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Wizard Takes Medicine RAW novel - Chapter 830
약먹는 천재마법사 830화
매듭(17)
“견뢰에 관한 안건이라고? 아니, 그 전에 페이샤 그리스번이 죽었단 말이냐?”
페이샤가 견뢰와 싸우고 패배했다는 소식에, 한참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던 멤버들마저 시선을 돌렸다.
거나하게 취한 버논은 물론이고, 상황을 방관하던 박사까지 흥미를 보였을 정도.
“그 도박에 미친 여자가 견뢰에게 패배했다라. 이건 꽤 재미있는 소식이군.”
“귀희는 중앙에서도 유명한 창사였잖나. 그만한 거물이 미친 마법사에게 단독으로…….”
“흥…… 싸우다가 죽다니, 주제에 맞지 않는 고상한 죽음이군.”
수군거리는 다른 이들 사이에서 입을 다물고 있던 마이야가 냉소했다.
“그 기분 나쁜 미치광이는 도박하다가 자기 장기까지 내다 팔고 죽었어야 했는데.”
“…….”
페이샤의 악명과 성정에 대해서는 중앙전선에서도 꽤 널리 알려져 있었는지, 그 죽음에 대해 반응이 특히 강하다.
다른 사람의 입으로 레녹의 전공에 대해 듣는 것은 익숙한 일이지만, 이런 반응은 또 생경했다.
데이머스는 마이야의 신랄한 조소에 어깨를 꿈틀거리긴 했지만, 평정을 잃지는 않았다.
“페이샤의 죽음이 숭고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녀는 마지막까지 군단을 위해 싸우다가 죽었고, 사령부에서는 그를 기리며 전사의 묘역에 이름을 올려주었지.”
대신 차분한 기색으로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을 뿐.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견뢰의 힘과 영향력이 발칸에서 좌시할 수 없는 수준에 달했음은 틀림없다. 사령부에서 현 상황을 유예하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아마 틀림없이 비슷한 결론을 내리겠지.”
의식공간에 모인 멤버들을 바라보던 데이머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러니 만약, 추후 이쪽에서 견뢰 토벌을 위한 작전을 편성한다면 행여라도 참가할 생각이 있는 멤버가 있나?”
“……견뢰 토벌?”
“그거, 진짜로 할 생각으로 했던 말이었어?”
당시 회의에 참가했던 체비엔이나 프레이야가 황당한 기색으로 반문했지만, 데이머스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군단에 대해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우리는 언제고 발칸으로 돌아가 도시를 되찾을 것이다. 그건 원수의 비원이자, 이루지 못한 소망의 마지막 결실이지.”
“…….”
“본대가 움직이기 전에, 미리 발칸의 거물들과 접촉해 말을 맞춰둘 생각이다.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통하지 않는 미치광이는…….”
차가운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본 데이머스가 말했다.
“판에서 미리 배제해야겠지. 그것뿐이다.”
그제서야 데이머스가 제안한 작전이 결코 허언이 아님을 깨달은 멤버들이 생각에 잠겼다.
지금 데이머스가 말한 것은, 판데모니엄의 멤버들만이 모여서 견뢰를 죽이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애초에 그런 식의 결속력이나 작전 따위를 기대하지도 않겠지.
다만 추후 데드라이즈가 직접 나서게 될 계획에 한 발 걸칠 생각이 있는지. 이 사실을 미리 확인해 두려는 것뿐.
7군단을 이끌고 중앙전선을 쉴 새 없이 오가는 와중에도, 한편으론 판데모니엄과 미리 말을 맞춰두고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가.
데이머스 본신의 무위가 어느 수준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를 제외하고서라도 그의 능력이 무척이나 유능한 수준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스스로 분위기를 충분히 잡았다고 느꼈는지, 데이머스가 재차 말했다.
“특히 프레이야와 빅터. 두 사람은 토벌 작전에 참가해 줬으면 좋겠군.”
“나?”
“견뢰는 순수술식계 원소마법의 정점에 다다른 대마법사다.”
얼굴을 찡그린 프레이야와 침묵하는 레녹을 두고 데이머스가 설명했다.
“출력을 겨루는 전면전에서는 사실상 적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 심지어 페이샤 같은 창사와 단신으로 싸워 이길 정도로 단독전투에도 일가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그런 괴물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프레이야처럼 대상에 국한되지 않는 초월적인 광역계 술식이나, 빅터와 같이 규격을 벗어난 특별한 힘이 필요해.”
현장에서 군단을 이끄는 지휘관이라 그런지, 데이머스의 브리핑에는 거침이 없었다.
이미 레녹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몇 번 돌려본 듯한 논리정연한 설득.
“견뢰의 마법을 대신 받아낼 전위는 군단에서 차출할 수 있다. 하지만 너희 같은 특별한 재능은 판데모니엄과 같은 곳이 아니라면 쉽게 찾아볼 수 없지.”
데이머스가 말했다.
“대륙을 통틀어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희귀한 재능의 보유자를 만나는 것. 그것이 바로 내가 복마전에 들어온 이유다.”
“흠…….”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누구라도 작전에 참가할 의향이 있다면, 최상급의 대우와 조건을 7군단의 이름으로 약조하지.”
어떻게 보면 여기 모인 멤버들을 간접적으로 칭찬하는 듯한 데이머스의 차분한 설명.
하지만 정작 의식공간에 모인 이들은 그런 데이머스의 말에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일 뿐이었다.
“글쎄에. 말은 그렇게 해도, 결국 내 능력을 이용해 먹고 싶다는 거 아니야?”
머리카락을 빙빙 꼬며 의자에 드러눕다시피 기댄 프레이야가 말했다.
매번 볼 때마다 생각하지만 그녀는 애초에 정상적으로 의자에 앉는 방법을 모르는 것 같았다.
“나, 그쪽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바쁘고 비싼 사람이거든.”
데이머스를 바라보는 프레이야의 눈에 싸늘한 비웃음이 깃드는 것 같았다.
“급이 안맞는 사람이라면 별로 같이 놀고 싶지도 않고.”
“…….”
“애초에 견뢰라는 마법사는 나랑 아무 관련도 없는데, 왜 내가 그쪽이랑 같이 작전 같은걸 해야 하는지 전혀 모르겠는데?”
“프레이야. 네가 세계적인 디바라는 사실은 알고 있다.”
날선 프레이야의 도발에도 데이머스는 침착했다.
“내가 지휘하는 군단에서도 네 팬이 무척 많더군. 네가 공연을 열때마다 연가를 쓰는 부하들 때문에 골치를 썩일 정도지.”
“어쩌라고?”
“내 제안이 네 성에 차지 않는다면, 네가 공연을 위해 사용하는 시간을 사겠다.”
“판데모니엄의 술사가 아니라, 연예인의 시간을 사겠다?”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한 프레이야가 피식 웃었다.
“좋아. 마침 잘됐네. 나, 좀 있으면 12번째 월드 투어를 돌 예정이거든.”
“…….”
“더도 덜도 말고 딱, 지난번 투어 매출만큼 돈을 내. 그럼 진지하게 생각해 볼게.”
“……월트 투어 기대 수익이라.”
“작전에 참가하면 위험하겠지? 술식도 잔뜩 써야 할지도 모르잖아. 그럼 투어 내내 노래를 못 할 수도 있어.”
팔짱을 낀 채 드러누운 프레이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미쳤다는 마법사를 상대하면, 괜히 원한을 살 수도 있는 건데 이 정도 리스크 분산은 당연한 거 아니야?”
실제로 목숨을 걸고 진행할 일이라 생각하고 있을 테니, 본업에 지장이 가지 않게 해달라는 것은 일견 합당한 요구.
하지만 데이머스는 그런 프레이야의 말에 쉽사리 고개를 끄덕이지 못하고 침묵했다.
옆에서 냉막한 표정으로 지켜보던 마이야가 고개를 저었다.
“데드라이즈의 군단장답지 않게 우유부단하기 짝이 없군. 요컨대 돈만 내면 움직여주겠다는 건데 뭘 망설이는 거지?”
“마이야, 그게 아니다.”
박사가 새하얀 털뭉치를 꿈틀거리며 웃었다.
그의 목소리 역시 퍽 흥미로운 듯이 묘하게 깊어져 있었다.
“집단을 이끄는 지휘관이기 때문에 프레이야의 요구가 얼마나 말도 안 되는 건지 아는 거지……. 오히려 경험과 연륜의 결과물이라 해야겠군.”
“무슨 소리인지 전혀 모르겠군.”
“그만큼 여기서 예술에 조예가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 아니겠나?”
박사가 그런 두 사람을 보며 피식거렸다.
“뭐, 요점은 데드라이즈의 군단장도 지출을 주저할 만큼, 금액이 만만치 않을 거란 말이었다.”
“…….”
프레이야가 대륙 전역을 대상으로 콘서트를 연다고 할 때, 그 기대 수익이 생각보다 엄청난 모양이다.
레녹 역시 이 세계에서 예술활동에 크게 관심을 가져본 적이 없어서 관련 지식이 부재한 상황.
추후 다비를 통해 프레이야를 고용하려면 어느 정도 금액이 필요한지 알아봐야 하나 생각하는 사이, 박사가 데이머스에게 말했다.
“데이머스, 거기까지만 하지.”
새하얀 털뭉치 사이로 느물거리며 웃은 그가 말했다.
“이쪽의 얼간이들을 어떻게 이용해 먹든 상관하진 않겠지만, 발칸에 개입하기에는 시기가 별로 좋지 않아. 지금 그 도시에서 견뢰가 어떤 입지를 구축했는지 알고 있을 텐데?”
“…….”
“겨, 견뢰는 마탑을 세우자마자 일할 마법사들을 모집하고, 여러 사업체와 제휴해서 아이템을 도시 전역에 공급하고 있소.”
라파엘 교수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가 비공식적으로 쌓아 올린 악명과는 별개로, 관련 사업에 대해 반응이 워낙 좋지. 무척 뛰어난 수완가가 곁에 있을 거요.”
“라파엘 교수, 계속해.”
하이레아의 눈치를 보던 교수가 황급히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지금 같은 시기에 탑의 사업에 지장이 생긴다면, 시의회가 직접 나설지도 모른다고 봐야…… 흠흠, 이건 어디까지나 비밀로 해줬으면 좋겠군.”
“들었지?”
박사가 털뭉치를 움직여 어깨를 으쓱이듯 움직이며 말했다.
“견뢰 하나를 죽인다고 끝날 일이 아니야. 발칸에 미칠 경제적 손실이나 이해관계를 고려하면 마탑은 당분간 유지되어야 해. 적어도 발칸 시의회에서는 그걸 바라고 있겠지.”
“알고 있다.”
데이머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건 견뢰를 대신해서 탑의 운영을 맡을 사람을 구해 일을 맡기고, 시의회와 거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일이지.”
“흠.”
순간, 박사의 목소리가 차갑게 변했다.
“내 말을 이해하기가 그렇게 어려웠나?”
대번에 차갑게 내려앉은 모의의식공간.
하지만 박사의 싸늘한 답변에도 데이머스의 반응은 변하지 않았다.
상대의 직간접적인 압박이나 설득에 굽히기에는, 애초에 그가 지닌 의지와 고견이 너무 확고했다.
필요하다면 여기서 충돌을 감수하고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킬 것 같은 단호한 반응.
레녹은 그런 데이머스의 모습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어떻게 할까…….’
필요하다면 여기서 데이머스의 의견을 다른 멤버들에게 설득시켜 작전을 진행시킬 수도,.
반대로 데이머스의 의견을 이 자리에서 꺾어버려 그대로 묵살시켜 버릴 수도 있다.
상황을 처음부터 전해 들은 만큼, 개입하는 것 자체는 레녹의 경험과 지식을 이용하면 어렵지는 않은 일.
문제는 레녹이 반의 신분으로 이 안건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린 일이었다.
만약 판데모니엄의 멤버들이 작전에 참가해 견뢰를 토벌하려 든다면, 레녹 역시 따로 손속을 둘 생각은 없다.
서로의 방종과 배신을 상정하고 만들어진 이 모래알 같은 조직에서 그런 인연을 따질 필요도 없을 테니.
다만 그것을 레녹의 손으로 직접 종용해서 판을 만드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였다.
처음 레녹이 입단할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판데모니엄은 여러모로 의미와 가치가 있다.
박사나 마이야 같은 이질적인 괴물이 아니더라도, 쉽게 볼 수 없는 특이한 재능이 모여 있다는 데이머스의 말 자체는 틀리지 않은 것이다.
“…….”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데이머스가 견뢰 토벌을 설득하기 위해 내세운 논리 때문에, 정작 작전을 막아야 할 마음이 들었다니.
판데모니엄이라는 이 조직이 마음에 들거나 편리한 것은 아니었지만, 역시 이 조직은 유지되어야 한다.
적어도 단장이 직접 움직이기 전까지는.
레녹이 그렇게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판데모니엄에 입단하기 전에 명과 몇 번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명왕이?”
대번에 자신을 향해 쏠린 사람들의 의식을 느끼며 레녹이 말했다.
“대륙을 돌며 규격 외의 재능과 천재들을 찾고 있다고 말하더군.”
“그건 우리도 알고 있-”
“나 역시 그중 하나였지.”
얼굴에 철판을 깐 레녹의 당당한 말에 프레이야를 비롯한 다른 멤버들의 표정이 괴상하게 변했다.
“이 자식, 태연하게 자화자찬을…….”
“재수 없는 새끼.”
“원래 이렇게 오만한 놈이었지. 놀랍지도 않군…….”
“흠흠, 굉장히 자신감이 넘치시는 신사분이시구려.”
라파엘 교수까지 묘한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는 것을 무시하고 레녹이 데이머스를 향해 말했다.
“그중에서도 명은 특히나 견뢰를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았다.”
“…….”
“만약 명이 아직 의식을 유지하고 있다면, 발칸의 일에 신경 쓰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에 대해서는 대비가 되어 있나?”
“아, 그렇군.”
그 순간, 데이머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당분간 작전은 어렵겠어. 이해했다.”
“…….”
방금 전까지 단단한 결의가 거짓말처럼, 시원스레 꺾여버린 데이머스의 대답에 다른 이들이 할 말을 잃고 그를 바라보았다.
“너…….”
“명왕이 그렇게 무서웠던 거냐. 아니, 물론 진짜 무서운 사람이긴 하지만.”
“진짜 무서운 건 그렇게 대륙을 돌아다니면서 날이 갈수록 더 강해졌다는 거지. 그 비정상적인 성장이랑 재능은…….”
“취미로 도시를 부수고 다니는 미친 괴물이라고. 놀라운 일도 아니잖아.”
“취미?”
그 순간, 박사가 느닷없이 웃음을 터트렸다.
혼자 조용하게 들썩이던 박사가 털뭉치를 꿈틀거리며 물었다.
“취미라니, 설마 너희들도 가비행을 그렇게 이해하고 있던 거냐?”
“……아니었어?”
“아니지.”
박사가 웃었다.
“그건 이 대륙에서 가장 추악하면서도 숭고한 의식 중 하나다. 승천과 연계되지 않은 의식 중에서는 사실상-”
그 순간, 무어라 대답하려던 박사의 말이 뚝 멎었다.
“어이쿠, 더 이상 말해서는 안 되겠군. 그랬다가는 정말 명이 ‘취미’로 나를 죽이러 올지도 모르겠어.”
침묵하는 멤버들을 두고 박사가 데이머스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아무튼 이쪽의 입장을 이해해 줘서 다행이군. 명을 그렇게까지 신경 쓰고 있는 걸 알았다면, 처음부터 진작 이야기했을 텐데.”
“……글쎄.”
데이머스가 대꾸했다.
“그 흑마법사가 홀로 2군단을 괴멸시켰다는 이야기를, 굳이 떠벌리고 다닐 이유는 없으니까.”
“…….”
“전투 끝에 쓰러진 2군단장이 아직까지 그때의 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도.”
무표정한 얼굴로 레녹을 향해 시선을 돌린 데이머스가 말했다.
“굳이 말하고 다닐 이유는 없겠지.”
“…….”
명의 악명을 빌릴 생각을 하긴 했지만, 설마 그 정도로 데드라이즈와 깊은 악연으로 엮여 있는 줄은 몰랐는데.
아무레도 데이머스는 레녹이 명에게 그 사실을 직접 전해 들었다고 확신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 자리에서 오해를 풀어줘야 하나 레녹이 고민에 잠긴 사이,
“데드라이즈. 지난날의 실수를 주워 담으려 움직이는 건 너희들만이 아니야.”
마이야가 차가운 표정으로 데이머스를 향해 말했다.
“중앙에서 뭘 하든 관심 없지만, 전선에서 뒤집어쓴 오물을 씻지도 않고 주변을 뒹굴었다가는 대가를 치르게 될 거다.”
“기계도시 최고의 집행관이 하는 말이라면 허언은 아니겠지.”
데이머스가 무표정한 얼굴로 답했다.
“다만 우리 역시 가벼운 마음으로 이런 일을 획책하고 있는 건 아니다.”
“…….”
“페이샤는 발칸에서부터 원수 하나만을 바라보고 중앙으로 따라온 군단의 성골이다. 그녀가 대계를 위해 발칸으로 돌아간 직후 살해당한 건, 사령부의 입장에서 결코 가벼이 넘길 수 없는 중대사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선 데이머스가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만에 하나 명왕 정도 되는 거물이 움직인다면, 군단 측에서도 마땅한 대응에 나서게 될 거다.”
“마땅한 대응이라면?”
“간단해.”
데이머스가 웃었다.
“원수가 직접 명왕을 상대하려 들 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