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050
밥만 먹고 레벨업 1051화
1,000억.
그 어떤 사람이든, 평생 호화로운 삶을 살아가고도 남을 정도의 엄청난 돈이다.
평생 1/100에 불과한 10억조차 만져보지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이기도 하다.
그만큼 1,000억이란 돈은 말만 들어도 가슴이 벅찰 정도로 큰 금액이었다.
그런데 민혁이 말했다.
최대 1,000억까지 지급한다, 라고.
잠시 패닉에 빠진 기자들이, 지금 자신들이 잘못 들었나 싶었다.
‘1,000억을 지급한다고?’
‘자신과 함께하면 말인가?’
‘미친, 그게 말이 된다고?’
그들은 순간 너무 어이가 없어 말문이 막혔다.
이는 아테네의 인사들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조차 미친 소리로 여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1,000억을 주겠다 말한 사람이 민혁이다.”
“민혁은 말을 번복하지 않는다.”
“또 그는 거짓을 말하지도 않아.”
그 1,000억에 대해 언급한 것이 다름 아닌 민혁이었다.
민혁을 비난하고 질투하는 많은 이들도 있었지만, 그들도 그가 ‘거짓’을 말할 이는 아님을 알고 있었다.
웅성웅성-
미친 듯한 카메라 플래시가 터져 나가며 그들의 목소리가 회견장을 채워간다.
“민혁, 미친 건가……?”
알렉산더는 지금 민혁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한 명의 아테네 인사가 손을 들고 질문했다.
“지금, 천외제국과 함께하면 돈을 지불해 주겠다는 겁니까? 그것도 억 소리에 가깝게요?”
그 질문에 민혁은 고개를 주억이며 말했다.
“저는 말을 번복하지 않습니다. 세계의 랭커분들은 전부 천외제국으로 집결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혹시 그럼 돈은 즉시…….”
그러나 민혁은 아테네 인사들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싫다면, 오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
“……!”
민혁은 분명히 돈을 이용해 협력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방금 전 그 말로써 그 자리의 모두는 알았다.
최대 천억을 내걸어, 민혁은 ‘갑’이 되려 하고 있었다.
실제로 천억이란 말을 들은 인사들이 말을 조심하고 있는 모습만 봐도 알 수 있다.
또한, 민혁이 자신이 데려온 오창욱을 가리켰다.
“계약은 이 자리에서 즉시 합니다. 계약내용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모두가 집중했다.
“650레벨 달성자 및 그에 준하는 신 클래스들은 천외제국과 함께 헬레냐 사냥에 동참할 시, 기본급 100억 원을 지급받는다.”
“허어어억!”
“컥!”
“이런, 미친!!!”
최대 1천억이라 말한 민혁.
그에 기자들과 인사들은 처음엔 이렇게 생각했다.
‘최소는 1억부터 시작인가?’
‘최대라는 말을 한 것부터가 최소는 훨씬 작게 시작하기 때문이겠지.’
그런데 그 생각이 단숨에 바뀌었다.
“천외제국이 측정한 기여도에 따라 추가 인센티브가 붙으며 최대 1천억까지 지불한다.”
“계약자는 계약을 한 즉시 천외제국의 의견을 절대적으로 수렴한다.”
“계약자는 얻은 전리품 및 골드. 전부를 천외제국에 상납한다.”
“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시, 선지급한 금액의 두 배의 위약금을 내게 된다.”
또 민혁은 바보가 아니다.
계약서에는 이런 굵직한 내용이 아닌 내용도 적혀 있는바.
‘몇 번을 강제 로그아웃 당해도, 접속불가 페널티가 풀릴 시 곧바로 로그인하여 다시 동참한다.’
그러나 민혁은 알고 있다.
기본급 100억을 지급하는 상황에서 이 조건을 들어주지 않을 이는 많지 않다는 것.
물론 더 많은 것을 뜯어내기 위해 목소리를 높일 자들은 있을 수 있다.
지금처럼.
“황당한 제안입니다.”
다름 아닌 베트남의 신궁 먀오였다.
베트남을 대표하는 랭커인 만큼 그녀는 예리했고 자신의 값어치를 안다.
“650레벨 달성자들, 그리고 그와 준하는 신 클래스들은 연 1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당장 연예인들 중에서도 그만큼의 수익을 올리는 이들이 있다.
그런데 지금의 각국의 하이랭커들은 연예인 이상의 자금을 벌어들인다.
물론 신궁 먀오급이라면 기여도를 더해 최소 300억 이상을 가져갈 수 있다.
그러나 일 년이라는 시간이면 자신도 충분히 그 정돈 번다는 거다.
그런데 천외제국에 절대복종하는 조건으로 그 돈을 번다?
“그런 하이랭커들이 이 계약에 큰 메리트를 느낄 거라 보십니까?”
촤촤촤촤촤촤촥-!
민혁과 먀오의 대치 속에서 쉴 새 없는 플래시가 터진다.
그에 민혁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럼…….”
기자들이 집중했다.
“하지 마십시오.”
“……!?”
민혁의 예상외의 반응에 먀오가 미간을 찌푸렸다.
유저들의 힘이 필요해서 이런 제안을 한 것이 아닌가?
그런데 곧, 민혁이 말한다.
“헬레냐와 바바리안에 의해 아테네의 인구 50% 이상이 감소하면 유저들의 숫자는 대폭 줄어들 겁니다.”
민혁은 주변을 둘러보며 말했다.
“또한 그로 인해 아테네를 떠나는 유저들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그렇게 될 시, 랭커와 골드, 모든 것의 값어치도 현저히 낮아지겠지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모든 게임은 이용자가 줄어들수록, 게임 속의 모든 가치가 현저히 떨어지게 된다.
“그때도 100억 이상을 벌 자신 있습니까?”
그렇게 되면 당장 하이랭커들이 하는 광고와 다양한 계약들도 끊기게 됨이 사실이다.
민혁은 지금 이 자리에서 그들에게 부탁하고자 옴이 아니다.
차가운 그 눈빛에, 먀오는 당혹스러운 듯 말했다.
“그, 그렇지만 지금 당신의 조건 자체가 말도 안 되지 않습니까? 천외제국에 650레벨 달성자들이나 그를 비롯해 수용할 수 있는 모든 인원을 받아들일 것 아닙니까?”
먀오는 민혁의 뜻을 정확히 읽었다.
최대한 많은 유저들을 모을 것이며, 그들 모두에게 이보다 못하더라도 괜찮은 조건을 제시한다.
최소 수천만이 모일 것이다.
아무리 천외제국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감당할 수 있는가?
지금 의심하는 자들은 생각할 것이다.
이용만 당하고 돈을 받지 못할 수도 있지 않을까?
“제 친구를 한 명 소개하겠습니다.”
그와 함께 기자회견장의 문이 열렸다.
열린 문으로 검은 정장에, 선글라스를 쓴 수백 명의 외국인 경호원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심지어 외국인 경호원들의 가슴에 있는 배지는 한 가문의 문양을 나타내고 있었다.
경호원들 틈으로 한 명의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아테네 닉네임은 켄라우헬.
현실에선 로스차일드 가문의 주인 라우쉬였다.
“로, 로스차일드 가문!”
“허어어어억!”
엄청난 카메라 플래시가 또 한 번 터진다.
켄라우헬이 로스차일드 가문의 가주라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
그러나 그 가문이 천외제국에 힘을 실어줄지는 몰랐다.
하지만 그럼에도 먀오는 비웃었다.
“아무리 켄라우헬이 천외제국 소속이라지만 최소 십조 원의 돈이 들어갈 겁니다. 또 당신은 그 돈을 빌리는 거겠지요. 로스차일드 가문은 자선기업이 아니죠. 더불어, 당신의 그 말대로라면 결국.”
먀오의 눈이 빛났다.
“이번 헬레냐 사냥이 실패하면, 당신은 수조 원의 빚더미에 앉게 된다는 겁니다.”
“……!”
기자들이 먀오의 말을 실감했다.
그의 말처럼 아테네가 몰락하면, 천외제국도 몰락하고, 이런 일을 벌인 민혁은 수조 원의 빚더미에 앉게 된다.
“그렇게 되면 당신이 후계자로 있는 일화그룹에 로스차일드가 소송을 걸겠죠. 로스차일드 입장에서는 한국의 가장 큰 기업으로 배상받을 거니 손해 볼 것도 없고요.”
먀오의 말에 모두가 수긍했다.
결국 로스차일드도 이득을 위해 움직인다.
그리고 민혁이 미간을 찌푸렸다.
“제가 친구를 소개한다고 했지, 로스차일드가 돈을 대준다고 했습니까?”
“……?”
곧 민혁이 다시 말했다.
“그리고 천외제국이 10조가 넘는 돈이 어딨습니까?”
“……?”
그 자리의 모두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럼 지금까지 한 말이 개소리였다는 건가?
수백 개의 카메라가 민혁을 바라볼 때, 그가 말했다.
“이번 헬레냐 사냥 후원해 줄 세계 기업 모집합니다. 아, 맞다.”
“……?”
“……?”
“……?”
“선착순입니다.”
그에 기다렸다는 듯 라우쉬가 손을 들었다.
“로스차일드 가문에서 1조를 후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알렉산더가 경악했다.
“지금, 설마…….”
그렇다. 이번 헬레냐 사냥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벤트가 될 것이다.
그 열기는 월드컵이나 올림픽을 뛰어넘을 것이 분명했다.
‘모든 금액을 기업들에 떠넘기겠다고?’
미친 발상이다. 그런데 더 재밌는 사실이 있다.
민혁이 진동으로 해놓은 휴대폰을 벨소리로 바꿨다.
“들리십니까?”
민혁이 피식 웃음 지었다.
“불이 나도록 울리는 제 전화벨 소리가.”
그 말이 끝난 순간.
삐리리리리리리리리-!
삐리리리리리리리-
민혁의 휴대폰이 미친 듯이 울려댔다.
전화가 꺼지면, 또 다른 번호로, 역시 꺼지면 다른 번호로 계속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사람들은 비상식적인 발상이나 그것을 가능케 한 민혁을 혀를 내두른 표정으로 보고 있다.
‘우리를 계약조건으로 모으지만, 돈은 기업이 지불한다?’
또 기업이 천외제국을 후원하기에 돈 떼먹힐 일도 없다.
민혁이 말했다.
“계약서 쓰시죠.”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그 자리의 모든 아테네의 인사들이 계약서를 작성했다.
* * *
지니. 즉, 임지혜가 기업후원에 관련한 긴급팀을 꾸려 운영하고 있었다.
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650레벨 랭커들 80%가 천외제국과 이번 전쟁에 함께하기로 결정했다.
또 레벨에 따라 금액을 측정하여 유저들을 ‘용병’식으로 고용하기로 결정하여 유저들이 미친 듯이 모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기업들 후원금이 생각보다 크지 않아. 숫자만 많지.”
자그마치 오십 개가 넘는 기업에서 후원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그러나 천외제국은 로스차일드를 비롯한 한두 개의 기업후원만 받을 생각이다.
수십 개의 기업이 후원하게 되면 그들의 요구조건에 의해 전투 중 혼란이 야기될 것이 분명하다.
또한, 끊임없는 PPL에 전 세계의 비난을 받을 터.
“현재 기업들이 후원하겠다는 금액이 얼마야?”
칸의 질문에 지니가 답했다.
“2천억이나, 3천억. 또는 500억도 있고, 대부분 1천억대야.”
“음…….”
자그마치 수조 원 이상이 필요한 일이다.
사실 이 제안은 민혁이 한 것이다.
민혁이 기자회견장에 간 이때, 칸이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처음이야, 민혁이의 이런 모습.”
“베라든 어르신을 잃었으니까.”
어쩌면 지금 민혁의 분노로 인해 우리가 잘못된 길을 걷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만약 유저들에게 지급한 돈을 후원금으로 끌어오지 못하면 자신들이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천외제국은 분명 유저들을 모을 필요가 있긴 했다.
“헬레냐 사냥에 성공만 한다면 몇 배로 돌아오겠지. 하지만 실패하는 상황이 문제겠지.”
곳곳에서 작은 한숨이 들려왔다.
물론 후원에 성공하면 기업이 타격을 입는 것이기에 천외제국은 괜찮다.
그러나 천외제국 입장에선 기업도 만족시켜야 했으며, 실패 시 일어날 파장이 두렵기도 했다.
‘현재까지 최소 3조 원 가까운 돈이 들어갔어.’
거기에 헬레냐를 대비하기 위한 모든 것을 최고로 하려면 수조 원은 더 필요한 현실.
그때, 기자회견장에 갔던 민혁이 일화그룹 회장 강민후와 돌아왔다.
민혁이 물었다.
“기업후원은 어때?”
지니는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민혁이 자신이 벌인 일에 대해 자책할까 싶어 조심스레 말했다.
“대부분 1천억대 후원이야. 그런데 네 말처럼 1천억을 후원하겠다고 기업 전부를 수용하면 엉망진창이 될 거 같아.”
그 말에 민혁은 태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예상했던 대로네.”
“응……?”
“예상했던 대로라고?”
그 반응에 되레 그 자리의 이들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때마침 민혁의 휴대폰이 울렸다.
“아버지의 말처럼 일이 진행되네요.”
강민후는 한 기업의 회장이다.
민혁은 이번 일에서 그의 도움과 조언을 굉장히 많이 받은바.
곧 민혁이 전화를 받았다.
“네, 민혁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에이플입니다.
세계 시총 1위 기업, 에이플이다.
민혁이 스피커폰으로 통화 모드를 전환해 모두가 들을 수 있게 했다.
다른 이들에게도 좋은 공부가 될 것이라 생각해서다.
기본적인 이야기가 오갔다.
그리고 민혁이 말했다.
“저희는 여러 기업의 후원을 원하지 않습니다. 딱 한두 곳 정도만 원합니다.”
-저희도 바라는 바입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다른 기업 중 가장 높은 액수의 후원금을 부른 곳은 5조입니다.”
“……!”
“……!”
“……!”
그 자리의 모두가 경악했다.
그것은 거짓이었기 때문이다.
에이플 측도 황당하다는 목소리였다.
-민혁. 당신의 급한 마음은 이해합니다만, 그 어떤 기업도 5조를 투자하여 회수하기 쉽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5조를 투자하겠다는 기업이 있을 리 없습니다.
정작 그리 말하는 에이플의 시총은 3천조다.
그리고 그 자리의 모두가 민혁의 무모함에 미간을 찌푸렸다.
-우리 측에선 3조를 제안합니다.
3조. 필요로 하는 금액에 훨씬 못 미친다. 심지어 민혁의 무리수가 그 후원금마저 사라지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제가 다른 기업에 제시했던 조건에 대해서 말씀드리지 않았군요.”
-다른 조건이요?
“예, 헬레냐 사냥 시 발생하는 모든 전리품의 90%를 기업에 반환한다. 단, 네임드 몬스터와 NPC 혹은 헬레냐와 바바리안의 전리품은 천외제국이 소유한다.”
-……!
“……!”
“……!”
“……!”
그 자리의 모두가 얼어붙었고, 그 자리의 모두가 알아챘다.
‘자, 잠깐 이거…….’
곧 에이플 관계자가 말했다.
-……실례했습니다. 원하시는 후원금이 있습니까?
자그마치 억에 가까운 인원이 천외제국의 편이 되어 싸울 터.
그 가치는 천문학적.
“8조 후원을 바랍니다. 물론 8조를 후원하면 우린 로스차일드 가문을 비롯해 더 이상 후원을 받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승인을 받겠다던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8조를 후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통화가 끝난 후, 임지혜가 눈을 부르르 떨며 중얼거렸다.
“유저와의 계약서에 적힌 내용에 따르면 유저들의 모든 전리품은 천외제국에 상납되어야 한다…….”
즉, 천외제국은 그들을 통해 그들의 계약금을 회수하는 게 가능하다.
한데 문제가 있다.
전리품이란 것은 결국 몬스터들을 사냥해야 나오는 돈이라는 사실이다.
때문에 당장에 쓸 수 있는 돈이 아니다.
한데, 기업을 운운하여 그들이 계약하게 만들었고, 되려 기업에는 그들이 얻어낸 것을 돌려주겠다고 말했다.
즉, 돈을 미리 끌어온 것이다.
또 이렇게 할 시에 실질적으로 천외제국이 지불해야 할 돈은?
‘제로? 아니, 이득이다.’
90%의 전리품은 에이플에 돌려주고 나머지 10%를 천외제국이 가지니까.
즉, 유저들과 계약한 금액은 실제로 전부 기업이 지불하는 셈이며, 유저들이 사냥한 전리품에 대한 것은 에이플이 가지고 대신 해당 기업은 홍보 효과를 크게 얻는다.
그로 인해, 유저들에게 지급할 돈뿐만이 아니라 헬레냐에 대비할 막대한 자금도 확보가 가능하다.
언급했듯, 천외제국은 어떠한 돈도 들지 않고 되레 이득을 보는 것이었다.
모두가 민혁과 민후를 놀란 표정으로 보았다.
회장 강민후, 그가 빙그레 웃었다.
“이게 비즈니스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