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423)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423화
“와,”
“뭐야.”
“세상에.”
“미쳤다….”
강당에 모여 있던 당신의 소년 연습생들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세 사람을 보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고된 연습과 촬영으로 잔뜩 지쳐 있던 그들의 앞에 나타난 것은 아이돌을 꿈꾸는 연습생이라면 모를 수가 없는 선배들이었다.
비록 연차가 높은 대선배는 아니었지만, 3년 전 데뷔한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며 남자 아이돌로서는 누구보다 성공적인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오르카는 중소 기획사 소속 연습생들의 꿈과 희망이나 마찬가지였다.
“On and on ORCA!”
“안녕하세요. 오르카입니다!”
후배들 앞이라고 평소 헐렁한 면을 덜어내고 약간의 점잖음을 장착한 오르카 멤버 3인은 그야말로 모범적인 선배 그 자체였으니 연습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와아아아아아!”
“와…… 나랑은 같은 사람이 아니신 것 같아. 너무 잘생기셔서 감히 쳐다보질 못하겠어.”
“난 내가 저 선배님들이랑 한 화면에 나올 걸 생각하니까 너무 걱정된다.”
입꼬리를 장난스럽게 씰룩거리며 더 해보라는 강지우의 손짓에 긴장이 풀린 연습생들이 더 크게 웃으며 환호했다.
“잘생겼다!!”
“선배님들 팬이에요!!”
잠시 뒤 환호성이 잦아들자 오르카 멤버들은 마이크를 들고 한 명씩 자신을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오르카 리더 지우입니다.”
“오르카 막내 라온입니다. 오늘 짧은 시간이지만 잘 부탁드려요!”
“오르카 그냥 멤버 결입니다. 여러분 오늘 만나서 반갑습니다.”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독특한 자기소개에 연습생들이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잘 부탁드립니다!”
“꿈이야 현실이야.”
“역시 오르카 선배님들. 너무 웃겨.”
정작 자기소개의 화룡점정을 장식한 서문결은 사람들이 왜 웃나 싶어서 속으로 의아해했지만, 그걸 눈치챈 사람은 온라온뿐이었다.
“네. 아시는 분도 계실 거고 모르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저희가 다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경험자거든요.”
“오오…….”
“여러분이 걸어갈 길을 한발 앞서 걸어본 선배로서 첫 경연을 준비하는 여러분께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오늘 이렇게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와아아아!”
“여러분이 연습실에서 편하게 연습하고 계시면 저희가 한 팀씩 찾아가서 조언을 해드릴 거예요.”
“와아아…….”
‘편하게’에 강세를 두어 말하는 강지우를 보고 류상협 PD가 피식 웃었다.
‘못 보던 사이에 쟤도 방송쟁이 다 됐네.’
“여러분이 진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제작진분들께 미리 들었거든요. 저희는 열심히 하는 여러분께 도움을 드리려고 온 사람들이니까 너무 긴장하지 마시고요. 잠시 뒤에 뵙겠습니다.”
“조금 있다가 만나요!”
* * *
3번 연습실.
댄스 포지션에 속하는 연습생들이 모여서 잠시 뒤 찾아올 멘토에 대해 떠들었다.
“우리는 댄스 포지션이니까 아무래도 온라온 선배님이나 서문결 선배님이 오실 것 같은데, 넌 어느 분이 오셨으면 좋겠어?”
질문을 받은 연습생이 잠시 고민하더니 답했다.
“난 라온 선배님. 뭔가 고칠 점을 말씀해 주셔도 유쾌하고 상냥하게 말씀해 주실 것 같아.”
“나도. 결 선배님도 엄청 멋있으시고 존경하는데 뭔가 엄하실 것 같아서 약간 떨린다고 해야 하나…….”
“헉, 오신다.”
문밖에서 들려오는 발소리를 들은 연습생들이 바짝 굳어서 태세를 정비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연습실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온라온이었다.
강당에서보다 더 가까이에서 보니 연습생들은 온라온을 수식하는 연예인 중에서도 연예인이라는 말이 전혀 과장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아, 안녕하십니까!”
방긋 웃은 온라온이 짝하고 손뼉을 쳐 정도 이상의 매력에 넋이 나간 연습생들의 정신을 일깨웠다.
“여러분 댄스 포지션 연습생분들 맞으시죠?”
“네 맞습니다!”
“그런 만큼 오늘은 춤 위주로 봐 드릴 거예요.”
“넵.”
“저희한테 시간이 없으니까 바로 볼게요.”
“네!”
연습생들이 후다닥 도입부 대형을 맞춰 섰다.
‘오, 제법….’
곧이어 음악이 흘러나오고 안무가 시작됐다.
온라온은 연습생들의 기대와는 달리 웃음기 하나 없이 진지한 표정으로 춤을 관찰했다.
시간이 흐르며 무대가 끝나갈수록 온라온의 심경은 복잡해졌다.
‘여러분 댄스 포지션 연습생분들 맞으시죠……?’
아까와는 다른 의도를 품고 입 안에 맴도는 말을 가까스로 삼켰다.
‘묵 쌤… 저는 이제야 당신의 마음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온라온은 눈앞의 연습생들을 보고 나서야 픽하트 촬영 당시 입만 열면 지적밖에 나오지 않았던 묵혜성의 심정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척 봐도 기본기를 충분히 배우지 못한 햇병아리 연습생들이 섞여 있어서 그런가, 오합지졸 그 자체였다.
합이 안 맞아도 너무 안 맞아서 군무 파트가 볼품없어 보였고, 박자를 놓치거나 동작을 뭉개거나, 심지어는 안무를 아직 숙지하지 못한 연습생도 군데군데 보였다.
‘얘네를 도대체 어떻게 해야 무대로 무사히 올려보낼 수 있을지 전혀 모르겠다…….’
온라온의 얼굴은 여전히 밝고 상냥한 빛을 띠었지만, 스스로 많이 부족한 것을 아는 연습생들은 바짝 굳어 있었다.
잠시 뒤 겨우 마음을 가다듬은 온라온이 준비한 무대를 마친 연습생들에게 물었다.
“혹시 여기 리더가 누군가요?”
“저입니다.”
올해로 만 19세가 된 온라온보다 나이가 많은 연습생 한 명이 긴장 때문에 굳은 얼굴로 손을 들었다.
“아, 어쩐지 센터에서 눈에 띄게 잘하시더라고요.”
“감사합니다…!”
자기가 봐도 심각한 상태에 호된 질책을 들을 줄 알고 바짝 얼어 있던 리더 연습생이 예상치 못하게 들려온 칭찬에 고개를 번쩍 들었다.
“안효준 연습생이 이 팀에서 가장 잘하시는 분이고, 리더시니까 오늘 제가 해드리는 말을 잘 듣고 기억해 두셨다가 제가 간 뒤에도 다른 팀원분들을 잘 봐주시면 전체적인 무대 퀄리티를 올리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네!”
그리고 지옥의 피드백이 시작됐다.
“우선 안무 숙지는 기본 아닌가요? 연습 시작한 지 이제 일주일이 다 되어 간다고 알고 있는데 지금까지 안무를 외우지 못했다는 건… 사실 할 마음이 없는 거라고 봐도 할 말이 없는 일이거든요. 아직 못 외우신 분들은 다른 피드백을 듣기 전에 안무 숙지 먼저 해야 할 것 같아요.”
“군무는 일체감이 핵심인데. 이걸 살리려면 연습을 이끌어가는 리더분 역할이 특히 중요하거든요. 음원을 0.75배속이나 0.5배속으로 틀어두고 세세하게 맞춰보는 연습을 하시면 좋아요. 어디가 안 맞는지 잘 보시면서. 물론 안무 숙지가 먼저겠죠. 제가 말씀드리는 것들은 연습하면 금방 나아질 수 있어요. 할 수 있다.”
“보니까 서진우 연습생은 춤출 때 힘을 너무 주시는 것 같아요. 동작마다 강약 조절을 의식적으로 해 보시는 게 좋아요. 모든 동작에 힘이 들어가 있거나 너무 흐늘흐늘하면 춤이 보기에 재미가 없어진다고 해야 하나, 맛을 살리기가 어려워지거든요. 단체 안무 속에서 전체적인 조화도 해치고요. 자, 해 보세요. ……와, 아까보다 훨씬 나은데요!”
* * *
[(선공개) “당근과 채찍 비율은 1:1” 첫 경연을 앞둔 소년들을 찾아온 선배의 정체는?|《당신의 소년》 ×월 ×일(금) 밤 9시 30분 방송!]– 아 나도 연습생 할걸 온라온 실물 영접하게……
– 지우 되게 사근사근하게 얘기해주는데 무섭다; 선배미 뿜뿜
– 빨리 풀영상으로 보고 싶음ㅠㅠㅠ
– 혹시 멘토분한테는 투표 안 되나요 저 지금 진지함
– 아니 라온이가 피드백하는 부분 되게 짧게 지나갔는데 왜 그 당숙분이 생각나는 거지
– 우리 애들이 벌써 선배역할로 나올 연차라니… 따까리 출신 에어리 감격하다
* * *
오르카라는 폭풍이 한바탕 몰아친 이후 연습생들은 녹초가 되어 식당으로 모여들었다.
“아니, 지우 선배님 막 웃으시면서 반복 연습시키시는데 나 너무 무서웠어. 결국 되긴 했는데.”
“온라온 선배님이 웃는 얼굴로 하시는 피드백이 다 맞는 말씀이라 너무 부끄러웠다….”
“서문결 선배님은 천사야. 근데 무서워.”
그때였다. 연습생 한 명이 뛰어들어 오며 외쳤다.
“야, 오르카 선배님들이 치킨 쏘셨대!”
“미친… 치킨?”
“어! 오늘 저녁 1인 1닭이라는데?”
연습생들이 스태프들의 안내에 따라 식당으로 가 보니 정말 오르카 멤버들이 따끈따끈한 치킨 박스를 하나씩 나누어주고 있었다.
“선배니임….”
먹음직스러운 냄새가 굶주린 연습생들의 후각을 사정없이 자극했다.
“오늘 너무 고생했어요.”
“무대도 응원할게요.”
치킨 박스를 든 오르카 멤버들의 뒤에서 정말 후광이 비치는 것 같았다.
“감사합니다…!”
“오르카! 오르카!”
“오르카! 오르카! 오르카!”
낮고 굵은 목소리로 오르카를 연호하는 연습생들의 목소리가 식당을 가득 채웠다.
당근과 채찍, 아니, 치킨과 채찍의 효과는 엄청났다.
* * *
그리고 며칠 뒤.
오르카의 첫 리패키지 앨범 타이틀곡의 뮤직비디오 티저가 공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