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012
밥만 먹고 레벨업 1013화
쉬챠지.
그녀는 왕국 중 가장 많은 인구수와 커다란 영토를 보유한 칭다오 왕국의 왕이다.
십억이 넘는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그녀는 빠른 시간 동안 NPC왕들보다 더 크고 강한 왕국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때문에 그녀는 자신이 범인 줄 알았다.
그러나 민혁이 그녀의 멱살을 틀어쥔 순간 깨달았다.
자신은 범 행세를 한 여우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특히나 쉬챠지 본인도 알고 있었다.
자신은 그의 아버지인 강민후를 해하려 했다는 사실.
그 누구라도, 크게 분노할 만한 일이었다.
콰아아아아앙-!
저항조차 못 하고 땅에 처박힌 쉬챠지.
왕이 당하자 수백만 칭다오 왕국의 군사들이 민혁을 향해 몰려들었다.
그런 그들을 한 치의 흔들림도 없는 차가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민혁.
그런 그의 모습은 고귀하고 위대해 보였다.
흑염룡에게 무어라 중얼거린 민혁이 그에게 다가가 그를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
그를 일으켜 세운 민혁이 빛처럼 쇄도해 온다.
그 순간, 쉬챠지는 자신이 반사술사로서 얻은 스킬 중 하나를 발동시켰다.
[무너지지 않는 방패.]무너지지 않는 방패.
이는 배리어였다. 일반 배리어와 다를 바 없이 1시간 동안 스스로를 보호하며 대신에 공격이나 스킬 사용 등 모든 것을 할 수 없다.
조금 특별한 경우라면, 배리어들의 경우 절대무적이란 말이 붙곤 하지만 실제로 불가해의 영역에 있는 존재들에겐 그 배리어마저 깨지는 경우도 있다는 것.
하지만 이 배리어는 그런 것마저 불가능했다.
또한 이 무너지지 않는 방패는 본인을 포함해 지정한 1인도 지켜낼 수 있는바.
그가 지정한 1인은 칭다오 왕국의 전술전략가 사마천이었다.
배리어에 휩싸인 사마천.
그는 차가운 시선으로 군사들을 둘러보는 민혁에게 경고했다.
“천외제국의 황제시여! 우리를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지금 우리를 공격하는 건, 우리의 힘으로 얻어낸 용들의 땅을, 당신이 더 강한 힘을 가졌다는 이유로 빼앗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 명심하십시오. 지금 수백 개가 넘는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습니다!”
사마천은 영리했다.
현 상황을 마치, ‘약자가 강자에게 빼앗기는 상황’으로 연출하려 했다.
천외제국의 군대가 당도하고 자신들이 휩쓸린다면.
그것은 말 그대로 약자가 힘겹게 얻어낸 걸 강자가 빼앗는 것밖에 되지 않는 것이었으니까.
그리고 실제 사마천의 말처럼, 수백 개 이상의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는바.
천외제국은 칭다오 왕국을 공격하는 순간, 약자를 빼앗는 자가 될 것이다.
그런데, 민혁이 곧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혼자다.”
“……!”
곧 사마천의 얼굴이 경악으로 일그러졌다.
“뭐……?”
“나의 군대는 이곳에 오지 않는다.”
사마천은 말문을 잃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란 말인가.
지금 수백만에 이르는 칭다오 왕국군이 용들의 땅을 점령한 상태였다.
그런데 민혁 혼자서 싸우겠다?
그때 민혁이 더 놀라운 말을 토해냈다.
“수천 개의 카메라. 아주 좋군.”
민혁이 역으로 질문했다.
“수백만의 왕국군과 홀로 싸우는 모습. 세상은 과연 이 상황을, 어떤 식으로 보게 될 것 같지?”
“…….”
사마천은 바보가 아니다.
민혁의 말대로라면, 강자의 착취가 아니게 된다.
되려.
‘아무리 지존이라 하나, 수백만의 군대가 한 명의 유저를 공격하는 것.’
설령 같은 중국인들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은 옹호해 주지 못할 일이다.
심지어.
“내가 너희들을 모두 죽인다면?”
경악스러운 발상이다.
그러나 그 경악스러운 발상이 현실이 된다면?
‘그는 한 걸음 더 도약할 것이다. 혼자서 가장 큰 왕국 칭다오를 잡았다는 사실만으로.’
사마천의 몸에 소름이 돋아올랐다.
그 찰나의 순간, 민혁은 모든 계산을 끝마쳤다.
그리고 민혁이 말한다.
“수백 개의 카메라. 그 카메라 앞에서 약속한다.”
그의 차가운 표정.
“나는 천외제국의 황제가 아닌, 유저 흑염룡의 아들로서.”
민혁은 모두가 공감할 만한 것을 추가한다.
그 어떤 사람이라 할지라도, 아비가 위험에 빠진다면 필사적으로 그를 위할 것.
그것은, 공감대를 형성시킨다.
“지금 이 자리에서 칭다오 왕국의 멸망을 선포한다.”
“……!”
“……!”
“……!”
왕국군이 웅성거린다. 사마천과 쉬챠지의 눈이 마주쳤다.
미친 소리다.
어떻게 일개 한 명의 유저가 왕국 하나를 무너뜨리겠다는 건가?
그런데 곧.
콰아아아아아아앙-!
민혁의 검에서 일렁거리는 거대한 화염이 십만이 넘는 왕국군을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
그 모습을 눈앞에서 직접 목도한 쉬챠지와 사마천이 말을 잇지 못했다.
“우, 우와아아아아!”
“진격하라!”
수백만의 왕국군이, 홀로 선 사내, 민혁을 향해 덤벼든다.
그리고 그들은, 민혁의 아버지를 건드린 그 대가를 치러야 했다.
번쩍번쩍 하늘에서 빛이 내리칠 때마다 쉴 새 없이 칭다오 왕국의 왕국군이 흔적도 없이 소멸하기 시작했다.
민혁이 쉬챠지와 사마천을 보며 말했다.
“내가 여기서 로그아웃 당한다면.”
“…….”
“…….”
“다시 로그인하여, 칭다오 왕국에 홀로 당도할 것이다.”
“…….”
“…….”
“죽으면 또다시 올 것이고, 칭다오 왕국이 멸망을 선포할 때까지, 그 진격은 계속될 것이다.”
그런다고 칭다오 왕국이 멸망하는가? 아니, 그렇지 않다.
그러나, 고작 20분.
그 시간 동안 민혁의 손끝에서 50만이 넘는 칭다오 왕국군이 죽음을 맞이하자, 생각은 바뀌었다.
가능하다.
민혁은 목숨 한 개를 잃는 반면, 칭다오 왕국은 수백만 명의 목숨을 잃고 있다.
혼자서 그 수백만을 죽여대는 민혁을 칭다오 왕국이 감당할 수 없다.
수만 마리의 개미 앞에 뛰어든 인간.
그 수만 마리의 개미들이 아무리 인간을 물어뜯고 죽이려 해도, 그는 죽지 않는다.
반면 인간은 석유를 뿌려 불을 지피면 단번에 모든 개미를 죽일 수 있다는 것.
그런데 그런 자가 죽어도 다시 일어나 그들의 왕국을 공격한다고 한다.
쉬챠지는 이 순간 알았다.
건드려선 안 될 자를 건드렸다.
자신의 왕국이 민혁 유저에게 계속된 공격을 당하면 어찌 되겠는가?
자신은 자존심 강한 중국인들의 손에 매장당할 것이다.
쉬챠지. 그녀가 말했다.
“제, 제발…… 제발 그만. 잘못했어, 물러날 테니 그만해.”
쉬챠지에겐 돌파구가 필요했다.
자신은 칭다오 왕국에 인생의 모든 것을 걸었다.
칭다오 왕국이 무너지면 자신은 현실에서도 암흑 속에 빠진다.
그에 민혁이 말했다.
“나는 말을 번복하지 않아.”
“…….”
“나는 너에게 지금 커다란 분노를 느끼고 있다. 그리고 묻겠다.”
“…….”
“이 용들은 너에게 무슨 죄를 지었지? 얼마나 많은 자들이 너에게 물었지? 제발 그만해 달라고.”
“이, 이이익……!”
그렇다. 쉬챠지의 왕국은 많은 착취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들이 용들의 땅만큼 얼마나 많은 자들을 짓밟고 빼앗고 고통스럽게 하였겠는가?
“너에겐,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
“아아…….”
쉬챠지의 눈에서 한 방울의 눈물이 흘렀다.
그 순간, 사마천의 머리는 되려 차가워졌다.
‘이대로라면 정말 멸망의 길을 걷게 된다.’
왕국 하나가 고작 한 명의 유저에게 멸망 당한다?
이만큼 중국인으로서 치욕스러운 일이 있겠는가?
심지어 지금 쉬챠지는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사마천은 냉정하게 이 모든 상황을 분석해 봤다.
그리고 곧.
[사마천: 정신 차리십시오. 우리 아직 안 졌습니다.]멍한 표정을 짓던 쉬챠지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그가 사마천을 돌아봤다.
[사마천: 우리에겐 범위의 지배자 람벨이 있고, 아직 민혁과 충돌하지 않은 600레벨 랭커 스무 명이 있습니다.] [쉬챠지: ……!]범위의 지배자.
새롭게 만들어진 신의 아이들의 멤버.
그리고 그가 보유한 절대범위.
절대범위의 반경에 있는 적군의 모든 것을 30% 하락시킬 수 있는 말도 안 되는 경이로운 힘.
[사마천: 민혁 유저의 레벨은 650. 비상식적인 칭호와 높은 스텟을 감안해도 800레벨 정도의 힘. 그러나 그의 모든 것이 30% 하락한다면 고작해야 600레벨 달성자와 비슷해집니다.]사실이었다.
절망하던 쉬챠지의 입가에 천천히 웃음이 새겨진다.
그로테스크한 광경이다. 방금까지 절망했던 자의 얼굴에 다시 탐욕이 서리니까.
[사마천: 그런 그를, 칭다오의 최상위 랭커들이 이기지 못할 거라고 보십니까?]가능하다.
또, 이 상황에서 사마천은 또 다른 계략도 짠바.
쉬챠지는 그 말의 의미를 알았다.
설령 수백만 군대가 한 명의 민혁을 상대해 비난을 산다 한들.
‘칭다오 왕국은 지존을 죽인 국가가 될 것이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칭다오 왕국을 지지하며 응원하고, 후원하려는 국가들이 늘어날 터.
그런 상황에서 민혁이 칭다오 왕국으로 쳐들어오면?
‘로그아웃 당한 것에 앙심을 품고 계속 공격을 가한다로 몰아간다.’
쉬챠지.
비굴했던 그녀의 표정에 번지는 웃음이 그가 어떤 인간인지 보여준다.
위험할 땐 빌고, 기회가 있을 땐 오만해진다.
사마천이 모든 BJ들에게 명령했다.
[사마천: 지금부터 방송을 시작해라. 모든 BJ들은 ‘이 모든 상황이 민혁이 우리를 선제공격하여 벌어진 일’이라고 몰아가라.] [사마천: 현 시간부로 네임드 NPC들과 600레벨 이상의 유저를 제외한 모든 왕국군은 물러나라.]개떼같이 몰려든 수백만 군대는 괜히 비난을 살 터.
오십 명은 족히 되는 강자들이, 민혁을 처참히 짓밟는 모습.
그 모습이 곧 전 세계에 퍼져 나갈 것이다.
곧바로 앞으로 나선 람벨.
그가 절대범위 스킬을 발동시켰다.
그리고 수많은 BJ들의 카메라가 켜지기 시작했다.
* * *
언급했듯 칭다오 왕국은 가장 큰 영토와 많은 인구수를 보유한 국가이다.
그만큼 꽤 뛰어난 인재들도 많았다.
그러한 유저 중 한 명인 데마시아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BJ였다.
그는 화끈한 입담으로 방송을 진행하며 아테네 쪽 BJ로 열 손가락 안에 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데마시아가 ‘지존사냥’이란 제목의 방송을 켠 순간.
엄청난 숫자의 시청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30% 약해진 민혁 유저를 사냥한다라, 엄청난 화제가 되겠군.’
또 아무리 지존이라 해도 30% 약해진 상태에서 20명의 600레벨 달성자들과 수십 명의 네임드 NPC를 어쩌진 못할 터.
더불어.
‘람벨의 절대범위는 디버프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때문에 민혁이 보유한 만독불체도 그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사실이었다.
입장을 시작한 시청자들.
[뭔 일이여?] [지존사냥? 제목 자극적이네.]시청자들은 그저 데마시아가 방송을 키가 들어왔다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헉, 칭다오 왕국군이랑 민혁이잖아!?] [헐, 칭다오 왕국군이 민혁을 죽인다고?] [근데 그게 가능한 일입니까? 민혁 레벨이랑 장비 생각하면 수백만 명 모여도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은데. 레벨 1짜리가 100레벨 유저 백날 때려도 HP 안 다는 것처럼.]그에 데마시아가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된 과정은 생략하고 말했다.
“칭다오 왕국의 자랑 신의 아이 람벨이 모든 것을 30% 하락시키는 디버프를 건 후, 민혁 유저를 사냥할 계획입니다!”
[와이씨!] [지존이 30% 더 약해진다고?] [오…… 아무리 지존이어도 30% 약해지면 못 이기지.] [심지어 칭다오 왕국군 측에서 앞으로 나선 애들 전부 이름난 하이랭커들인데?] [NPC들도 그에 맞먹는데요?] [지존의 위기……?]확실히 30%가량 약해진 지존이 600레벨대 유저들을 상대한다는 건 쉽지 않아 보였다.
특히나 데미시아는 현 상황을 냉정하게 분석했다.
‘칭다오 왕국은 지존을 죽였다는 이유만으로도 급부상할지도 모른다.’
현재 데마시아처럼 칭다오 왕국의 BJ들에 따라 이 장면을 보고 있는 총 시청자수는 수백만을 넘어선바.
그때, 절대범위에 들어온 민혁이 미간을 찌푸렸다.
곧 데마시아는 볼 수 있었다.
민혁을 둘러싼 칭다오 왕국의 하이랭커들이 동시에 움직였다.
위기에 빠진 지존을 향해 가장 먼저 나아가는 자.
‘화염창 레가이.’
유저 중 창으로는 가장 유명한 이였다.
그가 번쩍 뛰어올라, 민혁의 심장을 찌르려 한다.
그때.
콰아아아앙-!
“……?”
민혁이 번쩍 날아오른 레가이를 후려쳤다.
낙뢰가 번쩍인다.
땅에 떨어져 파들파들 떠는 그에게 민혁이 다가가, 검을 빠르게 세 번 휘둘렀다.
콰콰콰콰콰콰쾅-!
또다시 쏟아지는 낙뢰가 끊임없이 레가이를 후려친다.
그리고 곧, 4초 만에 강제 로그아웃시켰다.
[……?] [……?] [민혁 30% 약해졌다며?] [뭐냐……?] [칭다오 왕국이 약한 거냐, 민혁이 센 거냐?]그 정적 속에서 민혁이 입술을 비튼다.
민혁이 국어책을 읽듯 말했다.
“난 30%나 약해졌는데, 이 정도에 죽는다고? 내 생각보다 더 약하잖아?”
대놓고 조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