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s Possessed Game Broadcast RAW novel - Chapter 596
595화 – 괴이처방전 (10)
냉동수면 장치 안의 에밀리.
누구도 예상치 못한 모습에 다들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으아니! 딸랭구를 왜 여기 가둬욧?
-와씨;; 보관이라더니 냉동 보관일 줄이야
-아니 ㅅㅂ 세실리아쉑이 안전하다고 하지 않았음?
-무친ㅋㅋ 안전한 건 맞긴 한데 ㅋㅋ
-???: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괴이화법 ㅎㄷㄷ
그나마 시청자들은 놀란 데 그쳤지만 저스틴의 반응은 더욱 격했다.
“오, 이런 맙소사! 이 미친 것들이 대체 무슨 짓을…!”
그는 딸에 대한 걱정과 분노가 뒤섞인 듯 복잡한 표정으로 손을 벌벌 떨었다.
그러나 감정에 몸을 맡길 때가 아니었다. 저스틴은 황급히 기계 장치들을 살폈다.
“제발 버텨다오. 아빠가, 아빠가 반드시 구해줄 테니까…!”
그는 섣불리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 어떤 버튼이 어떤 기능을 할지 모르니 손을 댈 수가 없었다.
대신 그는 각종 상태를 나타내는 디스플레이들을 빠르게 훑었다.
“다행히 아직 3시간도 안 지났어…! 침착하자. 더 늦기 전에 꺼낼 수만 있으면 괜찮을 거야.”
개중 냉동시간을 나타내는 화면을 보고 그는 깊이 심호흡했다.
“이러면 에밀리를 구하는 게 이번 챕터 마지막 목표겠네요.”
-아모른직다!
-5252, 저스틴! 얼른 퍼버지에게 바통을 넘기라구웃!
-5252, 저스틴! 얼른 퍼버지에게 바통을 넘기라구웃!
-아 ㅋㅋ 갓플이 나서면 바로 순삭이지
-아 ㅋㅋ 갓플이 나서면 바로 순삭이지
-즉.시.구.출
다들 그에 희망을 가졌지만 저스틴의 눈이 흔들렸다.
“설명서? 설명서 같은 건 없는 건가?”
직면한 문제는 저스틴이 이 장치를 다룰 방법을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어떡하지? 이 장치를 잘못 건드렸다가 에밀리에게 문제가 생기면…? 아니,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 해…!”
불안과 초조함이 느껴지는 목소리와 함께 컷신이 끝나고 플레이로 돌아왔다.
[30:00]
이어 나타난 타이머에 시청자들은 황당함에 눈이 부릅떠졌다.
-????????????
-이러고 플레이어를 던져버린다고?
-야! 모르면 겜생활 끝나냐!?
-뭐예요!? 규칙 어디 갔어요?!
-게다가 딸랭구 목숨 걸고 타임어택?
-도나미야 이게 맞니?
30분이면 꽤 넉넉한 시간이었지만 시청자들 눈에는 차지 않았다. 반면 이경복은 짧게 탄사를 흘렸다.
“햐… 여기까지 개발진 분들 설계였구나. 여러분들 반응 보니까 확 느껴지네요.”
그의 말에 채팅창에 다시 물음표가 번졌다. 자신들 생각과 달리 그가 개발진을 칭찬하지 않나.
“아니, 저희가 지금까지 쭉 규칙에 계속 의존했잖아요? 그런데 지금, 가장 중요한 순간에 규칙을 없애 버렸잖아요. 이건 또 다른 의미로 무서운 일이거든요.”
-이걸 위해서 계속 빌드업을 했다!?
-맞말이긴 하네ㅋㅋㅋㅋ
-다른 스머들도 여기서 진심 하나같이 멘붕오긴 했자너 ㅋㅋ
-으아니! 지금은 칭찬할 때가 아니라구욧!
-형?! 게임 일시정지라도 해줘!
-ㄹㅇㅋㅋ 난 이 멘트를 실시간으로 하는 갓플이 더 공포임
-아! 퍼자감! 너무 무섭다!
시청자들은 그에 동조하면서도 줄어드는 시간을 걱정했다. 이경복은 이에 여유로운 미소로 화답했다.
“자, 일단 다들 진정하세요. 정확히 말하면 개발진이 규칙을 숨겨둔 거겠죠. 당연히 클리어 방법이 있을 겁니다. 차분하게 살펴보죠.”
그는 시청자들을 다독이면서 기계장치를 쓱 훑었다. 이어 시청자들이 뭐라 답하기도 전에 그가 손가락을 가리켰다.
“오? 이거! 단말기 업데이트 장치랑 슬롯이 비슷한데요?”
-엥? 업뎃?
-옼ㅋㅋㅋ 진짜네
-아니;;; 이걸 바로 찾는다고?
-퍼펙트 눈썰미 ON!
-야앀ㅋㅋ 양심적으로 1분 정도는 써줘야 되는 거 아니냨ㅋㅋ
-즉.시.설.치
시청자들 반응에 그는 웃으며 단말기를 슬롯에 끼웠다.
시청자들 반응에 그는 웃으며 단말기를 슬롯에 끼웠다.
“아니, 대단한 건 아닙니다. 개발진 분들도 다 생각하고 설계를 하시지 않았겠어요? 생소한 걸 놓으면 플레이어가 못 찾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익숙하게 봐왔던 걸 먼저 찾아봤는데 보인 거죠.”
-오 ㅋㅋ 그러넼ㅋㅋ
-겜잘알 센스 ON!
-이럴 때만 개발자 의도를 잘 파악해버리고?
-아ㅋㅋ 도움이 되면 따라준다고
-괜히 플탐 늘리려고 하면 바로 컷당하쥬?
-헐! 뭐 나옴!
단말기 슬롯 위로 새로운 디스플레이가 나타났다. 이경복은 그 내용을 살피며 살짝 눈가를 찡그렸다.
“전에 원무과에서 찾았던 음성기록이랑 비슷하네요. 생각했던 설명서 같은 건 아니지만 장치 조작법일지도 모르죠? 일단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시청자들도 약간 실망했지만 곧 동조했다. 이내 그가 재생을 시작하자 익숙한 음성이 들려왔다.
-오? 뭐야?
-세실리아여? 세실리아네?
-대답한 건 의사인 듯?
-원무과 기록이랑 이어지는 건가?
-세실리아 약간 빡친 거 보니 베머니가 배신한 거네 ㅋㅋㅋ
-ㄹㅇㅋㅋ 우리 빛머니 의심한 괴이 없제?
-아니;; 근데 이거 계속 들어도 됨?
-얼른 조작법부터 찾자구웃!
아무래도 1회차 베로니카의 행적에 관한 단서 같았다. 시청자들은 그에 기뻐하면서도 다시 우려를 표했다.
지금 급한 건 냉동수면장치의 조작법이다. 괜히 시간을 낭비하는 건 아닐까?
이경복은 잠시 고민했지만 결정은 금방이었다.
“음, 개발진 분들이 시간을 넉넉하게 준 이유가 있지 않을까 싶거든요. 조금 더 들어보죠.”
이에 시청자들도 불안을 접어두고 귀를 기울였다.
의사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천국의 정체?”
이경복은 물론 채팅창에도 물음표가 솟구쳤다. 다행히 설명은 바로 이어졌다.
세실리아의 날이 선 말투에 의사는 헛숨을 삼켰다. 그리고는 약간 주눅 든 어조로 대답했다.
이어 밝혀진 천국의 정체에 이경복은 작게 탄사를 흘렸다.
“오? 괴이세계가 꿈과 이어져 있다?”
-악몽도 꿈이 맞긴 하지 ㅎㄷㄷ
-헐? 그래서 그렇게 기괴한 건가?
-괴이들은 악몽이어따!?
-괴이계 대슨배임 프레디ㅋㅋ
-엌ㅋㅋ 곰보영화 명작이긴 해 ㅋㅋㅋ
그사이 짧은 정적이 흘렀다.
먼저 침묵을 깬 건 세실리아였다.
세실리아는 대수롭지 않다는 투로 말했다.
“하기야 세실리아는 나중에 이 의사의 기억을 지워버리면 될 테니까요.”
이경복이 그 원인을 유추해냈다. 시청자들이 동감하는 동안 세실리아는 다시 평소의 목소리로 돌아왔다.
의사는 그리 말하다가 곧 결백을 호소하듯 목소리를 높였다.
세실리아는 의사의 생각에 흥미를 보인 듯 가볍게 손뼉을 쳤다.
이경복과 시청자들은 그 한 마디에 절로 미간을 찌푸렸다.
“와, 이건 좀…”
-지금 내가 뭘 들은 거야?
-무친? 애들을 코인 생성기로 쓴다고?
-코인벌이 > 애들걱정
-와씨;; 진심 괴이답다
-도나미에 진짜 괴이가 사는 거 아님?
-아하! 영국은 괴이국가였구나!
-영국도 한 아동노동 했더랬제 ㅋㅋㅋ
-아닠ㅋㅋ 거기서 영트키를 꺼내시면ㅋㅋㅋ
그녀의 말에 의사 역시 약간 망설이다가 대답했다.
세실리아의 마지막 말과 함께 음성기록이 끊겼다.
이경복과 시청자들은 한 마음처럼 숨을 들이켰다.
“아, 이러면 베로니카가 배신자가 아니네요.”
-그저 딸랭구를 탈출시키려던 것이었고?
-기억이 유지된 상태로 나가면 돌아올까봐 그런 거였네
-2회차 상황 보면 본인은 못나가고 에밀리랑 저스틴만 탈출시켰나 봄
-그저 가족만 생각하시는 갓머니 ㅠㅠ
-역시 세실리아가 흑막이어쒀!
-아니 ㅅㅂ 애들은 어케 코인 생성기로 보냐
-진심ㅋㅋ 사이비가 상상이상으로 미친 곳이자너 ㅋㅋ
베로니카에 대한 의혹이 사라지자 다들 안도했다. 그러나 곧 시청자들은 다시 조급해졌다.
-형! 벌써 5분 지나써!
-킹직히 이거 확인해야 해피엔딩일 거 같긴 한데 ㅋㅋㅋ
-지금 중요한 건 딸랭구 꺼내는 거라니깐!
-아씨;;; 그래서 딸랭구는 어케 구하냐구욧!
-얼른 장치 설명서 찾읍시다!
확인할 만한 내용이었지만 정작 지금 중요한 건 에밀리를 구할 방법이 아닌가.
시청자들의 재촉에도 이경복은 다른 곳에 눈을 두지 않았다.
“에이, 그래도 확인하던 건 마저 해야죠. 조금씩만 더 들어봅시다.”
“에이, 그래도 확인하던 건 마저 해야죠. 조금씩만 더 들어봅시다.”
음성 기록은 하나가 아니었다.
이경복은 바로 다음 기록을 재생했다.
의사가 지친 목소리로 중얼거리듯 말했다. 하지만 곧 노이즈가 끼더니 그 어투가 달라졌다.
흥분한 의사의 목소리와 함께 기록이 끝났다. 처음보다야 짧았지만 시청자들은 여전히 불안했다.
‘이제 답이 나오겠네.’
‘이제 답이 나오겠네.’
그러나 이경복은 걱정하지 않았다. 목록을 본 순간부터 3개의 기록 모두 느낌이 왔기 때문이었다.
“마지막은 진짜 아니다 싶으면 끊을게요.”
이경복은 그 사실을 모르는 시청자들을 위해 멘트를 던지고 기록을 재생했다.
이어 그가 차근차근 해동과정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다. 이에 이경복과 시청자들 모두 웃을 수 있었다.
“규칙, 나왔네요.”
더는 헤맬 이유가 없었다.
* * *
이경복은 의사가 남긴 가이드를 모두 듣고는 해동 절차를 시작했다.
“자, 온도는 맞춰뒀고. 각성제는 살살 조절하시면 됩니다.”
중요한 건 냉동수면 장치 내 온도 조절과 각성제의 투여량 조절이었다. 갑작스럽게 온도를 올리면 에밀리의 세포가 괴사하고 각성제를 과다 투여 했다간 발작을 일으킬 수 있었다.
-알고보니 밸런스 게임이구요?
-아오ㅋㅋ 이 정도는 자동조절하게 만들었어야지!
-그래도 어렵지는 않네 ㅋㅋ
-ㄹㅇㅋㅋ 기록 들으면서 계속 체크만 하면 됨
-해동과정 15% 돌파!
여러 가지 장치를 조작해야 하지만 어렵지는 않았다. 시청자들은 그에 안도했지만 이경복의 생각은 달랐다.
‘그래, 그냥 이렇게 기다리면 재미가 없지.’
개발진은 플레이어가 순순히 공략하게 놔둘 생각이 없었다. 서서히 느껴지는 위협에 그는 감각을 곤두세웠다.
시청자들은 어리둥절했다.
반복 재생 중이던 가이드의 음성이 뭔가 이상했다. 이내 지직거리는 노이즈와 함께 다시 음성이 들려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의사가 아니라 여러 목소리가 뒤섞여 있었다.
-???????????
-어씨;; 뭐여?!
-형!? 온도 내려간다!
-아니 ㅅㅂ 누가 버튼 누르는 거에요!?
-각성제! 각성제 조절!
-무친? 폴더가이스트여!?
그 뿐만이 아니었다.
기계 장치의 버튼들이 제멋대로 눌리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당연하게도 이경복이 미리 설정한 수치들도 같이 변했다.
-어씨;;; 온도 몇으로 해야 됐지?!
-일단 올려잇!
-아니 그럼 딸랭구가 다친다구욧!
-각성제 몇으로 조절해야 됨?
-으아니! 노이즈 왜 안 없어지냐구욧!
-헐;; 내가 빨리 킹시보기 보고 옴!
-얘! 그러다 밴먹어 밴!
-이것도 금수훈지임?
-퍼파고님 봐줘잉!
채팅창은 금방 혼란에 휩싸였다.
괴이현상의 방해로 시청자들은 정확한 수치를 기억하지 못했다.
“여러분, 다시보기 안 보셔도 됩니다.”
그 가운데 이경복은 느긋한 목소리로 시청자들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그 손놀림은 전혀 느긋하지 않았다.
“제가 숫자는 몰라도 눈금 위치는 정확히 기억하고 있으니까요.”
그가 다시 설정을 마치자 해동과정 진척도가 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엌ㅋㅋㅋㅋㅋㅋㅋㅋ
-???: 이걸 어케 기억함?
-아 ㅋㅋ 괴이쉑들 형상기억능력 처음 보쥬?
-괴이에는 역시 괴이로 상대해야된다니깐!
-다른 스머들은 리트하면서 외우고 들어가는데 이 형은ㅋㅋㅋ
-숫자도 아니고 눈금ㅋㅋㅋㅋ
시청자들은 그에 걱정을 떨쳐냈다. 물론 그게 개발진이 준비한 방해공작의 전부는 아니었다.
-어씨;;; 유리창 뭐임!?
-진심ㅋㅋㅋ 넋놓고 보고 있다가 개깜놀했네
-뭐예요? 왜 같이 안 돌아요!
-유리에 비친 내가 사실 다른 뭔가다? 완전 클래식 곰보쥬?
-난 또 방송 싱크가 안 맞는 줄 ㅋㅋㅋ
-응~ BPM 변동 하나도 없어~
중간 중간 플레이어를 놀라게 하는 현상들은 물론.
“어우, 차거.”
“머리카락 만지는 건 좀 약하지 않나 싶거든요.”
“오, 눈앞으로 손 나오는 거! 저 이거 영화에서 본 적 있어요.”
직접적인 감각교란과 환상에도 이경복은 태연했다. 애당초 실체가 없으니 대응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아닠ㅋ 진심 어떻게 미동 1도 없냐ㅋㅋㅋ
-괴이쉑들 어떻게든 방해는 하려고 하는데 ㅋㅋㅋ
-???: 재밌네. 더 해봐
-괴이츠www 갓플 앞에서는 재롱잔치가 되어버리는www
덕분에 해동과정은 막힘없이 진행됐다.
[15:47]
그 결과 무려 제한시간의 절반 정도를 남기고 해동이 완료되었다.
-오케이! 핫뜨!
-캇뜨가 아니고 핫뜨는 뭔뎈ㅋㅋㅋ
-야앀ㅋㅋ 해동이라서 핫이냐곸
-엌ㅋㅋㅋ 괴이쉑들 제한시간 반도 못 채웠쥬?
다들 그에 기뻐하는 와중 이경복은 통제권 상실을 느꼈다.
“아, 컷신입니다. 드디어 가족 상봉이네요!”
마침내 딸을 되찾을 시간이었다.
* * *
여유로웠던 이경복과 달리 컷신 속 저스틴은 안색이 창백했다.
“으, 으으…! 흐읍…!”
그는 괴이 현상에 비명조차 안나오는 듯 몸을 떨면서도 버텨냈다.
-우리 형은 이렇게 안 떨었는뎁쇼;;;
-바로 또 퍼펙트 버그 나와버리고?
-아 ㅋㅋ 킹반인은 이게 맞다곸ㅋㅋ
-ㄴㄴ 킹반인에 비하면 오히려 저스틴이 대범했을 덧
-엌ㅋㅋ 고것도 맞지
-리버스 퍼펙트 버그 ㅎㄷㄷ
시청자들은 그에 헛웃음을 흘렸다. 하지만 곧 해동과정 진행률 100%와 함께 문이 열리자 다들 집중했다.
“됐어! 에밀리? 에밀리…!”
저스틴은 한달음에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냉동수면 장치가 열리며 자욱한 연기를 내뿜었다.
그 가운데 에밀리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정말, 정말 미안해. 아빠가, 아빠가 많이 늦었지…?”
저스틴은 턱을 바들바들 떨며 조심스럽게 손을 뻗었다. 그 애타는 부름에도 에밀리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에이 아니지? 설마 아니지?
-아 진심 여기까지 왔는데 에바야
-이게 배드엔딩 루트면 도나미 바로 상장폐지임
-이거 갓플이 너무 빨리 깨서 그런 거 아님?
-아ㅋㅋ 각성제 효과가 아직 덜 들어갔을 수도?
시청자들이 설마 하는 와중 저스틴이 천천히 호흡을 골랐다. 그는 손으로 조심스럽게 에밀리의 코와 맥박을 확인하고는 눈을 감았다.
“다행이다… 다행이야…”
그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그제야 다들 안도할 수 있었다. 에밀리는 무사했다.
“아, 그렇죠. 여기서는 다른 전개가 나올 수가 없습니다.”
이경복의 말에 다들 웃음을 흘렸다. 하지만 곧 저스틴이 조심스럽게 에밀리를 안자 다시 주의가 돌아갔다.
“에밀리, 미안하구나. 힘들겠지만 지금은 기다릴 수가 없어. 1초라도 빨리 이곳을 떠나야 한단다.”
-ㅇㅇ 그건 맞지
-즉.시.탈.출
-세실리아가 또 뭔 해코지를 하러 올지 모름
-아까 괴이현상 보면 또 뭔 일 벌어지기는 할 듯 ㅎㄷㄷ
-이것은 딸랭구도 킹정하는 부분이구요?
-어? 발소리?
-헐;;; 말하자마자 바로 오나
-헐;;; 말하자마자 바로 오나
시청자들은 저스틴의 말에 동조하다가 다시 긴장했다. 그가 밖으로 나가려던 도중 통로 쪽에서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이경복은 여유롭게 상황을 지켜보았다.
“후우, 후우… 저스틴 씨?”
“베로니카?”
누가 올 줄 이미 짐작한 덕분이었다.
“미안해요. 제가 더, 늦게 왔네요. 지하가 통제구역이라, 보안카드를 찾는 데 시간이 걸렸어요. 강제로 침입하면 규칙이…”
“베로니카, 괜찮아요. 아니, 너무 고마워요. 1층으로 가는 길이 열려 있다는 거잖아요?”
“네, 아, 네네! 그렇죠.”
두 사람의 대화에 시청자들도 흡족해했다.
-크으! 역시 베머니야!
-여윽시! 탈출로까직 뙇!
-가족 상봉 다 해버리기 ㅋㅋㅋ
-햅삐엔딩각이 보인다 보여!
-아 ㅋㅋ 퍼펙트 엔딩은 킹정이지
“그러게요. 이제 섬을 떠나기만 하면 되겠습니다.”
이경복도 그에 웃으며 동조했다. 그러나 곧 다들 다시 컷신에 집중해야 했다.
“우으…”
“에밀리?”
“…아빠?”
저스틴의 품속에서 에밀리가 움찔하더니 천천히 눈을 떴다. 도무지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는 듯, 그저 졸린 것처럼 뾰루퉁한 얼굴이었다.
“그래, 그래…! 아빠야…!”
“…아빠 왜 울어요?”
더욱이 저스틴이 웃으면서 울기까지 하니 에밀리의 표정이 더욱 이상해졌다.
“아니야. 아빠 안 울어. 아빠가 왜 울어…”
“아닌데… 울었는데…”
“괜찮아. 에밀리는? 어디 아픈 데 없어? 괜찮아?”
“졸려요…”
“미안. 아빠랑 조금만 더 깨있자. 응?”
저스틴은 먹먹한 목소리로 딸을 더욱 품으로 끌어당겼다. 이를 지켜보는 베로니카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에 이경복과 시청자들 모두 만족스러워했지만.
“맨날 일찍 자라고 했으면서…”
에밀리가 투정부리듯 눈을 비비며 고개를 돌렸다. 아이와 베로니카와 눈이 마주치자 그녀는 어색하게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리고 그 순간.
“어?”
삐이이익하며 단말기에서 긴 울음이 울려 퍼졌다. 이경복은 물론 채팅창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
-이거 계몽기능일 때 소리 아님?
-뭐지? 무엇을 암시하는 것이지?
-이 타이밍에 왜?
어리둥절한 건 저스틴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그가 무어라 말하려는 순간.
“에밀리…!”
“엄마!”
베로니카가 낚아채듯 에밀리를 끌어당겼다. 에밀리 역시 그 손길을 거부하기는커녕 오히려 그녀를 향해 몸을 던지듯 돌렸다.
갑작스러운 두 사람의 행동에 저스틴은 에밀리를 놓쳤다.
“아니… 두 사람?”
일련의 상황에 저스틴은 물론 모두가 내막을 파악했다.
“오? 기억이 다 돌아 왔나봅니다.”
-아씨 ㅋㅋ 깜짝이야
-역시 세 가족이 다 모이면 기억이 돌아오는 거였고?
-딸랭구가 엄마 부르는 거 왜케 짠하냐 ㅠㅠ
-이제 진짜 나가기만 함 된다 ㅋㅋ
-엉???
-분위기가 뭔가 이상한 거신디요?
놀라긴 했지만 다들 이해했다.
그러나 이어지는 상황에 다들 뭔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저스틴, 거기 있어요. 거기서 대답해요.”
“베로니카? 왜 그래요?”
“기억, 기억이 전부 돌아왔어요. 당신도 그런가요? 아니면 절 도와주던 지금의 당신이에요?”
베로니카는 기뻐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경계하듯 위아래로 눈을 굴리며 조금씩 뒷걸음질 쳤다.
“아니, 그게 대체 무슨…”
“아빠…”
저스틴이 황당해하는 가운데 에밀리가 조용히 목소리를 냈다.
그 아이 역시 베로니카처럼 이전과 다르게 겁을 먹은 듯한 얼굴이었다.
“아빠가 날 물에 빠뜨리려고 했잖아요…”
이어지는 딸의 말에 저스틴의 동공이 크게 확장됐다.
“내가…? 에밀리를…?”
화면은 이내 그의 검은 눈동자로 빨려들 듯 가라앉았다. 이어 쿵하는 둔중한 소리와 함께 사방에서 안개가 퍼지며 문자로 변했다.
[Bad Dream]
[Chapter 4 – End]
그렇게 4챕터가 끝나자 모두가 충격에 입을 벌렸다.
“아니, 잠깐… 이게? 이거 진짜예요?”
-와 ㅅㅂ 무친통수
-야씨;;; 딸랭구가 도망간 이유가 있었네
-저스틴이 처음 세레 받았을 때 웃었던 게?
-1회차 저스틴은 이미 광신도였다?
-베머니가 아니라 저스틴이 의식을 강행한 거 ㅎㄷㄷ
-이형 찐텐으로 놀랐네ㅋㅋㅋㅋ
-아닠ㅋㅋ 주인공을 반전캐로 쓸 줄 누가 알았냐곸ㅋㅋ
-통수갑 도나미 ㅋㅋㅋㅋ
-와 ㅋㅋㅋ 2회차 저스틴은 플레이어고 1회차는 개자식인 거네
공포게임에서는 주인공이라고 문제가 없는 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