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Tooth Chief Chaebol Shaman RAW novel - Chapter (105)
105화
“서열 붕괴가 일어난 것 같다고 하셨는데 보스 몰래 일어난 일일 수도 있는 걸까요?”
“지금으로선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응할 수밖에…….”
“가능성이 높은 인물 하나만 정해 주세요. 그럼 사립 탐정이라도 고용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탐정?”
“네. 그쪽 사람들은 놈들에게 노출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니까 새로운 사람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놈이 누군지 몰라도 알아낸다면 에밀리를 어디에 감춰 놓았는지 알아낼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묻는 건데 쉽사리 대답하지 않았다.
“글쎄!”
“보스를 밀어낼 인물이라면 이런 일을 벌일 수 있는 거 아닙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아들은 아닐 거고 가와구치란 놈이 가장 유력하긴 하지. 그놈이 모든 마약 거래를 주도하는 편이니까.”
“그럼 그놈부터 시작해 보죠.”
“뭘?”
“두고 보면 압니다. 저 역시 손 놓고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잖습니까.”
“뭘 해도 좋은데 내 허락 없이 놈들을 건드리지는 마.”
“그러죠.”
노박이 씩씩거리는 빌리를 데리고 돌아간 뒤에 정 이사가 사립 탐정을 데리고 병원으로 왔다.
“피터 그린입니다.”
그는 FBI 출신으로 제법 유능하고 몸값도 비쌌다.
“RG라고 부르시면 됩니다.”
“와우! 당신 TV에서 봤는데… 그 사람 맞는 건가?”
“맞을 겁니다.”
“하하하! 신기하군. 나도 홀덤 게임을 즐기는데 당신 같은 사람은 처음이라.”
“일 이야기 하죠.”
“아! 그러죠.”
“일본계 마피아에 가와구치란 놈이 있다는데 그놈이랑 자연스럽게 마주칠 수 있는 장소와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런 의뢰는 또 처음이군요.”
피터 그린은 자존심이 상했다.
그리 어렵지도 않은 일에 몸값 비싼 자신을 부르다니 말이다.
이런 일은 허접한 삼류 탐정도 해낼 수 있는 일이었다.
“중요한 일입니다. 상대는 절대 눈치채면 안 되는 일이라 제대로 판을 짜야 합니다.”
“제대로?”
“네. 돈은 얼마든지 들어도 좋습니다.”
“좋습니다.”
“착수금으로 10만 달러면 되겠습니까?”
“그거야 시작해 봐야 아는 일이니, 정산은 나중에 하겠습니다.”
“그러시죠.”
시간이 걸릴 줄 알았는데 그린은 바로 다음 날 병원으로 찾아왔다.
사실 바로 퇴원해도 되는데 정 이사님이 혹시 모르니 검사받아야 한다고 해서 오늘 MRI를 찍기로 해서 남아 있었다.
* ? ? * ? ? *
“가와구치란 사람을 찾기는 했는데 도쿄란 클럽에 자주 출몰한다고 하더군요.”
“일본계 마피아라고 하더니 도쿄란 클럽은 그놈들 소유인 모양이군요.”
“맞습니다. 꽤 유명한 클럽이라 사람도 바글거리죠.”
“그럼 그곳에 판을 깔면 되겠네요.”
“돈이 좀 들어도 상관없겠습니까?”
“얼마든지요”
“그럼 클럽에 사람 좀 깔아야겠네요. 100명쯤 깔아야 하니까 일당 좀 내놓으시죠.”
“얼마면 되겠습니까?”
“10만 달러면 충분할 겁니다.”
“그러죠. 정 이사님! 그린 씨 좀 도와드리세요.”
“네. 대표님!”
탐정은 클럽에 사람을 풀어서 내가 접근하기 편하도록 판을 짤 예정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틀 뒤에 바로 연락이 왔다.
“가와구치라는 놈, 알아보니까 인간쓰레기더군요.”
“듣기론 마약 거래를 책임진다고 하던데 여긴 자주 나타나는 모양이죠?”
“네. 이틀에 한 번꼴로 나타나서 여자를 데리고 나간다는데 매번 다른 여자라고 합니다. 아무래도 마약으로 여자를 꼬여냈을 겁니다.”
우리가 자리 잡은 곳을 2층으로 가와구치란 놈이 주로 앉는 자리 바로 옆이었다.
이상하게 보이지 않으려고 그린이 깔아둔 사람으로 득시글거렸다.
음악 소리가 시끄러워서 대화하느라 그린과 바짝 붙어 있었고, 한 시간쯤 지나니 그린 씨가 예측한 대로 가와구치란 놈이 나타났다.
“방금 옆으로 지나간 놈이 가와구치입니다.”
“그렇군요.”
집중하고 있어서 그런지 방금 가와구치가 지나갈 때 확실하게 느껴졌다.
놈이 에밀리를 납치하던 그놈이고 레스토랑에서 정신을 잃기 전에 봤던 바로 그놈이었다.
“아는 얼굴입니까?”
“절 기절시키고 에밀리를 납치해간 그놈이군요.”
“그렇습니까?”
“돌아가죠.”
“네?”
“놈을 잡는 건 제가 아닙니다. 전 에밀리만 구하면 되니까.”
“그런데 왜 가겠다는 겁니까? 놈을 잡아 족치기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됐습니다.”
“무슨 말입니까?”
“나머진 제가 알아서 하죠.”
놈이 옆으로 지나갈 때 이미 에밀리를 어디에 가둬 두었는지 알게 되었다.
지금은 놈을 잡는 것보다 에밀리를 구해내는 것이 먼저다.
“괜찮겠습니까?”
“그보다 6번 부두가 어딘지 아십니까?”
“6번이라면 브루클린 쪽인데… 그건 왜?”
“알겠습니다.”
클럽 밖으로 나온 나는 바로 노박에게 전화를 걸었다.
“접니다.”
―말해.
“브루클린 6번 부두 창고 녹색 문 안에 있을 겁니다. 지키는 놈은 두 명이니까 조심해서 구해내세요.”
―어떻게 알았지?
“가와구치란 놈에게서 알아낸 겁니다. 서두르세요. 오늘 밤 안으로 구해내야 합니다.”
―인사는 나중에 하지.
* ? ? * ? ? *
노박은 권총을 챙겨서 허리 뒤에 꽂았다.
“가자!”
“믿어도 될까?”
“어차피 할 일도 없잖아.”
“브루클린이라면 놈들 소굴이나 마찬가진데 우리끼리 가자는 거야?”
막상 에밀리 위치가 알려지자 빌리는 차분해지고 노박은 서둘렀다.
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에밀리가 갇혀 있다는 곳을 확인해 봐야 안심이 될 것 같아서다.
“어떻게 알아냈는지 모르겠는데 지금 둘밖에 없단다.”
“괜찮겠어?”
“내가 먼저 가서 분위기 살피고 있을 테니까 가용 인원 전부 데리고 와.”
“알았어. 대신 절대 혼자 나서면 안 되는 거 알지?”
“걱정 마! 난 바보가 아니니까.”
노박이 먼저 브루클린으로 출발하고 빌리는 가까이 있는 조직원을 죄다 불러 모았다.
그렇게 불러 모은 조직원이 다섯이었고, 두 대의 차량에 나누어 타고 바로 출발했다.
한편 노박은 다리를 건너 빠르게 접근했고, 창고에서 200미터쯤 떨어진 곳에 차를 세웠다.
철컥!
권총 슬라이드를 당겼다고 놓으면서 언제든 발사할 수 있게 장전해 놓았다.
‘조용하군. 정말 두 놈뿐일까?’
밤이기도 하지만 하역 작업이 없는 날에는 낮에도 사람이 드문 골목이다.
그래도 혹시 몰라서 벽 때문에 생긴 그림자에 숨어서 조용히 접근했다.
발자국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조심히 걸어서 그런지 200미터를 걷는 데 10분이나 걸렸다.
그리곤 고개를 빼꼼 내밀어 녹색 문이 있는 창고를 찾았는데 과연 두 명이 보초를 서고 있는 곳에 녹색 문을 발견할 수 있었다.
‘정확하군. 정말 두 명뿐이야.’
녹색 문과 두 명의 조직원을 확인한 노박은 빌리에게 숨어 있는 곳을 알리고 지원팀이 오기를 기다렸다.
지루한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빌리가 지원을 데리고 나타났다.
“노박!”
“왔구나.”
“여기가 맞아?”
“저기! RG가 말해준 녹색 문이야. 보초도 두 명뿐이고.”
“한 번에 제압해야겠군.”
“뒤로 돌아가서 신호를 보내.”
“알았어. 조금만 기다려.”
빌리는 데리고 온 다섯 명 중 두 명을 데리고 뒤쪽을 찾아 움직였고, 10분 만에 문자가 왔다.
에밀리만 아니었다면 두 명뿐이라 정면으로 치고 들어갔어도 그만인데 지금은 인질의 안전이 최우선이라 작전이 필요했다.
―도착했어.
―소리를 내서 놈들을 유인해.
―알았어.
빌리는 돌멩이 하나를 주어서 지게차를 향해 집어 던졌다.
퍼석!
얼마나 세게 던졌는지 지게차 유리창이 깨지면서 시끄러운 소리가 났다.
“들었어?”
“이 시간에 누가 올 사람이 없는데 누구지?”
“얼른 가봐.”
“나 혼자?”
“그럼 누가 가?”
“같이 가자. 혹시 모르잖아.”
“하여간 겁은 많아서.”
이들은 에밀리를 납치할 때 가와구치와 같이 왔던 흑인과 백인이다.
누가 침입했다면 혼자보단 둘이 나으니 같이 가자는 거였다.
“얼른 따라와.”
“알았으니까 앞장서기나 해.”
“알았어.”
둘이 창고 뒤로 사라지고 나서 노박은 부하들을 데리고 창고에 접근했고, 녹색 문을 열 때쯤 총소리가 났다.
탕! 탕!
두 발로 끝난 것을 보니 빌리가 놈들을 제압한 것이 틀림없었다.
그래도 안심할 수는 없다.
총소리가 났으니 언제 경찰이 올지 모르니 빨리 에밀리를 데리고 사라져야 한다.
“부숴!”
“잠깐이면 됩니다.”
쾅! 쾅!
언제 가져왔는지 머리가 큰 해머로 문고리를 내리쳤고, 문고리가 부서지자 바로 녹색 문을 열 수 있었다.
“에밀리!”
“아빠?”
“괜찮은 거니?”
“난 괜찮아. 근데 여긴 어떻게 알았어? 조금 전 그 총소리는 뭐고?”
“일단 빨리 피해야 해.”
“아빠!”
“집에 가서 얘기해 줄게. 됐지?”
“알았어.”
노박이 에밀리를 묶어둔 밧줄을 잘라내고 서둘러 창고에서 빠져나왔는데 빌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에밀리!”
“삼촌!”
“무사했구나?”
“나, 난 괜찮아.”
“어서 가자!”
“알았어.”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에밀리는 빌리에게 속삭였다.
약간은 수줍음도 담겨 있었고, 약간은 걱정도 담겨 있었다.
“삼촌!”
“왜 그래?”
“그 사람은 괜찮아?”
“왜 속삭여?”
“응?”
“나 말고 네 아빠에게 물어봐.”
“그래. 내가 그렇게 말려도 그놈 만나러 병원에 간 사람이 바로 너희 아빠니까.”
“그랬어?”
“RG는 무사하니까 걱정 안 해도 돼. 그리고 네가 여기 있다고 알려준 사람도 RG 그 친구야.”
“그 사람이 그걸 어떻게 알아낸 건데?”
“탐정을 고용한다고 하더니 가와구치 그놈을 미행해서 알아낸 모양이다.”
* ? ? * ? ? *
―저예요. 에밀리!
“무사한 겁니까?”
―걱정 말아요. 멀쩡하니까?
“보고 싶습니다.”
―조금만 참아요. 지금은 아빠랑 삼촌 진정시키기에도 바쁘니까.
“마피아를 공격할 모양이죠?”
―당장 박살 내겠다고 난리도 아니에요.
“전략이 필요할 겁니다.”
―무혁 씨도 찬성인 모양이죠?
한국말을 못 하는 건 아닌데 무혁이란 발음이 완벽하진 않았다.
그래도 그녀가 무혁이라고 불러 주니 가슴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죠. 내버려 두면 조직을 만만하게 보는 법이니까요.”
―이건 단순한 문제가 아니에요. 그놈들이 사라져도 다른 조직이 대체할 뿐이고 그 과정에서 기백 명은 죽어나갈 테니까.
“그렇다고 가만히 내버려 둘 수도 없잖아요.”
―전략적으로 움직여야죠.
“그건 그러네요.”
지극히 옳은 말이다.
마약 조직을 상대하는데 무턱대고 덤볐다가는 양쪽 모두가 상할 수 있는 거다.
그리되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던 라이벌 세력들이 치고 들어올 것이다.
―아빠는 무혁 씨랑 한국으로 가라는데, 들은 거 있어요?
“구하러 가기 전에 저한테 그런 말을 하기는 했습니다. 에밀리 안전을 위해서 한국으로 데려가 달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더 갈 수가 없어요.
“그럼 이번 일을 해결하면 같이 한국으로 갈 생각은 있어요?”
―아빠랑 삼촌이 안전해지기 전엔 어림없어요.
“그렇다면 제가 도와야겠군요. 내일 노박과 빌리를 데리고 호텔로 오세요. 제가 가도 상관 없구요.”
―저희가 갈게요.
“기다리겠습니다.”
반격
“지금 충돌하는 건 아무 도움이 안 될 겁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우리 쪽에선 억울한 측면이 있겠지만, 어쨌든 에밀리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복수하는 건 상대가 원하는 걸 주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와타나베가 원하는 것?”
“지금 시점에서 그가 원하는 건 전쟁입니다. 지금 전쟁했다간 누구에게 이득일까요?”
“그렇다고 가만있을 순 없어.”
“가만있자고는 안 했습니다.”
“그럼 뭘 어쩌자는 건데?”
“가와구치란 놈이 잘못을 저지른 것은 맞으니 피해 보상부터 해 달라고 해야죠.”
“쳇!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건 아닌가?”
“마약 조직이 가지는 가장 취약한 부분이 뭘까, 하고 생각해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FBI밖에 생각나지 않더군요.”
“지금 FBI를 움직이겠다고 말하는 건가?”
갱단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경쟁 조직도 아니고 공권력이다.
아무리 한국과 미국이 문화가 많이 달라도 둘 다 범죄자가 가장 두려워하고 싫어하는 건 경찰이고 감방이다.
“그렇습니다. 증거만 확실하면 못할 것도 없죠. 놈들이 거절할 경우 타격을 주는 겁니다.”
“이를테면?”
“마약 창고를 고발하는 거죠?”
“그게 어딘 줄 알고.”
“다 알아내는 방법이 있으니까 걱정 말고 연락이나 해보시죠. 가와구치란 놈이 독단적으로 저지른 일이라고 우기고 있으니 거절하진 않을 겁니다.”
“정말 자신 있나?”
“그럼요. 와타나베만 불러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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