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d's Tooth Chief Chaebol Shaman RAW novel - Chapter (30)
030화
습격을 아는 것과 막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특히 총기 사용이 자유로운 미국에서는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정 과장에게 물었는데 원론적인 대답만 돌아왔다.
그도 한국 사람이다 보니 먼저 선제 공격하는 건 꿈에도 생각하지 않는 거다.
아무래도 보다 확실한 방법을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경호를 강화하고 오늘은 룸에 계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어젯밤에 호텔에 묵고 있던 한국인 두 명이 불법무기 소지죄로 체포됐다고 합니다.”
“한국인이요?”
“네. 그렇습니다.”
“혹시 그 사람들 이름 아세요?”
“박강철, 손민환이었습니다.”
손민환은 모르는 이름이지만 박강철은 익숙했다.
동천파가 나를 괴롭히러 보내는 사람 중 하나로 아주 잔인한 놈이다.
‘불법무기 소지? 그렇다면 나를 죽이러 온 거잖아.’
쉽게 깨달을 수 있었다.
어떤 이유로 신고당했는지 모르겠으나 나에겐 행운인 셈이다.
하마터면 콘라드와 박강철에게 동시에 공격받을 뻔했다.
‘이번엔 운이 좋았어.’
고동천이 구속됐다고 나도 모르게 안심하고 있었다.
고동천이 문제가 아니라 사실은 방숙자가 원인인데 말이다.
그리고 방숙자가 죽으면 아들 이두영이 또 이수영, 이준영도 나에겐 공포의 대상이었다.
뭐! 이젠 아니지만…….
“아는 이름이 있군요.”
“그럼?”
“네. 짐작하시는 것이 맞을 겁니다.”
“전에 말씀하신 아진그룹에서 보낸 걸까요?”
“거기 말고는 없죠. 제가 미국에 와 있다는 것을 알고 방숙자가 동천파 조직원을 보냈을 겁니다.”
“아진그룹이 동천파란 조직과 관련돼 있다는 말이군요.”
“이동진 회장이 한때 몸담았던 조직이고 나중엔 귀찮은 일이 있을 땐 수족처럼 부리는 조직으로 변했죠.”
“돈이 그렇게 만든 거군요.”
“두말하면 잔소리죠.”
이젠 정 과장도 내 사정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내가 얼마나 분노했는지 얼마나 지난한 세월을 버텨야 했는지는 차마 말할 수 없었다.
그 이야기를 하면 내가 과거로 회귀했으면 철저한 복수를 꿈꾸고 있다는 것까지 말해야 하니까.
“동천파는 가만두면 안 되겠군요.”
“방법이 있겠습니까? 참고로 보스는 이미 구속된 상탭니다.”
“그건 제가 한국으로 돌아갈 때까지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기대해 보죠.”
내가 고용한 경호원은 겨우 두 명이다.
정인회 과장이랑 그가 추천해서 선발한 김영민 대리인데 둘 다 북파공작원 출신이라 신체적 능력은 탁월했다.
교대로 근무하기 위해 두 명이 선발된 것인데 한 명이 몇 명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미지수였다.
아직 그런 경우를 당해보지 않아서인데 어쩌면 콘라드의 습격을 막아내는 것과 동천파를 처리하는 일이 그들의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 기회가 될지도 모르겠다.
“정 과장님!”
“네. 말씀하세요.”
“콘라드 씨가 사무실에 있는지 좀 알아봐 주세요.”
“바로 연락해 보겠습니다.”
콘라드가 사무실에 있는 것을 확인한 나는 커피나 한잔하자면서 그를 찾아갔다.
웃으면서 나를 맞이하는 그를 보면서 따귀라도 한 대 올려붙이고 싶었는데 지금은 감정을 드러낼 때가 아니다.
“계약이행을 독촉하러 온 겁니까?”
“아직 약속 날짜가 남았는데 그럴 리가요. 오늘은 같이 커피나 한잔하자고 온 겁니다.”
“다른 날 같으면 카지노에 있을 시간인데 오늘은 늦게 시작하나 보군요.”
“그렇지 않아도 커피 마시고 내려가 볼 생각입니다.”
“맥클레인 씨와 어떤 계약을 했길래 이렇게까지 하는 건지 모르겠군요.”
“제가 조사를 해보니 맥클레인 씨가 많이 억울하다는 것을 알겠더군요. 그래서 아들을 잃은 아버지를 도우려는 것뿐입니다.”
순간 콘라드를 어떻게 막아야 할지 생각이 났다.
계약을 이행하고 나면 그가 죽인 사람들 시체가 있는 곳을 경찰에 고발할 생각이었는데 순서를 바꾼다 해도 상관없을 것 같아서다.
어차피 계약이 돼 있고 변호사가 공증까지 했으니 남은 일은 변호사에게 맡기면 그만이다.
“맥클레인 씨가 억울하다고 하던가요?”
“맥클레인 씨는 억울하다고 말한 적 없습니다. 복수를 원할 뿐이죠. 그런 의미에서 콘라드 씨에게 기회를 드리죠.”
“재밌군요. 계약을 파기하기라도 하겠다는 겁니까?”
“천만에요. 그건 아닙니다. 아! 잠깐만요.”
콘라드를 압박하려면 지금 제인에게 연락해서 경찰을 데려오라고 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급하게 문자를 보내고 콘라드와 대화를 이어 나갔다.
“바쁘면 나가보세요. 전 별로 할 말이 없습니다만…….”
“제가 기회를 드리겠다고 했는데 별로 내키지 않는 모양이죠?”
“들어나 보죠.”
“우선 계약부터 이행하면 제가 살길을 열어드리죠.”
“아직 이틀이나 남았는데 갑자기 이러는 이유를 모르겠군요.”
“콘라드 씨가 큰 실수를 하고 있어서 바로잡으려는 것뿐입니다.”
“실수요?”
“당신이 죽인 사람들이 묻힌 곳을 내가 알고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하하하하! 별 미친 소리를 다 듣겠군.”
콘라드는 자기 감정을 컨트롤하는데 탁월했다.
내가 자신의 치부를 드러냈음에도 전혀 사실이 아닌 것처럼 시치미를 뗐다.
‘이런 건 나도 배워야겠군.’
살인자에게 배울 점이 있을 줄은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다.
“사막, 오아시스, 별장. 어떻습니까?”
“뭐라고?”
핵심 키워드 세 단어를 말했더니 이제야 좀 흔들리는 모습이다.
시체가 어디 있는지 콕 찍어서 말했으니 그마저 놀라지 않는다면 존경이라도 할 뻔했다.
“하하하! 놀라긴 하네요?”
“뭐라고 지껄이는 거야?”
“자! 이제 다시 말해 보죠. 지금 경찰이 오고 있으니 빠져나갈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지, 진심으로 하는 소리야?”
“물론입니다.”
“계약서는 이미 준비돼 있으니 결정만 내리세요. 그럼 콘라드 씨는 피할 수 있고, 전 안전해지겠죠.”
“안전은 또 무슨 소리야?”
“끝까지 이런 식이면 당신을 감옥에 쑤셔 박아버리고 시작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시간이 없으니 빨리 결정해야 할 겁니다.”
콘라드도 이제는 알 거다.
자신이 꾸민 오늘 밤 음모가 이미 탄로 난 상황이고 정말 경찰에 붙잡혀가기 일보 직전인 것을 말이다.
“그건 어떻게 알았지?”
“내가 어떻게 알았는지가 중요합니까?”
“아직은 내 카지노야. 내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빠져나갈 수 있어.”
“정말 분위기 파악을 못 하는 사람이군요. 저야 뭐 조금 돌아가면 되겠지만 당신은 사형을 당하겠군요.”
“사… 형이라고?”
“사람을 여섯이나 죽였는데 무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까?”
“정말이군. 다 알고 있어. 도대체 어떻게…….”
“난 당신이 생각할 수 있는 범주의 사람이 아닙니다. 맞서려고 하지 마세요. 그럼 당신에게 이익이 됩니다.”
빨리 인정하고 자기 살길을 찾아야 하는데 아직도 내가 하는 말의 진위를 파악하고 있다니 개인적으론 답답했다.
나야 콘라드가 잡혀서 사형받든 말든 상관없었다.
한국이라면 몰라도 미국에서까지 정의로운 시민이 되고 싶진 않으니까.
뭐든 시끄러워지는 건 딱 질색이다.
“갈수록 알아듣기 힘든 말만 하는군.”
“제가 경찰 불렀다는 말 농담 아닙니다. 지금도 시간은 가고 있습니다. 이제 한 5분 정도 남았겠군요.”
“어디서 배웠는지 협상을 잘하는군. 좋아. 계약서 내놔. 바로 서명하지.”
“정 과장님!”
“네. 여기 있습니다.”
내가 게임에서 이긴 다음 날 이미 지분 양도를 위한 계약서를 준비해 뒀었다.
콘라드가 서명만 하면 카지노 지분은 내 것이 되고 잘만 하면 이대로도 카지노 총지배인 자리를 제인에게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내가 이런 일도 할 수 있다니 놀랍기만 하다.
“자! 서명하시죠. 돈은 바로 입금해 드리죠.”
“카지노에서 딴 돈으로 내 지분을 사다니 정말 대단하군. 큭큭! 나한테는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지만.”
콘라드가 서명하고 내게 계약서를 내밀었다.
“바로 은행에 가서 이체하도록 하죠.”
“빨라서 좋군.”
“아직 한 가지가 남았습니다.”
“또 뭐?”
“디키에게 전화해야죠.”
“좋아. 해주지.”
디키에게 오늘 일을 취소한다는 말을 직접 듣고 나니 다가오는 위협을 제거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잠시 집중해서 바로 옆에 있는 정 과장님의 가까운 미래를 확인해 보니 오늘 밤에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이제 됐나?”
“네. 됐습니다. 이젠 빨리 움직여야 할 겁니다. 경찰에 시체가 묻힌 위치를 알려주기는 할 거니까.”
“뭐라고?”
“도망가게 해준다고 했지. 시체 위치를 말해주지 않는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거기 묻혀서 정식으로 장례도 치르지 못한 사람들이 불쌍하잖아요.”
“젠장! 넌 언제고 내가 복수해주지.”
“그러려면 빨리 서둘러야 할 겁니다. 그래도 거래를 한 사이니 도망갈 시간 정도는 벌어드리죠.”
“병 주고 약 주는 거냐?”
“서두르세요. 정 과장님! 저희는 은행으로 가서 마무리하죠.”
“네. 소장님!”
콘라드는 우리가 자기 사무실에서 나가자 금고에 있는 현금부터 챙기기 시작했다.
* ? ? * ? ? *
제인에게는 다시 전화해서 타이밍을 조금만 늦추라고 했다.
어쨌거나 돈이 넘어가야 계약이 마무리되는 거니까 그래야 카지노 지분 11%가 내 것이 된다.
은행에 가서 돈을 보내고 다시 카지노로 돌아오니 제인이 경찰과 함께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리! 어디서 오는 거예요?”
“콘라드 씨와 계약을 마무리했습니다.”
“제보할 것이 있다는 건 뭐에요? 경찰이 기다리고 있어요.”
“시체 여러 구가 묻힌 곳을 압니다. 일단 그리로 가죠.”
“무슨 말이에요?”
“30분 정도만 가면 됩니다. 경찰도 시체를 봐야 내 말을 믿을 테니까 따라오라고 하세요.”
“일단 알았어요.”
사막 오아시스에 있는 콘라드의 별장은 이미 알아 두었기에 헤매지 않고 바로 별장으로 향했고, 경찰에게 시체가 묻힌 장소를 알려주었다.
“제인! 여기 시체가 묻혀 있으니 파보라고 하세요.”
“정말 여기에 시체가 있어요?”
“네. 이 부근에 다섯 구가 있을 겁니다.”
콘라드가 죽인 사람은 여섯이고 여기 묻힌 사람은 다섯이다.
한 명은 맥클레인 씨의 아들 토니 맥클레인이다.
“진심으로 하는 얘기 맞죠?”
“네. 얼른 파라고 하세요. 범인이 도망가려고 신변 정리 중이니까.”
“누군데요?”
“여기가 누구 별장인지 모릅니까?”
“그, 그럼?”
“알아도 경찰이 알게 내버려 두세요. 전 그 사람이 술에 취해서 자랑하듯이 하는 얘기를 우연히 들었다고 할 겁니다.”
“일단 알았어요.”
나머진 제인에게 맡겼다.
경찰이 삽을 찾아와서 내가 지정한 곳을 파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사람 뼈가 나오기 시작했다.
내가 말한 대로 다섯 구가 나왔고, 경찰은 즉시 별장 소유주를 알아낸 다음에 콘라드를 즉시 수배했다.
경찰이 콘라드를 수사하다 보면 메이슨 회장이 토니 맥클레인을 죽이기 위해 콘라드와 공모한 사실도 드러날 것이다.
콘라드 총지배인이 다중 살인으로 지명수배되자 메이슨 호텔에도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나는 경찰서에 가서 간단한 진술만 하고 카지노로 돌아와 열심히 칩을 불려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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