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Tooth Chief Chaebol Shaman RAW novel - Chapter (22)
022화
“생각할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물론입니다. 하지만 길게는 드릴 수 없습니다. 저희도 실무를 봐줄 사람이 급하거든요.”
“3일만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김영식 대리가 다녀가고 서득영을 만났다.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이젠 답을 들을 시간이라 연락한 건데 엄청 심각한 얼굴로 나타났다.
“오랜만입니다.”
“저도요.”
가볍게 악수를 나눴는데 서득영이 어떤 결정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저번에 제안하신 일 때문에 연락하신 거겠죠?”
“네. 그런데 제가 너무 서둘렀나 보네요.”
“신기하군요. 바로 며칠 전에야 결정했는데…….”
“절대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마지막으로 질문 하나만 해도 되겠습니까?”
“물론입니다.”
“영화 제작에 투자하려면 큰돈이 들어가는데 종잣돈은 얼마나 되는 겁니까?”
“300억으로 시작하고 동시에 멀티 플렉스 영화관에도 투자할 생각입니다. 3개 지점에 스크린 수는 15개 정도 생각하고 있는데 상황에 따라 약간은 변할 수 있습니다.”
서울에서 내가 말한 대로 하려면 최소 500억 이상은 있어서 시작할 수 있는 일이다.
그것도 은행 대출을 잔뜩 얻어야 가능한 일인데 내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고 있으니 서득영은 기가 질린 듯했다.
“그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면 자금은 충분한 겁니까? 시작부터 무리한 대출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그건 걱정 마세요. 자금은 천억 이상 확보돼 있으니까.”
“천억이요?”
“네.”
“제가 괜한 걱정을 했군요.”
“당연한 걱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 전무님을 만났을 때만 해도 그만한 자금은 없었거든요. 제가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던 이유도 같은 이유에서였습니다.”
“그랬군요.”
“다른 질문은 없으십니까?”
“정말 제가 잘할 수 있을까요?”
“대연중공업이 대기업이지만 거기선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때가 되면 나와야 합니다. 하지만 새로 시작할 일은 대표님이 지분을 가지고 주주로서 은퇴하고 싶은 날까지 활약할 수 있을 겁니다.”
새로 설립한 고블린 무비 전문 경영인에겐 지분 10%를 양도할 생각이라 대주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을 것이다.
“좋습니다.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저야말로 잘 부탁드립니다.”
서득영 대표가 합류하고 김영식 대리가 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고블린 무비가 태어났다.
두 아저씨와 나랑 동재는 사외이사로 등재되었고, 지분도 나누어 가졌다.
지분 정리는 모현권, 김재준 아저씨들이 각각 100억씩 투자해서 지분 30%씩을 나누어 가졌고, 나랑 동재는 95억을 투자한 뒤에 지분 15%씩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서득영은 5억에 9%를 마지막으로 김영식 부장이 5천만 원을 내고 1%의 지분을 확보했다.
멀티 플렉스 영화관은 고블린 시네마란 브랜드로 출발할 예정이고 서울에만 3개의 지점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고블린 무비에서 건물이 완공될 때까지 일을 봐주다가 서서히 독립하는 절차를 밟게 될 것이다.
고블린 무비를 설립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상담소랑 같은 건물 사무실 하나를 임대해서 출발했고, 상담소 바로 옆 사무실이 이사를 가길래 거기엔 상담소 회원을 위한 휴게실을 만들었다. 언제든 들러서 차도 한잔하고 회원들끼리 정보도 교환하고 필요하면 나랑 상담도 할 수 있으니 여성 회원들이 거의 매일 드나들었다.
“무혁아!”
“왜? 뭐가 이상해?”
“무슨 영화관을 그렇게 화려하게 짓냐고 난리더라.”
“누가?”
“누구긴. 설계사지. 인테리어랑 휴게 공간에 쏟아붓는 돈이 장난 아니라고 하던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거냐?”
설계사가 그렇게 말하는 이유도 이해는 하는 부분이다.
내가 요청한 사항이 시대보다 10년은 앞서 있는 서비스를 위한 거니까.
스크린 두 개 정도는 더 나올 수 있는 공간을 포기하고 휴게 공간을 늘리라고 했더니 설계사가 나한테도 왜 그렇게까지 하냐고 했었다.
이 당시 복합 영화관은 휴게 공간은 거의 없이 스크린 수 늘리는데 급급했었다.
사람이 몰려도 복잡거리기만 할 뿐 영화를 보고 나면 빠져나가기에 바쁜 영화관이 바로 이 시대 영화관이다.
하지만 내가 설계를 부탁한 영화관은 영화관에 일찍 도착해서 늦게 나갈 수 있게 다양한 휴게 공간을 만들었다.
물론 거기에는 커피숍이나 푸드 코트도 만들어서 돈을 쓰고 갈 수 있게 유도하게 될 것이다.
“봉황의 깊은 뜻을 어찌 알리오.”
“아쭈! 지랄을 하세요.”
“지랄이 아니라 영화 보러 왔다가 돈 쓰고 가게 만들 생각이니까 하라는 대로 하기나 해.”
“영화 보러 왔다가 밥이라도 먹으란 얘기냐?”
“헐~ 어떻게 알았어?”
“진짜?”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오락도 할 거야. 조금 더 발전하면 백화점이나 쇼핑몰이랑 연계해서 다중 복합 영화관을 짓게 될 거니까 열심히 하자.”
“그럼 다 짬뽕되는 거잖아.”
“앞으론 융합이 중요한 시대가 될 거니까. 당연한 거야.”
점점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게 될 것이고 문화와 문화가 충돌해서 새로운 문화가 탄생하게 될 것이다.
2001년엔 상상하기도 힘든 K―POP 전생 시대가 다가오는 중이니 지금처럼 생각해서는 절대 앞서나갈 수 없는 일이다.
“니 똥 굵어서 좋겠다.”
“그걸 이제 알았냐?”
“그건 그거고 남은 돈은 어떻게 할 거냐?”
“세금 내려면 그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닐까?”
“투자로 잡히면 세금이 확 줄어들어. 현금으로 가지고 있는 것보다는 뭐라도 하는 것이 낫더더라. 그래야 세금이 줄 거라나 뭐라나.”
“그게 정당한 건 맞고?”
“세무사가 그랬으니 당연히 맞겠지.”
“그럼 투자할 곳이 있는지 찾아봐야겠네.”
“객장에 가볼까?”
“아니야. 우리 미국에 좀 다녀오자.”
“갑자기?”
“아무래도 한국보다는 미국이 더 큰 돈이 되지 않겠냐?”
현금 일부를 남긴다면 우리가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은 50억 정도다.
그걸 가지고 한국에다 투자하느니 미국에 가보자는 거다.
“미국까지 가서 투자하기엔 너무 적은 돈 아닐까?”
“아!”
“왜 또?”
갑자기 생각났다.
내가 지금 가려는 미국 뉴욕에 911테러가 발생하는 해가 바로 2001년이란 것이다.
순간 막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는데 마땅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빌빌거리는 판국에 미국 정부를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것도 고작 8개월 안이라면 절대 불가능이다.
‘가만! 911테러 정도면 미국 증시가 폭락할 거야.’
큰돈을 안겨다 주었던 선물투자를 할 경우 엄청난 이익을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의 아픔을 이용한다는 것이 마음 아프지만 아진그룹 손아귀를 벗어나려면 나에겐 이번 기회를 잘 이용할 필요가 있었다.
“왜 그래? 무슨 신호라도 왔냐?”
잠깐 생각에 잠겼더니 동재가 걱정 가득한 얼굴로 변했다.
“그래. 신호 왔다.”
“무슨 신호?”
“미국은 여름에 가야겠다.”
“그럼 지금은 뭐 할 건데?”
“돈 벌어야지.”
“그러니까 뭘 할 거냐고 묻잖아.”
“아니다. 미국 가자.”
“얼레? 드디어 미친 거냐? 왜 이랬다저랬다 하고 지랄이야?”
동재가 뭐라고 하건 지금 내 머릿속엔 오만가지 생각이 떠올랐다가 다른 생각이 그것을 밀어내고 또 차지하는 중이라 동재가 뭐라고 하든 들리지 않았다.
“동재야!”
“아주 지랄을 쌈 싸 먹고 자빠졌네. 내 말 안 들려?”
“됐고. 미국에 갈 때 최대로 들고 나갈 수 있는 돈이 얼마냐?”
“그건 왜?”
“아 글쎄! 얼마냐고?”
“기다려봐.”
동재는 인터넷 검색보다는 김영식 부장에게 물어보는 것이 빠르다고 생각해서 전화로 물어보았고, 만 불이란 것을 알아냈다.
“뭐래?”
“만 불이란다.”
“만불이라… 좋아! 객장으로 가자.”
“아까는 안 간다며?”
“우선 객장부터 가자. 투자할 종목 정해서 투자하고 딱 2만 불만 남겨서 라스베이거스에 가자.”
“뉴욕이 아니라?”
“카지노에 가서 돈 좀 불려야겠다.”
“진짜?”
도박을 좋아하건 안 좋아하건 라스베이거스는 남자들에겐 로망이 있는 도시라 할 수 있었다.
솔직히 난 돈 좀 빨리 불려볼 생각으로 라스베이거스를 생각해냈지만, 동재는 내 말을 듣더니 입이 헤벌레 벌어졌다.
“뭘 생각하길래 입이 찢어지냐?”
“흐흐흐! 그걸 몰라서 묻냐?”
“아이구야~ 널 어쩌면 좋냐?”
“말리지 마. 금발 미녀 꼬셔서 깃발 꽂을라니까.”
“경험은 있고?”
“야! 장난하냐?”
“글쎄다. 금발 미녀 눈에 네가 들어오기나 할지 모르겠다. 큭큭큭!”
“반드시 이루고야 말리라.”
동재는 이제 내가 하는 말은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고개를 들어서 눈빛은 하늘을 보고 있었다.
뭐 대단한 염원이라도 있는 것 같지만 기껏 금발 미녀 생각하면서 저 난리다.
“동재야. 생각났다.”
“뭐가?”
“50억 투자할 곳!”
“어딘데.”
“넷홀릭스라고 들어봤냐?”
“그게 뭐 하는 곳인데?”
“지금은 비디오 대여를 전문으로 하는 곳인데 나중엔 엄청 큰 회사가 될 거다.”
“그래서 거기 투자한다고?”
“그래. 장기 투자가 되겠지만 200배가 넘게 오를 거다.”
“2… 200배?”
“그래.”
이번엔 다른 의미로 동재 입이 찢어졌다.
시간이야 걸리겠지만 200배가 오르면 1억만 투자해도 무려 200억이 된다.
그러니 동재 입이 저리될 수밖에 없는 거다.
“비디오 대여점이 몇 개나 된다고 주가가 그렇게 많이 오른다니?”
“그것만 해서 되겠냐? 회사가 점점 커지니까 주가가 오르는 거지. 우리나라도 대기업들 이것저것 다 하잖아.”
“하긴. 그러네.”
“한 20년만 가지고 있으면 200배가 오를 거다.”
“그렇게 오래?”
“야! 50억 묻어두고 20년 지나면 1조가 되는 마법이 일어나는데 그걸 하지 말라고?”
“1조?”
“그래. 1조.”
“해야겠네. 암! 해야지.”
당장 어디 쓸 데가 있는 것도 아니고 50억 정도는 묻어두는 것이 최고다.
이젠 그 정도 돈은 언제든 벌어들이면 그만이다.
‘동재야! 너라도 있으니까 내가 숨을 쉬고 살았었다. 이제 같이 잘살아보자.’
입 밖으로 내서 말해도 그만인데 닭살스러워서 꾹 눌러 참았다.
“미국 주식 사는 일은 김 부장님한테 맡기면 되니까 넌 비행기 표나 예매해라.”
“언제 갈 건데?”
“제일 빨리 갈 수 있는 걸로 가자.”
“비즈니스?”
“이왕 돈 쓰는 김에 1등석으로 가자.”
“오케이!”
정말 놀려고 간 것이 아니라 미국놈들 돈 좀 땡겨 보려고 가는 거다.
그런데 우리가 라스베이거스에 간다는 말을 듣더니 현권 아저씨가 따라붙었다.
“어딜 간다고?”
“라스베이거스요.”
“갑자기 거긴 왜?”
“다 일이 있어서 가는 겁니다.”
“그러니까 같이 가자. 너흰 일 봐. 나는 여행 삼아 갈라니까.”
“재준 아저씨는요.”
“일이 있어서 못간데.”
“저 귀찮게 하시면 안 되는 거 아시죠?”
“염려 마!”
“참, 옥진 누나 재단에 기부 좀 하셨어요?”
“당연하지. 재준이랑 나랑 20억씩 했다.”
기부는 처음 해보는 양반들이라 생각보다 쪼잔하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이제 시작이니까 뭐라고 할 필요는 없다.
“재단 사무실에는 가보셨어요?”
“생각보다 좁아서 안 되겠더라. 이 건물에 빈 사무실 나오면 옮겨야겠어.”
“좋은 생각이네요.”
“내가 궁금해서 그러는데 임 사장은 왜 챙기는 거야?”
“회원이잖아요.”
“길 가다 우연히 만났다면서.”
“아저씨도 우연히 만났잖아요.”
“하긴. 내가 뭐라고 할 건 아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