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381)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381화
연습으로 꽉 채운 날은 금세 흘러 헥사곤 스테이지의 1차 경연 날이 밝았다.
“연습한 만큼만 하고 와요.”
“자신 있게 해.”
“아, 응원하러 가고 싶다. 우리 애들 무대 직접 보고 싶다. 왜 못 가게 하는 거지. 아.”
멤버들의 응원을 뒤로 하고 온라온과 서문결은 경연을 펼칠 스튜디오로 향했다.
경연 시작 시간이 가까워짐에 따라 방청석이 빼곡하게 채워졌다.
각 대기실에서 TV를 통해 현장 상황을 지켜보던 출연자들이 긴장한 기색으로 말을 주고받았다.
“생각보다 사람이 많다.”
“으아, 떨려.”
“제발 실수 안 하게 해주세요.”
모든 준비가 완료된 뒤, 드디어 촬영이 시작됐다.
-보석 같은 재능이 무한히 빛나는 헥사곤 스테이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안녕하세요. 진행을 맡은 제나입니다. 반갑습니다.
말 그대로 육각형 모양의 무대 위에서 능숙한 진행 솜씨를 보이는 제나를 향해 큰 박수가 쏟아졌다.
-얼마나 화려하고 창조적인 무대가 눈과 귀를 즐겁게 할지 저 역시 많은 기대가 되는데요. 여러분 즐길 준비되셨나요?
“네에에!”
“네!!”
-좋습니다. 이번 헥사곤 스테이지의, 1차 경연 주제는 바로… ‘매시업’입니다. 매시업이란, 2개 이상의 노래를 원래 있던 하나의 노래처럼 섞는 음악 기법인데요, 어떤 곡들이 색다른 모습으로 저희 앞에 나타날지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방청객들의 환호가 멎자, 제나가 차분하게 경연의 규칙을 소개했다.
-네. 다음으로는 1차 경연의 평가 방식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평가’라는 말에 대기실에 있던 출연자들도 귀를 기울였다.
-1차 경연에서는 현장 평가 점수 3,500점, 전문 심사위원 점수 1,000점, 그리고 자체 평가 점수 500점. 총 5,000점으로 최종 순위가 결정됩니다.
“현장 평가 점수가 높네….”
“심사위원 점수도 꽤 커.”
-현장에 계신 여러분은 모든 무대가 끝난 후 가장 잘했다고 생각되는 두 팀에게 투표해 주시면 됩니다.
제나가 말을 이었다.
-그러면 경연을 시작하기에 앞서 전문적인 시선에서 무대를 평가해 주실 심사위원분들을 모시겠습니다.
무대 안쪽에서 심사위원 네 명이 걸어 나왔다.
-안녕하세요. 작사가 차은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어서 영광이고요. 공정한 심사가 되도록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작곡가 이상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각자 분야에서 제법 이름을 날리는 심사위원들이 차례로 자신을 소개했다.
“어.”
대기실에서 현장 상황을 지켜보던 온라온이 안다면 아는 얼굴을 보고 눈을 둥글게 떴다.
다만 온라온이 생각하기에 이상은 아는 사람이라고 해서 점수를 잘 줄 양반이 절대 아니었기에 반가움은 짧았다.
‘장난 아니게 신랄한 사람인데, 어떻게 심사할지가 걱정이다.’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심사위원들이 모두 무대 근처에 마련된 심사위원석으로 가 앉았다.
-자, 그러면 이제 헥사곤 스테이지 1차 경연 무대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 차례 환호가 지나간 뒤 좌중이 조용해졌다.
-첫 번째 팀은 탄탄한 실력으로 무대를 뒤집어 놓는 분들이죠. 마이아워입니다!
* * *
지난 몸풀기 과제에서 부진했던 모습을 지워 버리려는 듯 강렬한 무대를 준비해 온 마이아워를 시작으로 체이서, 다이나식스, 리프틴의 무대가 차례로 펼쳐졌다.
대체로 실력 있는 아이돌들만 모아놓은 자리라 그런지 전반적인 무대 퀄리티는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아….’
‘남자 냄새에 질식할 것 같다…….’
‘피곤해….’
조금 전 무대를 마친 리프틴의 팬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네 팀 연속으로 다크·섹시·카리스마 컨셉의 무대를 선보이니 좋은 것과는 별개로 정신적 피로감이 어마어마했다.
온라온의 예상대로 무대의 결이 겹쳐도 너무 겹쳤다.
대기실에서 무대를 지켜보던 서문결도 센 콘셉트로 나왔다면 아무리 좋은 무대를 보여줬다 한들 충분히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려웠을 거라는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 누구지?’
‘이제 오르카랑 플루토 남았는데.’
방청객들이 내적으로 괴로워하는 가운데 제나가 다음 팀을 소개했다.
-자 이번에는 다섯 번째 무대를 보실 차례인데요. 그야말로 천재 아이돌이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은 요즘 대세 중의 대세, 오르카입니다!
“와아아아아아!”
환호 속에서 온라온과 서문결이 무대 위로 올라왔다.
하네스, 가죽 의상, 진한 메이크업 등 전반적으로 힘이 가득 들어갔던 앞선 팀들의 코디와는 달리 온라온과 서문결은 교복을 연상시키는 의상을 입었다.
‘여긴 청량인가?’
‘제발 청량이어라. 숨 좀 쉬자.’
‘얘들아… 믿고 있었어!’
오르카의 청량한 무대들을 잘 아는 방청객들이 열렬하게 환호했다.
“여기는 좀 다르다.”
“아, 오르카 분들 뭔가 잘할 것 같아.”
대기실에서 무대를 바라보던 출연자들도 나름대로 무대를 예상해 보았다.
“근데 긴장을 전혀 안 하신 것 같은데?”
첫 글자를 다른 색으로 강조한 ‘결혼하자’와 ‘온랑해’라는 글자가 적힌 슬로건을 든 에어리들을 발견한 온라온이 씩 웃더니 손을 살짝 흔들어 주었다.
눈이 마주치는 것과 동시에 심장이 튀어나올 뻔한 에어리가 안도했다.
‘긴장 안 한 것 같아서 다행이다.’
물론 서문결도 긴장 따윈 전혀 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조금 뒤 댄서들까지 모두 자리한 뒤, 무대 조명이 모두 꺼졌다.
‘어떤 곡일까?’
기대감이 섞인 긴장감 속에서 전주가 흘러나왔다.
어느샌가 돌아와 버린
starting line
‘미친 갓게인.’
핸드 마이크를 든 서문결의 목소리로 첫 소절이 흘러나오자마자 에어리가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원래도 사랑해 마지않는 곡이지만, 지금 이 순간, 이 장소에서 들으니 몇 배는 더 반갑게 느껴졌다.
다시 선을 넘기엔
나는 조금 무서워
‘키가 원곡이랑 다른 것 같은데?’
‘비트 좋다. 뭐랑 매시업 한 거지?’
수없이 들어 익히 아는 음이 조금 높고 깨끗해지며 여름보다는 겨울에 가까운, 서늘한 느낌을 주었는데 그건 그것대로 좋은 울림이었다.
‘원곡이랑 아예 다른 악기를 썼네.’
온라온을 주시하며 주위를 메운 소리에 집중하던 이상이 고개를 기울이며 메모지에 무언가를 적었다.
‘지금 매시업 된 게 ’Some’이랑…… 또 뭐지?’
사실, 은은하게 깔린 ‘Dream’의 영롱한 비트가 몽환적인 느낌을 더해주고 있었다.
그때 네가 나타나
소원을 빌지 않았는데도
그리고 세 번째 곡이 온라온의 청량한 목소리로 자연스럽게 전면에 등장했다.
Say some
기다려 왔잖아 이 순간
누구보다 더
‘이거 ‘Some’이다!’
‘와, 대박. ‘Some’이었구나.’
‘개좋네.’
재작년 각종 시상식에서 음원 부문 대상을 받았던 걸그룹 웬디스의 히트곡 ‘Some’이었다.
자연스러운 전환에 초반부부터 ‘Some’의 존재를 미리 알고 있던 이상을 포함한 몇몇 심사위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넌
빠져들어
수채 물감 두 개가 섞여 전혀 다른 오묘한 색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섞여들어 가는 감각이 짜릿했다.
‘하… 이 천재 자식.’
이상이 짜증스러워하면서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단순히 긴장하지 않은 것을 넘어 완전히 자신감을 얻은 서문결과 온라온이 분위기를 사로잡았다.
그리고 외쳐
모두가 ‘Again!’을 예상한 순간, 네 번째 곡이 나왔다.
For ever
사랑해 이 맘을 담아
지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
걸그룹 로제타의 메가 히트곡, ‘For ever’였다.
“와아아아아악!”
케이팝 중에서도 벅찬 감동을 주기로는 손에 꼽히는 명곡 ‘For ever’의 멜로디에 방청석에서 반사적인 호응이 나왔다.
‘Again’에 더해 한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걸그룹 히트곡들로 꽉 채운 무대였다.
방청객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이 안 나올 수가 없었다.
알잖아
우린 할 수 있어
‘Again’의 하이라이트였던 파트가 이번 무대에서는 잔잔하게 흘러가는 것도 색달랐다.
“안무를 다 새로 하셨네….”
여자가 출 것을 상정하고 만들어진 원곡의 안무에는 남자가 췄을 때 완벽하게 살리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서문결은 원곡 느낌을 보존하면서도 동시에 자신들에게 어울리는 안무를 완전히 새로 만들었다.
한편 강력한 한 방이 있는 킬링 파트 안무는 그대로 보존되어 팬들을 행복하게 했다.
‘이 상큼한 마라맛 뭐지?’
분명 안무는 앞선 무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쉬지 않고 달리는 것이었는데.
신비로우면서도 청량한 편곡 때문인지, 밝은 표정 연기 때문인지, 이번에는 어째 청량하고 상쾌한 느낌만 가득했다.
young, free and nonstop
아름답고 별난 네가
아직은 운명에 질 때가 아냐
두렵지 않다고 웃어
서문결의 ‘Again’과 온라온의 ‘For ever’ 랩 파트가 기막힌 타이밍으로 한 소절씩 교차했다.
무대를 지켜보던 누군가가 두 사람이 보여 주는 무대 집중력과 장악력에 소리 내어 감탄했다.
“와…….”
본래는 할 수 있다는 격려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곡이었던 ‘Again’은 ‘Some’과 ‘For ever’을 만나 운명에 도전하는 사랑을 외치는 곡으로 변모했다.
알잖아 우린 할 수 있어
알잖아 우린 결국 해내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무대가 끝난 직후.
“와아아아아아아아아!!”
귀청이 떨어질 듯한 함성이 경연장을 뒤덮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