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Tooth Chief Chaebol Shaman RAW novel - Chapter (201)
201화
세무조사에 각종 신고를 덧붙여서 이동찬을 혼내주었다.
하지만 나를 드러내지 않고 꼬리를 밟히지 않으려니 한계가 존재했다.
미국이나 일본이라면 벌써 계좌부터 털고 시작했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한국에서는 그게 쉽지 않았는데 심리적인 저항 때문이었다.
그래서 인맥을 통해 세무조사를 받게 하고 빌라 불법 개조나 소방법 등으로 고발해서 골탕을 먹였다.
보통은 이만하면 만족하고 그만둬야 하는데 이상하게 뭔가 부족하게 느껴졌다.
왜 그럴까? 하고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이 정도로 이동찬 같은 사람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당장은 아니어도 언젠가 또 제2, 제3의 보형이가 생겨날 것이고 이동찬 같은 인간은 그럼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거다.
“뭘 그리 고민해요?”
“이동찬 그 사람 말이야.”
“그 사람이 왜요?”
“잠깐 곤란해졌다고 변하지 않겠지?”
“그 사람 가진 재산에 비해 그리 축난 건 아니라면서요.”
“그러니까 뭘 더 해야 할지 모르겠어.”
어떻게 보면 에밀리는 나보다 더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난 사람이다.
어려서부터 노박과 빌리를 보고 자랐으니 당연한 것이겠지만 어쩔 땐 섬뜩할 때가 있었다.
뭐 그래서 더 사랑하는 면도 없진 않지만…….
“한국은 그게 문제에요. 이동찬처럼 나쁜 놈을 법으로도 어쩌지 못한다니 말이에요.”
“나도 쓸어버리고 싶긴 한데 법을 무시할 순 없잖아.”
“욕심 많은 사람이라면서요.”
“좋은 방법이라도 있어?”
“더 큰 돈을 안겨주면 눈이 훼까닥 돌아가지 않겠어요? 그게 싫으면 그 사람 집에 마약을 심어두는 것도 방법이구요.”
“마약?”
“집이나 차에서 마약이 나오면 빼박이잖아요. 한국에서 그만한 일이면 사회적으로 매장되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좋은 방법이긴 한데 조금 치사하지 않아?”
“그 사람이 보형이에게 한 짓은 괜찮구요?”
“…음!”
역시 에밀리에겐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듯했다.
솔직히 저런 과감한 성격이 부럽기까지 했다.
들키지만 않았을 뿐이지 이미 법은 숱하게 위반했으니 말이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아요.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잖아요. 특히 이동찬 같은 사람은 절대 변하지 않아요. 그리고 보형이 같은 아이에게 3개월 치 월급이 밀렸다는 건 살인미수나 마찬가지예요.”
“살인미수?”
“보형이가 착해서 그 정도로 끝났지 만약에 독하게 마음먹었으면 어떻게 됐을지 생각해봤어요?”
“그렇게 말하니까 와닿기는 하네.”
“혼내줄 거면 확실하게 혼내줘요.”
“알았어.”
에밀리에게 혼나다시피 잔소리를 듣고 노상수 팀장을 만났다.
뭐든 S팀만큼 잘해 낼 사람은 없어서다.
“던지기를 하자는 거군요.”
“던지기가 뭡니까?”
“마약을 던져놓고 경찰이 수사하게 하는 것을 두고 던지기라고 합니다. 보통은 상대 조직을 골탕 먹일 때 쓰는 방법이죠.”
“마약 구하는 것도 그렇고 팀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들어보니 대표님 아이디어는 아닌 모양이군요.”
“네. 제 생각은 아니에요.”
“그럼?”
“에밀리요.”
“혼내줄 거면 확실히 하라는 거군요.”
“그런 셈이죠.”
노상수도 에밀리 의도를 금방 알아차렸다.
하지만 표정 변화가 없어서 어떤 생각인지 가늠하긴 힘들었다.
“제 생각이지만 그런 놈은 감옥에 들어갔다가 나와서도 또 그런 짓을 할 겁니다. 차라리 격리해 버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군요.”
“죄질에 비해 너무 과격한 방법 아닐까요?”
“정신력 약한 아이 같았으면 그렇게 버티지 못했을 겁니다. 그리고 자신이 그렇게 해도 대항하지 못한다는 걸 알기에 그 많은 돈을 두고도 월급을 주지 않았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표님도 다시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에밀리도 그렇고, 노상수 팀장도 이왕 손을 댄 거 확실하게 응징하자는 거였다.
‘하긴, 보형이한테 해코지하려고 준비 중인 거 보면 그냥 둬선 안 되겠어.’
보형이를 보살펴 주기로 각오하긴 했지만, 이동찬이 복수할 마음을 품었다는 건 언제고 사고가 터질 수 있다는 걸 의미했다.
영원히 집안에만 둘 수 없는 노릇이니 확실한 방법을 찾긴 해야 할 것 같다.
* ? ? * ? ? *
이동찬은 최훈 보좌관을 만난 뒤로 몇 번 거래했던 심부름센터에 들렀다.
여기 사장이 건달들하고도 가까워서 돈이면 뭐든 하는 부류를 많이 알고 있었다.
“아이고~ 이 사장님! 어서 오십시오.”
“시원한 물이나 한 잔 줘!”
“미스 김! 뭐해, 빨리 시원한 물 가져다드려.”
“네에!”
씩씩거리면서 들어선 이동찬 사장이 돈으로 보였는지 센터 사장이 호들갑을 떨었다.
매번은 아니지만 이동찬이 나타나면 적지 않은 떡고물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천 사장! 이리 앉아봐.”
“전에 말씀하신 애들은 준비됐는데 그 일 때문에 오신 겁니까?”
“몇 명이라고 했지?”
“일단 준비된 애들은 다섯입니다.”
“그걸로 부족해. 확실히 혼내줄 놈이 있으니까 실력 좋은 놈들로다가 열 명 채워.”
“누군지 몰라도 사장님께 해서는 안 될 짓을 했나 보군요.”
“천 사장은 몰라도 돼.”
“실력 좋은 애들은 돈이 좀 듭니다. 상대에 따라서도 다르구요.”
역시 눈치가 빠르다.
자그마치 열 명이나 준비해달라는 걸 보고는 상대가 보통은 아니라고 생각한 거다.
“상대?”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상대가 재벌이면?”
“이름만 대도 알 만한 사람입니까?”
“그 정도는 아니야.”
“타겟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죽이지만 않으면 돼.”
“그 정도면 어려운 미션은 아니군요. 한 차례 린치하는 정도면 3억이면 될 것 같습니다.”
“3억? 뭐가 그리 비싸?”
가뜩이나 수십억 뜯긴 마당에 또 3억이나 나가게 생겼으니 이동찬으로선 인상이 구겨질 수밖에 없었다.
“아이고~ 사장님! 생각해보십시오. 유명한 재벌은 아니어도 그런 사람은 뒷마무리까지 확실하게 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때린 놈들 잠수 탈 수 있게 비용도 줘야 합니다. 한국에선 금방 들키게 마련이니까요.”
“그래서 해외로 보낸다는 거야?”
“당연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러니까 도피자금까지 3억이란 말이지?”
“그렇습니다. 사장님! 헤헤헤!”
“좋아. 대신 어떤 경우에도 나랑 연결하면 안 돼. 알지?”
“그럼요. 사무실 꼴은 이래도 신용 하나로 먹고사는 놈입니다. 믿어 보십시오.”
“알았으니까 일이나 잘해.”
“감사합니다. 사장님!”
“준비되면 바로 연락하고.”
“물론입니다.”
거래를 마친 이동찬은 집으로 가지 않고 단골 술집으로 향했다.
이대로 집에 들어갔다간 천불이 날 것 같아서다.
“어?”
“뭐야. 새삼스럽게 뭘 놀라고 그래?”
한 달에 한 번 이상 꾸준히 들르는 곳이니 단골이라 할 만했다.
그런데 참 이래서 나쁜 짓 하고 다니면 안 되나 싶은 우연이 일어났다.
이동찬이 들어선 단골 술집이 공교롭게도 회원이 운영하는 BAR 체리였다.
“아, 아니에요. 오랜만이기도 하고 혼자는 잘 안 오시잖아요.”
“열 받는 일이 있어서 그래. 근데 내가 그리 오랜만인가?”
“그럼요. 석 달 만이잖아요.”
“아 미안. 내가 골치 아픈 일이 좀 있었거든.”
이미혜도 이동찬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당연히 알고 있었다.
사회적으로도 화제가 된 사건이지만 방배동 심리 상담소 회원들 사이에서도 꽤나 화제가 된 사건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 사건 피해자 학생을 회원들 사이에선 절대자가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쪽으로 안내해 드릴게요.”
“먹던 거로 하나 내와.”
“네. 사장님! 금방 준비해 드릴게요.”
“참! 연진이 있나?”
“아직 출근 전인데 조금만 기다리세요.”
“알았어.”
룸살롱처럼 바로 옆에 앉힐 수는 없어도 1대1로 대화하면서 마실 수는 있기에 익숙한 바텐더를 찾는 거였다.
이미혜는 안쪽에 준비된 프라이빗한 공간을 내주고 전화기부터 찾았다.
“대표님! 저 체리 미혜요.”
―아! 잘 지내셨죠?
“그럼요. 저야 대표님 덕분에 늘 잘 지내죠.”
―조만간 한 번 들를게요.
“호호호! 저야 고맙죠. 근데 오늘은 그거 때문이 아니구요. 우리 가게에 그놈이 왔지 뭐겠어요.”
―그놈이요?
“왜 그 있잖아요. 대표님이 보호하고 있는 그 학생 괴롭힌 놈이요.”
―이동찬 씨를 말씀하시는 거예요?
“네. 그놈이 저희 가게 가끔 오는 단골인데 오늘 석 달 만에 나타났지 뭐겠어요.”
이미혜는 대단한 발견이라도 한 것처럼 신나게 떠들었다.
아마도 내게 점수를 딸 기회라고 생각했던 모양인데, 아닌 게 아니라 내가 놓쳤던 부분이었기에 고마웠다.
―보통 얼마나 머물다 가죠?
“두 시간 정도는 있을 거예요.”
―잘 붙잡고 계세요. 조만간 특별 면담 기회를 드리죠.
“정말이죠?”
―그럼요. 제가 괜한 말 하는 거 보셨어요?
“당연히 아니죠.”
―조만간 들리겠습니다.
“네. 대표님!”
이동찬이 어디에 있는지 확실하고 두 시간 정도 시간을 벌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바로 노상수 팀장에게 연락했고, 전에 말한 던지기 수법인지 뭔지 활용해서 이동찬을 옭아매라고 주문했다.
―다이아몬드 훔치던 놈들처럼 격리하는 이 사회와 격리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번엔 감옥에 보내는 정도로 마무리하죠. 나머진 더 생각해보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부탁드릴게요.”
이동찬이 홧김에 들른 체리에서 술을 마시는 동안 노상수 팀장은 이동찬을 마약 사범으로 엮어버렸다.
집에서 2kg이나 되는 마약이 나오고 차에도 1kg이나 되는 마약이 나오도록 해서 자기 것이 아니라고 잡아떼도 법적으로 어쩔 수 없게 옭아매 버린 것이다.
한두 번 투약할 수 있는 양도 아니고 kg 단위로 나오다 보면 아무리 자기 것이 아니라고 우겨도 최하 5년 이상은 감옥에서 썩어야 할 것이다.
대략 한 시간쯤 지났을 때 잘 마무리했다는 연락을 받았는데 이동찬은 그로부터 두 시간쯤 있다가 집에 가겠다면서 대리기사를 불러 달라고 했다.
바텐더랑 나누어 마시기는 했지만 양주 두 병을 비운 터라 비틀거렸는데 이미혜는 영락없이 아무것도 모르는 술집 사장 역할에 충실했다.
“사장님! 정신 좀 차려보세요. 대리기사 왔어요.”
“응? 크으… ?아… 아라써.”
혀도 꼬이고 발걸음도 꼬여서 웨이터가 겨우 부축해서 가게 밖으로 나왔는데 거기는 대리기사가 아니라 형사 두 명이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났다.
“아이고… 많이 취하셨네.”
“누… 누구야?”
“누구긴요. 이동찬 씨 데려갈 사람이죠. 참, 이동찬 맞는 거죠? 이 차 주인이고.”
“대리기사야?”
살짝 꼬이긴 해도 의사소통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일단 저희랑 좀 같이 가시죠. 따져볼 것이 아주 많습니다.”
미혜는 이쯤에서 자신이 나서줘야 한다는 걸 알고 감초처럼 끼어들었다.
그래야 나중에 이동찬 쪽 사람에게 할 말이라고 있으니까.
“누군데 그러세요?”
“아! 저흰 경찰입니다.”
경찰 신분증까지 내밀어주니 타이밍상 완벽했다.
“무슨 일인데 그러세요?”
“수사 기밀이라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이분 차량에서 상당량의 마약이 발견됐습니다.”
“마, 마약이요?”
“네. 혹시 이분에 대해 잘 아십니까?”
“가끔 오시는 사장님이세요. 편의점도 여러 개 하시고 여기저기 건물도 좀 가지고 계시구요. 제가 아는 건 그 정도예요.”
“마약 거래에 대해선 모르셨습니까?”
“전 절대 모르는 일이에요.”
“참고인 조사해야 할지도 모르니까 멀리 가진 마세요.”
“저야 맨날 여기서 장사하는 사람이니까 걱정 마세요.”
이동찬은 시간이 지날수록 취해서 이젠 거의 쓰러지기 직전이었다.
경찰에 끌려가면서도 대리기사 운운하면서 질척거리더니 형사 차 안에서 곯아떨어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