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Tooth Chief Chaebol Shaman RAW novel - Chapter (181)
181화
노상수 팀장이 돌아왔다.
“어떻게 된 겁니까?”
존 로건의 아버지 스티브 로건에 대한 조사를 부탁했는데 디트로이트에 간 지 다섯 달 만에 돌아왔다.
“디트로이트는 정말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특히 저 같은 동양인이 다니기엔 더 그렇구요.”
“위험한 상황이 있었습니까?”
“정말이지 살벌한 곳이더군요. 스티브 로건에 대해 정보를 모으다 보니 어떻게 알았는지 저를 죽이려 하더군요.”
“무슨 일인지도 모르고 무작정 죽이려 든단 말입니까?”
“하는 짓을 보니 죽어도 그만이고 살아남으면 데려가서 고문이라도 할 기세였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린 이유를 알겠군요.”
“스티브 로건은 정말 위험한 인물입니다. 갱단과도 연결돼 있고, 어쩌면 갱단 그 자체일 지도 모릅니다.”
“그건 무슨 뜻이죠?”
“확실하지 않은데 스티브 로건이 여러 갱단 중 하나를 가진 보스일지도 모른다는 뜻입니다.”
노상수 팀장이 이리 학을 뗄 정도면 존이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는지 알 것 같다.
어딜 가나 그놈의 갱단이 문제다.
특히 디트로이트는 철강 산업이 하향세로 접어들면서 범죄율이 급격하게 올라간 도시 중 하나다.
그러니 철강 회사를 경영하는 스티브 로건이 갱단 보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된 것이다.
“스티브 로건이 갱단 보스이기도 하다는 거죠?”
“확실하진 않습니다. 더 접근하기가 어려웠거든요.”
전에는 뭐든 해낼 것처럼 보였고, 자신감도 넘쳤는데 이렇게 보니 오히려 인간적인 면이 느껴졌다.
“존이 겪은 일은요.”
“그건 모두 사실입니다. 그나마 그거라도 알아냈으니 이렇게 돌아온 겁니다.”
“존의 말이 사실이라면 더 깊숙한 정보는 탐정에게 맡겨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요.”
“갱단 계보 때문입니까?”
“그것도 있지만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으니 약점을 찾아내려면 그쪽 세계에 어울리는 사람을 고용하는 게 맞을 것 같아서요.”
“인정할 수밖에 없어서 씁쓸합니다.”
뉴욕에서 탐정을 고용했던 적이 있으니 그를 고용하면 될 것 같아서 명함첩에서 피터 그린의 명함을 찾아냈다.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루인(RG)입니다.”
―아! 기억납니다.
“의뢰가 있는데 가능할까요?”
―의뢰는 언제나 반가운 일이죠. 바쁘긴 하지만 중요한 고객의 일은 거절하지 않는답니다.
“제가 중요한 고객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의뢰비를 올려주시면 중요한 고객이 되실 수 있습니다.
장난기가 다분한 말이지만 피터 그린은 자신의 솔직한 속내를 말하고 있는 거였다.
그래서 나도 장단을 맞춰주었다.
“100만 달러면 될까요?”
―하하하! 당신은 오늘부터 VIP 고객입니다.
“무슨 일인지 묻지도 않으시구요?”
―탐정은 의뢰받는 일이라면 뭐든 해냅니다. 경우에 따라서 위험수당이 붙기는 하겠지만 말입니다.
“디트로이트 로건 철강 대표 스티브 로건에 대한 모든 것을 원합니다. 하다못해 금융 정보 포함해서요. 가능하겠습니까?”
―디트로이트면 꽤나 위험한 동네라 조금 전에 말씀드린 옵션이 붙어야 합니다.
“2백만 달러면 될까요?”
―넘치네요.
“그가 갱단 보스일지 모른다는 정보가 있는데 그 갱단에 대해서도 알아야겠습니다.”
―갱단이라면 오히려 쉽습니다.
말하는 것을 보니 정보를 알아내는 루트가 있는 듯하다.
FBI 출신이라 그런지 자신감이 넘치는 목소리다.
“그의 가족 중 하나가 디트로이트를 벗어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 그 사실도 유용할 겁니다.”
―입금되면 바로 시작합니다.
“계좌 보내세요. 10분 내로 입금하죠.”
―그러겠습니다.
피터 그린에게 2백만 달러를 보내고 며칠 후 다시 통화했다.
다른 정보는 시간이 더 필요한데, 스티브 로건이 지금 라스베이거스에 있다고 한다.
“라스베이거스에 간 목적이 뭐죠?”
―알아보니까 원래도 1년에 한두 번은 라스베이거스에 간다고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제거하기 위해서라는군요.
“누군지는 모르구요?”
―아직 거기까지는 모릅니다. 알아볼까요?
“물론입니다. 그리고 스티브 로건이 어느 호텔에 묵고 있는지 알아야겠습니다.”
―그건 금방 알아낼 수 있습니다.
“바로 라스베이거스로 날아갈 예정이니까 음성이나 문자로 남겨주세요.”
―알겠습니다.
스티브 로건을 직접 보게 되면 누구보다 더 많은 것을 알아낼 수 있다.
그래서 바로 라스베이거스로 움직였다.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문자를 확인해 보니 공교롭게도 스티브 로건이 NGN 호텔에 투숙해 있다고 한다.
‘나에겐 행운인데 당신에겐 불운이 되겠군.’
스티브 로건이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이유가 누군가를 제거하기 위한 거라면 혹시 존 로건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존에게는 일부러 말하지 않았다.
지금 서득영 회장 밑에서 열심히 일을 배우고 있는데 방해하고 싶지 않기도 했고, 알려서 득 될 것 같지 않아서다.
하지만 제인에게는 알려야 했다.
라스베이거스에 가는데 제인에게 알리지 않았다간 그건 정말 각자 갈 길 가자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빨리 다시 올 줄은 몰랐는데 무슨 일 있어요?”
“그게 사실은…….”
굳이 숨길 이유가 없어서 존과 관련된 사연을 제인에게 말해주었다.
“그래서 스티브 로건이란 사람을 어쩔 생각인데요.”
“걱정 말아요. 우리 호텔에 묵고 있는 손님을 어쩔 생각은 없으니까.”
“그럼요?”
“그냥 좀 알아볼 생각이에요. 그가 어떤 사람이고 뭘 가지고 있는지.”
오늘따라 왜 이리 육감적인 옷을 입었을까?
나도 사람인지라 에밀리와 노박이 강릉에서 지내는 사이 약간 소원해진 느낌이라 제인의 도발에 눈이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를 지경이다.
‘미치겠네.’
제인은 딱히 의도하지 않은 것 같지만 괜히 나만 신경 쓰는 것 같아서 마음이 불편했다.
“왜 그래요?”
“뭐가요?”
“불편한 것 같아서요.”
“그냥 속이 좋지 않아서 그래요.”
“소화제 줄까요?”
“그 정도는 아니에요.”
“전 일하러 갈 테니까 좀 쉬세요.”
“고마워요. 제인!”
피식!
“뭘 새삼스럽게.”
미소 짓고 돌아서는데 나도 모르게 손목을 잡을 뻔했다.
만약 내가 그런 행동을 했다면 제인은 내게 안겼을까?
‘이무혁! 네가 아주 미쳐가는구나.’
다행히 엄청난 인내심으로 제인을 붙잡지 않았지만 그런 마음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에밀리에게 미안했다.
‘후~ 나도 어쩔 수 없는 속물인가?’
다행히 제인을 보내고 시차 극복을 위해 위스키를 마시고 푹 자고 일어났다.
자기 전에 지배인을 통해 스티브 로건의 행방을 알아봐 달라고 했는데 어디 멀리 가지 않고 카지노에 있다는 소식을 알려주었다.
“카지노에 있다구요?”
“네. 대표님!”
“게임 수준은요?”
“예치금이 100만 달러인데 현재 절반 정도 잃었습니다.”
“투숙한 지 얼마나 된 거죠?”
“일주일 지났습니다.”
타겟을 찾는 건 부하들이 할 일이니 스티브 로건은 카지노에서 시간을 죽이는 듯했다.
“카지노에 내려갈 생각인데 아는 척하지 말아 달라고 해주세요.”
“알겠습니다.”
미리 얘기해 두지 않고 카지노에 내려갔다간 직원들 전부가 내게 인사를 건넬 것이 뻔하니 미리 조치할 필요가 있었다.
스티브 로건은 블랙잭을 주로 한다는데 일주일 만에 50만 달러를 잃었다는 거 보면 겜블에 그리 소질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안녕하세요.”
마침 옆자리가 비어서 반갑게 인사하면서 앉았다.
미국에서는 그냥 앉는 것보다 이렇게 인사를 건네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거라 그리한 것인데 나도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 안녕하세요. 일본인?”
“일본인 아니고 한국인입니다.”
“아! 그렇군요.”
“잘 되십니까?”
“그냥 재미로 하는 건데 영 신통찮아요. 하하하!”
50만 달러쯤 잃는 건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이다.
그러나 돈과는 별개로 게임에 지는 걸 좋아하는 사람은 없어서 그도 이기고 싶어 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제가 운이 좋은 편인데 같이 하시겠습니까?”
“호오! 어디 얼마나 운이 좋은지 한번 봅시다.”
내심 잃어버린 돈이 아까웠는지 내 제안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래서 능력을 발휘해서 몇 게임 이길 수 있도록 베팅을 도왔다.
그러는 사이 그가 어떤 사람인지 라스베이거스에 온 진짜 목적이 무엇인지 갱단 보스가 맞는지 등을 알기 위해서 스티브 로건의 과거를 읽어냈다.
‘갱단 보스가 맞았어. 게다가 존을 죽이기 위해서 라스베이거스에 오다니 이거 정말 미친놈 아닌가?’
혼외자라도 아들은 아들이다.
존이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이렇게까지 쫓아다니면서 죽이려고 하는 걸까?
그리고 그냥 갱단 보스가 아니라 마약을 거래하는 조직이라 자기네 이익을 위해서는 무지막지한 짓도 서슴지 않는 부류였다.
“어떠세요. 제가 운이 좋은 편이죠?”
“하하하! 정말 그렇군요. 왜 나는 운이 없을까요?”
“너무 서두르는 거 같은데 조금만 차분해져 보세요. 그럼 훨씬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하하하! 제가 성격이 좀 급한 편이긴 하죠.”
심지어 그는 피비린내가 날 정도로 많은 사람을 직접 죽인 터라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토악질이 나올 것 같았다.
성질 같아선 당장 죽여버리고 존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싶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고, 장소도 적합하지 않았다.
‘계좌부터 털어야겠군.’
스티브 로건의 계좌를 털기 위해서 금융 보안 카드가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 들어 있는 디트로이트 현지 은행 안전 금고 열쇠를 복사해야 한다.
잠깐 화장실에 다녀온다고 자리에서 일어난 뒤 스티브 로건이 보지 못하는 사각으로 가서 조용히 지배인을 찾았다.
“아까부터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이렇게 뵙게 되네요. 하하하! 잘 지내셨습니까?”
“그럼요. 저야 잘 지내죠. 지배인님은 어떠세요.”
“저야 뭐, 언제나 즐겁게 일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회포는 나중에 풀고 우선 급한 일부터 처리하죠.”
“네. 말씀하십시오.”
“제가 나쁜 놈 하나 혼내줘야 할 것 같은데 솜씨 좋은 소매치기가 있을까요?”
“너무 넘쳐서 난리입니다만… 언제 필요하십니까?”
“저랑 같이 앉아서 블랙잭 하는 사람 아시죠?”
“네. 저희 호텔에 묵고 있는 고객이라 알고 있습니다.”
“그 사람은 아주 나쁜 사람입니다. 자기 아들을 죽이려 하거든요.”
“아니 어떻게 그런…….”
지배인 얼굴에 경악이 물들었다.
악마라도 자기 자식은 귀여워하고 아끼는 법이다.
그런데 겉으로 보기엔 멀쩡해 보이는 신사가 자기 아들을 죽이려 한단다.
이는 지배인 기준에서도 용납이 안 되는 일이었다.
“그래서 골탕 좀 먹이고 싶거든요.”
“뭐든 말씀만 하십시오.”
“일단 솜씨 최고인 소매치기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비밀인 거 아시죠?”
“물론입니다. 대표님! 한 시간이면 섭외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괜찮으시겠습니까?”
“그러세요.”
“뭐가 필요한지만 말씀해 주세요.”
“저 사람 지갑에 있는 금융 보안 카드와 안전 금고 열쇠를 복사하고 자연스럽게 되돌려줘야 합니다. 들키면 곤란하거든요.”
“이해했습니다.”
“그럼 부탁드릴게요.”
내가 이렇게까지 하면서 금융 보안 카드와 안전 금고 열쇠를 입수하려는 이유는 간단했다.
큰돈이 들어 있는 계좌 관리를 스티브 로건이 직접하고 안전 금고엔 마약 거래 시 중요한 장부와 중요한 사건의 증거물이 들어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