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332)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332화
뮤직비디오 공개에 앞서 공식 위튜브 채널에 올라온 두 개의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으로 에어리들은 이번 ‘From’의 컨셉이 마냥 먹고 즐기고 마시기만 하는 정석 하이틴 컨셉이 아니라는 점을 어렵지 않게 예상하였다.
그야 평범한 고등학생은 멀쩡한 차를 고속으로 벽에 가져다 박거나, 배트를 휘둘러 일렬로 쭉 늘어선 고급 술병들의 목을 와장창 따버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기행들을 담은 두 번째 티저 영상이 공개되었을 때 SNS가 온통 뒤집어졌던 것을 기억하는 에어리는 멋들어진 하키 유니폼을 입은 견성하가 당당히 썸네일을 차지한 뮤직비디오를 재생했다.
[D-Day] [PROM-POSAL DAY!!]앙증맞은 레트로풍의 글자가 막 뮤직비디오를 재생한 에어리를 반기듯 찡긋거렸다.
글자가 사라지자, 한 여자가 마치 외국에 온 것 같은 예쁜 거리를 걷고 있었다.
실사가 아니라 애니메이션풍으로 말이다.
그것도 인물의 정면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고 뒷모습 정도만 보여주며 위화감을 최소화했다.
‘음, 편안.’
편안함을 느끼는 에어리는 좋아하는 아이돌이 일하느라 이성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펄펄 날뛰는 극성 팬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여지는 없으면 없을수록 좋았다.
뭐가 좋냐면 기분이.
아무튼 무언가를 발견한 영상 속 여자가 가볍게 놀라 어깨를 들썩이는 것과 동시에 애니메이션이 자연스럽게 사라지며 현실 속, 긴장한 미소를 머금은 견성하의 모습이 나왔다.
‘Prom?’이라고 적힌 스케치북을 들고 양옆에서 짠하고 튀어나온 멤버 중 한 명에게 전달받은 꽃다발을 두 손으로 내미는 견성하.
‘귀여워! 풋풋해!’
하이틴 영화의 한 장면이라고 해도 위화감이 없었다.
거기에 화룡점정으로 사랑스러운 강아지 다섯 마리가 어디선가 와다다다 달려와 물고 온 공을 차례로 발치에 내려놓았다.
공에는 견성하가 든 팻말과 같은 글자가 적혀 있었다.
[ⓟ ⓡ ⓞ ⓜ ?]참고로 이 강아지들은 강지우네에서 기르는 대박이와 소박이, 그리고 가까이 사는 친척에게 입양 보냈던 대박이의 새끼 행복, 다복, 만복이었다.
주인을 닮아 굉장히 활발한 개 다섯 마리를 데리고 간식과 놀이로 사정사정하며 간신히 촬영에 성공한 보람이 있게, 이 장면은 뮤직비디오 시청자들을 한순간 실없이 웃게 하는 데 성공했다.
잠시 뒤 반짝반짝한 효과가 들어간 영어 폰트로 ‘YES!’라는 답변이 견성하에게 돌아왔다.
그리고.
Hey, you fancy?
온라온의 은근한 목소리로 일깨우는 듯한 물음을 던지며 곡이 제대로 시작되었다.
책상에 엎드려 있던 서문결이 커튼을 쳐둔 창밖의 자신과는 관련 없는 소란을 느끼기라도 한 듯 부스스 고개를 들었다.
‘저 얼굴로 심부름시키면 군말 없이 다 들어줄 것 같은 분위기 뭐냐고……. 아, ×나 잘생겼고 ×나 귀엽다.’
에어리가 비속어와 함께하는 감탄사를 연발하는 사이 외국 팝송 같은 곡이 흐르며 뮤직비디오는 주류 집단에서 겉도는 아웃사이더 멤버들의 모습을 쭉 보여주었다.
초반에 프롬 파티에 함께 가자고 묻기 위해 썼던 스케치북의 ‘P’는 붉은 펜으로 엑스 자가 찍찍 그어지고 대신 ‘F’가 되어 ‘From’이라는 단어로 바뀌었다.
의미 없는 토큰
홀린 인파 더는
맴돌지 말고 발을 빼
유일하게 곡이 시작된 이후에도 사람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이던 견성하도.
해가 잘 드는 카페테리아의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앉아 있다가 시답잖은 이야기를 하는 동급생들을 식은 감자튀김이라도 되는 것처럼 내버려 둔 채 테이블을 박차고 일어났다.
거기 지루한 무표정 그만
그런 가짜를 원하는 게
아냐 난
한차례의 안무 컷이 지나간 뒤, 마침내 왁자지껄했던 도입부 이후로 반항기 청소년들이 입을 법한 옷을 입은 멤버들이 처음 한자리에 모였다.
입은 옷 자체는 방구석 곰팡이처럼 쭈글쭈글하게 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세세한 스타일링을 손보아 속되게 말해 범생이에서 양아치가 된 것 같은 멤버들이었다.
달아나 now-hoo
Away from home
we got all night
첫 번째 후렴은 강지우의 보컬을 타고 탄산이 든 샴페인처럼 속 시원하게 올라갔다.
‘와, 이거 된다.’
에어리는 확신했다.
불 꺼진 파티장을 작정하고 난장판으로 만드는 멤버들.
온라온이 기가 막힌 솜씨로 야구 배트를 휘둘러 일렬로 진열된 고급 술병들의 목을 날려버렸다.
한국 나이로 성인이 되었는데 만 21세가 되어야 술을 마실 수 있다는 말 같지도 않은 미국 법에 대한 원한을 담은 일격이었다.
어쨌든 그들이 휘젓고 있는 바로 이 파티장에서 프롬킹에 뽑히는 것처럼 숫기 없는 학생들이 자기 삶에 족하며 살아가다가도 한 번쯤은 무심결에 상상해 봤을 장면들도 순간순간 지나갔다.
그리고 다시 현실.
진짜 같은 게 아닌 진짜
But too real 아파 싫어
우린 서로가 필요해
기행을 벌인 뒤 묘하게 허탈해 보이는 멤버들이 벽에 일렬로 기대앉았다.
누가 오기 전에 행색을 추스르고 파티장을 나선 멤버들은 파티 참가자들을 위해 준비되었을 스포츠카를 타고 길을 떠났다.
달아나 now-hoo
Away from home
we got all night
끝, 저 앞에 있는 벽이 보이지 않는 것처럼 가속 페달을 밟아 무섭게 속도를 내는 반요한의 발이 클로즈업되고.
충돌 직전까지도 아무렇지 않은 태도로 앉아 있는 멤버들의 모습을 슬로우 모션으로 보여주더니.
본능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았다면 들릴 끼이익, 하는 소리도 없이 화면은 암전.
‘뭐야. 애들 죽은 거야?’
잠시 뒤.
파티장이 엉망이 됐거나 리무진을 훔쳤다는 얘기는 전혀 없이, 단지 인근 고등학생 5명이 실종됐다는 기사가 지역 신문에 실린 것을 보여주며 평소보다 조금 긴 길이의 뮤직비디오가 끝났다.
‘뭔지는 모르겠는데, 대박이다….’
언뜻 전작 ‘Again’과는 반대로 퍼포먼스 위주의 곡 같지만, 중간중간 멜로딕한 걸 좋아하는 대중들을 쉽게 끌어당기는 구간이 분명히 있었다.
뮤직비디오 분위기도 ‘Again’ 때만큼 밝고 활기차기만 한 게 아니라 거무칙칙하고 의미심장한 것이 딱 해외 케이팝 팬들이 좋아할 만한 느낌이었다.
할 때 제대로 해야 한다는 실무자들의 의견에 따라 과장 좀 보태어 회사 기둥뿌리가 뽑힐 만큼 뮤직비디오에 투자한 덕분에 영상 퀄리티도 역대급으로 좋았다.
‘그냥 미쳤는데…….’
에어리는 당장 주접을 떨기 위해 SNS로 달려갔다.
벌써 지인들이 흥분해서 감상을 올리고 있었다.
– 됐다 아무튼 됐다
– 결아 너 그 얼굴로 누가 그렇게 너드미 뿜뿜하래..?
– 성하 이번 컨셉 너무 찰떡인데..? 하이틴=견성하 아님???? 언제 이렇게 오빠같은동생이되어서 누나 마음을 이렇게.,, 심란하게 하나…..
– 근데 하키복 어디갔어요 내 하키복 허위매물임??? 아니.. 썸네일에 입혀놨으면 보여!! 달라고!!!
– 박박이 자식 뾱복이들 미친 거 아닌지.. 지우는 앞으로 박박이 말고 뽁복이들 사진영상도 풀어라 의무적으로
– 박박뾲복 나오는 장면 너무 사랑스러워서 그부분 움짤만 홀린것처럼 보고 있음..
– 그래서 막컷에 애들 어디로 간거고 왜 실종된건데ㅠㅠㅠㅠㅠㅠ
– 아니 상큼청량발랄하던 우리 애들 언제 이렇게 커서 무면허노빠꾸운전도 할 수 있게 됐는지….
– 여러분 수록곡도 빨리 들어보세요.. 진짜 하나도 빠짐없이 다 좋음.. 시드야 왜 이번에도 미니ㅠㅠ 좋은 말로 할 때 정규 내놓으라고ㅠㅠㅠㅠㅠㅠ
– 라온 너무 천재같아.. 어떻게 이렇게 다 다른 느낌 나는 곡들을 연속으로 좋게 쓰지
┗ ㄴㄷㄴㄷ 드림 무도회버전 편곡 자기가 했었다는 거 듣고 너무 천재 같았는데 이제 천재 같은 게 아니라 천재 ㅜㅜㅠㅠㅠㅠㅠㅠㅠ
– 진짜 같은 게 아니라 진짜.. 여기 파트 가사 너무 팍 꽂히고 좋은 것 가틈
– 나는 오르카 서문결 감성이 너무 좋아 그.. 비슷한 느낌이 있어 복붙이라는 말이 아니라 이제까지 나온 곡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감성이 있다는 뜻!
– 오르카 천재만재 그룹임 이번 앨범 7곡 중에 5곡이 자작곡인데 다 좋음
– 이번에 초동 30만은 그냥 넘을 것 같은데 울 애기들 1년만에 이렇게 성장한게 너무 뿌듯하다 ㅠㅠㅠㅠㅠ
이번에도 온라온의 곡이 타이틀로 뽑혔다는 소식을 듣고 ‘온라온 자가 복제하는 거 아니냐’, ‘이번엔 별로다.’, ‘이제까지 잘된 건 운인 듯.’ 등의 소리를 하려고 대기하던 안티들은 상상 이상의 곡에 조용히 사라졌다.
음원 사이트 앨범 댓글란만 봐도 온라온이라는 이름을 기억한 일반 대중들이 너무 좋다는 말을 남기고 가고 있었다.
* * *
“휴우…….”
방금 곽상현이 초동이 33만장을 넘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저번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쉽게 구성되어 귀에 팍 꽂히는 곡이 아니라 음원 성적이 괜찮을까 많이 걱정했는데, 차트에서도 상당히 선방하고 있었다.
진입 성적 자체만 보면 ‘Again’보다 몇 계단 높은 3위였다.
뮤직 비디오 조회수 추이도 그렇고 저번보다 못한 게 없다.
‘그거면 됐지.’
활동 첫 주에는 수록곡인 ‘A to Z’ 무대를 함께 했는데, 서문결 특유의 감성이 세련되게 녹아난 알앤비 장르의 곡이었다.
내 곡이 타이틀로 뽑힌 것은 컨셉에 더 적합해서 그런 거지 서문결의 곡이 못해서가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듯 가장 이용자가 많은 피치 차트 5위에 위치한 ‘From’ 바로 밑에 ‘A to Z’가 보였다.
이번 컴백에는 방송 활동도 역대급으로 많았다.
오늘도 곡 홍보차 지상파의 한 음악 경연 프로그램 ‘명곡은 영원하다’에 출연하기 위해 방송국을 찾은 우리였다.
참고로 ‘명곡은 영원하다’는 강지우가 몇 년 전 솔로로 잠시 활동했을 때 출연해 단독 우승을 차지했던 프로그램이기도 했다.
“좋았어. 얘들아, 오늘 우리 목표는 과거의 강지우를 이기는 거다.”
“와아아!”
“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