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399)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399화
늦은 밤, 며칠 전과 비슷한 제목을 단 기사가 하나둘씩 올라왔다.
[인기 아이돌 ‘오르카’ 음주운전 사고] [아이돌 오르카, ××일 새벽 교통사고로 의식불명] [(속보)오르카, 헥사곤 스테이지 최종 경연 이틀 전 교통사고]며칠 전 가짜 뉴스에 속아 넘어갔던 사람들은 새로 올라온 뉴스를 쉽게 믿지 않았다.
– ㅅㅂ 작작 하라고
– 끝난 떡밥에 뇌절 오지네
– 피뎊 다 땀ㅇㅇ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구체적인 추가 보도가 이루어지자 설마설마하는 마음으로 다시금 소속사 공식 입장문을 기다리게 되었다.
– 아니라고 해줘 제발
– 이번에도 오보 맞죠??
– 시드 왜 조용해?????
상황을 파악하는 즉시 입장문이 올라왔던 지난번과 달리 이번에는 입장문이 올라올 때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2보)오르카 추돌사고… 멤버 1명 한때 심정지] [오르카 추돌사고, 가해 운전자 혈중알코올농도 면허 취소 수준] [오르카 멤버 5인 병원 이송… 운전자는 실종]그러는 동안 혼잡한 틈을 타 새어나간 정보를 받아먹은 기자들이 마구잡이로 기사를 써댔다.
– 와씨 개소름
– (사진) 며칠 전에 뜬 기사에 나와 있던 날짜랑 시간이랑 사고 발생 위치 이번에 올라온 기사들이랑 지금 다 똑같음… 너무 소름 돋는다
– ㄷㄷ 그냥 기레기인 줄 알았던 한기자 재평가
– 소름 끼친다……
– 매니저는 진짜 죽었대??
– 서문결이랑 온라온은 어떻게 된 건지…
– 온라온은 모르겠는데 서문결은 심정지까지 왔었대
– 운전한 오르카 매니저 실종됐다는데 뭐임??
걱정과 의혹, 충격으로 엉망이 된 밤은 유난히 길었다.
[안녕하세요 시드 엔터테인먼트입니다.]그리고 날이 밝고 나서야 드디어 공식 입장이 올라왔다.
안녕하세요.
시드엔터테인먼트입니다.
항상 오르카를 아끼고 사랑해 주시는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르카 멤버들의 건강 상태 및 향후 스케줄 관련 안내드립니다.
×월 ×일 오르카 멤버들이 탑승한 차량에 추돌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멤버들은 신속히 병원으로 이동해 진단 및 치료를 받았습니다.
정밀 검사와 치료를 받은 결과 멤버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한동안 회복 상황을 지켜보며 안정을 취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아티스트의 건강 회복을 가장 우선으로 함에 따라 향후 한 달간 예정된 오르카의 스케줄은 모두 취소되었음을 팬분들께 알려드립니다.
당사는 아티스트의 건강을 위해 앞으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에어리들은 최악의 상황만은 피한 것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 그래도 생명에는 지장 없어서 다행이다ㅠㅠㅠ
– 입장문에 상태가 어떤지 자세하게는 안 나와 있는데 애들 심각하게 다친 건 아니겠지……
– 교통사고는 후유증 남는 경우도 많아서… 앞으로 활동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 팬 아니지만 마지막 경연 무대 기대 많이 했는데 안타깝다,,, 빠른 쾌유 기원
– 하필 뒤숭숭한 기사까지 겹쳐서 멤버들 너무 놀랐겠다ㅠㅠㅠㅠㅠㅠ 잘 치료하고 복귀하길
– (링크) 음주운전 처벌 강화 청원입니다. 회원가입부터 해도 5분도 안 걸리니 꼭 참여해 주세요
– 그냥 이 모든 게 거짓말 같다…
– 아 걱정돼서 미칠 것 같아ㅠ퓨ㅠㅠㅠㅠ
– 오르카 이 정도면 굿해야 하는 거 아님?? 별의별 미친놈들이 다 붙네
* * *
오르카의 숙소 분위기는 당연하게도 무거웠다.
멤버 중 셋이 크게 다치지 않았고 사고 직후 생명이 경각에 달했던 서문결까지 오늘 오전에 무사히 깨어나 퇴원했지만, 온라온이 여전히 의식불명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저번처럼 한 일주일 자고 일어나겠죠?”
“……당연하지.”
답하는 강지우의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병원에서 의식이 회복될 징후가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온 참이었다.
온라온의 부모님이 미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동안, 친척인 묵혜성과 회사 직원이 병실을 지키고 있었다.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반요한이 입을 열었다.
“일단… 상황 정리 좀 해보자.”
큰 충격을 받았을 멤버들을 배려해 회사에서 미뤄 둔 경찰 조사를 받기 전에 상황을 점검할 필요가 있었다.
안 그래도 현장에 흐른 피의 양에 비해 멤버들의 부상이 작고 운전자인 이영민까지 사라져 의료진과 경찰이 다소 미심쩍게 여기는 눈치였는데, 여기서 멤버들끼리 말이 다르기라도 하면 여러모로 곤란해질 것이 자명했다.
“…….”
그런데 정신을 잃기 전 피를 한 바가지는 쏟은 온라온은 눈 뜰 기미가 안 보이지.
이번 일에 대해 무언가를 알고 있는 눈치였던 이영민은 온라온이랑 똑같은 얼굴을 한 남자와 함께 감쪽같이 사라졌지.
유감스럽게도 그들이 겪은 말도 안 되는 일을 명쾌히 설명해 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일단…… 라온이가 결이를 치료한 게 맞는 것 같지?”
당시 의식이 없었던 서문결을 제외한 멤버들이 저마다 고개를 끄덕였다.
“어. 말도 안 되는 얘기인 거 알지만… 결이한테 상처가 하나도 없는 거 보면 그런 것 같아. 분명히 긁히고 쓸린 상처가 꽤 있었는데, 어느 순간 그게 전부 나았어.”
다른 멤버들은 찰과상과 타박상 등이 조금씩 남은 데 반해 서문결은 상처 하나 없이 멀쩡해 급하게 달려온 구급대원에게 정말 심정지가 올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던 게 맞냐는 질문을 받아야 했다.
“내가 잘못 본 게 아니었구나. 나는 내가 미친 줄 알았어.”
“온라온이 결이 형 손 잡은 뒤에, 심장도 다시 뛰었어요. 우연은 아니겠죠…?”
“직후 라온이 상태가 안 좋아진 걸 보면 치료하는 데 어떤 식으로든 대가가 있는 것 같아.”
오가는 이야기가 워낙에 비현실적이었던 나머지, 멤버들은 도리어 침착해졌다.
두 눈으로 직접 본 만큼 믿지 않을 수 없었으며 초능력이 신기하다고 호들갑을 떨기엔 상황이 심각했다.
조용히 이야기를 듣던 서문결도 나직한 목소리로 말을 보탰다.
“생각해 보니까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던 것 같아.”
“언제?”
“아이돌 체육 대회 촬영하면서 발목 다쳤을 때. 상태가 꽤 안 좋았는데 하루 만에 갑자기 나았었잖아.”
“아.”
“그때도… 라온이가 밤에 찾아와서.”
서문결이 기억을 더듬었다.
‘별거 아니야. 갑자기 코피 나길래 놀라서 혀 씹었어.’
‘어. 형 발목 찜질했냐고 물어보려고 왔는데 날이 건조해서 그런가, 갑자기 코피가 막 나더라고.’
어둑한 밤, 얼룩덜룩한 피가 묻은 티셔츠를 어색히 감추려던 온라온의 미숙한 변명들.
“그때도 코피 흘리고, 각혈도 했던 것 같은데….”
그 말들을 한 치의 의심 없이 받아들인 자신이 한심해 고개 숙인 서문결에게 강지우가 따뜻한 물을 한 잔 건넸다.
“결아, 이렇게 된 거 절대 네 잘못 아니야. 나는 네가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
“그래. 지금 멀쩡하다고 기억 안 나나 본데, 너 진짜 죽을 뻔했어. 아무도 안 죽은 게 제일 다행이야. 온라온도 뭐, 금방 깨어날 거고.”
“맞아요. 저는 형이 진짜, 진짜 죽는 줄 알았어요….”
다급했던 상황을 떠올린 견성하가 울컥해서 입술을 깨물었다.
축 늘어진 몸을 차에서 힘겹게 꺼내고 뛰지 않는 심장을 압박하던 감각은 쉬이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흐윽….”
결국 울음이 터져 훌쩍거리는 견성하를 형들이 달랬다.
잠시 뒤, 견성하가 눈물을 그치고 이야기가 재개되었다.
“이건 어디 가서 절대 말하면 안 되겠지.”
“그래. 세상에 알려지면 어디 이상한 연구소로 끌려갈 수도 있어.”
“무덤까지 가져갈게요.”
“응.”
빠르게 합의를 마친 멤버들은 두 번째로 충격적이었던 부분으로 넘어갔다.
바로 온라온과 똑같은 얼굴을 한 인물이었다.
“나는… 온라온 같은 얼굴이 세상에 또 있는 건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어.”
“저도요.”
“근데 있더라. 알비노이기는 했지만.”
“그 사람은 뭐였을까. 세상에 도플갱어라는 게 진짜 있나?”
신경 쓰이는 발언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온라온이 곧 죽을 거라든가, 자기가 그 자리에 대신 들어간다든가, 살려줄 테니 인생을 내놓으라든가.
“라온이랑 영민이 형은 누군지 아는 것 같던데.”
“영민이 형은… 전부터 이상한 점이 많기는 했어.”
“이상한 점이 한두 개가 아니었지.”
“대체 어디로 간 걸까.”
이영민이 흰 머리 온라온을 쫓아 그대로 실종되는 바람에 회사도 경찰도 비상이 걸렸다.
가해 차량에 온라온과 똑같이 생긴 남자가 타고 있었다는 걸 차마 밝힐 수 없었던 멤버들은 이영민이 어디로 갔는지 묻는 사람들에게 경황이 없어서 모르겠다는 말밖에 못 했다.
“그럼 어쨌든 그 녀석은 막내를 살릴 수 있는 건가…….”
강지우가 중얼거릴 때.
띵동띵동.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누구 온다는 말은 없었는데. 혹시 택배나 배달시킨 사람?”
“올 거 없을걸.”
“무시해.”
이런 상황에서 숙소까지 찾아오는 악질 기자나 사생들이 종종 있었다.
하지만 고개를 돌려 문 앞을 비추는 인터폰 화면에 떠오른 방문자의 얼굴을 본 견성하는 흠칫할 수밖에 없었다.
“저 자식…….”
현관문 너머에 제로가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