 전용 계정에도 형들의 애정 어린 생일 축하 인사가 평소 둘이서 찍어뒀던 셀카와 함께 주르륵 올라왔다.
– (사진) 울 막내 라온아 생일 축하한다~!~~!!!
너처럼 착하고 잘생기고 귀엽고 다 좋은 동생은 또 없을 거야
낼 아침은 소고기 팍팍 넣은 미역국이다 그리고 내년에도 10년 뒤에도 평생 내 음식 맛있게 먹어줘야 한다!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해!!
#오르카 #ORCA
#지우 #JIWOO
#HappyRAONDay
– (동영상) 온라온 생일 축하해
난 널 처음 봤을 때 네가 참 웃기는 놈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도 그렇게 생각해 넌 참 웃긴 애야
그리고 나 네가 핸드폰에 내 이름 뭐로 저장했는지 왜 그렇게 저장했는지 알고 있어. 생일 선물은 이거 용서해주는 걸로 대신하마. 그래도 사랑해^^
#오르카 #ORCA
#요한 #YOHAN
#HappyRAONDay
– (사진) 라온아 생일 진심으로 축하해. 항상 배려하고 챙겨줘서 고마워. 너의 다정하고 예쁘고 멋있는 모습 앞으로 더 많은 분이 알게 될 거야. 너를 정말 많이 사랑해.
#오르카 #ORCA
#결 #GYEOL
#HappyRAONDay
– (사진) 온랑구 내 친구도 형도 아닌 동생아 생일 축하한다 앞으로 더 파이팅하자 오늘만큼은 사랑해
#랑구는_온라온_별명
#오르카 #ORCA
#성하 #SUNGHA #DAENG
#HappyRAONDay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끝에 사랑한다는 말을 꼭 붙인 생일 축하 글들은 팬들의 가슴을 훈훈하게 달구었다.
얼마 뒤 온라온의 글 역시 올라왔다.
– 안녕하세요 라온라온라입니당!
다들 알고 계셨던 것 같지만.. 나만 빼고 다 알았던 것 같지만.. 오늘은 제 생일이에요!
형들이 좀 전에 생일 파티도 해줬고 이렇게 많은 분에게 축하받은 건 처음이라서 지금 진짜진짜 행복해요ㅎㅎ
여러분이 절 행복하게 해주신 만큼 저도 여러분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요. 앞으로 더 열심히 하는 오르카 온라온 되겠습니다!
그리고 오늘이 생일인 모든 분~!! 생일 축하합니다~~!!!
온랑해~~~ (사진)
글이 오류 없이 잘 올라간 걸 확인한 다음 자신의 생일 해시태그를 눌러 들어가 본 온라온이 눈을 반짝이며 다양한 언어로 적힌 글들을 읽었다.
해외 팬들이 언제 그렇게 생겼는지, 못 알아듣는 말로 적힌 글도 많았지만, 그런 것도 앱에 딸린 좀 모자란 번역 기능이라도 돌려가며 눈이 빠질 것 같을 때까지 하나하나 읽었다.
“우와… 뭐 이런 거까지.”
온라온의 생일을 기념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이벤트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