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191)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191화
“MC요?”
뮤직팡팡이라면 토요일에 하는 MBS의 음악방송이었다.
말하는 걸로 봐서 한 번 이벤트성으로 하고 마는 스페셜 MC 같은 게 아니라, 고정 MC 쪽으로 제안이 들어온 듯한데.
아무리 이번 텐 투 텐으로 거의 대박이 터졌다고는 해도.
아직 신인에 불과한 나한테 (얼굴 말고) 그 정도의 메리트가 있나?
곽상현은 기분 좋게 웃으며 말했다.
“PD님들이 널 되게 좋게 보셨나 봐. 왜, 그때 아예대 때 노규범 PD님이 너희 칭찬 엄청 했잖아.”
“네. 그랬죠.”
“그리고 이번에 텐 투 텐 정유진 PD님이랑 노규범 PD님이랑 서로 막역한 사이라서 네 얘기가 또 한 번 좋게 나왔다, 이거지.”
전에 한 번 말했던 것 같지만, 아이돌 예능 대전의 연출을 맡은 노규범 PD는 뮤직팡팡 PD이기도 하다.
“하는 게 좋을까요? 전에 샵 비용 들어보니까 생각보다 비싸던데…….”
출연료도 그닥이라 솔직히 말해 카메라에 잘 나오기 위해 하는 헤메코에 들어가는 비용도 빠듯하게 나온다.
주말 오후에 고정 스케줄이 있으니 앞으로 그룹 스케줄 조정하는 것도 조금 더 번거로워질 거고.
하는 게 좋겠냐고 물어보기는 했으나.
“그럼. 당연히 해야지.”
사실상 답이 정해진 물음에 곽상현은 대번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거 너한테 제안 직접 들어온 건데 거절하면 모처럼 PD님들한테 좋게 쌓아둔 이미지랑 평판도 싹 날아간다. 그리고 우리 돈 많아. 이번에 너희 성적도 괜찮고, 프레젠트 연금이라고 들어나 봤나.”
“그걸로 번 돈 이번 뮤비 찍을 때 다시 다 썼다는 말을 들었는데요…….”
사실은 아니겠지만, 아니어야겠지만, 아주 틀린 말은 아닌지 곽상현의 낯빛이 약간 흐릿해졌다.
회사는 돈을 좀 벌었다 하면 그걸 우리에게 다시 고스란히 투자해 주고 있었다.
신경 써주고 있다는 증거이니 우리 입장에서는 무척 고마운 일이었지만, 약간은 부담스럽기도 하다.
좀 과장해서 투자를 받을 대로 받은 우리가 자칫 망하면 회사도 같이 휘청거리게 된다는 뜻 아닌가.
실험적인 콘셉트를 과감히 시도해도 당장 망하지는 않는 대형 기획사와는 달리 중소 기획사는 그게 문제였다.
한 번 망하면 회복이 불가능할 만큼 휘청이는 거.
“우리가 쪼들리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샵 비용 걱정할 만큼은 아니다. 그런 걱정 말고 해. 좋은 기회야.”
“농담이에요. 당연히 해야죠.”
어쨌든 휴식기에도 매주 방송에 얼굴을 비출 수 있고, 요즘은 따로 음악방송 위튜브 채널에 MC 컷 같은 것만 올려 주는 등 잘 대우해 주기도 하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메리트가 있었다.
“그럼 혹시 누구랑 같이하는지도 아세요?”
“안 그래도 물어봤는데 아직 협의 중이라더라. 그래도 한 명은 알아. 셀렉션 세준.”
“오…….”
“아는 사이야?”
“아뇨?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한 번도 뵌 적 없는데.”
“근데 왜 아는 것처럼 ‘오오’ 하고 있는데!”
곽상현이 나를 찰싹 때렸다.
별로 아프지는 않았다.
저 사람은 마음이 약해서 아프게 때리지도 못한다.
“그럼 다른 한 명은 여자 아이돌일까요?”
“글쎄. 뮤직팡팡은 여자 한 명 남자 두 명 조합 선호하기도 하고…… 웬만하면 아이돌 말고 배우 한 명씩은 넣었으니까. 아마 네 또래 여자 배우 아닐까?”
같은 아이돌도 아니고 배우라니.
나는 누군지도 모르는 여자 배우와 너무 어색하지는 않을지, 아니면 차라리 어색해 보이는 게 에어리들 입장에서 좋을지 고민하며 곽상현에게 알겠다 대답했다.
* * *
그로부터 며칠 뒤, 함께 MC를 볼 사람이 최종적으로 확정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곽상현에게 마지막 한 명이 누구인지 들은 나는 눈을 휘둥그레 떴다.
“진짜요?”
“어. 걔가 이번에 그쪽 드라마 하나 끝냈잖아. 타이밍도 맞고, 나이대나 인지도나…… 적당하지.”
“그렇네요.”
그리고 그 사람은 오늘 우리 회사로 찾아오기로 했다.
뮤직팡팡을 비롯한 음악방송은 MC가 바뀌면 관례적으로 MC들끼리 스페셜 무대를 꾸리게 된다.
보통 한 곡, 많으면 두 곡 정도 무대를 하지만 뮤직팡팡은 좀 특이했다.
두 명씩 듀엣 무대를 2분 정도 짧게 한 번씩 하게 한 다음, 마지막으로 셋이서 다 같이 무대를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정리해 보면 개인당 무대는 듀엣 무대 둘과 단체 무대 하나를 더해 총 3번을 해야 하고, 전체 무대 수는 무려 4개나 되었다.
하나하나 준비하는 것도 일이었다.
그 사람이 오늘 우리 회사로 오는 것도 그 준비를 위해서였다.
원래는 각자 자기 파트를 연습해 온 다음에 최종적으로 합만 맞춰보는 식으로 진행되지만.
이번에는 특별한 사유로 인해 처음부터 함께 준비하게 되었다.
그 특별한 사유란 뭐냐면…….
그때, 견성하가 회사 문을 열고 들어오는 상대를 향해 대뜸 삿대질을 했다.
“너! 네가 왜 여깄어?”
상대는 최근 키가 더 커 185㎝를 찍은 견성하의 위협스러운 물음에도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았다.
“넌 알 거 없고.”
그럴 만도 했다.
“온라온이랑 MC 한다는 게 너였어?”
나와 함께 MC를 보게 될 파트너는 견성하의 한 살 터울 여동생 견하람이었다.
“뭐 문제 있어?”
견성하는 할 말이 많아 보였지만, 내가 참는다는 듯한 표정으로 입을 다물고 고개를 돌려 버렸다.
오랜만에 보는 견하람은 얼마 전에 드라마 촬영 하나를 완전히 마쳐서 그런지, 전에 견성하 졸업식 때 봤던 것보다 조금 더 살이 올라 사람이 한결 생기 있어 보였다.
“안녕하세요. 온라온입니다. 저번에 한 번 뵀는데 기억하세요?”
“안녕하세요. 견하람입니다. 네. 기억해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전에 견성하 졸업식 때 보고 같이 점심까지 먹었지만, 사적인 얘기는 따로 하지 않아서 초면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너네 지금 뭐 하냐?”
한 번 참은 게 무색하게 견성하가 차마 못 볼 걸 봤다는 투로 물었다.
“보면 몰라? 인사하는 거잖아.”
“너는 그 머리로 학교 졸업 어떻게 했냐?”
내 뒤를 이어 말한 견하람이 나를 묘한 눈길로 바라봤다.
[견하람이 둘이나 있어 한 명쯤 없어도 괜찮은 오빠를 막 대하는 당신에게 약한 호감을 느낍니다. 견하람 호감도 +1 현재 호감도 +1]한 명쯤 없어도 되는 게 왠지 견유성이 아니라 견성하 쪽일 것 같다는 강렬한 예감이 들었다…….
“이모는?”
견하람과 입씨름을 벌이는 대신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견성하가 쓰고 온 모자와 마스크를 벗어 함께 온 자기 매니저에게 건네는 견하람을 향해 물었다.
“따로 일 생겨서 이쪽 일 그만 둔 지 꽤 됐어.”
견하람의 태연한 답에 견성하가 조금 시무룩해져서 중얼거렸다.
“그래? 이모 나한테는 아무 말 없었는데…….”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창 견성하와 견하람 남매가 어렸을 적 연예계 활동을 할 때.
학기 중에는 교사로서 학교에 나가야 하는 부모님을 대신해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이모가 두 사람의 보호자이자 매니저 역할을 했던 모양이었다.
그리고 견성하가 일을 그만둔 시점부터는 아예 견하람 전담 매니저로 들어갔고.
견성하가 말하는 걸 쭉 듣다보면 연예계 활동에 있어서는 부모님 이상으로 의지했던 사람 같았다.
“이모 핸드폰 번호도 바꿨고, 요즘 바쁜 것 같으니까 괜히 귀찮게 연락하지 마. 알았어?”
견하람이 경고하듯 한 말에 견성하는 눈살을 찡그리면서도 고개를 끄덕였다.
* * *
자기가 보기 너무 불편하니 제발 말 편하게 하라는 견성하의 성화에 그냥 동갑내기 친구처럼 지내자고 나이를 정리한 나와 견하람은 본격적으로 정새봄과 함께 듀엣곡 연습을 시작했다.
춤을 제대로 연습해 본 아이돌이 아닌 배우인 견하람을 배려해 보컬 중심의 곡을 골랐다.
그래서 안무가 특별히 어렵지는 않았지만, 쉬운 안무도 잘하는 사람이 있고 그것조차 어색한 사람이 있다.
견하람은 확실히 잘하는 편이었다.
“하람 씨 잘하는데요?”
“감사합니다.”
정새봄이 빈말이 아니라 정말 소질이 보인다며 유난히 하얀 건치를 드러낸 채 웃었다.
견하람의 기본기가 탄탄하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긴 팔다리를 놀리는 걸 보면 왠지 견성하처럼 잘 추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느낌이 살아 있었다.
‘저런 게 스웩인가…….’
“그런데 저 분들은…….”
견하람이 연습실 바깥에서 안쪽을 지켜보는 강지우와 반요한을 눈짓으로 가리켰다.
“죄송합니다…. 저 둘이 특히 기본적인 매너라는 게 없어요…….”
나이 먹을 대로 먹은 인간들이 동생 둘이 알콩달콩한 사랑 노래 연습하는 거 보겠답시고 유리 벽에 찰싹 붙어서 흐뭇하게 웃는 꼴이 참으로 보기 싫었다.
차라리 견성하처럼 우리 둘이 이러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느니 차라리 자기 눈을 파버리겠다는 험악한 소리를 지껄이며 운동이나 하러 가버리는 게 백배 천배 나았다.
다행히 둘은 곧 창피하게 이게 뭐 하는 짓이냐며 곽상현에게 끌려나갔다.
* * *
– [단독] 플루토 정준-손희석-유리아나 지아, 1년 5개월 만에 뮤직팡팡 MC 하차…아쉽지만 안녕
뮤직팡팡 MC들의 하차가 공식 보도되고 얼마 뒤, 뮤직팡팡의 새 MC에 관한 소식이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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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ㅎㄹ 뮤팡 새mc 우리 온랑구네
– 세준아 뮤팡mc된거 축하해!!!1
– 와 라온이 견하람님이랑 같이해? 두사람다 좋아하는 나는 진짜 너무 좋음!!
시드가 오르카 내에서 온라온만 챙겨주는 것을 서운해 하는 에어리들의 반응도 눈에 띄었다.
– 막내 뮤팡엠씨 잘됐고 좋은데 전부터 너무 그룹 안에서 한명만 밀어주는거 아닌가 싶기도 함..
– 푸시멤 충분히 있을 수 있지만 다른 애들도 충분히 기회줬으면 좋겠다
– 이왕 견하람님 섭외한 김에 성하랑 같이 남매케미 보여주는 것도 좋았을 것 같은데ㅠㅠㅠ.. 아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