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035
밥만 먹고 레벨업 1036화
모든 유저들이 미친 듯이 사냥에 열중했다.
3주년 기념으로 주어진 3배의 경험치 획득률은 퀘스트 완료 시에도 적용되기에, 유저들은 이제까지 하지 못했던 퀘스트를 몰아서 하기도 했다.
천외제국 간부진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접속만 하면 오로지 사냥, 퀘스트, 사냥, 퀘스트를 무한 반복했다.
또한 그들은 최정상에 선 랭커들인바.
갖은 정보력을 이용하여 네임드 몬스터에 대한 정보를 사들였다.
그리고 팀을 꾸려 함께 네임드 몬스터들을 사냥했다.
천외제국의 깐깐한 여인 헤이즈마저도 모든 유저들이 한 달 동안 사냥에 열중할 것을 말했다.
그만큼 국가는 강해질 것이고, 곧 천외제국에 돈으로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네임드 몬스터인 안타라스를 간부진들끼리 사냥하고 돌아온 그들이 회의실에 모였다.
자신들이 자리를 비운 동안 제국에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보고받고, 서로가 얼마만큼 성장했는지 확인하며 의욕을 불태운다.
잠조차 줄여가며 사냥을 하는 그들.
지니가 말했다.
“나는 10일이란 시간 동안 자그마치 6레벨업을 해냈어.”
지니가 어깨를 으쓱였다. 엄청난 성과임을 단언할 수 있는 것이었다.
지니 같은 600레벨을 넘긴 유저가 10일이란 짧은 시간에 6레벨업을 한 것은 말이다.
그때, 아스갈이 말했다.
“나는 5레벨업.”
칸과 아레스가 어깨를 으쓱인다.
“우리는 5레벨업.”
그리고 그중, 로크가 입가에 만연한 미소를 지었다.
“크하하하핫, 이 몸은 자그마치 7레벨업을 해냈다.”
4시간만을 자면서 사냥에 열중하는 로크가 어깨를 쭉 펴며 기뻐했다.
10일 만에 이 정도 성과였으니 한 달 후면 총 15레벨업을 달성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로크, 너는 이 중에서 레벨 가장 낮잖아.”
“몇 레벨업을 했는가가 중요한 거 아니겠냐?”
로크가 씨익 웃었다.
하루하루가 지날 때마다 천외제국 간부진들은 본인들이 강해지고 있는 것을 느꼈다.
그만큼 1레벨업의 차이는 생각보다 컸으며, 특히나 하이랭커들의 경우는 더 크게 느껴진다.
그 이유는 그들이 보유한 스킬, 칭호, 아티팩트 등에 힘 몇 %와 같은 아티팩트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레벨업을 할 때마다 아주 소폭 스텟이 오르는 그들이었으니 그 효과는 배가 됨이 당연하다.
그렇게 모두가 눈은 퀭하지만 기뻐하고 있을 때, 칸이 말했다.
“요새 민혁이는 뭐 하고 있나?”
“정확히는 모르겠네.”
지니가 고개를 저었다.
그녀 또한 사냥에 바빴고, 민혁은 가르침을 받겠다며 떠났다.
그러다 모두 숙연해졌다.
“……민혁이 앞에서는 이렇게 호들갑 떨지 말자.”
평소 눈치없던 로크도 고개를 주억였다.
“혼자만 3배의 경험치 특혜를 못 받고 있으니, 얼마나 속이 쓰리겠어. 심지어 레벨업을 위한 경험치 획득률이 일반 유저들 10배를 훌쩍 넘는데.”
자신들이 이렇게 몇 레벨업을 했다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민혁이 씁쓸해할 것 같았다.
“민혁이는 지금쯤 1레벨업 정도 했겠지?”
로크의 말에 칸이 씁쓸하게 말했다.
“1레벨업도 힘들 거다, 우리보다 레벨도 훨씬 높으니까. 저번에 계산해보니까, 내가 동레벨 몬스터 잡아서 업하는 시간이랑 민혁이가 동레벨 몬스터를 잡아서 업하는 시간을 비교하면 20배 정도 차이 나더라.”
“그 정도야?”
서로가 동레벨 몬스터를 사냥해도 민혁은 20배의 숫자는 더 사냥해야 레벨업 한다.
그 경악스러운 말에 모두가 숙연해졌다.
지니가 정리하며 말했다.
“그래, 괜히 민혁이 앞에서 너무 티 내지 말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뭘 티 내지 마?”
민혁이 노크를 하고 들어왔다. 모두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로크 못생긴 거 티 내지 말자고.”
“크, 크하하핫! 나 못생긴 거 한두 번이냐. 니들 너무 티 내고 다니지 마!”
그들이 당황하여 말했다. 고개를 갸웃한 민혁이 곧 웃음기 어린 표정으로 간부진들을 둘러봤다.
“전부 레벨업들은 열심히 했어?”
자신들이 피하려 했는데, 되려 민혁이 그 말을 꺼내자 그들이 당황했다.
로크가 헛기침을 했다.
“커흠, 뭐 그냥저냥 사냥하고 있지. 레벨 생각보다 못 올렸다, 민혁아.”
“그래? 나는 좀 많이 올려서 자랑하고 싶은데, 좀 실례인가?”
좀 많이 올렸다?
그 말에 모두가 집중했다.
‘민혁이 레벨을 많이 올렸으면 2레벨업 정도인가?’
‘와…… 동레벨 몬스터 20배를 잡아야 업하는데, 2레벨업 정도면 거의 우리가 20레벨업 이상 한 거잖아?’
‘심지어 민혁이는 3배의 경험치 획득률도 안 받는데, 대단하다.’
모두가 궁금하단 표정으로 바라봤다.
로크가 말했다.
“시, 실례라니. 친구들끼리 자랑도 하고 그러는 거지, 몇 업했는데?”
민혁이 떠나고 나서의 기준일 것이다. 약 10일 정도로, 자신들과 큰 차이는 없을 것이다.
그에 민혁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14레벨업.”
“……?”
“……?”
잠시 모두가 말문을 잃었다. 그리고 서로가 눈을 맞췄다.
곧, 그들은 갑자기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민혁이 우울해하니까, 자랑하지 말자던 그들.
그들이 더 우울해지고 있었다.
* * *
천외제국 간부진들은 잠을 줄여가면서까지 사냥에만 열중하느라, 근래 세상이 얼마나 시끄러운지 알지 못했다.
반대로 ‘민혁이는 혼자서만 3배 못 받았대요!’라며 놀려대던 많은 유저들은 매일매일 빠르게 반응했다.
[야, 식신 오늘 7레벨업 했는데……?] [민혁이 경험치량 우리 열 배라던 색히 어디 갔냐.] [식신 레벨 정체되어 있을 거라며.] [와 개쩐다.] [근데 3배 경험치 획득률 못 받았는데, 어떻게 저렇게 레벨업하지?] [사실은 ㈜즐거움하고 짜고 쳐서 10배 경험치 적용 받고 있는 거 아니냐?] [야야, 심지어 현재까지 가장 크게 성장한 유저 1위가 민혁임. 이대로면 민혁이 가장 큰 성장을 한 유저 보상받음.] [이거 말도 안 되지. 레벨도 가장 높고, 클래스도 말도 안 되는데, 어떻게 10일 동안 14레벨업을 함. 이거 진짜 ㈜즐거움하고 뭔가 있다. 나 신고할 거임.] [222222 나도.] [333333333저도요.]또다시 민혁과 ㈜즐거움 간의 암묵적 거래가 있을 거란 불화가 돌았다.
고작 며칠 사이 ㈜즐거움에 대한 불만접수와 버그신고가 국내에서 수만건, 해외에서 수십만 건이 접수되었다.
한 유저가 말했다.
[아이, 그냥 민혁이가 레벨업 잘한 거라니까.]혀를 찬 유저. 그러나 다른 유저들은 의혹을 지우지 않았다.
급기야, ㈜즐거움이 공지를 올렸다.
[에헴, 이것들아. 내가 공지 해석해 줄게.]기업의 다양한 사과문, 혹은 유명 BJ들이 올린 입장문 등을 유저들 입맛에 맞게 해석해 주는 유명한 유저가 등장했다.
-안녕하세요, ㈜즐거움입니다.
[밥들 먹었냐.]-근래 민혁 유저와 ㈜즐거움 간의 유언비어에 대해 안내 드립니다.
최근 불거진 논란에 대해 저희 ㈜즐거움 측은 엄중하게 자료들을 검토한 바 있습니다.
[니들 때문에 귀찮아 죽겠다. 아무튼 자료 확실하게 모았다.]-검토 결과, 유저 민혁의 레벨업에 관련하여 어떠한 버그도 없었음을 안내 드리며.
[우리 민혁이 쩔지?]-계속된 논란이 이어질 시 민혁 유저와의 협의하에 영상에 대한 자료를 공개할 수 있습니다.
[니들이 X밥이라 레벨업 못해놓고 왜 우리 민혁이를 잡아? 자료 까줘?]-계속된 유언비어는 법적으로 강경 대응할 것을 알려드립니다.
[하여튼, 한 번만 더 헛소리해 봐라. 아주 그냥 확.]-감사합니다.
[꺼져라, 새퀴들아.]명쾌한 해석에 모든 유저들이 말문을 잃었다.
해석에 따르면, 자료는 얼마든지 준비되어 있으니 덤빌 테면 덤벼보라는 것과 다름없다.
논란이 잠재워진 순간이다.
* * *
천외제국에 들러 자신이 없었던 때의 보고를 모두 들은 민혁.
그는 군신에게 요청해 에반이 석방될 수 있게 하였고, 동시에 인간이 될 수 있게도 해주었다.
민혁은 그가 살아갈 작은 집을 내주라는 명을 하고, 곧장 베라든을 만나기 위해 걸음했다.
그가 있는 숲에 온 민혁은, 산 위에 올라 뒷짐을 지고 어딘가를 바라보는 베라든을 볼 수 있었다.
-너는 기둥이었고 이젠 절대신이 된 자다. 그런 네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보느냐?
베라든은 어리석었던 세 번째 제자를 돌려보내려 했다.
그러나 그 제자는 떠나지 않고 며칠을 무릎을 꿇고 기다렸다.
베라든은 알았다.
그때도, 지금도 자신은 그의 고집을 꺾을 수 없음을.
베라든은 그를 통해 그가 말하는 지키고자 하는 방법에 대해 말해줬다.
-죽을 수도 있다.
고개를 숙이고 돌아서는 어리석은 제자에게 한 그의 노파심 어린 말이었다.
그에 고개를 돌려 작은 웃음을 지은 마지막 제자가 말했다.
-제가 두려운 건 ‘그’와 ‘그가 지키고자 하는 것’을 잃는 것입니다.
자신의 목숨 따위 어찌 되든 상관없다, 그리 말하며 떠난 제자.
그리고.
‘네가 지키고자 했던 사내가.’
베라든이 몸을 돌렸다.
‘나의 마지막 제자가 되었다.’
베라든은 솔직히 믿을 수 없었다.
더 이상 받고 싶지 않았기에, 쉬고 싶었기에 그 누구도 받지 않으려 했다.
때문에 그의 경지에서 해낼 수 없는 시련을 주었다.
‘그가 어떠한 기연을 만났을지도 모르지.’
그러나 그렇다 한들, 그가 그 시련을 해낸 것은 다름없다.
또한.
‘나는 너를 잃고 싶지 않다.’
어리석었던 세 번째 제자. 그를 잃고 싶지 않았기에.
‘또 궁금하구나.’
네가 그토록 지키고자 하는 이 사내가 어떠한 힘을 가졌는지가.
그래서 돌아온 민혁을 보며 작게 고개를 주억여 주었다.
민혁은 그에게 예의를 갖춰 상체를 꾸벅 숙여 보였다.
[베라든의 마지막 제자가 되셨습니다.] [시스템 베라든의 제자가 적용됩니다.] [시스템 베라든의 제자는 당신이 위험에 빠졌을 때, 하고자 하는 무언가가 있을 때, 고난과 역경에 빠졌을 때 그의 가르침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띠링!
[연계 퀘스트: 신들의 감옥에서 미쳐 버린 자들에 대한 보상을 베라든이 지급합니다.]“나는 늙었고 직접 가르칠 힘도 없다. 그러니 네가 가진 한계를 내가 준 힘으로 넘어보거라.”
곧바로 추가적인 알림이 울렸다.
[가르치는 자의 권능. 성장을 만들어가는 자를 획득합니다.]민혁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성장을 만들어가는 자.
이는 베라든이 민혁에게 ‘군신과 연관된 퀘스트’를 만들어준 것이다.
그러한 말도 안 되는 힘을 자신이 얻었다.
‘나 스스로, 나와 연관된 퀘스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그것은 경악에 가까운 일이었다.
곧바로 추가 알림이 들려왔다.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이 말도 안 되는 권능이 영구적으로 종속된다는 것은, 아테네의 밸런스 붕괴 수준을 넘어선다 할 수 있었으니까.
민혁이 곧바로 확인해 봤다.
(성장을 만들어가는 자)
등급: 신
액티브 스킬.
레벨: 없음
소요마력: 10,000
사용 시 페널티: 레벨-1 하락.
쿨타임: 성장을 만들어가는 자로 생성한 퀘스트 완료 후 144시간.
효과:
⦁자신의 클래스, 레벨과 직위, 다양한 것과 관련된 것들을 이용하여 퀘스트를 만들어낼 수 있다.
⦁퀘스트의 보상 중 캐릭터와 연관된 것은 스스로가 설정할 수 있다. 그러나 퀘스트의 난이도에 비해 말도 안 되는 보상을 적을 시 시스템이 측정하여 보상을 설정하고 더 낮은 보상이 설정될 수 있다.
⦁퀘스트 생성에 3회 이상 실패할 시, 144시간을 기다린 후 사용할 수 있다.
⦁다른 이들을 관조하여 그들과 관련한 퀘스트를 생성할 수 있다.
⦁당신의 직위에 따라 영주면 영지 퀘스트, 왕이면 왕국 퀘스트 등을 생성할 수도 있다.
설명: 8기둥의 후보였던 가르치는 자가 가진 권능이다. 그 힘은 8기둥의 재앙과 맞먹는다 할 수 있다.
확인을 끝낸 민혁은 전율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설명에 적힌 내용 때문이었다.
8기둥의 재앙과 맞먹는다.
그리고 민혁은 자신이 보유한 8기둥의 재앙인 필멸을 떠올렸다.
‘필멸과 성장을 만들어가는 자.’
민혁의 개인적인 생각으로 ‘성장을 만들어가는 자’가 더 뛰어남을 확신했다.
“네 음식은 맛있더구나, 좋은 재료가 있으면 언제든 와서 요리해 주려무나.”
뒷짐을 진 베라든이 걸음하려 할 때.
“스승님, 잠시만요.”
민혁은 자신이 골머리가 아픈 난제를 떠올렸다.
그것은 바로 이번에 얻은 ‘미쳐 버린 아테네의 재료’였다.
“꼭 먹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민혁은 해당 요리에 대해 설명해 줬다.
“아무도 해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 요리를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요리의 신들조차 모두 실패해 버린 요리이다.
그 요리를 자신이 만들 수 있는 방법.
아둔한 자신과 다르게, 베라든은 알고 있을 수 있지 않을까.
그에 베라든이 말했다.
“그걸 내가 어찌 아느냐, 이놈아.”
“…….”
하지만 베라든은 쯧, 하고 혀를 찼다.
“벌써부터 나에게 기대려고만 하다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베라든이 뒷짐을 지고 숲 안쪽으로 걸어갔다.
민혁은 괜히 야속해졌다.
그런, 베라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런데 말이다.”
베라든이 흐끗, 고개를 돌려 민혁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 누구도 해내지 못했다면, 함께하면 되지 않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