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062
밥만 먹고 레벨업 1063화
모두가 기다렸던 그 남자.
그 남자는 고작 이십 대 초반의 앳된 남성이었다.
비록 이십 대 초반이었지만, 어떤 희귀병 환자는 그를 보며 희망이란 것을 얻었다.
또 어떠한 이들은 그처럼 되고 싶다는 꿈을 품었다.
세상 사람들은 그의 성장과 폭식 결여증의 치료를 지켜봐 왔다.
그는 희귀병 소년을 위해 헬기를 타고 일본으로 날아가기도 했고.
최근에는 아테네로 벌어들인 수익금 수백억 원을 익명으로 기부하기도 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강자에겐 강하게 대하며, 약자는 안아줄 줄 알았다.
적에겐 누구보다 자비 없었고, 아군에겐 그 누구보다 친절했다.
우리는 어느덧 그 남자를 ‘황제’라 칭했다.
누군가는 시기, 질투에 눈이 멀어 그에 대한 악성 댓글을 써내려가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날. 그에 대한 동영상이 공개되었다.
해당 영상에서 그를 질투하고 시기했던 이들은 알게 되었다.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 흐느적거리는 자신과 다르게, 그는 몇 날 며칠을 한 가지 동작을 반복하여 무언가를 쟁취했다.
‘귀찮다’는 이유로 자기 계발하겠다는 의지를 뒤로하고 게임을 해대는 본인들과 다르게 수천만 백성을 이끌고 잠을 줄였다.
어느샌가, 그들은 즐투브에 그 이름 두 글자를 적어 새로운 영상이 올라왔나 찾아보기도 했다.
물론 여전히 그에 대한 악플은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 순간, 헬레냐가 소환한 수만 개의 헬파이어가 세상을 뒤덮었을 때, 모두가 애타게 기다리던 그가 돌아왔다.
[길드 마스터 민혁 님이 접속하셨습니다.] [사령관 민혁 님이 접속하셨습니다.]그 알림을 본 순간, 참담한 표정을 짓던 시청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와아아아아!’ 하는 소리를 질렀다.
그는, 등장과 함께 세상을 뜨겁게 달구었다.
[뜨거운 함성이 세상을 뒤덮었다.] [그 함성 속, 아직 앳된 사내가 있었다.] [무수히 많은 고난과 역경을 딛고 나아가는 그의 행보를 모두가 바라봤다.] [오로지 그만이.] [유일하게 그만이.] [세상에서 그만이 해낼 수 있는 일.] [유일무이한 대군주.] [짙은 어둠 속, 작디작은 불을 피우고, 그를 따라 피어나는 수억개의 불이, 세상을 환하게 비추니.] [대군주의 힘 앞에 어떠한 적의 공격도 그와 함께하는 자들에게 닿지 못하리라.] [특성 대군주. 군주의 방패가 발동됩니다.] [군주의 방패가 어떠한 공격으로부터 무조건 1회 당신을 보호해 줄 것입니다.] [지금, 대군주가 당신과 함께하고 있습니다.]자신들의 머리 위에서 발동된 굳건한 빛의 방패가 그들을 지켜냈다.
[모든 HP와 MP가 25% 회복되며 모든 방어력이 3분 동안 증가합니다.]죽어가던 자들의 HP가 25% 회복된다.
헬레냐는 무력화되는 헬파이어를 보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수억 명을 모두 지켜낸다고?’
살면서 단 한 번도 보지 못한 힘이었다.
그녀의 고개가 돌아갔다.
그곳에 민혁이 있었다. 어느덧 두 개의 검을 늘어트린 민혁이 사색이 된 바바리안에게 걸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기운을 어느 정도 회복한 밴과 알렉산더가 그의 다리를, 멱살을 쥐고 놓아주지 않았다.
“이, 이이이익! 이놈들! 나, 날 죽이면 세상에 엄청난 숫자의 몬스터가 동시에 쏟아져 나올 거다.”
같잖은 협박이었다. 몬스터의 주인 바바리안은 오로지 이날을 위해 수천 년 이상을 음지에서 버텨왔다.
역겨운 몬스터들을 해체하고 붙이고를 반복하며!
그런 그를 쌍검을 쥔 민혁이 스치고 지나갔다.
쿠콰콰콰콰콰콰콰콱-!
“크아아아아악, 으, 으아아아악!”
공포가 섞인 비명이 울려 퍼졌다. 헬레냐의 얼굴이 갈수록 일그러져만 갔다.
주변에 있던 수십 기의 천공의 기사들이 위험을 직감하고 빠르게 내달려왔다.
바바리안은 온몸울 베이면서도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이 강대한 힘을 맞고도 견뎌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혁이 무심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스거어어억-!
데구르르르르-!
8기둥의 후보였던 자.
실제론 충분한 자격을 갖췄으나 다양한 종을 가지고 실험을 하였다는 이유로 그 자격을 박탈당한 자.
그의 몸이 무너져 내렸다. 연합군의 환호가 세상을 가득 채우며.
[8기둥의 후보 중 하나. 바바리안을 죽이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레벨업…….] [바바리안을 죽이는 데 참여한 모든 자들이 2레벨업 합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 [레벨업 하셨습니다.]바바리안은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네임드 NPC다.
자그마치 8기둥의 후보였고 8기둥 자체가 인류의 위협이기도 했다.
당장 바바리안만을 죽이기 위해 수억 명이 희생된 것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만큼 사냥에 동참하기만 해도 보상을 받는 시스템이 있는 것이다.
동참만 해도 3레벨업.
심지어 바바리안의 몬스터를 죽이고, 천공의 기사들마저 죽인 유저들이 있다.
그들 대부분은 천외제국 하이랭커들 혹은 알렉산더를 비롯한 650레벨대 랭커들이다.
아스갈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기본적인 2레벨업 보상과 함께 그녀가 총 8레벨업을 해냈기 때문이었다.
물론 접속불가 페널티를 무시한 것을 회복하진 못했지만, 한숨 돌릴 정도는 된 것이다.
또 민혁에겐 그 외의 끊임없는 알림이 들려오고 있었다.
[5,416,030플래티넘을 획득합니다.]민혁은 계속해서 들려오는 알림을 신경 쓸 틈이 없었다.
그가 천공의 기사들을 살폈다.
자신에게 달려오던 모든 천공의 기사들이 동작을 멈췄다.
그 틈에, 많은 유저들이 멈춰 버린 마흔 기 이상의 천공의 기사들을 파괴하여, 레벨 하락 페널티를 상쇄하는 경험치를 얻었다.
그때.
쿠그그그그그그-
[몬스터의 주인 바바리안이 사망함에 따라 바바리안의 소환의 방에 있던 모든 몬스터가 쏟아집니다.]쩌어어어어억-
열린 공간에서 몬스터들이 끊임없이 쏟아져나왔다.
화색을 띄우던 유저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민혁도 마찬가지다. 끊임없이 꿀렁이며 튀어나오는 놈들은 억에 가까울 정도로 많았기 때문이다.
바바리안은 전투에 불필요한 몬스터들은 굳이 소환하지 않았다.
만약, 소환한다 해도 신들의 땅에서나 소환했을 것이다.
그에게 있어 인류는, 언제든 쉽게 쓸어버릴 수 있는 대상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자만이 어쩌면 바바리안을 죽음으로 이끌었을지도 모른다.
이제 막바지라고 여겼던 유저들의 숨이 거칠게 변했다.
하지만 모든 이들의 시선은 오로지 민혁과 헬레냐에게 향해 있었다.
서로가 서로를 죽일 듯이 노려보고 있다.
일 년 전의 헬레냐는 애송이로 여겼던 민혁에 의해 다시 봉인되었다.
그리고 민혁은.
‘어르신.’
베라든을 잃었다.
이젠 그 종지부를 찍을 때다. 민혁의 몸이 부들부들 떨려온다.
그녀를 죽여야겠다는 생각이 그의 온몸을 떨리게 만든다.
심장이 쿵쾅쿵쾅 뛴다.
그녀를 죽이고자 하는 분노가 그의 온몸을 잠식하고 있었다.
그때.
[시스템 베라든의 제자가 활성화됩니다.] [분노는, 때론 그 사람을 집어삼키는 괴물이 된단다.]“…….”
그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따뜻한 목소리에 민혁의 심장의 쿵쾅거림이 잦아들었다.
민혁의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는 알 수 있었다.
헬레냐의 시선은 ‘도발’이었다.
자신이 마음의 평정심을 찾지 못했다면 무모한 행동을 했을 것이고, 그것은 곧 패배의 지름길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시스템의 창조자가 당신을 바라보며 작은 웃음을 짓고 있습니다.]그가 나와 함께하고 있음을 알았다.
그리고 헬레냐는 순간적으로 보았다.
민혁을 바라보며 작은 미소를 짓고 있는 베라든을.
‘거기 있었구나.’
헬레냐는 원했다. 베라든이 가지고 있는 ‘베라든의 제자’의 힘을.
아직 온전한 힘을 갖추지 못했으나 추후 그 힘을 깨우게 되면 그 힘은 상상을 초월하게 된다.
탐욕 어린 미소를 머금는 그녀의 눈에, 민혁을 향해 미소 지으며 그가 쥔 검을 함께 잡아주는 베라든의 환영이 스쳤다.
헬레냐가 입술을 비틀었다.
‘저것을 뺏으면 바바리안이 없어도 된다.’
희열하는 그녀가 손짓했다.
“오너라.”
* * *
시청자들은 지쳤다.
쏟아지는 억에 가까운 몬스터에 다시 끊임없이 유저들이 죽어 나간다.
이제 이 전쟁의 종지부를 보고 싶었다.
그랬기에 집중했다.
억에 가까운 몬스터를 방패 삼아, 민혁을 도발하는 헬레냐를.
대지를 가득 채운 엄청난 몬스터와 헬레냐의 마법을 뚫고 민혁이 닿을 수 있을까?
그 곁에, 민혁을 ‘헬레냐’의 곁에 보내기 위한 자들이 섰다.
브로드, 밴, 코니르, 아레스, 발렌티노, 아스갈, 엘피스.
그리고.
저벅저벅-
네르바까지.
몬스터들과 싸우는 유저들은 알았다.
이제 이 전쟁이 끝을 향해 가고 있다.
“길을 열어라!!!”
“민혁 님이 갈 수 있는 활로를 열어라!”
모두가 마지막 힘을 낸다. 천천히 열리기 시작하는 활로를 쫓아 민혁이 내달리기 시작했다.
엄청난 마법폭격이 쇄도한다.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대군주의 특성이 발동된다.
[대군주를 지키는 기사들이 그와 함께하리라.] [특성 대군주. 군주의 기사가 발동됩니다.] [선택된 열 명의 기사가 5초 동안 절대무적의 배리어를 두르며, 모든 공격력 40%가 상승하고, 이미 사용했던 필살기 스킬을 1회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찬란한 빛이 민혁과 함께 내달리는 이들 몸에 깃든다.
그들이 앞장서 거대한 마법폭격과 몬스터들의 광역기 공격을 온몸으로 막아낸다.
“죽음의 늑대.”
“용살창!”
“대악마 가르기.”
그들의 필살기가 활로를 연다.
그 틈으로 민혁이 내달리지만, 가까스로 열린 몬스터의 길이 다시 닫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 앞을 여러 기사들이 막아선다.
곧바로 민혁과 함께 내달리던 칸이 번쩍 뛰어올랐다. 그러곤 그의 팔을 잡아채 빙글빙글 돌렸다.
“가라.”
파아아아아아앙-!
민혁이 빛처럼 날아갔다. 허공을 밟으며 내달리는 그에게 헬레냐의 마법들이 쏟아졌다.
쿠콰콰콰콰콱-!
어느새 나타난 밴이 배리어를 두른 몸으로 마법을 대신 맞았다.
그는 깍지 낀 양손을 민혁에게 내밀었다.
“가십시오. 폐하.”
파하아아아아아앙-!
하늘 높이 민혁이 솟구쳐 올랐다.
이미 하늘엔 매를 닮은 사내가 기다리고 있었다.
“딱히, 그대가 좋아 함께하는 건 아닐세.”
그것은 네르바였다. 날아오른 민혁의 손을 잡아준 네르바가 그의 어깨에 매의 날개를 달아주었다.
“먹이를 찾은 매.”
네르바의 중얼거림과 함께.
쑤우우우우웅-!
민혁이 매의 날개를 활짝 펼쳐 헬레냐를 향해 쏘아졌다.
헬레냐가 웃었다.
“오너라, 꺄하하하하하하!”
이미 준비하고 있던 수천 개의 마법과 함께.
그녀는 민혁에게서 베라든의 제자를 뺏을 생각에 환희의 미소를 지었지만, 또다시 보았다.
쏘아지는 민혁과 그의 등 뒤에서 작은 미소를 짓는 베라든을.
헬레냐의 눈앞에 떠오른다.
죽어가는 베라든을 보며 깔깔 웃는, 자신에게 작은 미소를 그리며 웃어가던 베라든을.
-그였다.
-삐뚤어진 제자를 바로 잡아줄 또 다른 제자.
-후회하지 않았다.
-내 마지막 순간이 그 아이와 함께였기에.
-헬레냐.
-그 아이는, 너를.
그의 유언을 상기하며 두려움의 눈빛으로 변해가는 헬레냐.
그 두려움에 수천 개의 광역기 마법의 캐스팅을 완료하여 쏘아 보내려 했다.
그런데.
쿠구구구구구궁-
거대한 힘이 헬레냐를 억눌렀다.
[신들을 이끄는 대군주.] [유일무이한 그 군주의 힘 앞에.] [어떠한 적이든 굴복하리라.]쿠우우우웅-!
[압도.] [그 어떠한 적이든 10초 동안 스턴 상태에 빠트립니다!]헬레냐의 동공이 확장된다. 캐스팅이 끝나가던 마법들이 사르르, 흩어졌다.
어느덧 자신의 눈앞에 선 민혁이 보였다.
“오라며?”
헬레냐는 조소를 머금은 민혁을 보며, 그의 등 뒤에서 작은 미소를 머금은 베라든이 보였다.
헬레냐에게 죽기 전, 베라든이 했던 말이 다시 스쳐 지나갔다.
-그 아이가, 너를 벌할 것이다.
-나는 믿는다.
촤아아아아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