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192)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192화
심상치 않은 분위기 속에서 온라온이 최애인 에어리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 막내한테 웹드, cf, 예능 고정같은 갠활 제안 많이 들어왔는데 그룹 활동 집중하려고 이제까지 죄다 포기한거 에어리면 다 아는 사실 아니었음?
– 형들 비앱하면서 애한테 고맙다는 말 다 적어도 한번씩은 했을텐데 그거 듣기는 했는지?
– 솔직히 음방 mc 그게 그렇게까지 대단한 자리도 아니고…. 그렇다고 업차가 무대 파트를 한명한테 몰빵하는 것도 아니잔슴 안그래도 ^일부^팬들한테 파트분배 공산주의냐고 욕까지 먹는판에..
┗ 아 공산주의 개싫어 못하면 듣기 싫고 보기 싫으니까 걍 수납하라고..
┗ 난 실력차이 많이 나면 잘하는애 많이 시켜주는게 훨 좋은데 오르카는 다 잘하니까 피자판이어도 별 상관없음
┗ 2222 그렇다고 더 잘살릴 수 있는 애를 파트 공평하게 하겠다고 억지로 뒤로 빼는 것도 아니고 이정도면 편-안
┗ 솔직히 매번 파트 0.01초단위로 재서 표로 정리하는거 너무 이상해.. 저런 표는 대체 누가 만드는거임
┗ 외퀴
┗ 오르카 파트 너무 공정하다고 불평하는 애들 보면 최애멤 다 달라서 웃김 솔찌 올카는 한명 빼고 다 잘하는데요ㅋㅋㅋㅋㅋ
┗ ?
┗ 얜 또 뭐야
그러다가 상황은 힘없고 백 없고, 이런 일을 그다지 잘하지도 않는 중소 회사인 시드가 온라온을 굳이 밀어주지는 않았을 거라는 플로우로 흘러갔다.
– 시드한테 누굴 밀어줄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음.. 오히려 음방pd가 섭외했으면 당연히 감사합니다 하고 넙죽 내보내야 하는 위치 아닌가ㅋㅋㅋㅠ
┗ 이게 맞다
– 픽하트 조작 피해보상은 제대로 되고 있는지 모르겠음
– 피해보상은 고사하고 우리 갑질당해서 아직도 뮤박에는 못나가고 있다는거 잊지 말자ㅎㅎ
– 에휴.. 아직도 공식팬클럽이랑 응원봉 소식 1도 없죠? 담활동 전에 나올거라는 기대는 안하는데 올해 안에는 나오나?
시드는 곡이나 무대는 여느 대형 부럽지 않을 만큼 훌륭한 퀄리티로 뽑아내고 있었지만.
그 밖의 사항에 있어서는 경험 및 인력 부족으로 인해 종종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문제를 하루빨리 개선하기 위해서는 유능한 추가 인력을 영입하는 수밖에 없는데, 당장 회사에 신입 받을 자리조차 없는 시드로서는 요원한 일이었다.
메일로 직접 문의하기도 여러 번이었던 에어리들은 시드의 한숨 나오는 일 처리에 불만이 꽤 쌓여 있었다.
어쨌든 1차 푸쉬 멤버 논란은 만인의 적인 소속사 욕으로 끝을 맺었다.
– 대다수는 막내 최애든 아니든 잘됐다고 좋아하고 있는데 일부만 유난 오짐
– 아직도 남매케미 염불외는 애들은 아예대 남매미팅 보기는 봤나ㅋㅋㅋㅋㅋㅋ
┗ ㄱㄴㄲ 걔네 다 외동인듯 내가 내 호적메이트랑 마주보고 웃으면서 엠씨 보면 멘트치다가 면상에 토하는거 그대로 생방으로 나가서 영원히 방송국 출입금지당함ㅅㄱ
– 검색해 봤는데 오르카도 팬덤분위기 그새 많이 안좋아졌네.. 연차찰수록 개인팬덤화 금방될듯
┗ ?여기 분위기 좋으니까 외부인은 입다물고 빠져ㅋㅋ
┗ 뭔 검색까지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쓸데없는 정성이고 걱정이다 너네 판이나 신경써
– 라온이 예쁜 착장으로 떡밥 일주일에 한번씩 꾸준히 나올 거 생각하면 겁나 좋은데
이와 같은 마찰이 빈번하고 격해지면 스트레스를 받고 아예 탈주하는 팬들도 없지야 않겠지만.
따지자면 어느 팬덤이든 전성기를 지나 완연히 기울어가는 판이 아닌 한 개싸움은 이보다 더 심하면 심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큰 문제도 아니었다.
원래 떡밥과 함께 적당한 수준의 교류와 싸움도 있어야 공백기에도 팬덤 분위기가 침체하지 않고 활발히 유지되는 법이었다.
또한 시드도 바보는 아니었기 때문에 일 욕심 많고 능력 있는 멤버들을 계속 놀리지 않았다.
오디션 프로 우승 이후 솔로 활동 때 방송계에서 인지도를 어느 정도 쌓아 놓은 강지우는 그가 전에 출연해 활약했던 음악 예능인 ‘은막의 가왕’의 다음 시즌 고정 패널로 비교적 수월히 들어갈 예정이었다.
고정이라고는 해도 패널 수가 원체 많은 프로그램이라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비중이 그리 크지는 않겠지만.
시청률이 괜찮은 공중파 예능에 고정으로 출연한다는 건 그 자체로 충분히 메리트 있는 일이었다.
반요한과 견성하 역시 연예인 관련한 콘텐츠 위주로 올라오는 중대형 위튜브 채널 하나와 ‘문무 견비 5반(가제)’이라는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오르카 멤버 중 가장 방송 체질이 아닌 서문결은 요즘에는 쉬면서 곡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고 SNS에 글을 올렸다.
물로 그 또한 반요한과 견성하가 하는 위튜브 콘텐츠에 되는대로 얼굴을 비출 예정이었다.
그러한 사정들 속에서 온라온이 MC로 들어가는 첫 뮤직팡팡 방송 날이 빠르게 다가왔다.
* * *
MC 스페셜 무대는 아침 일찍 사전 녹화를 하기로 되어 있어 나는 하품 쩍쩍하며 일어난 강지우와 서문결의 배웅을 받으며 뮤직팡팡 생방송이 시작하는 시간보다 한참 일찍 숙소를 나섰다.
뮤직팡팡 스태프들의 환대를 받으며 안내받은 대기실 문에는 ‘MC 라온(관계자 외 출입 금지)’라는 이름표가 떡하니 붙어 있었다.
MC는 대기실을 혼자 쓴다는 말을 들으며 문을 여니 뭔가 화려하고 요란하게 장식되어 있는 내부가 단번에 눈에 띄었다.
‘이 온라온이 네 것이냐/그렇습니다/그렇다면 이 냉라온이 네 것이냐/그렇습니다/욕심 많은 아이로구나 벌로 둘 다 뮤직팡팡이 갖겠다’라는 어이없는 주접이 인쇄된 커다란 플래카드도 그렇고.
전에 묵혜성과 함께 찍었던 스티커 사진처럼 반짝이나 꽃 같은 효과를 넣어 프린트된 내 사진이나 화려한 꽃다발, 주문 제작한 듯 ‘RAON’이라는 글자가 적힌 케이크 같은 것들이 잔뜩 있었다.
뮤직팡팡이 MC를 잘 챙겨준다는 말은 언뜻 들었지만 저렇게 팬 수준으로 정성껏 해놓은 걸 보니까 웃음이 절로 새어 나왔다.
빵 터진 내가 감사 인사를 하자 함께 있던 뮤직팡팡 작가님도 만족스러운 듯 웃었다.
첫 번째 무대를 위해 한창 메이크업을 받고 있을 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메이크업해 주는 스태프가 자기 눈까지 다 부릅뜬 채 어마어마한 집중력을 발휘하는 바람에 덩달아 숨까지 참아가며 꼼짝하지 못하고 있는 나 대신 곽상현이 들어오라고 말했다.
“안녕하세요.”
함께 MC를 볼 대형 기획사 중 하나인 AJ 소속인 셀렉션의 이세준이 그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담고 있는 카메라 한 대와 함께 들어와 인사했다.
다행히 스태프는 눈치 빠르게 손을 멈추고 붓을 뗐다.
덕분에 나는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이세준에게 인사할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세준이 형.”
내가 먼저 찾아가려고 했는데 저쪽에서 와버렸으니 목소리 크기라도 이기는 수밖에 없었다.
노골적으로 이세준 쪽을 향해 카메라를 든 건 방송국 직원보다는 AJ 쪽 직원으로 보였다.
수줍게 웃으며 인사하는 이세준은 나와 견하람보다 3살 많은 22살이었다.
굳이 데뷔 시기를 따지자면 초등학생도 되기 전부터 키즈 모델을 시작해 그대로 아역배우 루트를 밟은 견하람 쪽이 한참 선배였고, 작년 초에 데뷔한 이세준이 두 번째, 같은 해 말에 데뷔한 내가 가장 후배였다.
곧 견하람도 도착해 어쩌다 보니 한자리에 모이게 된 우리는 다시 꾸벅꾸벅 인사했다.
사실 셋이서 한자리에 모인 게 오늘이 처음은 아니었다.
며칠 전에 나와 견하람이 시설 좋은 AJ 사옥으로 가 스페셜 무대를 준비했기 때문이다.
“오늘 잘 부탁드려요.”
“저야말로….”
“저도 잘 부탁드립니다.”
셋이 그렇게 어색해서 나중에 잘할 수 있겠냐며 근처에 있던 방송국 스태프가 웃음기 어린 말을 던졌다.
우리 셋은 하나같이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그 사이에서 내 마음은 유독 불편했다.
며칠 전 AJ 사옥에 모였을 때, 귀신의 집에서 숨어 있던 귀신을 잡아낸 이후로 한동안 잠잠했던 특성이 경종을 울렸기 때문이다.
[특성 《세믈리에Semmelier》가 이세준에게서 불미스러운 기운을 감지하였습니다.]하지만 저런 경고가 떴다고는 해도 특별한 이유 없이 미묘하게 신경에 거슬리는 정도라.
겉보기에는 마냥 순해 보이는 이세준이 어떤 사람인지 아직 잘 알지도 못하는 지금.
무언가 행동에 나서기도 애매했다.
따지고 보면 처음으로 세믈리에 경고가 떴던 귀신의 집 때도 그렇게 심각한 일은 아니지 않았나.
뭐, 두고 보면 알겠지.
* * *
“하람 씨랑 라온 씨 먼저 준비할게요.”
“네!”
“네.”
스타일링을 마친 나는 가사를 빠르게 중얼거리며 무대 쪽으로 나갔다.
이세준이고 뭐고 일단은 무대가 중요했다.
나와 견하람이 준비한 곡은 ‘멋진 여자, 예쁜 남자’라는 직설적인 제목의 남녀 듀엣곡이었다.
‘멋진 여자, 예쁜 남자’는 6년쯤 전에 발매된 곡으로, 당시 인기 톱이었던 걸그룹 로제타의 메인보컬과 실력파 솔로 남가수가 함께 불러 음원 차트와 상을 휩쓰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다.
지금도 노래방 차트 상위권에 있다나.
대충 그에게만은 예뻐 보이고 싶은 멋진 여자와 그녀에게만은 멋져 보이고 싶은 예쁜 남자가 썸을 타다가.
끝에 가서는 결국 각자 자신 있는 매력을 내세워 고백에 성공한다는 게 곡의 내용이다.
나야 물론 멋있고 잘생겼지만, 아직 어린 나이 때문인가 썩 곱상한 편이고.
견하람은…….
제 오빠들처럼 체구가 크다거나, 아니면 골격이 있다거나, 그런 건 전혀 아닌데.
예쁘장한 이목구비 속 호랑이 같은 눈빛 때문인가, 시원시원한 표정 때문인가.
보면 볼수록 늠름한 대장군감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알아보니 그러한 매력 때문에 견하람의 팬이 된 사람도 많았다.
어쨌든 우리 둘의 비주얼을 보면 왜 방송국이 우리에게 이 곡을 추천했는지는 너무나도 잘 알 것 같았다.
물론 선곡을 듣고 반요한이 신나게 웃어댔던 걸 생각하면 한없이 열 받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