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Idol’s Strategy to Conquer the Entertainment Industry RAW novel - Chapter (94)
천재 아이돌의 연예계 공략법 94화
온라온이 시드를 방문하고 얼마 뒤.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할 단독 기사 하나가 보도됐다.
[(단독)‘픽하트3’ 온라온, 시드엔터와 전속계약…BOS 데뷔 현실로?](사진)
뮤직박스 ‘픽 유어 하트 시즌3’에 출연해 최종 11위를 기록한 연습생 온라온이 시드엔터테인먼트와 아티스트 전속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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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는 “온라온의 재능과 가능성을 일찍부터 높이 평가해왔다. 올해 내 데뷔를 목표로 플랜을 신중히 정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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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 유어 하트 시즌3’를 통해 감탄을 자아내는 비주얼과 나날이 발전하는 모습을 바탕으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온라온은 시드 공식 SNS에 장문의 자필 편지를 업로드하며 새 출발을 예고했다.
한편, ‘픽 유어 하트 시즌3’에 출연해 각각 최종 순위 12위와 14위로 좋은 성적을 거둔 연습생 반요한, 서문결 역시 같은 회사 소속이다.
이에 따라 반요한, 서문결, 온라온으로 구성된 ‘픽 유어 하트 시즌3’의 파생 그룹 ‘BOS’를 지지해 각지에 광고를 송출하거나 그룹 로고, 응원봉 디자인, 앨범 컨셉 아트 등을 직접 제작하는 등 열띤 응원을 보내던 팬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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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내 계약에 대해 보도하는 기사가 이르게 나가기는 했지만 사실 아직 계약 절차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었다.
미국에 있는 보호자의 도장이 찍힌 계약서가 한국에 도착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이다.
그래도 시드와 계약하는 것이 확실해진 이상 소식을 기다릴 팬들을 위해 일단 기사부터 먼저 내보내기로 했다.
좋은 소식은 빠를수록 좋으니까.
내가 시드를 택한 이유?
반가을 대표의 마인드가 좋아서? 픽하트를 하며 시드 연습생들과 친분을 다져서? 팬들이 원해서?
다 틀린 건 아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저 사람들이 내 가능성을 일찍이 알아봐 주었기 때문이다.
매력을 되찾기 전부터, 얼쑤얼쑤 무대로 순위가 크게 오르기 전부터, 마지막 방송으로 내 화제성이 치솟기 전부터 말이다.
그게 아니어도 봄에 받았던 호의가 내게 인상적으로 남은 것은 분명했다.
시드 연습생들은 다행히 나를 아무렇지 않게 환영해 주었다.
녀석들이 픽하트 생방송 때 밝혀진 과거사를 괜히 신경 쓰지 않고, 그저 마지막으로 봤을 때와 똑같이 대해줘서 편했다.
“너도 우리를 원했구나!”
강지우가 행복에 겨워 외쳤다.
“아닌데. 팬분들이 나 여기로 가면 좋겠다고 해서 온 건데.”
“왜 못 보던 사이 성하처럼 말하는 법을 배워 왔냐? 어차피 우리 7년 동안 봐야 하는데.”
“…….”
아무것도 안 했는데 공격당한 견성하가 조용히 고개를 돌렸다.
어쨌든, 7년이라니.
까마득했다.
강지우, 견성하, 서문결뿐만 아니라 반요한까지 한 팀으로 활동한다는 사실을 들었을 때는 조금 놀랐다.
기껏 수능 만점 맞고 들어간 대학을 포기하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왠지 쟤한테는 쉬운 일 같아서 이 이상으로 대단한 취급은 안 하기로 했다.
* * *
– [BOS] #반요한 #온라온 #서문결
mark1mark1mark1 [(단독)‘픽하트3’ 온라온, 시드엔터와 전속계약…BOS 데뷔 현실로?] (링크)
– 따까리들 집합mark2mark2(링크)
┗ 님 우리 이제 따까리 말고 간부라니까요ㅠㅠㅠ
┗ 근데 간부보다 따까리가 더 찰진걸 어떡해요ㅠㅠㅠㅠㅠ
– 아 빨리 팬덤명 제대로 생기면 좋겠다ㅜㅜ 농부→따까리→간부 이 구린 이름들에서 탈출하고 싶어
– 지갑 열렸어용 털어가세요 ㅎㅎ
– 아 미친… 우리애들 데뷔한다ㅠㅠㅠㅠㅜㅜ
– 편지 진짜 ㅠㅠ 말 늘 예쁘게 잘해 ㅠㅠㅠㅠ 빨리 데뷔하고 빵 떠서 라온이가 사랑 한가득 받는 사람이라는 거 매일매일 느끼고 살았으면
– 나지금울고있니ㅠㅠㅠㅠㅠㅠㅠ
– 와 이렇게 빨리 셋이 모일 줄이야ㅠㅠㅠ 시드 사랑해요 제발 우리 애들 잘해주세요 리얼리티도 꼭꼭 부탁해요
팬 대부분은 온라온이 반요한, 서문결과 함께 그룹으로 데뷔할 가능성이 높은 시드에 합류한 것을 반겼다.
하지만 온라온의 솔로 데뷔를 바라는 사람도 제법 보였다.
시드가 아이돌 제작 경험이 전무한 소형 기획사라 이후 활동이 걱정된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 근데 시드 뭐하는데야 나 픽하트전까지는 이런 회사가 있다는 것도 몰랐어
– 권겨울 보면 소속 아티스트 잘 챙겨주는 것 같기는 한데,,, 아이돌은 좀 다르니까 일처리 벌써 걱정됨,,,,
– 나만 랑 씨았간거 별론가 욯, 서묹이랑 친목하는건 좋은데 혼자 할 능력도 되니까 그냥 좋은 데서 솔로데뷔했으면 했는데. . .
– 솔찍 괜찮은 애들이 기획력 구린 듣보가서 제대로 뜨지도 못하는거 하루이틀 보는 것도 아니고ㅜ 솔직히 넘무 불안함
– 아.. 벌써 덕질 힘들다…(지나가세요 ㅈ소길만 걸은 사람입니다)
그러다 어떤 기사가 나오며 애매하던 분위기가 다소 반전됐다.
[CY 나온 주열음, 시드 합류]주열음 전 CY 아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시드엔터테인먼트에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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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행보라고 할 수 있는 이번 합류를 두고 주열음은 “마흔이 되니 또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어지더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편이다”라고 밝혔다.
주열음은 비주얼 디렉팅에서 더 나아가 시드에서 처음으로 선보일 보이그룹의 론칭과 관련된 업무를 제작자로서 총괄할 예정이다.
– ??? 주열음 씨와이 나간 건 알았는데 갑자기 시드?
– 업계탑이 씨와이 나가서 들어간곳이 듣보시드? 주썸머 다 죽었네..
┗ 언제부터 주열음이 업계탑이었음..올려치기 그만ㅠ
┗ 근데 이직했다고 기사까지 나고 돌판 반응하는 거 보면 영향력 무시할 수준은 아니지
– 2~3세대는 씨와이 주썸머랑 아재 박썬이 전설인건 인정하자
– 난 근데 유피테르랑 크레니아 연타로 성공시켜서 씨와이 4대로 올려놓고 미련없이 떠난거 개인적으로는 간지오진다고 생각함
┗ 씨와이가 뭔 4대야ㅋㅋㅋ
┗ 이제는 4대 맞지 않나? 씨와이 안껴줄거면 요즘 실적 별로인 트루도 빼야지
– 와 시드 보스애들 있는 곳 아님? 씨와이덕은 아니지만 주열음 능력좋은거랑 덕후 마음에 불 제대로 지피는 사람인건 알아서 걔네 데리고 뭘할지는 기대된다 비주얼 오지잖음
– 근데 난 주열음 컨셉러 느낌 좀 부담스럽더라ㅠ
┗ 222 노림수가 과해
– 주열음 씨와이 나가고 오라고 하는 곳 많았을텐데 시드가 데려간 거 보면 뭔가 제대로 해보려는 것 같아서 좀 안심
– 그래도 아이돌 업계 생태 모르는 회사가 알못질할 일 좀 줄어든것같아서 마음 놓인다ㅜㅜ
– 벌써 안심하기는 이른데 시드가 모셔간 게 갓열음이라…. 그래도 조금 진정하고 기다려봄 컨셉이랑 뮤비랑 아무튼 다 기깔나게 뽑아주세요mark3mark3
– 얘드라 빨리 비앱 켜줘ㅠ 리얼리티도 해줘ㅠㅠㅠ
지하에 있는 시드 엔터 사옥에는 주열음의 자리가 새로 마련됐다.
“인사합시다. 오늘부터 함께 일하게 된 주열음 씨입니다. 신인 보이그룹 관련해서 전반적으로 디렉팅해 주실 거고요. 귀한 분 힘들게 모셨으니 다들 많은 환영 부탁드립니다.”
직원들은 일단 그들에게 절실했던 아이돌에 대한 지식을 갖춘 전문가를 열렬히 환영했다.
한편으로는 의아한 것도 사실이었다.
‘저렇게 대단한 사람이 왜 우리 회사에…?’
자기 직장에 대한 객관화가 잘 되어 있는 직원들의 궁금증을 눈치챈 주열음이 가볍게 설명했다.
“저랑 대표님이랑 대학 동문이었거든요.”
‘아… 학연…….’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이 이해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물론 반가을이 연습생 온라온만큼이나 오라는 곳 많은 주열음을 학연 하나로 영입한 것은 아니었다.
며칠 전.
반가을과 주열음은 한 카페에서 마주 앉았다.
“열음아, 새로 시작하고 싶다며. 우리 회사는 어떠니?”
반가을이 부러 자상히 물었다.
주열음이 CY에서 유피테르와 크레니아를 기획하기는 했으나, 윗선의 입김에 아예 미치지 않았던 건 아니었다.
그래서 온전히 제 스타일대로 일하기를 원했던 주열음은 퇴사를 감행했다.
“아무리 그래도 거기는 너무 새로 시작하는 것 같은데….”
반가을이 소속 연습생 다섯 명의 프로필을 보란 듯 펼쳐 놓았다.
그리고 연습생들의 정보를 낱낱이 읊었다.
“픽하트3 생방 진출자가 셋에, 천상의 목소리 준우승자, 아역배우 견하람 친오빠. 비주얼 구멍 없음. 춤 구멍 없음. 과거사 깔끔. 모난 데 없는 성격들. 안 되기가 힘든 조건이야.”
사실 이 시점은 온라온의 합류가 확실히 결정되기 전이었으나, 반가을은 배짱을 부렸다.
계약서 사본을 받아 가는 눈치를 보아 온라온이 계약을 받아들일 것 같기도 했거니와 주열음을 꼬시는 데 있어서 온라온의 유무는 굉장히 중요했다.
픽하트 출신이든 뭐든, 주열음의 주의를 끈 것은 프로필에 붙어 있는 사진들이었다.
외적인 아름다움을 다루는 직업이었기에 연습생들의 남다른 비주얼에 가장 먼저 집중하게 된 것은 당연했다.
“잘생겼네. 얘네 어떻게 모았어?”
담백한 감상에 비해 눈빛은 강렬했다.
“요한이는 내 조카고, 결이는 알바하던 애를 요한이가 우연히 찾아서 알려줬고, 성하는 결이 후밴데 결이 보고 왔고, 지우는 요한이가 우리 회사에 소개해 줬고, 라온이는 우리 애들이랑 친해서.”
주열음이 감탄했다.
어쩐지 일부러 이렇게 모아놓기도 어렵겠다고 생각했는데, 사사로운 연줄이 닿지 않은 것이 없었다.
어쨌든 그 이후 반가을과 주열음은 본격적으로 논의를 시작했다.
몇 시간에 걸쳐 서로 할 말을 다 하고 나서야 끊임없이 이어지던 대화가 멈췄다.
“…….”
“…….”
마지막 고민에 빠진 주열음이 잘 다듬어진 손톱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렸다.
“열음아.”
주열음이 거의 다 넘어왔음을 알아챈 반가을이 절친한 동생을 은근한 목소리로 불렀다.
“왜.”
“우리 회사에서 일하는 안무가는 정새봄 씨고, 권겨울 씨가 또 우리 회사 소속 아티스트거든. 내 이름은 뭐, 말 안 해도 알지?”
마치 운명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사계절 중 봄, 가을, 겨울 사이에 비어 있는 마지막 한자리가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님만 오면 풀팟.’
어렸을 때부터 이런 절묘한 요소에 환장해 직업까지 그런 걸로 가져 버린 주열음이 무시하기에는 너무나도 유혹적인 포지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