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64)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64화
2차 경연이 무사히 끝난 다음 날.
픽하트의 메인 피디인 조인수 피디와 조연출 한 명, 그리고 메인 작가 장아현이 모인 회의가 한창이었다.
“경연 반응 확인했어?”
그동안 스포일러는 어떤 내용이든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놓아온 픽하트 제작진이었지만, 인터넷에 올라온 후기글을 비롯한 반응은 다음 순위 변동을 예측하고 편집 방향을 조정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되어주고는 했다.
장아현이 파일을 한 부씩 나눠주었다.
“반응 상중하로 구분해서 정리했으니까 보세요.”
세 사람은 막내 작가가 날밤을 새워가며 조금 전까지 열심히 조사한 경연 반응을 살폈다.
음정이 눈에 띄게 불안했던 보컬팀과 중간에 울음보가 터지는 바람에 불안정한 무대를 보여준 랩×퍼포먼스 팀의 평이 제일 안 좋았다.
가장 반응이 뜨거운 것은 단연 흥부자조였다.
내가 농부라서 그런게 아니고 진심 ㄹㄹ 개 미쳤고 조졌고 부쉈음
와 진짜 아직도 존나 짜릿해
거의 찜질방이었던 스튜디오 안에서 내내 서서 개고생 다 하고 체력 빨리고 정신력 빨리고 그저 집 갈 시간만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이 다 놓고 아묻따 앵콜 외칠 정도면ㅋㅋㅋㅋㅋㅋ 참고로 일부 앵콜 아니고 전체 앵콜이었ㅇㅇ
일단은 시작하기 전부터 온라온 텐션이 장난아니었음. 자기도 몇 시간 동안 계속 기다리면서 나름 힘들었을 텐데 (물론 거기서는 머표들이 제일 힘들었겠죠? 종아리 터지는 줄 알았죠? 인수야 이게 대표냐?) 방방 뛰면서 분위기 제대로 띄움.
(중략)
징샤오가 제일 먼저 끼 부리면서 분위기 띄우고 온라온이 본격적으로 흥태우고 서문결이 찢어놨음ㅠㅠㅠ 비누 3차 섹시컨셉 제발젭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특히 온라온 눈에 띄었음. 말했듯이 무대 시작하기 전부터 옆에서 비누가 손 꽉 잡고 말리고 끝나고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할 정도로 남달랐던 텐션 때문에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ㅋㅋㅋㅋㅋㅋ 랩 객관적으로 봐도 괜찮았음. 그리고 노래 웬만큼 하는 애면 랩도 엔간히 하니까ㅇㅇ
다른 애들도 얘 텐션 따라가려고 열심히 하는 거 보여서 전체적으로 훈훈했음. 훈훈했다기보다는 거의 지옥불가마수준의 열정이었지만ㅋㅋㅋ
온 아니면 비누가 조1위 할덧. 데이가 안무는 서문결이 혼자 짰고 전체적으로 무대 구상한 건 온이라는데 솔직히 둘 다 공로상 줘야 하는 거 아니냐?
암튼 얘 실물갑. 그동안 하얗다, 커엽다, 순둥하다, 이번 시즌 덕후몰이상이다,, 이런 얘기는 많이 봤던 것 같은데 잘생겼다는 말은 많이 안 나온 게 이상할 만큼 이번에는 잘생기게 커여웠음ㅠ
아니, 애초에 눈이 그렇게 크고 예쁜데 어떻게 씹덕상으로 소비할 생각을 하지…? 온프들아 너네 새끼의 한계를 그렇게 일찍 정하지 마….
개인연습생이라 꾸준하게 관리해줄 회사가 없다는 게 좀 걸리기는 한데 아직 애티 확 날 만큼 어리니까 이대로 방송물 좀만 더 먹으면서 정변하면 무조건 되는 복권이라고 확신함. 일단 이거 방송나가고 직캠뜨면 얘 백퍼 떡상한다. 비누랑 샤 사이에서 살아남았다는 게 내가 객관성 유지했다는 증거임.
(중략)
무대 끝나고 소감 한마디씩 하는데 자기 얘기는 정작 많이 안 하고 다른 애들 얘기만 하는데 뭔가 입사한 지 3개월 된 신입사원이 상사 앞에서 빠릿빠릿하게 브리핑하는 느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애도 아는 것 같았음 조인수가 갑자기 계시를 받고 회개하지 않는 한 그들에게 멀쩡한 분량이 안 갈 거라는 사실을…… (ㅅㅂ)
다른 후기글들 보니까 다들 이건 살려야 한다고 뭔 사명감에 불타서 숨소리까지 살려서 써논 거 개웃긴데 존나 슬픔ㅠ ㅠ 읹수야 잘하자ㅠㅠ
그리고 감동이었던게 처음부터 끝까지 개고생하는 대표들 걱정해주는 애는 얘랑 시드애들밖에 없었음. 와주셔서 감사하고 즐겨주셔서 감사하고 갈 때 조심히 가라 하는데 이게 자식 잘 키운 부모 맘이구나……
(중략)
얼쑤얼쑤 안 그래도 중독성 미친 곡이었는데 이젠 진짜 국산 마약됐다… 드디어 우리나라가 마약이 합법이 됐어요(그렇다고 진짜 약빨면 죽인다)
하 영상 얼른 떴으면 좋겠다.
(후략)
– 못 일어날 만큼 열심히 했다는 게 너무 발리고 요즘 온 분량 시드애들이랑 비슷해지는 것 같아서 환장할 것 같았는데 이번 방송 기대해 본다. 온 후기 고마워
┗ 아무리 그래도 인간적으로 시드랑 비비는 건 아니지^^,,,
┗ ㅈㅅ
┗ 죄송하면 다냐? 다야?????
┗ 죄송합니다ㅠㅠ
┗ 원글러) 농부야 화풀어. 온 핵인싸답게 문결이랑 엄청 친해 보였고 둘이 무대하면서 꽁냥거리는데 모든순간순간이 개미쳤으니까 진정하고 담주 방송이길 기도해바
┗ 감사합니다 저희 애 친목이라니 존나 말도 안 되는데 반온결 상암썰 생각하니 마음에 찬란한 빛이 드네요. 후기 감사드리며 풍요로운 하루 되세요 충성충성 *^^*7
┗ ㅈㄴㄱㄷ) 농부들 건드리지 마셈 얘네 지금 읹수 머리털 뽑아서 모내기하기 직전임
[징징이들아 비누한테 절해라]내가 알던 그 뚝딱이 맞나
얼쑤조 춤은 다른 댄스포지션조랑 비교했을 때 솔직히 안 어려웠던 것 같은데 현장에서 봤을 때는 잘 추는 것처럼 보였음.
저기서 박자 훨씬 더 쪼개놔도 ㅈㄴㅈㄴ 멋있게 출 수 있는 서문결이 배려 안 하면 절대 못 나오는 안무 구성이었고 이건 진짜 콜온미 때 했던 것 같은 수납 그 이상이었음….
문결이 콜온미때 파트랑 동선 실종됐던 거 지금 생각해 보니까 내가 다 억울하다 ㅅㅂㅠㅠㅠㅠ
그리고 서문결징샤오 실물 진짜 ㅆㅅㅌㅊ 카메라로 못 담는 미친 미모… (+얘네 정도는 아니지만 온라온도)
온라온 나올 때 쟤 온라온 맞냐고 주위 사람들 다 온성온성하다가 징샤오 보고 실물을 화면에 백프로 못 옮기는 촬영 기술의 한계에 단체로 탄식하다가 서문결 보고 그냥 기절함. 케이팝의 미래가 여기있다
직캠에 이번에도 장난질 치면 암트 본사에 불지르러감
암튼 애가 열심히 한 것도 있겠지만 진정한 징징이라면 샤한테는 혼자 이만큼 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너네는 진짜 방송 나오면 서문결 있는 방향으로 하루에 한 번씩 큰절 올려라
– 징징인데 너무 기대됨ㅠㅠ 살면서 우리 애가 춤을 잘 췄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 줄은 몰랐다
– 서문결 남팬 개많더라ㅋㅋㅋ
– 징샤오나 서문결은 그렇다 쳐도 온라온은 1차 때보다 낫다는 후기 엄청 나오네. 그정도임? 온프들 단체사기극 아니고?
┗ 2차경연 고화질 뜸 (사진)
┗ 이거 보정떡칠 아니고 진짜냐..? 나 지금 진지하다
┗ 이거보다 실물이 더 낫다는 얘기가 많더라
┗ ㅁㅊ 진짜냐 ♥오늘부터1일♥
– 궁금한 게 있는데 온프할 때 ~프 뜻이 뭐야? 연생 이름 따서 ~프 이러던데 ㅠㅠ
┗ ~프사. 온프면 내가 온라온을 프사로 할 만큼 좋아한다! 대충 이런 의미. 프로사랑꾼이라는 뜻도 있고.. 암튼 걔가 최애라는 뜻임
┗ 아하 첨알았따 고마어ㅠㅠ
막내 작가가 눈치껏 정리한 반응 요약본을 본 조인수 피디의 표정이 안 좋아졌다.
불타는 금요일 밤 클럽처럼 후끈거리는 현장을 보고 조인수 피디도 어느 정도는 예상한 바였지만 그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특히 이 둘은 이번에 방송 나가고 직캠 올라가면 순위 많이 오를 것 같은데요.”
조연출이 가리킨 모니터에는 두말할 필요 없이 완벽한 센터와 사려 깊은 리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며 복합 포지션 팀 1위를 거머쥐는 데 큰 도움을 준 서문결.
그리고 차고 넘치는 흥과 끼로 서문결을 간발의 차로 제치고 팀 내 1위까지 거머쥐어 총 8만 표를 추가로 획득한 온라온의 모습이 떠 있었다.
“시드 얘네는 적당히 머릿수나 채우는 애들로 내보낼 것이지 뭐 이런 A급을 내보내서 사람 골 빠개지게 만들어.”
서문결뿐만 아니라 훈훈한 대학생 스타일링을 하고 나긋나긋 설레는 음색으로 봄 노래를 불러 화제가 되고 있는 반요한 또한 조인수 피디에게는 골칫거리였다.
작곡가 출신인 반가을 대표를 중심으로 뭉친 시드 엔터에는 제법 굵직한 중견 가수 몇이 적을 두고 있다.
하지만 시드 엔터 소속 가수가 음악 전문 채널인 뮤직박스의 방송에 출연한 적은 최근 몇 년 사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가수 오디션 프로그램 ‘스타 프로젝트 코리아’의 첫 번째 우승자 권겨울과 관련된 일련의 사건 때문이었다.
프로그램 종영 이후 뮤직박스와 권겨울 사이에는 부당한 수익 배분과 무리한 스케줄 등의 요인으로 불화가 있었다.
둘은 계약 기간이 끝나자마자 관계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로 결별했고, 뮤직박스의 보복을 우려한 가수 매니지먼트들은 권겨울을 받아들이는 것에 하나같이 거부감을 표했다.
그때 마땅한 소속사를 찾지 못해 곤경에 빠져 있던 권겨울을 과감히 영입한 것이 시드 엔터였다.
덕분에 권겨울은 회사의 전폭적인 음악적 지원 아래 현재까지 좋은 활동을 이어오고 있었다.
그로 인해 시드 엔터는 뮤직박스, 정확히는 스코의 총 연출이었던 조인수 피디는 물론이요 그 윗선의 CP와도 제대로 척을 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조인수 피디는 눈에 새똥이 들어가도 시드 엔터 연습생들을 데뷔시킬 생각이 없었다.
“걔들도 그걸 알 텐데? 나 엿 먹이려고 이러나? 아니면 이렇게 버티면 진짜 데뷔시켜 줄 거라고 생각하나?”
“별로 데뷔 생각이 있는 것 같지는 않은데요. 서문결 연습생이나 반요한 연습생이나 분량이나 순위에는 애초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라….”
“나도 알아! 내가 지금 그런 것도 몰라서 하는 소리 같나?”
“아닙니다.”
괜히 말을 꺼냈다 본전도 못 찾은 조연출이 고개를 수그렸다.
“그럼 이건 살려요 죽여요?”
안 그래도 바쁜데 소모적인 입씨름으로 회의가 길어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장아현 작가가 그쯤에서 개입했다.
“전 그냥 버리기는 아깝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번 시즌 기획이랑도 잘 맞고, 대중한테도 잘 먹힐 것 같고.”
이번 시즌, 픽하트의 목표는 자체제작과 글로벌, 두 가지였다.
그리고 흥부자 팀의 무대는 장아현 작가의 말대로 그 두 가지를 모두 높은 수준으로 만족시켰다.
우선 보컬, 퍼포먼스, 랩 세 가지를 모두 프로듀싱한 유일한 팀이고, 절반이 넘는 조원들이 글로벌 연습생이었으며, 무대의 컨셉은 또 한국풍이었는데 퀄리티까지 좋았다.
세계인의 화합! 우리의 전통!
윗분들이 또 이런 거에 환장하지 않냐는 온라온의 지극히 개인적이고 편견적인 판단에 의해 나온 결과물이었으나, 그 영향은 썩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아주 좋았다.
시즌1과 2에 비해 이번 시즌은 대중성이 확연히 부족했다.
판이 고였다고 해야 할까.
이전 시즌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낮아진 시청률을 비롯해 대중의 관심이 멀어진 게 보였다.
아직 방송은 중반.
지금이라도 대중성과 화제성을 끌어 올린다면 후반에 가서는 이전 시즌만큼의 영향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런 상황일수록 대중의 이목을 한 번에 확 끌어올 만한 이슈가 필요하다.
장아현 작가의 눈에는 이번 흥부자 팀의 무대가 딱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인 것이다.
조인수 피디는 이내 결단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