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032
밥만 먹고 레벨업 1033화
특별유저관리팀.
박민규 팀장이 쓰러지는 히드라를 보며 말했다.
“민혁 유저는 아테네에서 가장 말도 안 되는 유저지.”
이민화가 동감했다.
무수히 많은 유저들이 민혁의 레벨업을 위한 필요경험치가 자신들의 10배 이상이라며 비웃었다.
그러나 그 10배를 딛고 성장한 민혁이니만큼, 일반 유저들과 그 질이 전적으로 달랐다.
특히나.
“본인이 한 요리가 최소 전설 등급 이상만 나와도 그는 800레벨 이상의 힘을 내니까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물론 요리라는 게 매번 그렇게 나올 수 있겠냐만은, 요근래의 민혁은 인벤토리에 전설 등급 요리들도 비상용으로 하나씩 넣어 다니는 정도다.
과거 폭식 결여증이 가장 심할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물론 유저가 800레벨대가 된다 해서 800레벨대 몬스터를 쉬이 상대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애초에 네임드 몬스터들의 HP량과 방어력은, 동레벨 유저와 적게는 3배, 많게는 10배까지 차이 난다.
괜히 동레벨 네임드 몬스터 한 마리를 잡기 위해 다섯이 넘는 동레벨 유저들이 모이는 게 아니다.
의자에 머리를 기댄 박민규 팀장.
“설마 에반을 만날 줄이야.”
에반은 당연히 네임드 NPC다. 특히나 군신인 민혁에게 더더욱 특별한 NPC다.
“대군주라는 힘은 세 개의 소모성의 힘으로 나누어지지.”
오로지 군신만이 사용할 수 있는 소모성 권능이다.
에반이 민혁에게 한 말처럼, 에반은 그 권능을 영구적으로 바꿔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흘러 적에게 10초간 무조건 스턴을 거는 힘만 영구적으로 바꿀 수 있을 거다.
10초간 무조건 스턴을 거는 힘.
그것을 표현하자면 ‘위엄’이다.
어떤 적이든, 군신의 위엄 앞에 힘을 펼칠 수 없다.
그리고 두 번째는 ‘방패’라 표현함이 맞았고 세 번째는 ‘검’이라 표현할 수 있을 거다.
‘민혁이 신들의 감옥을 더 훌륭하게 정화하면, 에반은 그 소모성 힘을 민혁에게 줄 확률이 높다.’
그러던 박민규 팀장은 문득, 온몸에 소름이 돋아 오르는 걸 느꼈다.
두 번째 힘과 세 번째 힘은 소모성으로 단 한 번만 사용해도 사기적인 힘을 발휘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숫자에 제한받지 않는다.’
설령 수억 명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 * *
[히드라의 모든 머리가 2분 안에 잘려나갔습니다.] [신화 속의 몬스터. 히드라를 사냥하셨습니다.] [37,540플래티넘을 획득합니다.]히드라를 쓰러뜨린 민혁이 들은 알림이다.
민혁은 히드라를 보자마자 생각했다.
‘문지기는 까다롭다.’
때문에 스킬을 최대한 아끼기로 생각한 그였으나, 히드라를 만나자마자 곧바로 쌍검술을 사용해 제압해 냈다.
민혁은 또, 들어오자마자 이러한 알림을 들을 수 있었다.
[신들의 감옥의 첫 번째 지점을 넘어 두 번째 지점에 입장하셨습니다.] [신들은 오랜 시간 감옥에 수감됨에 따라 대부분의 힘이 약해졌습니다.] [그로 인해 신들의 대부분이 액티브 스킬을 발현할 수 없습니다.]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다.
‘만약 모두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면, 나는 신 셋만 모여도 이기는 게 힘들 거야.’
그 정도로 신들의 힘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몇 명 정도 있을까요.”
쓰러진 히드라를 무심히 바라보던 민혁의 말에 놀란 표정을 짓던 에반이 말했다.
“최소 200 이상.”
숨이 턱 막혀오는 말이다. 자신감 있게 문을 열고 들어오긴 했으나 민혁에게도 결코 쉬운 숫자가 아니다.
그때.
[군신 에반의 신살자의 낙인이 새겨집니다.] [신살자의 낙인이 새겨진 자는 한 명의 신으로부터 승리할 때마다 0.3%의 모든 스텟 및 공격력이 상승합니다.] [신살자의 낙인이 새겨진 자는 한 명의 신으로부터 승리할 때마다 모든 스킬 쿨타임 시간이 2% 단축됩니다.] [신살자의 낙인은 2시간 동안 새겨집니다.]“초대 군신께서 만드신 낙인일세. 신들이 반역을 도모할 때, 혼자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내신 힘이지. 하지만 딱 한 번밖에 사용할 수 없는 힘일세.”
에반에 의해 새겨진 낙인은 매우 대단한 것이었다.
민혁이 이 안에서 미쳐 날뛸수록 더욱더 큰 효과를 내게 될 힘이다.
“들어가죠.”
바로 그 순간.
콰아아아아아아아앙-!
민혁은 반사적으로 몸을 비틀었고, 자신을 스쳐 지나간 화살을 볼 수 있었다.
그 화살이 뒤쪽에 있던 벽을 관통해 연기를 피워올리고 있다.
푸쉬이이이익-
“…….”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신궁이다.
그런데.
“왜 신궁이 셋이나 됩니까……?”
민혁이 말문을 잃었다.
물론, 저 세 신궁은 액티브 스킬을 발동할 수 없다. 패시브 스킬의 경우 사용이 가능하나, 액티브 스킬을 사용할 수 없다면 턱없이 약해졌다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셋의 신궁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눈이 붉은색으로 변한 신궁들은 말 그대로 폭주한 듯싶었다.
“왼쪽에 있는 신궁이 부도덕한 방법으로 신궁의 자리를 빼앗았고, 가운데에 있는 신궁이 오른쪽에 있는 신궁의 자리를 부도덕하게 빼앗았네.”
“…….”
“신이 그 자리 계승을 어찌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지만, 자격을 박탈당했을 시에는 그 죄를 묻게 되지.”
“혹시 현 신궁도…….”
“그도 강압적으로 신궁의 자리를 빼앗았지.”
셋이나 되는 신궁이 감옥에 나타난 이유가 드러났다.
무슨 이런 콩가루 집안 같은 신이 있나 싶어 민혁이 말문을 잃었다.
그 순간, 신궁들의 화살이 민혁에게 동시에 쏘아졌다.
파아아아아아아앙-!
장창과 같은 화살을 쏘아대는 신궁의 화살이 민혁에게 강타한 순간.
콰지이이익-
“큽!”
[HP가 88% 미만으로 하락합니다.]자그마치 12%의 HP가 순식간에 감소했다.
민혁은 단숨에 거리를 좁히며 공격해 들어갔으며, 에반도 동참했다.
5분이 넘는 시간 동안 치열한 전투가 이어졌다.
민혁도 일단은 스킬을 아끼며 싸울 수밖에 없기에 장시간 전투가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푸화아아아아악-
한 신궁이 심장을 꿰뚫려 쓰러지자 그다음부터는 쉬워졌다.
민혁은 금세 나머지 두 마리의 신궁을 제압하고 신살자의 낙인에 의해 힘이 조금 더 강해진 것을 느꼈다.
‘셋의 신을 죽임으로써 레벨업을 위한 경험치가 50%가량 상승했다.’
정말 엄청난 경험치량이었다.
계속해서 에반과 함께 안으로 들어가던 민혁은 추가로 열다섯의 신을 베어낼 수 있었다.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 4%는 더 강해진 것이다.
그러나 들어갈수록 민혁은 깨달았다.
‘만약 여섯 이상의 신이 나오면, 우리는 전멸한다.’
그 때문에 신살자의 낙인을 최대한 활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초반에 많은 신들을 사냥하는 거다.’
그러한 방법을 생각하던 중 에반이 보였다.
“에반, 제가 했던 몹몰이 사냥, 어땠어요?”
“기발한 생각이었지. 세상에 아테네의 쇠창살로 적들을 막아내고 모든 적을 단숨에 쓸어버리다니, 정말 획기적인 발상이었다.”
“그렇죠? 또 그렇게 할 수도 있어요.”
에반은 놀랐다.
이곳에는 아테네의 쇠창살이 없다.
또 비록 폭주했다고 하나, 신들은 몬스터들처럼 지능이 낮은 게 아니다.
그런데 어떻게?
“에반 님이 도와주시면 가능합니다.”
민혁이 입에 침을 발랐다.
“당신이 예전에 거느리고 아꼈던 신들의 땅을 지키는데 크게 활약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에반은 전율했다.
비록 자신은 수감되었으나, 자신이 그 땅을 위해 큰일을 할 수 있다 하니, 기쁠 수밖에.
“당신의 놀라운 업적을 현 군신께 보고 드리겠습니다. 그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도와주시겠습니까?”
“알겠네! 뭐든 해보겠네!”
에반이 어깨를 쭉 펴며 무슨 일이든 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보였다.
민혁은 일단, 그에게 요리를 해줬다.
“제 요리의 효과를 보았으니 이제 맛있게 드실 수 있죠?”
“물론이네.”
에반은 힘차게 고개를 주억였다.
그의 요리가 대단함을 알았으니 거리낄 필요 없었다.
간단하게 요리된 샌드위치를 먹은 에반은 곧 들려오는 소리를 들었다.
[샌드위치를 드셨습니다.] [전설 등급입니다.] [모든 방어력이 18% 상승합니다.] [민첩이 27% 상승합니다.] [이동속도가 12% 상승합니다.]“저는 요리에 어떤 힘을 중점적으로 올릴지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에반은 감탄했다.
“정말 대단한 능력이군. 그런데 공격력은 오르지 않고 달리는 속도만 중점적으로 오른 것 같군. 어째서지?”
에반은 정말 순수하게 고개를 갸웃했다.
민혁은 빙긋 웃었다.
“왜일까요?”
* * *
에반.
그는 한때 모든 신들을 이끄는 군신이었다.
말 위에 올라 수천의 신들을 이끌고 내달리던 그의 모습은 신화 그 자체였다.
비록 지금은 수감되었다 하나, 그가 일군 신화는 여전히 많은 신들 사이에서 회자되곤 했다.
그런 그가, 지금 미친 듯이 달리고 있었다. 내달리는 그의 주변으로 폭주한 신들이 달라붙었다.
콰지이이이익-!
뒤쪽으로 도끼의 신의 도끼가 내려 찍히는 섬뜩한 소리가 들렸지만, 그는 달렸다.
‘나, 군신이었는데 왜…….’
열심히 달리는 에반의 근처로 벌써 서른이 넘는 신들이 모여 그를 뒤쫓고 있었다.
뒤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이참, 어그로 튀잖아요. 어그로 튀려는 애들한테 화살 쏘면서 다시 에반 님에게 어그로가 끌리게 해야죠.”
“아, 그, 그래! 미안하네!”
민혁이 쥐여준 활로 화살을 쏘아 민혁에게 향하려는 적들을 다시 자신들에게 끌어온 에반.
그가 막다른 길에 부딪혔다.
“자자, 조심히 돌파해서 제 쪽으로 오세요.”
“아, 알겠네!”
퍽, 콰지이익, 콰콰콰콰콰콱-!
막다른 길에 몰렸던 에반이 신들의 틈을 빠르게 파고들며 지나치려 했고, 그때마다 신들의 공격이 에반을 미친 듯이 가격했다.
온몸을 두들기는 통증에 에반이 비명을 질렀다.
그러더니 민혁이 말했다.
“자, 이제 크게 도세요.”
“알았네!”
말 잘 듣는 미끼(?) 에반이 크게 돌았다. 그와 함께 신들이 크게 돌기 시작하여 한데 모이는 모습이 되었다.
그때 민혁은 아주 편하게(?) 스킬을 발동했다.
“무형검.”
보이지 않는 수백 자루의 검이 밀집된 신들을 미친 듯이 베고 지나간다.
그 상태에서 번쩍 뛰어올라 정중앙에 대륙을 멸하는 검을 꽂아 넣었다.
바로 대륙 멸하기였다.
쿠르르르르르르르-!
땅이 거대한 진동을 일으키며 수십의 신들을 집어삼켰다.
민혁은 땅에 집어삼켜지는 신들을 검으로 베고 지나가며 아주 손쉽게(?) 죽여냈다.
단숨에 서른의 신들을 베어낸 민혁은 끊임없이 울리는 플래티넘 획득 알림과 레벨업 알림을 들으며 즐거워했다.
“에반 님, 한 번 더 가셔야죠.”
“조, 좀 쉬고 가면 안 되나?”
그에 민혁은 고개를 저었다.
“지금 에반 님께선 신들의 땅을 구해낼 아주 위대한 업적을 세우고 계십니다. 현 군신께서 에반 님의 이 활약상을 듣는다면, 당장 감옥에서 꺼내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역사에 길이길이 남도록 해주실 것입니다. 당신은 지금, 신들의 땅을 지키는 것에 앞장서는 주역이시라고요!”
“그, 그렇군.”
듣고 보니 그렇긴 하다.
지금 자신은 신들의 땅을 지키는 아주 위대한 일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물론, 민혁은 왜 편하게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민혁이 그의 손을 움켜쥐었다.
“에반 님, 차세대 군신인 저 또한 당신이 세울 이 위대한 업적을 후손들에게 오래오래 알리겠습니다.”
미끼 역할을 굉장히 잘하셨다고.
가슴이 벅차오른 에반이 고개를 힘껏 주억였다.
그에 에반이 얼굴이 상기되어 다시 미끼가 되기 위해 내달렸다.
그런 그를 보며 아주 편안하게 신들을 죽이고 있는 민혁이 웃고 있을 때 알림이 들려왔다.
[칭호 절대신이었던 자마저 부려먹는 자를 획득합니다.]“……?”
민혁은 이해할 수 없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건만?
‘아테네의 칭호 시스템은 이상하군.’
민혁은 쯧, 하고 혀를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