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161
밥만 먹고 레벨업 1162화
민혁은 자서전을 집필하는 동안 꺼놨던 알림을 다시 켰다.
그러자 끊임없는 알림이 울려 퍼졌다.
[크라푸크 영토의 방문자 수가 1,136배 증가했습니다.] [기존의 영토에서 크라푸크 영토로 이주를 신청한 백성이 98,970명에 달합니다.] [크라푸크 영토에서 발생한 세금이 천외제국 국고에 보관됩니다.] [세금은 1,287플래티넘입니다.]민혁은 순수하게 감탄했다. 그리고 헤이즈를 불러 어떠한 일이 벌어진 건지에 대한 보고를 들은 바 있었다.
‘천외제국 가신들이 가게를 차렸다.’
물론 그들이 매번 가게를 운영할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민혁은 방금 자신을 찾아와 이주를 신청한 가든을 떠올렸다.
가든은 처음 얼굴을 가리고 있어 몰랐으나, 민혁도 좋아하는 세계적인 요리사였다.
그가 천외제국의 식당들 체인점에 힘써주며 밴에게 커피 내리기 등을 배우고 싶다고 하였다.
“체인점이라.”
체인점을 내게 되는 첫 번째 이유는 손님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함이다.
민혁이 받은 보고에 따르면, 가든의 방송이 나가자마자 코니르네 라면, 헤라클네 김밥집에 몇백 미터에 이르는 줄이 생겼다고 한다.
그러한 사람들의 불편함을 채워주는 게 일 순위이다.
두 번째 이유는 더 많은 수익창출이다.
당연히 체인점이 계속 늘어나면 천외제국이 거둬들이는 수익은 엄청나게 높아진다.
가장 결정적인 것이 있다.
‘체인점이란 개념은 굳이 천외제국에만 제한되지 않는다.’
동맹국들에 입점시킬 수 있다. 그 때문에 수요는 계속될 것이고 어쩌면 빠르게 자금을 확보하여 영토를 더 빠르게 늘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가장 난해한 점이 있다.
“코니르의 라면과 밴의 커피는 체인점들이 그 맛을 절대 따라갈 수 없는데…….”
물론 ‘이름값’만으로도 엄청난 이슈가 되어 초반 매출은 어마어마할 거다.
하지만 체인점들은 그 맛을 따라가지 못하기에, 결국 매출이 감소하고 추후 폐업하게 될 확률이 높다.
그러면 되레 천외제국에 악영향을 끼친다.
그런 걱정을 하는 와중에, 헤이즈가 말했다.
“상인 중에 특별한 이능을 가진 상인이 있지 않습니까?”
민혁은 곰곰이 생각하다 떠올렸다.
확실히 있다.
“그 상인의 클래스가 연계의 상인이던가.”
연계의 상인, 특이한 이름이다.
상인 랭킹에 오른 상인들은 저마다 특별한 상인의 힘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는 1의 매출을 발생시키면 1.1을 얻을 수 있으며, 누군가는 상인으로서 돈을 벌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이 안내되기도 한다.
이런 미친 듯이 뛰어난 클래스들 틈에 아주 특이한 상인의 능력을 가진 자가 있다.
“그 이름이 브로우던가, 초반엔 아주 유명했지.”
그의 특이한 힘은 바로 이것이다.
체인점을 냈을 시, 그 맛을 따와 다른 체인점 사장이 본점의 맛을 약 90%까지 끌어올릴 수 있게 한다.
어떻게 이런 게 가능한가.
‘결국 아테네도 게임이니까.’
하지만 브로우는 루브앙 제국에 고용되었다가 버려졌다.
“처음엔 흥하는 듯했으나, 결국 ‘대중적’이지 못했던 게 한몫했죠.”
그렇다. 루브앙 제국은 가장 뛰어난 황실 요리사의 요리 실력을 토대로 고급 식당 체인점을 냈다.
그리고 이 고급 식당은 루브앙 제국 전체로 번져 나갔으나 망했다.
맛이 문제가 아니다.
애초에 루브앙 제국 자체의 어리석은 판단이 문제였다.
“귀족들이나 사 먹을 법한 가격대의 식당을, 체인점으로 수십 개 이상을 만들어대었으니, 망하는 게 당연하죠.”
평범한 사람들이 먹는 식당은 체인점으로 백 개 이상의 지점을 두기도 한다.
하지만 고급 식당이 체인점으로 백 개 이상 지점을 가지는 경우를 본 적이 있는가?
없다. 그런데 루브앙은 비슷한 맛을 낼 수 있다고 그것을 감행했고, 결국 망했다.
“독소 조항이 들어간 계약에 의해, 결국 그 유저는 빚만 지고 루브앙에서 쫓겨났다죠.”
유저가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손실을 떠넘긴 거다.
“지금은?”
“찾아봐야겠지요. 이방인들의 흔한 말로, 접었을 확률이 꽤 높습니다. 그리고 회유하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민혁은 헤이즈의 표정을 보고 그 말뜻을 이해했다.
이미 ‘제국’에 덴 자이지 않은가?
“만약 찾게 되면 어떻게 할까요?”
“내가 직접 찾아가 볼게.”
“알겠습니다.”
“참, 그리고 이번 크라푸크 영토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곳은 어디지?”
그것 또한 꽤 궁금한 사항이었다.
당연하게도 코니르네 라면, 헤라클네 김밥이 대중적이기에…….
“코니르 님의 가게가 두 번째로 높은 편이고, 가장 큰 수익을 올린 분과 약 수십 배 정도 차이 납니다.”
“?”
“바로 오블렌 님이십니다.”
“오블렌은 나무에 누워서 책 보는 것밖에 안 했다며……?”
“책만 보셨는데 하루 동안 약 713플래티넘을 벌어들이셨습니다.”
“……?”
역시 갓블렌이었다.
* * *
㈜즐거움 회의실.
㈜즐거움은 얼마 후면 있을 대규모 업데이트에 관련한 사항을 최종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이번 업데이트는 이례적인 대규모 업데이트였다.
‘유저들 수준이 크게 상향되었지.’
하지만 그렇다고, 유저들이 너무 강해졌다, 하며 부랴부랴 업데이트를 하는 건 아니었다.
애초부터 유저들이 어떠한 수준에 도달하였을 시, 업데이트가 되게 설정되어 있던 것.
이것은 아테네 초창기부터 설정된 것이었다.
그 조건들은 하이랭커들의 평균 레벨이 670 이상일 것.
가장 위대한 무기들에 대한 정보가 풀릴 것.
신등급 아티팩트 소유자의 비율이 유저 중 5%를 넘어설 것.
그리고 우스운 이야기지만 화폐 가치가 있다.
유저들은 골드를 현금으로 사들이기도 한다.
과거에 비하면 그 값어치가 1/3로 떨어졌다.
그만큼 돈이 많이 풀렸다는 의미가 되며, 아테네의 화폐 가치가 낮아졌음을 의미한다.
유저들은 이러한 열 개가 넘는 조건들을 모두 충족하였다.
당연하게도 그에 맞춰 NPC들의 수준도 크게 상향되었다.
차락-
강태훈 사장이 보고서를 넘겼다.
루브앙 제국이 처음 등장했을 시, 신의 검들의 평균 레벨대는 약 600대 초반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크게 상향되어 720레벨 정도에 이른다.
그리고 공작들의 레벨은 약 800 초중반이다.
군신과 같은 절대적 신의 경우 900을 넘어선다.
초창기에 비하면, 확실히 NPC들도 약 1.3배 이상 강해졌다.
그들도 시간이 흐를수록 성장하고 강해지기에 당연한 결과다.
“꺼리는 자들도 분명 있겠지만, 만족하는 자들도 많을 걸세.”
대부분 업데이트는 유저들의 반감을 사는 법이다.
하지만 이번 업데이트의 경우, 다시 성장이 지체되기 시작한 그들에게 새로운 발판을 만들어줄 것이다.
또한, 이번 업데이트의 주축이 되어줄 이들도 있다.
“가이아의 초대장은 내일쯤 발송 예정인가?”
“네, 맞습니다.”
가이아는 새로운 신대륙의 이름이다.
그렇다. ㈜즐거움은 이번에 새로운 신대륙을 공개한다.
그리고 그 새로운 신대륙의 수준은 일반적인 대륙과 차별화되었다.
방금 말한 초대장은 바로 ‘탐사대에게 보낼 초대장’을 뜻한다.
탐사대가 가이아에 발을 들일 것이다.
이 탐사대는 유저와 NPC의 비율을 골고루 섞어 선정되는데, 그중에서도 소수의 인물들만 선정된다.
선정 인원은 약 스무 명.
NPC 최강자들과 유저 최강자들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이 최강자들이 초대를 거절하면, 다른 후순위에게 초대장이 향한다.
또한, 민혁을 제외한 기둥후보들은 제외된다.
또 한 제국에서 두 명 이상이 초대장을 받을 수도 없다.
이 초대장의 종류는 총 두 가지였다.
첫 번째 초대장은 파란색으로, 탐사대가 받는다.
그리고 두 번째 초대장은 붉은색으로, ‘가이아의 수호자’가 될 이들이 받는다.
가이아의 수호자에 대한 초대장은 이미 모두 전송되었다.
오로지 1,000위권 내, 혹은 신클래스급에 이르는 자들에게만 보내진 이 초대장은, 발송과 동시에 열람을 위해선 ‘발설 금지에 대한 조항’에 서명해야 한다는 제한이 걸린다.
서명 후 그들은 진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며, 초대장에 응하지 않는 자들도 모든 업데이트가 끝날 때까지 발설해선 안 된다.
그리고 초대장을 받은 이들 중 약 99%가 승낙했다.
가이아의 수호자들은 탐사대가 대륙 깊숙한 곳으로 진입하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한다.
그들이 승인한 이유는 오로지 한 가지.
최고로 꼽히는 유저와 NPC 10인의 무력이 궁금해서다.
더불어 가장 큰 이유는 민혁과 자신들의 격차를 확인하기 위함도 있었다.
“재밌겠군.”
강태훈 사장이 기대된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단순히 강하다고 해서 10인이 돌파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가이아의 초대장을 받은 이들도 꼭 강하기만 해서 그들을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다.
힘에 필적하는 컨트롤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다.
“예정대로 탐사대의 시작과 함께 광고 영상이 준비되어 있겠지?”
“물론입니다.”
㈜즐거움은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탐사대의 출정과 함께 새로운 업데이트를 알리는 광고가 송출될 것이다.
* * *
연계의 상인 브로우, 김춘식은 자신의 ‘대박국밥’집에서 틀어진 뉴스를 보았다.
[세계적인 가상현실 게임, 아테네가 곧 대규모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는 만큼 많은 이들의…….]여성 아나운서의 말을 들은 김춘식은 TV를 꺼버렸다.
아테네를 접은 지도 벌써 1년이 되어간다.
아테네라는 게임만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
루브앙 제국은 브로우와 공정하지 않은 계약을 맺게 했다.
‘사인한 나도 잘못이 있지만.’
설마하니 루브앙 제국이 내놓은 식당이 그렇게 당차게 망해 버릴 줄은 몰랐다.
그 계약의 내용 중 일부는 체인점이 적자가 날 시 적자를 브로우가 떠맡는다는 개념의 내용이었다.
대신에 루브앙은 천문학적인 계약금을 제시했고, 설마하니 망하겠어 했으나, 완전히 망했다.
때문에 그가 진 빚은 계약금의 30배에 달하는 거액이었다.
브로우는 그 후로 아테네를 접어버렸다.
‘말만 번지르르한 놈들 같으니.’
놈들은 처음에 ‘계약서’상에만 이렇지, 정말 적자가 발생할 것 같으면 자신들이 책임진다며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정말 적자가 나자, 놈들은 검을 들고 자신을 쫓아다니며 위협했다.
“어휴.”
창식의 입에서 한숨이 나왔다.
이놈이나, 저놈이나.
창식은 가진 자들의 횡포에 죽을 맛이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자들도 있었으나, 워낙 당한 게 많다.
‘이 국밥집도 일주일 뒤면 나가야 되는구나.’
창식의 국밥집은 착한 국밥집으로 큰 유명세를 탔다.
그러자 건물주가 자신에게 나가달라고 말했다.
유명해지기 며칠 전만 해도 계약 연장을 했으면 좋겠다던 그들이 말이다.
그러던 때 국밥집으로 꽤 훤칠한 중년인이 들어왔다.
“안녕하세요, 일화 그룹 비서실장 박문수라고 합니다.”
자신을 소개한 그는 명함을 내밀며 그 방문한 이유를 알렸다.
그 말을 들은 창식은 명함을 손아귀에 쥐어 구겨 버렸다.
“체인점!? 내가 두 번 다시 아테네에 체인점을 내면 사람이 아닙니다. 썩 가십시오!”
루브앙이나 천외제국이나 똑같다.
특히나 가장 화나는 건 이런 것이다.
“매번 누구의 명을 듣고 귀한 당신을 모시기 위해 왔다는 식으로 말하는데, 내 정작 그놈들 얼굴 한번 본 적이 없소이다!”
이런 식으로 말하면 그들은 이리 답했다.
-그분께선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십니다.
밑에 사람들 내세워 뒤로 숨는 그놈들이 지긋지긋하다.
“그렇게 내가 필요하면 지들이 직접……!”
딸랑~
“안녕하세요?”
“?”
창식이 깜짝 놀랐다.
문이 열리며 일화 그룹 후계자이자, 천외제국 황제인 민혁이 들어서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가 들어가면 다른 손님들이 불편해하실까 봐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
제 발로 자기가 왔다고?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사가, 고작 국밥집에?
하지만 그래도 창식은 믿지 않았다.
“얼굴 한번 비친다고, 제 생각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그럼 한 번, 두 번, 열 번, 믿으실 때까지 국밥 먹을 겸, 얼굴 비칠 겸 와도 되나요?”
“흥, 퍽이나 그러시겠구만!”
창식은 그들을 말 그대로 문전박대했다.
그 같은 인사가 이곳에 매일 오겠다?
개소리에 불과하다.
그런데, 다음 날.
“국밥이요.”
또 다음 날.
“국밥 대자요.”
“?”
또 다음 날.
“오늘은 얼큰국밥이요.”
다음 날.
“오늘은 수육국밥입니다.”
또 다음 날.
“오늘은 수육국밥에 얼큰국밥 하나씩이요.”
그는 계속해서 찾아왔다. 항상 예의가 바르게.
그리고 결국 창식이 이사를 가야 하는 날이 되었다.
그는 어김없이 이삿짐을 싸고 있는 그를 찾아왔다.
“오늘부턴 국밥 안 판다네, 쫓겨났거든.”
“…….”
민혁은 그릇을 싸는 그를 도우려 했지만 창식이 손대지 말라며 말렸다.
“그것보다 왜 이렇게 찾아와?”
“국밥이 맛있어서요? 또 사장님을 얻고 싶어서요?”
민혁은 솔직했다. 마음이 녹게 하는 재주가 있는 사내다.
‘이정도 정성이면 계약서를 한 번쯤은 흩어봐도…….’
그때, 누군가 들어왔다.
건물주와 건물주 아들이었다.
“김 사장, 우리가 이사비 지원해 줄 테니까, 여기 국밥집 이름 좀 그대로 쓰게 해달라니까? 인테리어비도 줄 테니까, 그냥 아무것도 손대지 말았으면 하는데.”
그 뻔한 속내가 보인다.
그러다 두 사람은 허름한 국밥집에 있는 민혁을 보고 놀랐다.
그것도 잠시 춘식을 보았다.
춘식은 고개를 저었다.
“제가 얻은 유명세를 이사비 수백만 원에 사겠다고요? 나를 쫓아내고요?”
울분이 차오른다. 차마 그건 허용할 수 없었다.
역겨워 죽을 지경이다.
성질을 내며 이삿짐을 다 꾸린 춘식이 결국 투덜거리며 돌아간 건물주와 아들내미가 있는 곳을 눈물을 글썽이며 보았다.
그때, 누군가 손에 한 움큼 쥔 무언가를 뿌려댔다.
소금이었다.
“제가 음식 버리는 건 안 하는데 재수가 없으니 좀 뿌려야겠습니다.”
“……?”
그런 그를 춘식은 보았다.
“이 가게 소중하시죠?”
소중하다마다.
약 20년을 이곳에서 국밥만 팔았다.
그런데 유명해지고 나니 건물주가 이곳을 떠나란다.
서러움이 물밀 듯이 온다.
그에 건물을 바라보던 민혁이 말했다.
“제가 약속하나 할까요?”
“…….”
춘식이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돌아봤다.
민혁이 작은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일 년 후, 김 사장님은 이 건물의 건물주가 되어 있을 겁니다.”
진심이 담긴 목소리에 김춘식은 그것이 허세이든, 아니든 픽 웃었다.
“계약서 좀 볼 수 있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