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 of Survivor RAW novel - Chapter 1035
34권 35권
크롬 공주는 시즈지가 어디에서 분명 본 얼굴인데 육체가 너무나 압도적이라서 기가 질려버린 상태였다.
자신의 가슴도 작은 편이 아닌데 세배에 가까운 볼륨이면서 이상적인 구형의 모습에 큰 충격을 받은 것이다.
더구나 전신에 은은히 흐르는 성스러운 느낌과 가공할만한 힘을 느끼고 저절로 존댓말이 나왔다.
“누……. 누구신지요?
저를 아시나요?”
“………”
크롬 공주의 시선이 얼굴보다 자신의 커진 젖가슴에서 떠나지 않자 당혹감을 느낀 시즈지였다.
더구나 아이언이 허벅지 위에서 내리지 않아서 제국의 귀족으로서 무릎을 꿇을 수 없어서 내려다보는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을 예상했다는 듯이 아이언은 천연덕스럽게 말을 이었다.
“삭월(朔月)의 시즈지.
지금은 인간이지만 현세계 최강의 창조력을 가진 초월자가 되실 분이지요.
나중에는 지성체만이 아니라 모든 이계 정신체들의 여황이 되겠지요.”
“………”
듣기만 해도 놀라운 말에 시즈지는 얼굴을 붉혔다.
그러나 아이언의 말에는 확신이 담겨있어서 크롬 공주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실제로 거대한 자리에 앉아있는 모습에서 프롬여왕 이상의 위엄을 느꼈기에 망설이지 않고 고개를 숙이면서 인사를 올렸다.
“제국 일 황녀 크롬 오브 프롬입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시즈지의 입장에서는 제국의 공주가 귀족인 자신에게 고개를 먼저 숙이다니 큰일이었다.
그러나 아이언은 전혀 몸 위에서 내려갈 기세를 보이지 않기에 그대로 인사를 받았다.
“어서 오세요. 크롬 공주님.
결혼식 때에 뵙고 두 번째입니다.
슈가 백작의 처인 시즈입니다.”
아이언이 왜 이러는지 알지만, 정확히 자신의 신분을 밝혀야 했다.
시즈지의 자기소개에 크롬 공주는 잠시 놀란 표정을 지었지만, 얼굴을 확인하고 나서야 명확하게 본인임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육체가 너무 달랐다.
“오래만이예요.
그런데 가슴이 많이 커지셨군요.”
그 지적에 시즈지도 뭐라고 할 말이 없어서 입을 다물었다.
아이언이 신체조작으로 만져주어서 변했다고 말을 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크롬 공주는 시즈지의 품에 폭 안긴 채로 고개만 돌리고 있는 아이언을 지그시 바라보면서 물었다.
“그럼 저도 이렇게 되나요?”
걱정 반 기대 반의 공주의 얼굴을 바라본 아이언은 싱긋 웃으면서 대답한다.
“풋-! 크롬 공주님은 창조력보다 연산력에 특화되어 있으니 안 돼요.
지금 몸의 형태가 그대로 유지된 상태에서 초월이 될 것 같군요.”
그 말에 안도 혹은 실망의 표정을 지은 크롬 공주를 본 아이언은 갑자기 다른 말을 했다.
“제 유모는 모든 지성체의 위에 있으니 과거 신분은 의미가 없어요.
이 이후로는 가진 능력과 공적에 따라서 대우를 받고 직위가 올라가게 되겠지요.
그러나 선택권을 드리지요.
묻겠는데 크롬 공주님은 지성체의 공주님으로 남기를 원하시나요?
아니면 그 이상의 존재가 되기를 바라시나요?”
정상적인 생각을 했다면 당연히 인간 이상의 존재가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을 것이다.
그러나 크롬 공주는 물음에 대한 대답보다 다른 질문을 했다.
“인간 이상의 존재가 된다고 해도 삶의 의무는 그대로이겠지요?
저는 무엇을 하게 되나요?”
아이언은 크롬 공주의 질문에 다시 말했다.
“혼란 속에서 영웅은 태어나고 번영을 가져온다.”
서로의 질문에 대한 답이면서 다음 단계의 물음이었다.
크롬 공주는 시를 하듯이 대답했다.
“영웅이란 강자가 가져온 번영 속에서 약자는 늘어난다.”
아이언은 미소를 띠고 다시 말을 이어간다.
“약자가 많아질수록 혼란은 거세진다.”
시즈지는 크롬과 아이언이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지만, 상당히 중요한 대화라는 점은 알았기에 가만히 지켜보았다.
“망해가는 세상은 영웅의 탄생을 부른다.
그리고 지금은 혼란이 시작되는 시대랍니다.”
그 말을 들은 크롬 공주는 고개를 끄덕이고 천천히 걸어서 시즈지가 앉은 의자 앞으로 왔다.
그리고 허리를 숙여서 아이언에게 시선을 맞추고 또박또박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다.
“저는 그런 흐름에 편승하여 나타나고 사라지는 여왕이나 영웅이 되고 싶지는 않군요.
다만 그 옆에서 불필요한 희생이 생기지 않게 돕고 지켜보는 역할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이겠어요.”
그 말에 아이언은 활짝 웃으면서 크롬을 향해 돌아앉고 양손을 활짝 펼치면서 말한다.
“지금 상황에서 현자(賢者)는 대환영이랍니다.
조금 빠르지만 어서 오세요.
이계 최고의 현자인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
가볍게 한 말이지만 크롬 공주에게는 심상치 않은 의미를 가진 선언이었다.
그리고 다시 지그시 쳐다보면서 물었다.
“현세계와 이계가 무엇인가요?
저희 우주를 말하는 것 같은데 의미가 다르군요.”
그 말에 아이언은 크게 웃었다.
“카하하하하! 그게 궁금했군요.
여기 현세계가 망하면 이계가 된답니다.”
“현세계가 망하나요?”
“설마?”
듣고 있는 시즈지조차 깜짝 놀랄 말이었다.
아이언의 상상을 초월한 능력을 잘 알아서 빈말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아니 충격은 더욱 크게 다가왔다.
그러나 아이언은 주변의 분위기는 전혀 상관하지 않고 쾌활하게 대답했다.
“예-! 외부에서 온 불안요소들을 견디지 못하고 폭삭-!
다음에 혁명으로 몽땅-!
그리고 자중지란(自中之亂)으로 전부 망해요-!”
“…….”
“…….”
어차피 먼 과거에 다른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한 나라나 세계가 멸망하는 이유로는 참으로 타당한 순서였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하는 말에 크롬 공주와 시즈지의 입이 저절로 벌어졌다.
그녀들에게는 지금이 살아가는 현재인 것이다.
“그렇게 약자들이 설치고 있는 현세계는 철저히 무너지고 의뢰가 아니면 공짜로 줘도 안 가지는 거지와 양아치 마을인 이계가 된답니다.”
지극히 냉소적이고 끔찍한 말이지만 너무나 확정적인 어조라서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그래서 시즈지는 걱정스럽게 물었다.
“멸망을 막을 방법은 없니?”
현세계에 사는 존재라면 당연한 바람일 것이다.
그러나 아이언은 고개를 흔들었다.
“그걸 막으려 했다가는 무조건 죽어요.”
외부에서 불안요소들은 흑염 세력과 그들을 쫓아온 진리님이었다.
오백억 년 전의 흑염 세력들이야 지금 유아신의 상태라도 해볼 만하지만, 진리님은 달랐다.
‘상대가 될 리가 없지.’
더구나 십중심을 쓰러트리고 막 절대계의 창조주가 되어서 주변을 정리한다고 살기가 넘치고 있을 것인데 접근하면 무사하기 힘들었다.
“이번에 망하는 측은 정신체들이에요.
지성체들은 그들에 비해 비교적 피해가 없으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요.
다가오는 혼란에서 전력을 보존한 지성체들에게는 오히려 세력을 확대할 좋은 기회가 되겠군요.”
그 말에 표정이 겨우 풀린 시즈지였다.
아이언이 있다면 이 은하는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이언은 아무런 내색 없이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왜인지 모르지만 진리님의 분노서린 추격에 현세계의 절반과 함께 지성체들도 반수가 날아갔다고 한다.
하지만 완전히 망해버린 신족보다는 상황이 낫지.
그리고 이 은하는 피해가 없다고 하니 거짓은 아니야.’
진실을 알고 싶은지 뚫어지게 자신을 쳐다보는 크롬 공주를 보고서 살짝 윙크를 해주었다.
유아신이지만 아직 여물지도 않은 현자에게 내심을 들킬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서 최고의 영웅이 되어야 할 제가 할 일은 다가오는 외부의 혼란에서 이 은하를 지켜낼 전력 확보와 요새의 구축이랍니다.
제국과 연합도 전부 포함되니 당연히 협조해주시겠지요.
크롬 공주님.”
“그렇다면 전력으로 돕겠습니다.”
그런 일의 협조라면 크롬 공주도 원하는 바였다.
그러나 다음 이어지는 아이언의 말에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그럼 벗으세요.”
“!!!”
“!”
바로 나오는 과격하고 직설적인 아이언의 말투에 시즈지는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시즈지의 몸이 굳어지고 크롬 공주의 얼굴이 확 일그러지자 아이언은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그대로 허벅지에서 내렸다.
탁-! 우우우웅-!
크롬 공주를 스치듯이 지나가면서 차원의 문을 열어간다.
그리고 시즈지를 바라보면서 가볍게 말했다.
“제게 조치 받기 싫은 모양이니 시즈지가 해주세요.”
“내가 공주님을 말이니?”
그 말에 놀란 시즈지였으나 아이언은 거대한 차원의 문을 바로 열고 이동을 준비한다.
차일일족의 유아신으로서 현세계 오리진급의 차원의 권능을 가졌기에 세계 전부에 울렸던 흑염 세력에 의해 경계막이 뚫리는 진동을 느꼈었다.
그런데 그들은 여기에서 멀리서 현세계로 들어왔는데 강력한 차원권능으로 점점 이곳으로 가까이 오고 있었다.
‘내가 반복해서 차원이동을 하면 바로 도착할 수 있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까지 왔다.
이것은 우연일까?
아니면 세계의 항상성인가?’
흑염 세력은 정보행성 코아가 넘겨준 정보에 의하면 그 당시에 십중심을 제외하고는 적수가 없었다는 강자들이었다.
흑염의 절대자가 직접 나서서 제압하고 겨우 오십 명으로 절대계의 일 할의 구역을 담당했다는 사실이 증거였다.
‘현세계에 들어오면서 급격하게 힘이 줄었다고 하지만 현세계의 신족들이 막을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리고 이들이 이렇게 가까이 오면 위험해.
진리님이 추적해오면 이 은하도 말려든다.
멀리 쫓아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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