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Wizard Takes Medicine RAW novel - Chapter 484
약먹는 천재마법사 484화
사도 에반(1)
“에반 마르티네스……!!”
충격받은 표정으로 비틀거리며 한걸음 물러서는 자이프의 표정.
하지만 그 반응은 예상치 못한 생경함에 놀라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어렴풋이 짐작하고는 있었으나, 결코 사실이 아니길 바랐던 무언가를 확인했을 때 드러나는 위화감.
레녹은 그런 자이프의 얼굴을 보자마자 자신이 정답을 짚었다는 것을 확신했다.
“설마, 정말로…… 선정의 의식 없이 사도가 된 존재가 있었다니…….”
떨리는 손으로 레녹이 소환한 갑각방패를 몇번이고 매만지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이것이 사도의 육신에서 떼어난 물질이라는 사실만 자이프에게 확실하게 다가올 뿐.
종말의 화신체가 되어, 이 세계의 것이 아닌 물질로서 현현한 무언가가 되어버리는 사도의 육신.
그 파편을 직접 꺼내서 자이프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는 모르지 않았다.
“진체(眞體)의 부분현현까지 가능한 것인가……. 그대는 사실상 이미 한 명의 사도로서 완성된 존재나 마찬가지로군.”
한동안 갑각 파편을 매만지던 자이프가, 한결 신중해진 눈으로 레녹을 돌아보았다.
이미 반쯤 레녹의 정체를 확신하고 있는지, 그를 부르는 말투조차 진중하게 바뀌어 있었다.
“사도 에반, 나이드리 대주교의 눈을 피해 내게 전해주고 싶은 말이 무엇이지?”
“이미 짐작하고 있을 텐데.”
레녹은 팔짱을 끼고 차가운 눈빛으로 자이프의 반응을 살폈다. 여기서부터는 신중하게 말을 골라야 한다.
펜터렉트를 통해 자이프에게 레녹이 같은 사도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심고, 그것을 확신으로 바꾸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럼에도 레녹이 어째서 자이프에게만 따로 신호를 주었는지 그 이유를 아직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
물론 자이프라는 사도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지만, 지금 그의 반응에서 짐작 가는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진실과 거짓을 절묘하게 섞어서 자이프의 행동을 레녹이 원하는 대로 유인하는 것.
그 비율을 어느 정도로 조정해야 하는지, 그것만은 대화를 나누기 전 미리 결정할 수 없다.
눈앞에서 동요하고 있는 자이프의 반응을 면밀하게 살펴 가며, 임기응변으로 구워삶는 수밖에.
대화의 주도권은 이쪽에게 있다. 레녹은 그것을 머릿속으로 되새기면서 자이프를 향해 입을 열었다.
“신녀의 도움을 빌리는 선정 의식 없이 사도가 되었다는 것.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고 있지 않나.”
애매모호하기 그지없는 말들 투성이. 상황에 따라서는 언제든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져도 이상하지 않은 단어선정.
하지만 자이프에게는 그것만으로 충분한 것 같았다.
경악한 얼굴로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레녹의 말을 덥석 무는 사도 자이프.
“나이드리 대주교께서 그 사실을 알면서도 대행자들에게 숨기고 있다는 말인가……!!”
“……그렇지.”
오히려 그 사실을 유추한 것이 아니라, 그 말이 레녹의 입에서 나오길 바라고 있던 것 같다.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턱을 괸 채, 레녹의 말을 따라 고스란히 자이프의 속내가 쏟아져 나온다.
“확실히…… 지금의 신녀가 아니라, 나이드리 대주교께서 이번 의식을 주관하는 것에 의문이 있기는 했다.”
“그렇군.”
“하지만 대주교께서는 전대 신녀로서 본성의 의식을 주관해 보았던 바, 이번 일 역시 그분의 승인을 받은 것이라 생각했는데.”
레녹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했다.
자이프의 말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사실은 두 가지.
사도 선정 의식을 주관하는 것은 교단의 신녀가 아니라 나이드리 대주교.
대주교는 과거 신녀였으나, 모종의 일로 본성을 떠나 극동지부에 자리 잡았다.
레녹이 생각을 정리하는 사이, 자이프 역시 심각해진 표정으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선정 의식과는 별개로 대주교께서 바라는 바가 있는 것인가. 이해의 바다에서 의식을 집행하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중요한 것은 대주교가 고의적으로 정보를 숨겼다는 사실이지.”
자이프의 생각이 이상한쪽으로 빠지기 전에, 레녹이 날카로운 말로 화두를 되돌렸다.
“달리 원하는 게 있지 않고서야, 선정 의식을 거치지 않고서도 사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숨길 리가 없다. 그렇지?”
“……부정할 수 없군.”
고통스러운 기색으로, 하지만 그 말을 기다렸다는 것처럼 묵직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자이프.
레녹 역시 심각한 표정으로 입에 침도 바르지 않고 거짓말을 내뱉었다.
“나는 이 사실을 섬에 도착한 직후 깨달았고, 대주교를 믿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조력자를 찾고 있었다.”
“그게 나였다는 말이군. 그렇다면 내가 광장에서 느꼈던 이상한 기시감 역시…….”
그제서야 모든 의문이 풀린다는 시원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자이프의 모습.
아마 실상은 그것과는 꽤 다르겠지만, 레녹은 지금 그것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제 아무리 종말의 화신체라 불리는 사도라 할지라도 사고방식이나 지성은 뛰어난 초인과 다르지 않을 터.
그의 내면에 존재하는 의혹을 모두 해결해 주는 대신, 어느 정도 그럴듯한 대답을 준비해 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마치 모든 정황이 딱딱 맞아들어간다고 생각할수록, 자이프 역시 레녹이 하는 말을 철석같이 신뢰하게 될 터.
그리고 그런 레녹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내가 무엇을 도와주면 되겠나?”
자이프의 입에서 알아서 흘러나온 말.
사실상 레녹의 말에 동의하는 수준을 넘어서, 지금 상황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레녹이 곧바로 대답했다.
“신전 내부를 조사해야 해. 대주교가 만약 무언가를 숨겨놓았다면, 이 섬에서는 틀림없이 그곳뿐이다.”
사실 레녹도 그 말이 진짜인지는 모르지만, 알게 뭔가.
일단 신전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그 안에서 둘러댈 핑계는 얼마든지 있다.
중요한 것은 자이프가 레녹을 신전 안에 들여보내 줄 만큼 지금 이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느냐 그것뿐.
“신전 안이라……. 역시 그렇겠지.”
자이프 역시 한결 신중해진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선정 의식 준비가 끝난 상황에서, 의식이 언제 시작될지는 대주교의 의사에 달린 거나 마찬가지다. 지금 신전으로 들어가는 건 여러모로 리스크가 크겠지.”
이미 의식의 준비는 끝났고, 시기만을 대주교가 가늠하고 있단 말인가.
예상치 못한 정보였지만 레녹은 전혀 내색하지 않고 오히려 웃었다.
“그래, 의식을 언제 시작하는지조차 제대로 일러주지 않았단 말이지?”
“…….”
그 조소어린 한마디가 자이프의 의심에 쐐기를 박아넣은 것일까.
한참동안 침묵하던 자이프가 등을 홱 돌렸다.
“……따라와라. 신전 안으로 안내해 주지.”
* * *
바다를 달리는 대지, 교단 극동지부 섬 한복판에 세워진 거대한 수정궁.
형형색색의 암반과 대리석을 정교하게 깎아만든 듯한 아름다운 궁궐을 족히 수백 명이 넘는 교군 병력이 지키고 있다.
원래라면 저들의 삼엄한 경비와 궁 내부의 경계를 뚫어내기 위해 좀 더 고생을 해야 했겠지.
하지만 레녹은 지금 자이프의 뒤를 따라 걷는 것만으로, 너무나도 수월하게 신전 안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자이프의 얼굴을 보는 순간 대부분의 교군은 인사를 건넬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뻣뻣하게 긴장한 기색으로 어서 빨리 사도가 자신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지나치기를 바랄 뿐.
자이프 역시 그런 태도가 당연하다는 듯 신경조차 쓰지 않고 거대한 아치형의 관문을 지나친다.
레녹이 자이프를 따라 관문 안으로 걸음을 옮기려던 그 순간.
파직!
가벼운 스파크가 일면서 관문 안쪽의 장막이 레녹을 밀어냈다.
“음?”
자이프와 다른 교군이 그 이상현상에 레녹을 돌아본다.
“무슨 일이지?”
“신전의 대결계가 작동한 듯 합니다. 외부인을 들이지 않고서야 없는 일일 텐데…….”
살짝 날카로워진 기색으로 교군이 레녹을 바라보았다.
“잠깐 신원을 확인해도 되겠습니까?”
“……그는 내 손님이다. 이게 무슨 짓이지?”
자이프가 희미하게 표정을 찌푸리며 불쾌감을 표시하자, 교군들이 한순간에 짓눌린 듯한 표정으로 물러났다.
교단 내부에서도 특별한 위상을 가진 사도들에게 섣불리 거역할 수 있는 신도는 결코 많지 않았다.
“죄, 죄송합니다. 하지만 이대로는 대결계의 장막이 막힌 원인을 알아내는 것조차 어렵습니다만…….”
“어처구니가 없군. 외부인이 아니다. 대결계를 어떻게 관리하길래 같은 교단의 일원을 알아보지 못한단 말인가.”
“예? 여지껏 같은 신도가 결계에 거부당한 적은 없습니다.”
“……뭐?”
“거기까지만 하지.”
말문이 막힌 자이프를 보며 레녹이 한발 앞으로 나섰다.
이대로 가만히 서 있다가는 오히려 자이프에게 다시 의심을 살 판국.
그럴 바엔 레녹이 직접 나서서 의심을 무마하는 편이 나았다.
다행히 결계의 장막을 풀어낼 방법은 레녹에게 있었다.
다소 예민하게 느껴질법한 날카로운 목소리로, 오히려 그를 들여보내 주지 못한 교군을 탓한다.
“듣자하니 못 봐주겠군. 극동지부가 융퉁성이 없다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품 안에서 제어코드가 적힌 종잇조각을 꺼내 들어, 소매 사이로 자연스럽게 장막에 가져다 대고 문지른다.
동시에 레녹의 앞을 가로막던 장막이 거짓말처럼 녹아내리며 그대로 길을 열어내기 시작했다.
관문을 지키는 교군으로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었을까, 긴장한 기색으로 바라보던 다른 사제들의 눈동자가 크게 뜨였다.
“신전의 대결계를 저렇게 손짓 한 번으로…….”
“본성에서 나온 귀인인가?”
“자이프 사도께서 직접 안내할 정도라면 틀림없겠지.”
단순히 레녹을 통과시키는 수준을 넘어, 결계의 외형만 유지하고 기능 자체는 완전히 정지시켰다.
이걸로 래퍼드와 피오, 혹은 갑선이 신전에 추후 돌입하기에도 훨씬 수월해지겠지.
“결계의 성능을 조정해 놓았으니, 대주교께 내가 직접 말씀드리기 전까지는 절대로 손대는 일이 없도록 해라.”
대결계를 사실상 멈춰놓은 것이나 다름없지만, 얼굴에 철판을 깔고 오히려 큰 일을 해낸 것처럼 목소리를 키운다.
하지만 눈앞에서 대결계를 아무렇지도 않게 손댄 모습과 그 태도가 합쳐지자, 교군 중 고개를 숙이지 않는 자가 없었다.
“본성의 귀빈을 몰라뵈어 죄송합니다.”
“사제님의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레녹은 아무렇지도 않게 관문을 통과해 자이프의 옆에 섰다.
자이프가 엄숙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대주교의 농간이었군. 난 눈치채고 있었다.”
“……뭐라고?”
“선정 의식을 통과하지 않은 사도인 그대가 신전에 들어오는 것을 막고 싶었던 것 아닌가?”
“…….”
마치 이제는 자신도 모든 내막을 내다보고 있다는 마냥 헛소리를 지껄이는 사도 자이프.
그 표정에서는 더 이상 레녹을 의심하는 일말의 기미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그대는 이 상황까지 미리 예견하고 필요한 준비를 해두었던 것이겠지. 한결 믿음이 가는군.”
“그……런 셈이지.”
“나이드리 대주교…….”
한참 광장에서 예배에 집중하고 있을 대주교에게 이제는 적의를 불태우는 자이프의 모습.
그런 그의 앞에서 어떻게 지금까지 했던 모든 말이 그냥 신전에 잠입하기 위한 핑계였다 말할 수 있을까.
다만 그와는 별개로 신전의 대결계가 진둔의 힘으로 치환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는 기억해 둘 필요가 있어 보였다.
그 사실을 극동지부의 신도들이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 역시, 단순한 문제는 아니겠지.
레녹이 그런 생각을 갈무리하기도 전에, 자이프는 성큼 앞으로 걸어 곧바로 레녹을 신전 안으로 안내했다.
화륵!
벽면에 걸린 촛불이 두 사람이 걸을 때마다 켜지면서 복도를 밝혔다.
“예배가 끝나면 대주교와 대행자들도 신전으로 돌아올 거다. 그 전에 서두르는 게 좋아.”
자이프가 신뢰의 눈빛을 보내며 말했다.
“대결계의 농간을 간파한 그대라면, 당연히 짐작하는 장소가 있겠지?”
“…….”
“대주교가 우리에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는 사실은 이해했다. 그것이 무엇인지를 내게 보여다오.”
물론 레녹은 이 신전의 구조나, 대주교가 숨기고 있는 비밀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
오히려 자이프와 같이 그 비밀을 찾아서 신전을 같이 헤매야 하는 처지.
하지만 레녹은 여기서 당황하는 대신, 오히려 확신에 찬 표정으로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이런 곳에서 주눅드는 대신, 오히려 적극적으로 아는 척을 해나가며 자이프를 속여 넘겨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던 것이다.
“당장 생각나는 곳은 세 군데 정도가 있군…… 대주교의 집무실, 신전 최상층 첨탑, 그리고 신전 내부 보안금고.”
전부 신전 내부에서 외부인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공간이면서, 무언가를 숨겨놓기에도 적당한 자리.
이 신전에 한번도 발을 들인적이 없는 레녹으로서도 당연히 존재할 것이라 추정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 정도로 구체적으로 언급한다면 의심을 사는 일은 없을 터.
하지만 말을 듣자마자 아리송한 기색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자이프.
“흐음……?”
“왜 그러지?”
“아니,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뻔한 대답이라 말이다.”
“…….”
“거창하게 대답한 것치고는 뭔가 딱히 감흥은 없군…….”
생각보다 기준점이 굉장히 높은 놈이었다.
“대주교의 집무실은 당연하지만 출입이 어렵다. 첨탑은 애초에 특별한 일이 아니면 드나들 수 없게 닫혀 있지. 금고는 방명록을 작성해야 하니 기록이 남게 될 거다.”
“그렇군.”
“신전 안으로 들어가야 할 때부터 생각은 해본 곳이야. 다른 후보는 없나?”
살짝 눈을 가늘게 뜨고 레녹을 응시하는 자이프의 모습.
그 새에 레녹의 말이 미덥지 못하다 생각했는지, 오히려 이쪽을 떠보려 하는 듯하다.
레녹은 그런 자이프의 얼굴을 보자마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결정을 내렸다.
다른 획기적인 발상으로 자이프의 의심을 풀어줘야 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이 감이 날카로운 사도가 찍소리도 하지 못하도록 단단히 기강을 잡아줘야 했다.
“사도 자이프.”
“그래.”
“그대의 안일함에 대해서 내가 무어라 답변을 내주어야 하지?”
“……뭐?”
황망한 자이프의 대답에, 레녹은 무표정한 얼굴로 조용히 어깨를 짚었다.
“그럼 아무런 위험도 감수하지 않고 대주교의 비밀을 확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면 내가 그쪽을 잘못 보았어.”
레녹은 더 이상 자이프의 말을 듣지 않고 발길을 휙 돌렸다.
성큼 근처 복도 벽에 손을 짚은 레녹이 서슴없이 벽면 한쪽 구석에 툭 튀어나온 선반을 열어젖혔다.
“벌써부터 안일해진 우리의 계획에 경각심이 필요해 보이는군.”
“뭘, 하려는 거지? 설마……?”
레녹이 손댄 것이 신전의 내부 시설동력을 분배하는 배전함 중 하나라는 것을 깨달은 자이프가 살짝 뒤로 물러서고.
거침없이 전선에 손을 가져다 댄 레녹이, 그것을 모조리 벽면에서 잡아 뜯어버렸다.
우두둑!!
마력을 배전함 끝에 꽂아 넣고 저편에 연결된 발전시설까지 역류, 그대로 시설 자체를 과부화시켜 버린다.
그 순간, 저녁이 가까워진 신전 내부가 완전히 정전에 빠지고.
파지직……!!
삽시간에 암흑에 잠긴 복도 곳곳에서 희뿌연 스파크가 튀어 오르기 시작했다.
“뭐, 뭐야!!”
“시설이 정전됐다……!!”
“틀렸어, 아무것도 말을 듣지 않아!!”
혼비백산에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사제들을 보며 레녹이 웃었다.
“일단 불꽃놀이부터 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