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375)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375화
“오르카 여러분 1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려요.”
1위 발표와 동시에 MC가 들고 있던 마이크가 눈물을 글썽거리는 강지우에게 넘어왔다.
“On and on ORCA! 안녕하세요. 오르카입니다.”
“꺄아아아악!”
“저희가 이번에 첫 정규 앨범으로 컴백하면서 회사 분들이 너무 많은 지원과 지지를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반가을 대표님, 주열음 이사님, 최보라 팀장님, 든든한 매니저 상현이 형, 영민이 형, 대현이 형……. 유림 누나, 다영 누나, 승헌 형, 항상 저희를 더 예쁘고 잘생기게 만들어주시는 헤어 메이크업 스탭들, 에어리들이 좋아하는 의상 쏙쏙 골라 주시는 스타일리스트분들, 저희와 에어리 안전을 위해 힘써 주시는 경호원분들 감사합니다.”
그래도 1위 몇 번 해 봤다고 울먹이다가 소감 발표 놓치는 일은 없네.
“그리고 이번에도 너무 멋있는 곡 만들어 준 우리 막내 라온이랑 결이를 포함해 항상 모든 일에 당연한 것처럼 정성과 최선을 다하는 멤버들에게 너무너무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내 쪽을 향하는 기쁨과 행복으로 순수하게 반짝이는 눈을 보니 머릿속을 어지럽히던 상념이 조금 걷히는 듯했다.
‘그래. 일단 지금 내가 할 일에 집중하자.’
내가 할 일이 뭐냐면.
“그리고, 에어리이이이!”
“으아아아아아!!”
우리 팬들이 만들어 준 1위에 한껏 기뻐하고 감사하는 것.
팬들의 환호 속에서 강지우가 내게 넘긴 마이크를 받았다.
“이번 앨범 준비하면서 저희가 어떤 음악을 해야 할지뿐만 아니라 에어리들은 어떤 걸 좋아할지, 어떻게 해야 더 기뻐할지 그런 고민을 멤버들이랑 되게 많이 했는데 이렇게 많이 좋아해 주셔서 저희는 너무 행복하고요. 앞으로도….”
아무리 기쁘고 행복해도 울 것 같지는 않은 날이었는데 한순간 목이 멨다.
‘앞으로’라는 그 불확실한 말에 담긴 무게를 갑작스럽게 실감해 버린 탓이다.
필사적으로 노력해도 타인의 손에 앞을 맡겨야 하는 녀석들이 떠오른 탓이었다.
내가 말을 멈추자 멤버들이 동그래진 눈으로 나를 보았다.
‘아니, 내가 뭐라고 여기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너 살 만하냐?’
눈치 없이 올라오는 뜨끈한 기운을 목 너머로 삼키고 말을 마쳤다.
“앞으로도, 저희와 꼭 함께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고마워요.”
“감사합니다!”
혼란스러운 감정을 급히 죽이느라 입을 다문 나 대신 마이크를 받아 간 반요한이 크게 인사하며 분위기를 깔끔하게 정돈했다.
“네.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그럼 저희는 앵콜 무대 함께하면서 여기서 이만 인사드리겠습니다.”
MC들의 마무리 멘트가 끝나고 ‘Action’의 전주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우리는 무대를 빠져나가는 다른 가수에게 꾸벅꾸벅 인사하면서 스태프에게 핸드 마이크를 받아 앵콜 무대를 시작했다.
“에어리 고마워요!”
Are you ready
“가보자고!”
이번 1위 공약은 담백하달까, 단순했다.
음악방송 앵콜 무대라는 인증된 공간에서 각잡고 댄스 라이브 하기.
공약으로 할 게 마땅히 없어서는 아니고, 이 참에 실력파 이미지를 굳혀 보자고 멤버들과 신중하게 상의해서 나온 결과이다.
얼마 전에 화제가 됐던 컴백 쇼케이스 무대의 경우 음향 상태가 상당히 안 좋기도 했고 극소수지만 AR 깔고 부른 게 아니냐는 헛소리를 지껄이는 사람들도 있어서.
이참에 우리 라이브 잘한다고 못을 확 박고 생억지를 부리는 이들을 찍소리도 못하게 하자는 것이다.
Hey little runaway
네게는 편한 밤이 길었나
다른 출연자들이 모두 빠져나가고 공간이 확보된 무대에서 멤버들이 본격적으로 대형을 맞추어 앵콜 무대를 선보였다.
넌 알 필요가 있어
All things come to an end
이 밤도 이 아픔도
다행히 노래 부르는 목소리가 흔들리지는 않았다.
이래서 사람이 평소에 연습을 열심히 해 둬야 하는구나.
And now
“에어리, 알고 있죠?”
“Action!”
“워후!”
나란 불을 질러 봐
들뜬 숨을 불어 후
앵콜 무대라는 취지에 충실한 퍼포먼스에 에어리들이 더없이 열광했다.
이 무대 위에서 살고 싶다.
앞으로도 계속.
* * *
당일, 앵콜 무대 직캠 영상이 방송사 채널에 업로드되었다.
[4K] 오르카 ‘Action’ 엠스테이지 1위 앵콜 직캠 (ORCA Encore Fancam) @M-stage 1912××– 앵콜 편안하네.. 표정 굳은 멤버 하나도 없고 쾌적한 음향으로 라이브 보여줘서 좋다
– 앵콜라이브로 사이다 주는 아이돌 귀하다. 오르카 더더 뜨길
– 강지우 성량 미쳤다. 흔들리지도 않고 확실히 어나더네
– 춤 빡세게 춰서 꽃다발에서 꽃 우수수 떨어지니까 놀라는 성하 너무 귀여움ㅠㅠ 1위 축하해!! 1위 더더 많이 하게 해줄게
– 항상 열심히 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고 사랑스럽다. 내가 오르카 팬인 게 너무 자랑스러워ㅠㅠㅠ
– 서문결 랩파트는 그냥 음원 틀어놓은 거 아님? 아무리 배고파도 그렇지 CD를 막 먹네;;
– 여기는 라이브 논란 날 일이 없을 듯
– 누가 오르카 실력 까면 그냥 이 앵콜 영상 보여주면 됨ㅇㅇ 음방 앵콜 무대라 트집잡을 것도 없을 텐데. 속이 다 시원하다.
실력파 아이돌이라는 포지션에 확실하고 또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한 오르카는 1위 기념 비앱 라이브 방송을 켜기 전, 드물게 사람들 앞에서 눈물을 보일 뻔한 온라온을 둘러싸고 있었다.
“강지우나 성하는 좀 예상했는데, 네가 울 줄은 몰랐다.”
“뭐라는 거야. 그냥 에어리 보고 감동한 거고 안 울었어.”
“울 뻔했지.”
“하지만 울지는 않았지.”
“너 진짜 무슨 일 있었어? 부담감이 진짜 그 정도로 심했던 거야?”
1위 발표 직후 울어서 눈가가 불긋해진 견성하가 온라온을 추궁했다.
“왜 이래들? 나는 뭐 울면 안 돼? 난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다, 이거야?”
“우리가 널 아는데.”
“결이 형까지 왜 이래?”
“너 아까 음료수 사러 갔을 때 무슨 일 있었지.”
“아무 일도 없었다니까. 뭣하면 영민이 형한테 물어봐. 아까 같이 갔잖아.”
“그 형은…….”
[반요한이 당신과 이영민이 모종의 밀약을 맺은 것이 아닌지 의심합니다.]날카로운 자식. 온라온이 속으로 혀를 차며 말을 돌렸다.
“시간 됐다. 더 늦기 전에 라방 준비나 하자.”
* * *
그리고 다음 날도.
“이번 주 왓 뮤직은……!”
“오르카, Action! 축하합니다!”
그다음 날도.
“이번 주 뮤직 라운드 영광의 1위는?”
“오르카! 축하드립니다!”
명실상부한 대세 오르카는 연이어 음악방송 1위 트로피를 거머쥐는 데 성공했다.
음반 판매량, 음원 순위, 심지어는 방송 점수나 생방송 문자 투표 점수까지 모든 부분에서 오르카가 확실하게 앞섰기 때문에 이번 활동에서 리프틴이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았다.
그래서일까. 매번 오르카와 나란히 서는 리프틴 쪽 분위기가 날마다 조금씩 가라앉는 게 느껴지는 온라온이었다.
이번 활동에서 받은 1위 트로피가 세 개가 된 다음 날.
온라온이 MC를 맡은 뮤직팡팡 방송 날이 찾아왔다.
[토요일엔 음악이?] [팡팡!] [즐거움도.] [팡팡!] [생방송 MBS 뮤직 팡팡!] [안녕하세요. 뮤직팡팡 MC 하람.] [라온이 왔습니다.]금규리는 흐뭇하게 웃으며 TV를 시청했다.
‘오늘 라온이가 멤버들한테 트로피 건네주는 거 볼 수 있겠다.’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니었지만, 오늘 1위도 오르카인 것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었다.
[이번 주 1위 후보, 오르카 그리고 리프틴!] [생방송 뮤직팡팡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먼저 오르카분들의 1위 후보 소감 한 번 들어볼까요?] [이렇게 뮤직팡팡에서 1위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너무 영광이라고 생각하고요, 1위 후보 만들어주신 에어리, 정말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요즘 여러분이 보내주시는 큰 사랑의 소중함을 하루가 다르게 더 깨달아가고 있는데 저희가 그만큼 더 열심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에는 뮤직팡팡에서 첫 1위에 도전하는 리프틴의 1위 후보 소감을 들어볼까요?]견하람의 질문에 답한 것은 바인이었다.
‘왜 저래? 어디 아픈가?’
바인은 팬이 아닌 금규리도 알아볼 만큼 저번 활동에 비해 낯빛이 안 좋아 보였다.
‘내 알 바는 아니지.’
금규리는 대다수의 에어리들과 마찬가지로 바인을 싫어하는 편이었다.
소소한 1위 공약 발표와 함께 인터뷰가 끝난 뒤 한동안 딴짓을 하면서 기다리자 오르카의 무대가 시작했다.
‘하, 오늘도 완벽했다.’
핏이 딱 떨어지는 점프슈트 같은 의상을 입은 오르카는 금규리의 관점에서 무대를 찢었다.
그리고 방송 막바지, 1위 발표의 시간이 다가왔다.
역시나 오르카와 리프틴이 나란히 섰다.
MC로서 진행을 맡은 온라온을 포함해 두 팀 모두 감정을 얼굴에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이번 주 1위는…….] [네. 축하합니다. 오르카!]됐다!
온라온이 살짝 웃는 얼굴로 멤버들에게 트로피를 전달하는 것을 본 금규리는 주먹을 꽉 쥐면서 기뻐했다.
[그럼 1위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두 번째 1위 이후로 울지 않게 된 견성하가 소감 발표를 위해 마이크를 들었을 때였다.
방송국 현장이 갑자기 어수선해졌다.
‘뭐지?’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카메라 눈치를 보며 티가 나지 않게 주위를 살피던 온라온은 이윽고 한 리프틴 팬의 안타까운 외침을 통해 사태를 파악할 수 있었다.
– 울지 마…!
리프틴의 바인이 울고 있었다.
‘아니. 지금 운다고?’
울 수 있지. 감정은 죄가 없으니까.
근데 하필 우는 게 다른 누구도 아닌 바인이라, 온라온이 상당한 찜찜함을 느낄 때.
[크리티컬!]오랜만에 뜬 크리티컬이 어떤 깨달음을 선사했다.
[연기력의 효과로 대상의 눈물이 거짓임을 판정합니다.]‘……이 새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