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Tooth Chief Chaebol Shaman RAW novel - Chapter (258)
258화
내가 회장 취임하고 나서 가장 빈도수가 많은 회의가 바로 방산 무기와 관련된 회의였다.
가장 큰 문제는 방위사업청에서 도입단가를 두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는 거다.
보라매와 구축함은 아직 여지가 있어서 구체적인 협상은 미루고 있는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레일건 전차였다.
“대당 250억이라니 너무 과한 금액입니다.”
“아시다시피 K3 전차라고 이름을 붙이긴 했지만, 레일건을 탑재한 이상 전차와 자주포 통합형입니다. 유효사거리가 300km 이상이니까요. 그런데도 비싸다고 생각하십니까?”
방사청장도 할 말이 없는지 입맛만 다셨다.
그의 입장에서는 한 푼이라도 깎는 것이 제대로 일하는 거라 내가 어떤 금액을 제시했어도 깎으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제시한 금액은 K3―전차에 비하면 제례식 전차에 불과한 레오파드 전차와도 같은 금액이라 염가 봉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 사람 입장도 이해는 하니까 화내지 않고 조곤조곤 말했다.
“그렇긴 한데 국방 예산이 한정돼 있으니 우리 사정도 좀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회장님!”
“250억이면 엄청 이해해 드리는 겁니다. 수출가는 500만 달러인데 공평하게 그 가격으로 판매할까요?”
“그, 그건 절대 안 되죠.”
“그러니까 딱 500대만 주문하시죠. K3 레일건 전차 500대면 천하무적이 될 겁니다.”
“200억으로 하시죠. 저희 목표는 5년간 1,000대를 보급하는 겁니다. 그렇게만 되면 그야말로 천하무적이 돼서 북한군도 절대 휴전선을 넘을 생각도 못 할 테니까요.”
이달재 방사청장은 자꾸 애국심을 건드리는데 250억이면 충분히 애국심을 듬뿍 담은 금액이다.
“230억까진 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이건 마지막 제안입니다.”
한국군이 운용하는 전차는 대략 2,100여 대 수준인데 그중 1,000대를 교체하게 되면 그야말로 최강 전차부대가 여럿 탄생하게 될 것이다.
나도 빨리 보고 싶기는 한데 지금까지 애쓴 연구소 동료들 모습이 떠올라서 절대 그렇게는 안 된다고 했다.
“230억이라… 내부적으로 검토해서 빠른 시일 내에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기다리죠.”
“회장님께서 직접 협상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시간을 벌었습니다.”
“그건 저희도 마찬가집니다. 보고 체계 타고 올라오는 건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는 법이니까요.”
“혹시 이렇게 될 걸 알고 미리 증설까지 해두신 겁니까?”
“레일건이 달린 전차를 마다할 나라가 있을까요?”
“하하하! 그건 그렇군요.”
“회장님의 투명 경영이 우리나라에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몰라서가 아니라 감사하다는 뜻이다.
이럴 때는 적당히 겸양을 떨어야 하기에 나도 적당히 응대했다.
나름 고상을 떨기는 했는데 역시 이런 건 내 스타일은 아니다.
어쨌든 레일건 전차 도입 사업이 시작되고 연이어 스텔스 비행에 성공한 보라매에 대해서도 전투용 적합 판정이 나고 주문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원래대로의 역사였다면 2030년쯤 돼야 KF―21 보라매가 전력화되었겠지만 내가 회귀한 이후 변한 역사 때문에 무려 15년이나 앞당겨졌다.
참 묘하다고 느끼는 건 우리는 새로 개발된 첨단 무기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다른 나라들이 한국을 보는 시각은 반융합로 발전에 더 치우쳐져 있었다는 거다.
한반도가 분단돼 있다 보니 생기는 현상인데 에너지 독립에 신경 쓰는 사람도 적진 않지만, 대체적으로 안보가 우선이었다.
상황이 이쯤 되니 여기저기서 통일에 대한 이야기가 솔솔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압도적인 경제력에 첨단화된 방산 무기까지 더 이상 통일을 미룰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먼저 철책을 넘어야 하는데 이건 또 중국 때문에 곤란해서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남북 철도 연결이다.
종전 협상도 실패한 마당에 그게 되겠냐고 초 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하여간 뭐만 하면 무조건 반대하는 인간들 때문에 조용할 날이 없다.
그렇게 갑자기라고 할 수는 없지만 미국 무기 조달국에서 레일건 전차를 구매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었다.
그게 약 한 달 전인데 한국군에서 사용할 전차 생산하기에도 바쁘다고 했더니 안달이 나기 시작한 듯했다.
이후로 여러 경로를 거쳐 제발 팔아달라는 연락이 답지했는데 반응이 없으니 쿡스 국장이 한국에 머물면서 일주일이 멀다 하고 찾아왔다.
그래도 안 되니까 국무장관이 날아와서는 만나 달라고 졸라대기까지 했다.
이래서 회장 자리에 앉지 않으려고 했던 거다.
아주 그냥 여기저기서 민원이 들어오는데 정말이지 환장하고 미칠 지경이었다.
지금이라도 서득영 명예 회장을 데려올까? 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이런 게 싫었다.
나 대신 앉아 있던 이 자리에서 얼마나 많은 일들을 처리했는지 새삼 존경스러울 지경이다.
“아무리 그러셔도 한국이 먼저입니다.”
“저희가 먼저 받겠다는 거 아닙니다. 한국군에 인도될 물량 중 20%만 할당해 달라는 겁니다.”
“고작 20% 받아서 뭐 하려고 그러십니까?”
“아프간으로 보낼 생각입니다.”
“게임 체인저로 사용하겠단 뜻이군요.”
아프간 전쟁은 미국이 14년째 허우적대고 있는 전쟁이다.
911테러 때문에 도망간 빈라덴을 내놓지 않아서 발생한 전쟁이지만 베트남 전쟁 이후 미국은 또 한 번 허우적대고 있었다.
“어떻게 안 되겠습니까?”
“…음! 지금 생각난 건데, 저랑 작품 하나 만들어 보시는 건 어떻겠습니까?”
“회장님이 만들 작품이라면 기대가 되는군요. 어떤 작품인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우리 한국도 중국 때문에 아주 골치가 아파 죽겠습니다. 간을 보려는 건지 매일 어선을 우리 해안으로 보내지 뭐겠습니까?”
“중국과 관련된 일이겠군요.”
“제가 협력할 테니 탈레반을 위구르 지역으로 몰아넣는 겁니다. 그럼 탈레반이 위구르 민족을 자극해서 독립하려고 하겠죠. 중국 정부 또한 그쪽에 신경 쓰느라 시간과 힘을 소비할 거니까 우리도 좋고 미국은 전쟁에 이길 수 있을 겁니다.”
“잠깐! 중국을 쪼개자는 겁니까?”
수많은 전문가들이 머릿속으로 만들어낸 계획 중 하나다.
심지어 중국을 연구하는 전문가 중 일부는 중국은 반드시 여러 조각으로 쪼개질 거라고 예언도 했다.
갑자기 그게 생각나서 즉흥적으로 제안해 본 것이다.
미국은 아프간 전쟁을 끝낼 수 있는 기회고 우리는 지긋지긋한 중국을 갈라놓아서 힘을 빼놓는 것이 중요했다.
‘가만! 내가 왜 또 일을 벌이는 거지?’
부회장 3명이 있어서 업무 부하가 그리 많이 걸리는 건 아니지만 지금도 연구 개발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극히 힘들었다.
그런데 이런 일까지 벌이면 그 시간을 더욱더 줄어들 것이다.
“아주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데 오늘은 아프간에 집중하죠.”
“아프간 전쟁을 어떤 식으로 돕겠다는 것인지 궁금하군요.”
“제가 정보 분석에는 탁월한 능력을 보이는 편입니다. 혹시 탈레반이나 알카에다 포로 중 주요 인물이 있다면 만나게 해주세요.”
“만나는 걸로 될지 모르겠습니다. 저희도 별의별 짓을 다 해봤지만 입을 열게 하지는 못했습니다.”
“전 저만의 방법이 있으니 도움이 될 겁니다. 제가 왜 도움이 될지는 쿡스 국장에게 설명 들으시면 될 겁니다.”
“그러니까 정보를 취합해서 자체적으로 분석한 다음에 탈레반 지도부가 어디 있는지 알아내겠다는 말씀이십니까?”
“아마도 가능할 겁니다. 물론 포로가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가 중요하긴 하지만요. 뭐, 그렇다고 해도 방법은 있으니까 너무 염려 마시구요.”
국무장관은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린가 싶어서 쿡스 국장을 붙잡고 물었다.
그랬더니 정말이지 믿기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샤먼?”
“네. 그것도 능력이 아주 대단한 샤먼입니다. 제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이무혁 회장이 아프간 전쟁에 뛰어든다면 모래 늪에서 헤어 나올 수 있을 겁니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포로 보여주는 게 어려운 건 아니잖습니까?”
“그건 그렇죠. 하지만 괜한 일 벌였다가 수습이 안 되면 치명적일 수도 있습니다.”
“장관님은 GBL 그룹에 대해 보고 받으셨습니까?”
“간략하게 받기는 했는데 왜 그러십니까?”
“GBL 그룹은 불과 15년 만에 거대 기업이 된 겁니다. 겨우 5년 만에 스텔스 전투기는 물론 반융합로를 개발해냈죠. 그게 다 누구 때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무혁 회장이란 뜻이군요.”
쿡스 국장은 자신이 경험했던 것을 알려주었다.
보태지도 않고 빼지도 않고 겪은 그대로라 목소리도 담담했다.
거짓말을 아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진실을 말할 때는 본연의 분위기가 연출되는 법이다.
장관이 보기에 지금 쿡스 국장은 진실해 보였다.
“저도 궁금하군요. 확인해 보는 건 어떨까요?”
“이무혁 회장 요청이니까 하긴 해야죠.”
어느새 이런 사람이 돼 있었다.
미국의 국무장관이 내가 한 말을 무시하지 못할 정도의 위치에 오른 것이다.
* * *
장관이 나가고 머리를 한대 콩 때리면서 자책했다.
‘하아~ 젠장! 내가 왜 그랬지?’
괜한 일을 벌인 것 같았다.
내가 말한 대로 하려면 만나서 설명하고 해명해야 할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에이~ 나도 모르겠다. 해보는 거지 뭐!’
어차피 입 밖으로 나온 말이다.
말해 놓고 그냥 해본 말이라고 하기에도 뭐하고 내지른 김에 앞만 보고 달리는 수밖에 없다.
급한 대로 박인모 기조실장을 만나서 국무장관과 나눈 이야기를 설명해주었다.
“그래도 그렇지, 아프간 전쟁에 관여하시겠단 말입니까?”
끄응!
“거창하게 생각하실 거 없으세요. 그냥 정보만 주겠다는 거니까.”
“네?”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일만 할 겁니다. 대신 중국이 그쪽에 신경 쓸 때 북한이랑 철도 협상이나 제대로 진행해 봤으면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일단 전달하기는 하겠습니다만 카불에 가는 건 위험한 선택이십니다.”
“제 전용기 아시죠.”
“아!”
KAI에서 직접 만든 내 전용기는 보라매를 만들 때 개발된 기술이 총 망라되었다.
민항기라 공격 무기를 탑재할 수는 없지만 그 외의 기능은 모두 들어 있었다.
한때는 속도가 스텔스란 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내 전용기는 자체적으로 스텔스 기능을 활성화하면 현존하는 레이더로는 찾을 수가 없는 작품이다.
여차하면 전용기 타고 튀면 그만이다.
이온 플라즈만 엔진까지 적용해서 경유 없이 지구 어디든 단숨에 날아가는 것도 가능했다.
쿡스 국장이 사정사정해서 에어포스 원에도 엔진 교체와 스텔스 도료를 제공해서 최고로 안전한 여객기로 만들어 두었다.
참고로 한국 대통령을 위해 전용기를 만들어 선물했는데 미국 대통령이 타는 크기와 맞먹는 비행기를 만들어서 선물했다.
“같이 가실래요?”
“제가요?”
“누구라도 가야 미국 정부에 생색을 내죠.”
“하하하! 그건 그렇군요. 근데 정말 자신 있으신 거죠?”
“부딪혀 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