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222
밥만 먹고 레벨업 1223화
민혁은 자신이 간과했던 부분을 상인의 신과의 대화를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
‘지상에서의 귀족들도 직접 가게를 방문하여 먹긴 한다.’
신과 귀족은 근본이 달랐다. 신들은 전지전능하고 숭배의 대상이 된다.
그러한 자들이 음식을 먹기 위해 직접 걸어온다?
상인의 신의 말처럼 그들은 먹지 않아도 영원을 살 수 있는 특별한 육체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민혁은 상인의 신과의 대화를 통해 한 가지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신들이 오기를 꺼린다면, 오지 않고 주문하게 하면 되지 않는가!’
민혁은 곧바로 준비에 들어갔다.
회의실을 나오자마자 곧바로 귓속말을 보냈다.
[민혁: 혜민아빠 님, 혹시 철가방 만들어주실 수 있나요?] [혜민아빠: 만들 수는 있습니다만, 갑자기 철가방은 왜……. 배달음식 시켜 드시는 것도 모자라 차리시려고요? 차려도 민혁 님이 다 드실 거잖아요?] [민혁: 듣고 보니 그렇네요?]민혁은 자신도 모르게 납득했다가 정신을 차렸다.
[민혁: 일반 철가방보다 훨씬 가벼우면서도 음식이 식거나 불지 않게 만드는 거 가능한가요?]배달업체 사장님들의 꿈과 같은 말일지도 몰랐다.
오래 걸려도 불지 않는 철가방의 기능!
음식이 많이 들어 있어도 가벼운 기능!
소비자도 좋고, 사장님도 좋은!
[혜민아빠: 잠시만요. 헤파이스토스 님하고 이야기 좀 할게요.]곧 다시 귓속말이 왔다.
[혜민아빠: 가능하다고 합니다. 철가방의 무게는 기존의 1/5 정도로 줄일 수 있고 많은 음식을 넣어도 철가방의 무게만 느껴질 수 있게도 할 수 있다네요. 1주일간 처음 넣은 그 상태로 만들 수 있는 기능도 넣을 수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철가방의 크기는 대폭 줄여놓고 음식은 더 많이 넣는 것도 가능하다는데요? 오, 철가방이 흔들려도 내용물이 넘치지 않게도 가능하답니다.]민혁 개인이 현실에 가져가고 싶을 정도의 철가방이다.
[민혁: 딱 100개만 만들어주세요. 얼마나 걸려요?] [혜민아빠: 3일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귓속말을 끝내고 민혁의 계획을 들은 브로우가 우려를 표했다.
“먹지 않아도 불멸을 살아가는 그들이 과연 음식을 시켜 먹을까요?”
민혁은 그 말에 정확히 반박할 수 있었다.
“야식 시켜 먹는 사람 중에 꼭 배고파서 시켜 먹는 사람만 있을까요?”
물론 그런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술 한잔 기울이기 위해, 그저 입이 심심해서, 또는 지인들과 모여 있기에 시킨 이들도 많다.
민혁이 파고드는 부분은 이것이다.
“사람들이 야식을 좋아하면서 왜 자중하려고 노력하는지 아세요?”
브로우는 명색이 한 가게의 사장이다.
“살찔까 봐요……?”
정확한 이유다. 사람들이 야식을 자중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주머니가 가벼워서가 아니다.
살찔까 봐서다.
“상인의 신은 신들이 먹지 않아도 산다고 했죠.”
그러한 것을 도리어 기회로 이용할 수 있다.
“신들은 먹지 않아도 살 수 있기도 하지만 먹어도 살이 안 찐다는 겁니다.”
브로우가 눈을 부릅떴다. 자신의 불룩하게 튀어나온 아저씨 배에 손을 얹어본다.
엄청난 야식과 술로 키워온 뱃살!
신들은 이러한 것을 걱정하지 않고 야식을 먹을 수 있다고?
“부, 부럽다…….”
“저도요…….”
세상에! 야식을 먹어도 살이 안 찌는 몸이라니.
세상 사람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몸이 분명하다.
“우린 뭘 준비하면 될까요?”
“저는 음식메뉴들을 만들고 가게에 적용시키겠습니다.”
“민혁 님의 손맛이 모든 요리에 적용된다면…….”
브로우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민혁이 한번 적용만 시켜도 브로우의 힘에 의해 90% 동일한 맛을 낸다.
민혁이 확신했다.
“무수히 많은 신들은 ‘요리의 신’의 요리를 먹어보고자 합니다.”
당연한 일이다. 그것을 다스리는 신의 요리는 얼마나 맛있을지 궁금할 거다.
“하지만 요리의 신께선 절대신입니다.”
감히 그들은 그런 말조차 꺼내지 못한다. 또 요리의 신이 뭐가 이쁘다고 신들에게 요리해 주는가?
“그들은 제 요리에 한 번쯤 호기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주문 한 번만 하면 되니까요.”
민혁이 격양된 목소리로 말했다.
“성공한다면 90%를 구현하는 맛이 이제 100%가 될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 * *
민혁은 모든 준비를 끝마치고 가게를 오픈했다.
전단지를 돌리는 건 콩이와 자신이 하기로 했다.
[상인의 신과 내기 중이십니다.] [3일 차인 현재 매출 0골드입니다.]오픈을 늦게 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3시간이 흐르고 4시간이 흐른다.
5시간이 흐르고 6시간째가 된다.
[3일 차인 현재 매출 0골드입니다.]주문이 단 한 건도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 들어왔다.
상인의 신이다. 그가 조소 섞인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직도 매출이 0골드시군요.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배달…… 이란 걸 하는 건 나쁘지 않은 선택이긴 했습니다만…….”
상인의 신은 이럴 줄 알았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한번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을걸요?”
민혁은 상인의 신을 되레 비웃었다.
그런 그때.
[신의 목소리.] [첫 번째 주문이 들어옵니다!]어떠한 신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첫 번째 주문을 받은 민혁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선을 다해보십시오.”
이제 고작 한 번의 주문일 뿐. 상인의 신은 개의치 않으며 나섰다.
그러나 민혁은 이 한 번의 주문이 불러일으킬 파장을 알고 있었다.
* * *
절대신들이 오랜 회의를 지속하고 있다. 자그마치 10시간을 넘어가는 회의에 그들은 피곤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때. 규율과 규칙을 지키는 심판의 신이 입을 열었다.
“차세대 군신께서 음식점을 오픈하였고, 배달…… 이란 생소한 것을 시작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나 또한 들었네.”
군신이 고개를 주억였다. 애석하게도 그 누구도 주문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몰랐다.
‘먹지 않아도 사는 신들이 굳이 배달이란 시스템을 이용할 필요가…….’
그때.
회의장 문을 누군가 노크했다.
“누구지?”
절대신들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한 사내가 일어섰다.
다름 아닌 수호신 오블렌이었다.
오블렌이 문을 열어젖히자 그곳에 배달용 오토바이를 끄는 사람들이 쓸 법한 헬멧에 ‘신속배달’이라고 적힌 아기돼지 콩이가 철가방을 들고 있었다.
“꾸울, 꿀꿀. 꿀!”
“배달…… 온 건가?”
“누가 시킨 거지?”
“내가 시켰다.”
오블렌이 태연한 표정으로 철가방을 받아들었다.
그가 미간을 찌푸리는 절대신들 앞으로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잔씩 놔줬다.
“모두 피곤하니까, 한 잔씩들 하지.”
절대신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민혁을 돕고자 하는 수호신의 마음은 이해한다만.
“수호신. 우리들은 신들의 땅에서 재배되는 그라니아의 원두가 아니면 마시질 않는다네. 그는 자그마치 신등급 원두로서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맛을 자랑하는 원두지.”
군신의 말에 그 자리의 모두가 동조했다.
“그라니아 원두만큼 뛰어난 커피는 마셔본 적이 없지.”
절대신들도 커피를 즐긴다. 그들도 결국 피곤함을 느끼긴 하는 존재들이니까.
그에 오블렌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빨대로 쭈욱 들이키며 말했다.
“그 원두는 누가 내려주지?”
“그야, 우리 보좌관들이…….”
“이 커피는 바리스타의 신인 밴이 내린 커피이다. 또 그가 직접 키운 원두로 내려진 것이기도 하지. 신들의 땅에서 재배된 원두를 고작 ‘신하’들이 내린 것과 바리스타의 신이 내린 것. 어떤 것이 과연 더 그대들을 만족시킬 것인가.”
“……?”
“……?”
일리 있는 말이다.
고작 신하가 내린 것과 바리스타의 신이 내린 것.
흥미가 동한 군신이 조심스레 그 향을 음미했다.
‘고소한 향이 코를 간질이고 웃음이 나게 하려 한다.’
그가 천천히 그 향을 음미하다가 한 모금 마셔봤다.
마시는 순간.
[신이 내린 커피를 드셨습니다.] [카페인의 효과가 당신의 모든 피로를 씻은 듯 사라지게 합니다.] [당신의 머리가 한층 더 맑아집니다.]군신은 과열된 머리에 시원한 바람이 스쳐 지나가는 느낌을 받았다.
몽롱했던 정신이 깨워진다. 심지어 그 커피의 맛은 그라니아의 커피와 결코 비빌 수 없는 수준이었다.
“…….”
그는 한참 그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멍하니 커피를 매만져보다가 다시 빨대로 그것을 쭈욱 들이켰다.
벌컥벌컥-
시원함과 그 풍부한 맛에 참을 수 없다. 단숨에 들이켠 군신이 황당하단 웃음을 지었다.
“미쳤군……. 어찌, 지상에서 재배된 원두가…….”
그 반응에 다른 절대신들도 커피를 맛보기 시작했다.
커피를 맛본 절대신들은 형용할 수 없는 그 맛에 전율하기에 이르렀다.
요리의 신이 말한다.
“요리란 것은 같은 재료로 천지 차이의 맛을 낼 수 있는 것이지.”
모두의 감탄 속에서 양 팔짱을 끼고 심술이 난 표정의 콩이가 그들을 둘러봤다.
“꿀, 꿀꿀, 꾸울……!”
“뭐라고 하는 거지?”
“바쁘니까, 빨리 계산해 달라는 말이다.”
“돼지말을 알아듣다니, 수호신 자네…….”
오블렌이 콩이에게 물었다.
“한 잔에 얼마지?”
“꿀, 꿀꿀.”
“50만 골드? 괜찮군.”
절대신들이 또 한 번 감탄했다.
“이 정도 맛을 내는 커피가 50만 골드라고?”
“50만? 500만도 아니고?”
그라니아 원두의 값어치는 상상을 초월한다. 인간들 세상에서 수억 골드에 거래될 거다.
재밌는 사실은, 신들의 땅의 신들은 이곳에서 자라난 어떠한 ‘신등급’의 것을 먹어도 대부분 특수효과를 누리지 못한다는 것.
그런 그들에게 이런 맛을 내는 것이 한 잔에 50만이라는 건 정말 놀라운 것이다.
“지옥에도 배달되나?”
죽음의 신 루이스의 물음이었다.
“꿀!”
“배달 할증료 붙는다는데?”
“……?”
아무튼 된다는 거다.
계산을 끝마친 콩이가 나서기 전 품속에서 케이크를 꺼냈다.
“꿀, 꿀꿀, 꾸울!”
“리뷰 이벤트……. 참여하면, 민혁이 만든 초코케이크를 준다는군.”
“리뷰…… 이벤트가 뭐지?”
“오늘따라 생소한 말을 많이 듣는군.”
“이 가게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거다.”
콩이가 그들에게 종이를 나눠줬다.
그 자리의 절대신들은 돈을 떠나서 저 케이크가 너무도 먹어보고 싶었다.
그들은 요리의 신의 요리를 먹어본 적 있다.
그 황홀한 맛을 잊을 수 없다.
식신이 만든 저 케이크는 이 뛰어난 커피와 얼마나 잘 어울릴까?
그들이 종이에 글을 적음으로써 리뷰이벤트에 참여(?)했다.
콩이가 말했다.
“꿀, 꿀꿀, 꾸울!”
“리뷰이벤트 참여한 건 다른 이들도 볼 수 있게 가게 앞에 걸어둔다고 한다.”
완전 사기꾼 돼지다.
사전에 말해줘야지?
아무튼 절대신들 상대로 사기를 친 (?) 콩이가 나섰다.
* * *
민혁의 가게 앞에 신들이 남긴 리뷰이벤트가(?) 큼지막하게 박제되었다.
길을 걷던 신들은 당연히 절대신들이 남긴 리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와 함께.
[신의 목소리.] [건설을 잘하는 신이 말합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두 잔.] [신의 목소리.] [술 마시는 걸 좋아하는 신이 말합니다.] [해장할 만한 거.] [신의 목소리.] [모든 군대를 다스리는 신이 말합니다.] [고생하는 병사들에게 든든한 한 끼를 주고 싶은데, 괜찮은 거 없나?]민혁은 군신의 요청에 답했다.
“그럼 뜨끈한 국물에 든든하게 배를 채워줄 국밥 어떻습니까.”
[신의 목소리.] [신의 목소리.] [신의 목소리…….]끊임없이 알림이 울려 퍼진다.
[3일 차의 현재 매출 38플래티넘입니다.] [3일 차의 현재 매출 97플래티넘입니다.] [3일 차의 현재…….] [3일 차의 현재…….]끊임없이 알림이 울려 퍼지고 있다.
미친 듯이 상승하는 매출을 보며 민혁이 짙은 웃음을 머금었다.
바로 그때.
[신의 목소리.]최고의 대박 손님이 등장했다.
* * *
태초의 신 아테네.
만물의 창조주이자 모든 신의 어머니이다.
그런 그녀는 새로운 바람을 이 신들의 땅에 불게 하는 민혁에게 관심이 많았다.
그리고 서운한 것도 있었다.
수호신 오블렌이 자신만 빼고 다른 절대신들에게 커피 한 잔씩을 돌렸단다.
“…….”
그녀가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있다. 알 수 없는 서운함이 밀려온다. 그리고 자신도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당연한 거다. 부자들도 요플레 뚜껑은 핥아 먹는 법.
새로운 문물, 새로운 먹거리를 궁금해하는 건 당연한 심리다.
그런 그녀는 오블렌에게 삐진 마음을 뒤로하고 커피를 주문했다.
곧바로 아기돼지 배달원이 철가방을 매고 등장했다.
* * *
민혁은 아테네란 대박손님의 주문이 이끌어낼 파장을 알았다.
‘이제 더 빠른 속도로 매출이 오를 거다.’
[태초의 신 아테네가 리뷰이벤트에 참여합니다.]그 누구든 참여할 수밖에 없는 마성의 이벤트! 태초의 신도 피해갈 수 없다.
민혁은 그녀가 콩이를 통해 작성한 리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커피도 맛있고 서비스로 주신 케이크도 좋았어요. 근데 배달원이 너무 불친절해요.]“코, 콩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