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75)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75화
카일은 결국 39위로 아쉽게 탈락했다.
흥부자 조원 중에 유일한 탈락자여서 더 마음이 안 좋았다.
연습생들끼리 마지막으로 인사를 나눌 때, 카일은 울지 않겠다는 듯 꿋꿋이 고개를 들고 있었다.
그러나 헤어질 때가 되어서야 서럽게 울음을 터뜨려 우리 마음을 무겁게 했다.
“너네, 크흥, 꼭 데뷔해. 알았지?”
“일이 형도 꼭 데뷔해. 계속 연락하자.”
더 길게 인사를 나누고 싶었지만, 일정이 촉박했다.
순위결정식과 합숙 사이에 하루 정도 간격을 두었던 지난번과는 달리 이번에는 생존자들끼리 버스를 타고 합숙소로 바로 이동했다.
자기가 생존할지 방출될지 확실히 모르고 일단은 짐을 챙겨 왔던 연습생 중 거의 절반은 다시 캐리어를 끌고 집에 돌아가야 했다.
“……이렇게 떨어지는 사람 없이 다 잘되면 좋을 텐데.”
물론 꿈에서나 이루어질 말이었다.
옆자리에 앉아 있던 2위 징샤오가 내 말에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카일을 안고 한참 울었던 녀석의 눈이 빨갰다.
체력을 아끼기 위해 뺏긴 핸드폰 대신 견성하의 MP3로 리와인드나 듣고 있으려 했는데, 뒷자리에 앉은 연습생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태정이 이번 경연곡 작곡했는데 떨어졌어.”
“헐… 어떡하냐. 그럼 그 곡은 어떻게 되는 거야?”
“뭘 어떡해. 그냥 태정 없는 태정 팀 되는 거지….”
나는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연습생들을 태운 버스는 이후로 한참을 달려 합숙소에 도착했다.
10분 정도 전에 리와인드 노래 숙지에 성공한 나는 이어폰 줄을 둘둘 감은 MP3를 주머니에 넣었다.
“도착했습니다! 놓고 가는 물건 없이 내려서 줄 설게요!”
연습생들이 내려 두 줄을 맞춰 섰다. 스태프가 인원을 확인했다.
“네. 서른여섯 명 모두 확인했습니다. 이동하실게요.”
서른여섯 명은 절대 적은 인원수가 아닌데. 이렇게 있으니 어쩐지 휑하게 느껴졌다.
강당으로 이동한 우리는 늦은 점심으로 제작진이 제공한 도시락을 먹었다. 시간상 저녁도 겸한 것 같았다.
“왜 이렇게 자리가 남냐….”
“그러게. 처음에는 여기 꽉 찼잖아.”
여기저기 남은 공간에서 막연한 허전함을 느끼는 건 나만이 아닌 듯했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짧은 식사를 마친 연습생들은 제작진의 지시에 따라 모여 앉았다.
“슬레이트 치겠습니다!”
짜악! 서찬빈이 슬레이트를 치고 후다닥 자리로 돌아왔다.
마이크를 든 제나가 입을 열었다.
“이렇게 보니 픽 유어 하트 시즌3도 벌써 중간 지점을 훌쩍 넘어왔다는 게 실감이 나네요. 다들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요.”
카메라들 앞에서 억지로라도 밝은 기운을 끌어 올린 연습생들이 자축의 박수를 쳤다.
제나가 설명을 이어갔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죠.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파이널 평가에 진출할 수 있는 연습생은, 이 중 21명입니다.”
연습생들이 탄식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21명이면, 다시 절반에 가까운 15명이 탈락한다는 뜻이다.
어떻게 한 번이라도 쉽게 넘어가는 법이 없는지.
“투표 방식 또한 약간 변경되는데요. 기존에는 한 번에 10명의 연습생에게 투표할 수 있었다면 이번 3차 투표에서는 3명의 연습생에게만 투표할 수 있습니다.”
투표 인원수가 줄어든 만큼 이제부터는 충성도 높은 코어 팬덤이 강한 연습생이 조금 더 유리할 것이다.
‘……어차피 누가 데뷔할지는 다 정해져 있는데, 이게 다 무슨 의미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가라앉으려는 표정을 관리하며 제나의 설명에 마저 귀를 기울였다.
“3차 평가는 말씀드렸듯이 오리지널 프로듀싱 평가인데요. 연습생이 총 64명에서 36명으로 줄어든 지금, 여러분은 이제 준비했던 두 가지 곡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제나가 또렷한 어조로 선언했다.
“그럼 지금부터 오리지널 프로듀싱 평가 조를 최종적으로 정하겠습니다.”
곡 선택과 조 결정 방식은 이렇다.
6개의 곡이 있고, 각 조는 6인으로 구성된다.
36위부터 차례로 곡을 고르는데 만약 곡의 인원이 다 찼을 경우 순위가 낮은 사람이 일단 밀려나는 식이다.
밀려났다면 1위까지 곡 선택을 마친 다음 자리가 남은 곡을 대상으로 재선택의 기회를 얻는다.
재선택 관련해서는 뭔가 더 복잡했던 것 같은데, 그 부분 설명을 좀 놓쳤다.
다행히 나는 3위라서 밀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원곡자로서 일찌감치 곡이 확정되어 있던 서문결이나 오현진 같은 연습생들이 옆 건물에 있는 곡별 연습실로 우선 이동했다.
“자, 그럼 36위 마태원 연습생부터 곡을 선택해 이동해 주세요.”
이름을 불린 연습생들이 차례로 자리에서 일어나 강당을 빠져나갔다.
“11위 반요한 연습생, 곡을 선택해 이동해 주세요.”
분량이 온데간데없이 실종된 반요한은 이번에도 11위로 순위를 유지했다.
자리에서 일어난 녀석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가 이내 떨어졌다.
“3위 온라온 연습생, 곡을 선택해 주세요.”
조금 더 기다리니 내 이름이 불렸다.
이제까지 남아 있던 징샤오와 서찬빈이 손을 흔들어 나를 배웅해 주었다.
둘에게 마주 손을 흔들어 보이고, 제나에게도 묵례한 뒤 강당을 빠져나갔다.
ENG 카메라를 들고 나를 따라붙은 VJ가 뭔가 말을 해달라는 신호를 보냈다.
“원하는 곡을 할 수 있을까 사실 오늘 아침까지 엄청 고민이 많았는데, 대표님이 생각보다 많이 높은 등수를 주셔서 괜찮을 것 같습니다. 가려는 곳에 딱 5명이 있으면 좋겠어요.”
조금 빠른 걸음으로 옆 건물로 이동했다.
스태프 한 명이 1층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원하는 곡을 말씀해 주세요.”
“저는 ‘Rewind’를 선택하겠습니다.”
고민 없이 답하자 스태프는 무표정으로 2층에 있는 3번 연습실로 이동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진짜, 더도 덜도 말고 딱 5명만 있으면 좋겠다.’
누굴 밀어낼 필요도, 밀린 누군가를 데려올 필요도 없게.
나는 그런 비겁한 생각을 하며 3번 연습실 문을 조심히 열었다.
“안녕하….”
“온랑해!”
“온랑해요!”
쾅! 다시 닫았다.
몇 명인지는 모르겠는데 안에 있던 연습생들이 아까 내가 했던 끔찍한 짓을 죄다 따라 하고 있었다.
내 뒤를 따라오며 나를 찍고 있던 카메라 감독이 슬그머니 웃는 게 보였다.
“감독님, 저 곡 다시 고르면 안… 되겠죠. 그렇죠.”
나는 도망칠 수 없는 현실 앞에 용기를 내어 다시 문을 열었다.
“온랑해애애!”
말 그대로 깨물어 쪼개 버리고 싶은 하트 다섯 개가 나를 반기는 건지 쫓아내는 건지 모르게 쭉 늘어서 있었다.
아, 못 참겠다.
나는 다섯 명 중에서 가장 귀엽고 상큼한 하트를 만들어낸 반요한에게 달려들었다.
“반요한! 진짜 이 형이!”
신나게 웃어대는 반요한의 멱살을 잡아 탈탈 흔들고 있자니 김준우가 신기하다는 듯 말했다.
“와, 어떻게 쟤가 하자고 한 걸 한 번에 딱 맞추냐? 너네 진짜 친한가 보다….”
친한 건 모르겠고, 남 열 받게 하는 일 생각해 내는 건 내가 알기로 반요한이 독보적 1등이라서.
지은 죄가 있어서 반격하지 않는 반요한을 짤짤 털다가 부실한 체력 때문에 금세 지쳐 자리에 앉았다.
“이야, 애교 장인.”
“숨만 쉬어도 애교가 된다는 애교 박사 온랑 선생님 아니십니까.”
김준우와 옥도윤이 히죽히죽 웃었다.
“괜찮아. 정말 귀여웠어.”
원곡자 서문결이 나를 위로하듯 말했다.
말은 저렇게 따뜻하게 하지만 이 형도 반요한과 한패였기 때문에 별로 위로는 안 됐다.
“처음 해본 애교가 그 정도면 완전 애교 천재 아니야?”
리와인드 A-1 그룹에 없던 원조 애교 만렙 나윤재가 생글거렸다.
그 대신 카시마 소라가 없었다.
이번에 9위를 받은 카시마 소라보다 순위가 더 낮은 반요한이 멀쩡히 있는 걸 보니 애초에 다른 곡을 선택해서 간 것 같았다. 정원도 안 찼고.
‘임시기는 했지만 센터를 버리고 갈 정도면 거기서 메인 보컬을 노리는 건가?’
어쨌든 나, 반요한, 서문결, 옥도윤, 김준우, 나윤재, 이렇게 여섯 명으로 리와인드의 인원이 확정되었다.
* * *
살아남은 연습생들이 합숙소에서 열심히 경연을 준비하는 동안, 인터넷에는 픽하트3 2차 순위결정식 출근길 프리뷰가 우후죽순 올라왔다.
오후에 연습생 누구를 어디에서 봤더라, 하는 목격담 하나가 뜨면 극도로 예민해진 대표들이 우르르 몰려가 진위 여부를 꼼꼼하게 확인했다.
2차 순위결정식 순위에 대한 스포일러 글도 여럿 올라왔다.
[끡하트3 2차 순결식 스포+팩트분석]순서 상관없음
1. 순위 변동 심함. 20위 안쪽 시즌1, 2보다 훨 빡빡
2. 이번에 3픽으로 바뀌고 최종 때 1픽으로 바뀌면 어떻게 될지 ㄹㅇ 모를일
3. 서찬빈 최상위권. 30대 이상 팬층 압도적 탄탄 얘는 카메라 앞에서 똥 싸지 않는 한 데뷔
4. 오현진 순위 좀 떨어짐. 그래도 20대 이하 팬 많고 코어력 좋아서 얘도 똥 안 싸면 데뷔
5. 이번에 살아남을 연생 중에 보컬 쓸 만한 애들 거의 없음. 랩포지션만 홍수
6. 중고 싫다 싫다 하지만 최소 둘은 안고 갈 듯 (서찬빈, 빻서준, 이승혁, 박수현 중 방출 없음) 미리 품을 준비해라
7. 징샤오 대륙팬 진짜 조오온나 많음. 상위권 데뷔 유력
(중략)
14. 온라온 순위 엄청 오름. 호감 이미지 갑. 머글팬 많고 코어도 무난 이번에 특히 유입 많이 됨 해외 포함ㅇㅇ
15. 반요한서문결 생존. 코어력만큼은 무조건 1등. 팬층이 분량에 비례해서 그렇지,, 그래도 1픽으로 바뀌었을 때 순위가 오른다면 얘네
16. 타연생 까봤자 거기 팬덤만 강해짐 그 시간에 자기 새끼 영업 뛰는 게 나음
17. 지금 마음 놓아도 되는 연생은 꾸준하게 최상위권인 서찬빈, 나윤재, 오현진 말고 없음. 그렇다고 진짜 차애로 눈 돌리면 남하트1 꼴 난다
18. 사실 뭐라 말해도 다 소용없음. 그냥 물 떠 놓고 인수한테 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