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376)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376화
그러니까 지금 저 새끼가 일부러 울고 있다는 건가?
왜?
우리 엿 먹이려고?
아니면 자기 팬들 앞에서 불쌍해 보이려고?
정정당당한 방법으로는 1위 못 하겠으니 노이즈 마케팅이라도 해 보려고?
어느 쪽이든 바람직한 의도는 아닐 것이다.
카메라 앞에서 이렇게까지 표정 관리가 어려운 건 처음이었다.
‘참자, 참자…….’
문제는 눈물에도 전염성이 있어서 같이 서 있던 김준우랑 나가세 리츠도 어느샌가 눈물을 글썽거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눈치를 보아하니 조금 있으면 징샤오랑 옥도윤도 따라 울 것 같았다.
따로 시스템 창이 안 떠도 다른 녀석들이 흘리는 건 진짜 눈물이라는 사실쯤은 금세 알 수 있었다.
마음 약한 애들이라 옆에서 보란 듯이 울면 휩쓸릴 수밖에 없지. 이해한다.
요사이 무대의 소중함과 미래의 불안정성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해서 그런지, 저 녀석들이 진심으로 우는 걸 보니 며칠 전 1위 소감 발표 때 그랬던 것처럼 내 가슴도 꽉 멨다.
‘안 돼. 울지 마. 여기서 나까지 껴서 단체로 울면 진짜 수습 못 한다.’
눈을 깜빡이며 눈치 없는 눈물을 없애는 동안 리프틴 멤버 중에서는 그나마 정신을 차리고 있던 고경윤과 옥도윤이 우는 애들을 재빨리 뒤로 보냈다.
특히 고경윤이 바인을 밀어내는 힘에 약간 감정이 담긴 듯했는데 저 공사 구분 철저한 자식이 카메라 앞에서 그럴 리는 없으니 내 착각이겠지.
“……이번 앨범이 나올 수 있게 해준 모든 분께 정말 감사합니다. 저희 이렇게 낳아주신 부모님들도 정말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그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언제 기뻐했냐는 듯 경직된 견성하가 겨우 소감을 마쳤다.
이제 그만 보내줬으면 좋겠는데, 스태프의 신호를 받은 견하람이 추가 소감 발표를 주문했다.
“네. 소감 한 분 더 부탁드립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믿음직한 반요한에게 마이크가 넘어갔다.
“아, 이번 활동에 도움 주신 모든 관계자분들께 다시 한번 정말 감사드립니다. 늘 말하지만, 또 말해도 부족하지 않은 우리 멤버들에게도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싶고요. 에어리 분들이 주신 이 상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항상 노력하고 더욱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흠잡을 데 없이 깔끔한 소감 이후 스태프에게서 오케이 사인이 나왔다.
“그럼 저희는 여기서 이만 인사드릴까요?”
“생방송 뮤직팡팡!”
“다음 주에 만나요.”
“안녕~”
최선을 다해 톤을 끌어올린 내 마지막 멘트가 끝난 직후 ‘Action’ MR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오늘 1위 공약은 앵콜 곡 파트 바꿔 부르기로, 다행히 얌전한 편이었다.
“고마워요. 에어리 최고.”
“감사합니다.”
순진하게 웃는 얼굴
그동안 좋았겠지
무대 아래에 있던 스태프에게 미리 준비해 둔 뽑기 통을 받아 누구 파트를 부를지 정한 우리는 주위에 허리 숙여 인사하면서 평소보다 차분하게 앵콜 무대를 시작했다.
넌 알 필요가 있어
All things come to an end
이 밤도 이 아픔도
1위 꽃다발을 든 강지우가 에어리들에게 손을 흔들며 내 파트를 불렀다.
음색 덕분인가, 내가 부를 때보다 따뜻한 느낌이 있었다.
알아 무서운 거
이것저것 섞인 감정이 터져 나오려는 걸 꾹 참으며 내가 맡은 견성하의 파트를 시작하는데 소매로 눈물을 벅벅 닦은 김준우가 무대를 빠져나가기 전 앞에 있는 리프틴 팬들을 향해 웃어 보이며 손을 흔드는 게 눈에 들어왔다.
망설이는 손을 잡아
그런 네가 좋아
마이크를 내릴 때 바로 내 옆을 지나가던 김준우와 시선이 마주쳤다.
충혈된 눈이 크게 흔들리더니 김준우가 내 쪽으로 한 걸음 다가왔다.
And now
Action
같은 바람과 두려움을 공유하는 우리에게 긴말은 필요 없었다.
다만 서로를 꽉 안았다.
느린 손길로 등을 두드려 주자 어깨가 축축하게 젖었다.
무대 한쪽에서 그러는 우리를 발견했는지 방청석에서 안타까워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미안해…. 라온아, 좋은 날에 미안하다.”
“형이 왜 미안하냐고.”
미안해할 새끼는 따로 있으니까 넌 미안해하지 마라.
괜찮다고 반복해서 말해 주자 김준우의 호감도가 올랐다.
Look, hey, buddy
어때 생각보다
나쁘지 않을걸
“전에도 말했잖아. 형은 잘될 거라고. 내 말 좀 믿어 보라니까.”
“응, 흐윽…. 내가 원래 이러는 사람이 아닌데. 진짜 고맙다.”
슬쩍 웃으려던 널
순간 사로잡은 flashback
김준우를 놓고 보니 반요한은 옥도윤에게, 서문결도 징샤오와 나가세 리츠에게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다. 다른 아이돌들은 무대를 내려간 지 오래였다.
이래도 되나 싶었지만, 안 될 건 또 뭔가.
발사 버튼은 네 손에
눌러 즐거울 거야
그런 네가 좋아
무대에서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남의 집 잔칫상에 재를 뿌린 것도 아니고, 그냥 애틋한 친구를 위로하고 축하했을 뿐인데.
가장 먼저 울었던 바인은 오히려 벌써 진정해서 눈물을 닦는 척을 하며 무대 끄트머리에 서서 다른 리프틴 멤버들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1위 축하하고 고마워요.”
누군가를 향한 은은한 분노가 느껴지는 목소리로 인사한 고경윤이 징샤오를 챙겨 무대를 빠른 걸음으로 내려갔다.
리프틴이 모두 떠난 걸 확인한 다음 멤버들을 돌아보는데, 왜일까.
“으핫.”
웃음과 울음이 동시에 나왔다.
멤버들을 지나쳐 응원봉을 든 에어리를 보자 얼굴 근육이 완전히 통제에서 벗어나, 참고 참았던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펑펑 운 건 아니고, 조금.
지금 여긴 zero gravity
겁내지 마 NG 사인
세상에 하나뿐인 애드리브
뭐든 받아 줄게 나
목은 잠기고 코는 막히는데 대체 무슨 정신으로 견성하의 랩 파트를 부른 건지도 모르겠다.
우리 둘만 남은 시공에서
눈 맞춘 순간 알 수 있어 난
그런 나를 반요한이 이제 알겠다고 말하는 듯한 표정으로 보았다.
* * *
뮤직팡팡 1위 발표 현장에서 벌어진 비일상적인 일은 방송국에서 앵콜 직캠 영상을 올리기도 전부터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었다.
– (영상) 1위 못 한 팀이 아쉬워서 울면 비매너다 vs 아니다
┗ 솔직히 비매너지. 분위기 어쩔거야
┗ 근데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닌가… 리프틴은 다음 앨범이 나올지 안 나올지도 모른다면서
– 타팬인데 솔직히 ㅂㅇ 울 때 뜨악했다. 소감 발표 때 정신 산만하게 장난치는 것보다 더 심해
– 개인적으로 타그룹이 1위 소감 발표할 때 우는 것도 장난치면서 방해하는 것만큼 매너 없는 짓이라고 생각함
┗ 22
– 아무리 그래도 눈물 나올 정도면 분위기 안 흐리게 눈치껏 뒤로 빠져야 하는 거 아님?
┗ 저 상황에서 그런 판단이 어떻게 돼? 혹시 싸패야?
┗ 공사 구분 좀 하라는 말이 왜 싸패발언이 됨? 혹시 사회생활 안 해봤어?
– 오르카 불쌍하다… 멤버가 엠씨보는 음방에서 첫 정규 앨범 1위 하는 거 의미 있고 소중한 경험이었을 텐데 괜히 분위기 이상해졌네
– 소감 말하는 멤버 진짜 당황한 게 보여서 안쓰럽다
– 그래도 얼마나 간절했으면 저기서 울겠어
– 바인만 우는 것도 아니고 다른 멤버 다 우는데 한 명만 까는 거 좀 이상함
┗ 다른 멤버는 바인이 안 울었으면 괜찮았을 것 같은데ㅋㅋㅋ 다른 멤들은 바인 우는거 보고 감정 올라온 뒤에도 참으려고 애쓰는거 다 보이는데 경우가 다르지
– 현장 방청간 사람 말 들어보니까 바인은 처음에만 좀 울고 금방 그쳤다던데 그 정도면 애초에 충분히 참을 수 있던 거 아님?
– ㅋㅋㅋ 팬들 한 처먹이려고 일부러 즙 짜는 거 뻔한데 이프들 저기에 낚여서 애들 1위 만들어줘야 한다고 난리 난 거 안쓰럽네
리프틴 멤버들의 눈물에 자극받은 이프들은 제발 한 번만 1위 해 보자고 불타오르고 에어리들은 전부터 하는 짓이 마땅치 않은 바인을 향해 남몰래 이를 박박 가는 한편.
오르카와 리프틴의 몇몇 멤버가 무대에서 보여준 유대에 대한 반응은 유한 편이었다.
– (움짤) 라온이가 준우 안아줄 때 픽하트 막방 생각나서 울컥함..
┗ 나도 딱 이때 생각나면서 찡하더라……
– 데뷔 동기라 그런가 외부 상황이랑 상관없이 서로 아껴주는 게 보여서 훈훈하다
– 리프틴이랑 오르카 친해? 팬덤은 사이 안 좋은 거 앎ㅇㅇ
┗ 공개적으로 친목이 있는 건 아닌데 오르카나 리프틴이나 픽하트 출신 많아서 친할 수밖에 없을 듯. 픽하트에서 무대도 몇 번씩 같이했고
– 이픈데 솔직히 저기서 애들 운 거 오르카 분들한테 죄송할 상황 맞아서 저렇게 따뜻하게 받아주신 게 너무너무너무 감사해서 서울 방향으로 큰절 다섯 번 함
┗ 22 진짜 아찔했다…
┗ 333 그냥 보냈으면 두고두고 불편해졌을 것 같은데 그나마 괜찮은 방향으로 정리된 듯
– 방청간 타팬인데 바인이 우는 거 알았을 때부터 숨 멈췄다가 라온이랑 준우가 포옹할 때 숨 쉼
공교롭게도 그날 저녁, 작곡 경연 프로그램 ‘헥사곤 스테이지’와 관련된 첫 기사가 올라왔다.
[스타티비뉴스=김소진 기자](사진)
LTBS가 내년 초 편성을 목표로 ‘헥사곤 스테이지’를 준비하고 있다.
LTBS 관계자는 6일 스타티비뉴스에 “내년 초 편성을 목표로 ‘헥사곤 스테이지’ 섭외를 진행 중이며 첫 촬영일이나 출연자 라인업 등은 협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헥사곤 스테이지’는 팬덤 파워가 강한 보이그룹 6팀의 ‘작곡돌’이 프로듀싱 능력을 경쟁하는 신개념 경연 프로그램이다.
(후략)
– 이름 ㅈㄴ구려
– 재밌겠다
– 여돌은 팬덤 경쟁에서 불리해서 남돌만 나오는 것 같네
– 아니 내년초 방송 예정인데 아직도 섭외중이면 얼마나 빡세게 굴리려고??
– 직접 작사작곡하는 돌 누구누구 있지
┗ 일단 오르카랑 리프틴은 연차로 보나 실력으로 보나 빼박 나올 것 같은데
┗ 아… 벌써 피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