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Tooth Chief Chaebol Shaman RAW novel - Chapter (218)
218화
연예계에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고블린 무비(주)에서 영화와 드라마를 다수 제작한다는 소문인데 투자 금액이 수천억에 달한다고 한다.
그런데 참 희한하게도 그 소문을 듣고 가장 먼저 나를 찾아온 사람은 여진이었다.
이젠 어딜 가도 주목을 받는 스타로 발돋움했고, 여진이가 출연하는 작품은 영화나 드라마를 막론하고 화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오빠! 저 왔어요.”
“응? 연락도 없이 어쩐 일이야?”
“어쩐 일이긴요. 재밌는 소문이 들려서 왔죠.”
“소문? 어떤 소문.”
“에이~ 오빠! 다 아는 처지에 왜 이러실까?”
“이렇게 빨리 소문이 났다고?”
“거봐요. 그럴 줄 알았어요.”
“근데 영화를 제작해서 인터넷으로 개봉한다는 소문이 사실이에요?”
“그런 소문까지 났어?”
정말 빠르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뭐. 소문나서 나쁠 건 없지만 아직은 일러서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 장난 아니에요.”
“출연하려고?”
“에이~ 오빠! 장난해요?”
“그럼?”
“당연히 반대죠.”
“피한다는 거야?”
“당연하죠. 누가 인터넷으로 상영되는 영화에 출연하겠어요. 성공 여부도 불투명한데.”
“아직은 부정적이겠지만 금방 바뀔 거야. 근데 그거 말해주려고 여기까지 온 거야? 바쁘신 손여진 배우님께서?”
나랑 친분이 있어도 바쁜 여진이가 괜히 왔을 리가 없다.
분명 뭔가를 노리고 왔을 텐데 능력을 발휘하기 전까진 짐작하기도 힘들었다.
“오빠! 내 친구 중에 작가로 소질 있는 친구가 있는데 오빠가 좀 봐주면 안 될까요?”
“작가 모집하는 건 또 어떻게 알고?”
“그건 몰랐는데 작가도 모집 중이었어요?”
“전속 작가를 모집 중이야.”
“호호호! 잘됐네요. 내 친구 좀 검토해주세요.”
“이름이 뭔데?”
혹시나 미래에 스타 작가일 지도 몰라서 이름을 물었다.
만약 스타 작가라면 내가 나서서 영입해야겠지만, 아니라면 곤란했다.
“손학규라고 제가 읽어봤는데 정말 재밌어요.”
“여진이가 추천하면 되잖아.”
“이 바닥이 그렇게 쉬우면 누구나 성공했을 거예요. 저도 추천해 봤는데 재밌다고만 했지 정작 채택은 안 하더라구요.”
“영화 쪽인가?”
“주로 시나리오를 쓰는데 드라마 쪽도 습작해둔 것이 있긴 하댔어요.”
“메일 주소 알려 줄 테니까 전부 다 나한테 보내라고 해.”
“그럴게요.”
“대신 그 친구 작품 제작 들어가면 여진이가 주인공 맡아주는 건 어때?”
“제가요?”
“첫 작품 들어가는데 여진이가 주인공 맡아주면 좋잖아.”
“어울리는지 보지도 않고 무작정이요?”
여진이는 이제 작품을 골라서 출연할 정도가 되었다.
친구라 해도 무작정 출연하라고 하는 건 소속사와 상의를 해야 하는 일이라 결정하기가 곤란한 일이다.
“어울릴 거야?”
“어? 그거 지금 제가 생각하는 그거 맞죠?”
“넘겨짚지 말고.”
“아무튼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여진이가 친구라고 말한 손학규는 내가 찾고 있는 2010년대 스타 작가로 발돋움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특히 그가 습작해둔 작품 중 유독 대박을 터트리는 작품이 많았던 걸로도 유명해서 절대 놓치면 안 되는 작가이기도 했다.
손학규 작가를 이런 식으로 소개받을 줄 몰랐지만, 한편으로는 다행이었다.
보통 작가와 계약할 때는 편당 고료를 산정해서 결정하지만 전속 계약인 만큼 남다른 조건을 제시했다.
“급할 건 없어. 전속 계약하고 작품 들어가려면 1년은 걸릴 거니까.”
“그건 그렇겠네.”
“혹시 강은수 작가랑 강은화 작가 알아?”
“강은수 작가님은 같이 작품 해본 적 있어서 알고 강은화 작가님은 뵌 적 없어요.”
“잘됐네. 강은수 작가님 좀 소개해줘.”
“대박! 강은수 작가님이랑 강은화 작가님도 전속 계약하시게요?”
“그럴 생각이야.”
“이미 스타 작가 반열에 오르신 분들인데 전속 계약이 가능할까요?”
여진이 말대로 전속 계약이 쉽지는 않을 거다.
그러나 나도 작가를 끌어들일 만한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되게 해야지.”
“어떻게요?”
“이 바닥에서는 불가능한 작품을 제작할 수 있다면 어떨까? 게다가 제작비까지 빵빵하게 지원한다면 내가 볼 땐 거절할 이유가 없는데… 어때?”
“그렇긴 한데 작가란 직업이 워낙 폐쇄적인 직업이라 어떨지 모르겠어요.”
“여진이는 소개만 해주면 돼.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도 도움이 될 거니까.”
“뭐, 어려운 일 아니죠.”
여진이가 나서주니까 그리 어렵지 않게 스타 작가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미 방송국에서 서로 모셔가려는 강은수 작가와 강은화 작가를 비롯해서 스릴러물의 대가 우진모 작가까지 내리 미팅할 수 있었다.
뜻밖에도 한류는 로맨틱 코미디물로 시작해서 사극으로 범주를 넓히더니 나중에는 액션, 스릴러, 호러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그러다가 2019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세계적으로 꽃을 피우는 역설적인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선거 개입
굵직한 작가를 전속 작가로 섭외하는 조건이 각각 까다롭기는 했지만, 결국엔 작업 환경을 개선해주는 것으로 설득할 수 있었다.
제일 먼저 계약금 대신으로 글을 쓰지 않는 비수기에도 급여를 지급했고, 본격적인 작업 시기에는 합이 맞는 보조작가를 지원했다.
보통은 보조작가 월급은 작가가 책임졌지만 넷고블린 전속 보조작가들은 회사 측으로부터 경력을 고려한 급여를 지급받기로 했다.
작가의 꿈을 꾸면서 젊음과 열정을 갈아 넣었던 배고픈 보조작가가 아니라 엄연한 직업으로서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급여와 참여했던 작품이 정해진 기준선을 넘는 히트를 기록할 경우 성과급까지 보장되었다.
그리고 작가와 보조작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메인작가와 보조작가 작업을 돕고 자료조사를 책임져 줄 인턴과 작가 지망생을 모집해 교육생으로 분류했고, 작가를 발굴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각자 할 일을 하다 보니 해가 바뀌고도 몇 달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작년 연말에 대통령 선거가 있었는데 2008년 4월에는 18대 총선이 예정돼 있었다.
대통령 선거는 내가 아는 미래를 바꾸고 싶지 않은 마음과 대세를 거스를 수 없는 분위기상 참고 지나갔다면 18대 총선을 대하는 각오는 또 달랐다.
본래라면 대한당이 153석을 차지하고 민국당이 81석을 차지해서 상당한 열세에 직면하지만, 나는 이것을 바꿔볼 생각이다.
“한참 이상한 짓거리 하더니 이젠 또 총선에 개입해서 막후 실세가 되겠다는 거냐?”
“그럼 어쩌겠냐. 꼴 보기 싫은 놈이 국회의원 해 먹는 짓은 못 보겠는데.”
“장호원인가 뭔가 하는 그 사람?”
“제일 대표적인 인간이긴 하지.”
“또 있어?”
“결정적으로 내가 막아야 할 일이 있는데 민국당 의석수가 너무 모자라.”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에휴~ 그러게 말이다.”
“얼렁뚱땅 넘기려고 하지 말고 알아듣게 말해.”
대충 넘기려고 했더니 오늘따라 상당히 예민하게 구는 동재였다.
잠깐 고민하다가 새로 당선된 대통령이 수십조 원을 들여서 논란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설명해 주었다.
“멀쩡한 4대강을 왜 정비하냐? 그것도 수십조 원이나 들여서?”
“정비할 필요는 있다고 하더라. 하지만 보를 만들어서 물을 가두는 식으로 가뭄을 대비하겠단다.”
“그럼 좋은 거 아니냐?”
“말대로만 된다면야 좋은 거겠지. 하지만 말뿐이라는 게 문제 아니겠냐? 무엇보다 그렇게 보를 많이 만들면 물이 고여서 섞는다는 것이 문제야.”
“에이~ 아무리 나라에서 하는 일인데 그렇게까지 되려고…….”
“제발 상식이 통했으면 좋겠다.”
“…음!”
동재는 뭔지 모르겠지만 내가 이렇게까지 한다는 건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다른 건 몰라도 내 말대로 안 된 것이 없었으니까.
“내가 나선다고 해서 그 계획이 취소될지는 모르겠다만 하는 데까지는 해봐야지.”
“어쩌려고?”
“넌 모른 척해.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괜히 사고 치는 건 아니지?”
“내가 바보냐?”
“점점 무모해지는 것 같아서 걱정돼서 그런다.”
“걱정 마. 노 사장 내세우면 되니까.”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안 되는 일이다.
지금까지 못된 놈들 혼내주는 과정에서 법을 한두 번 어긴 것도 아니고 해서 과정보다는 결과에 신경 쓰기로 결정한 지 이미 오래였다.
* ? ? * ? ? *
“사람 다치게 하는 일 말고는 뭐든지 해도 좋습니다.”
“전국적으로 움직이는 겁니까?”
“어차피 전라도와 경상도는 결과가 변하지 않을 겁니다. 서울, 인천, 경기도, 충청도, 강원도, 제주도까지만 포함하겠습니다.”
“지방 조직이랑 협력하려면 자금이 많이 필요할 겁니다.”
돈이 없어서 하는 말이 아니다.
조직원들을 움직이고 납득하 게 하려면 뭔가 커다란 이권이 있는 것처럼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다.
“자금 마련 계획은 이 계획서를 참고로 하세요.”
“이게 뭡니까?”
노란색 서류 봉투 하나를 내밀었는데 안에 든 서류는 한 달 동안 주식 투자를 어떻게 하면 돈을 불릴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정리해둔 거였다.
“주식 투자 계획입니다.”
“이참에 지방 조직과 연결고리를 만든다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명분이 되겠네요.”
“그래서 말인데 경상도와 전라도 쪽도 흉내는 내야 할 것 같습니다.”
“나쁘지 않겠네요. 그리고 이건 반드시 떨어트려야 할 리스트입니다. 이건 노 대표님만 알고 있어야 하니까 보안에 유의해 주세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대표님!”
내 목표는 원래 역사에서 151대 81석이던 비율은 비등하게 바꾸는 거였다.
그래야 대통령이 하는 미친 짓을 견제할 수 있고, 그 미친 짓 때문에 나라 곳간이 텅 비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 경제가 20조 원 남짓한 돈 때문에 망가지는 건 아니겠지만 그만큼 여유가 없어지는 건 사실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청탁과 비리가 곁들여져서 여의도에서 썩은 내가 진동하게 될 것이다.
나는 그것을 막고 싶었다.
어쨌든 본격적인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후보 등록 기간이 지났고, 나랑은 여러 번 악연으로 엮였던 장호원 의원도 서초갑을 지역구로 후보 등록을 마쳤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장호원은 내가 직접 무너트릴 생각이라 어재영 변호사와 친한 김길영 의원을 장호원 대항마로 출마하도록 종용했다.
서초 구청장을 역임했었고, 마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었던 김길영 의원은 원래 자기 텃밭으로 돌아온 거였다.
그러나 강남 3구는 역대로 보수 정당 후보가 100% 당선되었기에 민국당 소속인 김길영 의원입장에서는 대단한 모험이었다.
후보 등록하기 한 달 전, 김길영 의원과 자리를 마련했다.
“뭔가 획기적인 공약이 있어야 하는데 좋은 생각 있나?”
“일반적인 공약들이야 다들 대동소이하잖아요.”
“그러니까 획기적인 공약이 있어야지.”
“저도 고민을 해봤는데 두 개로 압축됐습니다.”
“궁금하군. 뭔지 말해보게.”
“하나는 대형 의료 센터를 유치하는 일입니다. 물론 제가 직접 투자할 생각이구요. 가장 선진화된 의료 센터를 만들 생각이니까 의원님이 생색 좀 내셔도 좋을 겁니다.”
“효과가 있기는 하겠어. 다른 하나는 뭔가?”
“다른 하나는 남부터미널을 관내 남쪽으로 옮기고 현 위치에는 공원을 조성하는 거죠. 여기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도 제가 기부하겠습니다.”
내가 해도 되고 그룹 차원에서 기부해도 그만이다.
터미널 옮기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지중화하는 방법도 있었다.
“단순히 터미널 옮기는 문제가 아니야. 도로 정비도 해야 하고 전철까지 연장해야 하는 일인데 정말 가능하겠나?”
“저한테는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왜 그렇게까지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군.”
“다른 이유는 모두 구실일 뿐이고 장호원을 몰아내고 강남 3구를 도시락쯤으로 아는 보수당 아성을 깨고 싶어서입니다.”
“그것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