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252
밥만 먹고 레벨업 1253화
한때 아테네 올림픽은 세계인의 축제로 불렸다.
공식적으로 세계의 아테네를 좋아하던 이들이 며칠을 즐길 수 있는 콘텐츠였다.
하지만 3회차, 4회차가 될수록 시청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었다.
간단한 이유다.
각 국가의 랭커들의 부재에 있었다.
한때 각국을 지탱하는 ‘왕’이라 불렸던 자들은 대부분 실제 왕국을 건립하였고, 아테네 올림픽에 참가하기 벅찰 정도로 바빴다.
유저와 유저의 격차는 랭커들 사이에서도 벌어졌고, 각국의 랭커들은 다른 국가의 우승이 거의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지 않았던 거다.
매번 아테네 올림픽의 종목들이 바뀌지 않는다는 이유도 컸다.
아무튼 이런저런 이유로 아테네 올림픽의 시청률은 바닥에 떨어졌고 ㈜즐거움은 더 이상 올림픽을 운영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여 폐지했다.
그러나 막상 폐지하고 나자, 전 세계인이 TV 앞에 앉아 아테네를 볼만한 일이 줄어 들었다.
이 상황에서 민혁의 발언과 ㈜즐거움의 움직임, 랭킹을 비공식으로 전환해 놓고 힘을 키우던 하이랭커들의 등장으로 인하여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민혁과 겨뤄보고 싶었고 한계를 알고자 했던 자들의 ‘공식적’ 대결의 파장은 엄청난 결과를 자아냈다.
[어제 민혁이 ‘귀찮으니까(?) 한꺼번에 덤벼’라고 하였던 발언에 의해 정말 엄청난 유저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천외제국이 직접 민혁과 겨룰 자격을 갖춘 자들을 선별하였고 사실상 한때 각 국가의 ‘왕’이라 불렸던 모든 유저들이 참여했습니다.] [오늘 아침 아테네 공식랭킹에 커다란 변동이 일어났습니다. 은둔하여 힘을 키우던 유저들이 공식으로 전환한 것입니다.] [현재 확정된 유저의 숫자는 약 183명에 이릅니다.] [다행스럽게도 오늘은 주말이기에 시청자들 또한 굉장히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즐거움으로부터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 확보했습니다. 이번 전투는 살육도라는 곳에서 진행됩니다.] [살육도는 처음 섬 전체가 전투할 수 있는 곳이 되며 매 시간마다 살육도에 처져 있는 결계가 좁혀지게 됩니다. 민혁이 계속 피해 다니며 유저들의 숫자를 줄이는 것을 제한하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결계가 계속 좁혀지면 결국 반경 1㎞ 내에서 생존자들끼리 만나 치열한 전투를 벌이게 됩니다. 그리고 재밌는 것도 하나 넣었습니다.] [바로 ‘순수의 시간’이라는 겁니다. 무분별하게 모든 유저들에게 적용되는 이 순수의 시간은 적용 시 약 40초간 펼쳐집니다. 이 40초 동안 모든 유저는 액티브 스킬을 비롯한 모든 버프효과가 해지되며 순수한 물리적 ‘데미지’로 전투해야만 합니다.] [이 살육도는 본래 ㈜즐거움이 고레벨 유저들의 새로운 사냥터로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놓은 섬이며 실제로 몬스터들도 존재합니다. 거대벌들의 벌침에 맞으면 자그마치 2분 동안 그 어떤 상태이상도 저항하지 못하고 스턴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하지만 랭커들 대부분은 거대벌들의 벌침을 피해내거나 막아낼 수 있으니 크게 신경은 쓰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할 때이군요.] [바로 민혁이 받을 특혜입니다. 사실 그가 군신이자 가장 강한 유저임은 사실이나, 180명의 랭커급들과 정면대결하면 이긴다는 게 불가능합니다.] [유저 민혁은 네임드 몬스터가 아닙니다. 어떠한 네임드 몬스터를 이 자리에 있는 180명의 랭커들이 모여도 사냥하기 쉽지 않은 이유는 놈들이 유저에 비해 10배가량 높은 HP총량과 마법 방어력 및 물리 방어력. 그리고 높은 재생력에 있음이죠.] [그렇기 때문에 매번 이런 식의 전투에서 민혁과 같은 경우 모든 스텟 20% 상승과 같은 특혜를 받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엔 다릅니다. 유저 민혁은 스텟 상승이나 스킬 데미지 상승 HP량 몇 배 상승과 같은 특혜는 받지 않습니다.] [그가 받는 특혜는 강제 로그아웃 시 1회에 한하여 부활 가능해진다는 것과 모든 스킬의 쿨타임이 1/3로 줄어들어 스킬 재사용 시간이 빠르게 도달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인벤토리에 있는 공격용 양피지나 폭탄 등을 제외하곤 모든 것이 사용 가능하죠.] [정말 순수한 힘으로 겨룬다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누군가는 이런 말씀을 하실지도 모릅니다. 순수한 힘으로 겨룬다고 하지만 ‘민혁의 검’은 지존도이지 않느냐란 말이죠.] [하지만 아닙니다. 랭커들은 전부 기존의 아티팩트를 착용 가능하나 민혁은 랭커들의 모든 아이템을 종합하여 ‘결코 뒤처지지 않는 검’을 사용하게 됩니다.] [더불어 민혁의 영겁의 검은 총 300자루가 살육도에 뿌려지게 됩니다. 뿌려진 영겁의 검은 줍거나 유저가 죽으면 얻을 수 있고, ‘확인’이라고 할 시 진검인지 아닐지를 알 수 있게 되며, 진검이 아닐 시 참여하는 유저들의 인벤토리 속 무기가 랜덤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300자루 중 단 한 자루만이 진검이며 다른 클래스가 획득 시 영겁의 검은 해당 클래스에 맞게 변경됩니다. 예를 들어 ‘영겁의 스태프’와 같이 말이죠.] [만약 진검을 획득했을 시 해당 공격력과 특수능력 등은 블라인드 처리됩니다.] [다른 이의 아티팩트 정보를 알려주지 않기 위한 ㈜즐거움의 수이며, 설령 영겁의 검을 민혁이 아닌 다른 이가 얻는다 해도 영겁의 검이 품은 스킬을 비롯한 것들을 정확히 알진 못하기에 완전히 사용은 힘들 겁니다.] [더불어 진검을 주운 유저는 습득과 동시에 사용을 위해 ‘정보공개금지에 대한 조항’을 승인해야 합니다.] [실질적으로 민혁이 얻었을 때 가장 큰 힘을 발휘하며 그 검의 주인 민혁의 경우 유저들을 죽인 숫자가 올라갈수록 영겁의 검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더불어 진검을 얻은 경우 살육도에 알림으로 누가 얻었는지에 대해서도 알려지게 됩니다.] [당연히 보상도 존재합니다.] [그 보상은…….]“유저들이 승리할 시 모든 참여 유저가 1레벨업을 하게 될걸세.”
자고 일어나 접속한 민혁은 눈을 끔뻑였다.
벌어진 모든 일에 대해 강태훈 사장에게 이야기를 들은 민혁은 깨달았다.
‘와…… 나는 말 한마디도 조심해야 하는 사람이 되어버렸구나.’
전부 상대해 준다는 말이 번지고 번져 많은 강자들을 모이게 했다.
그 말에 기대감을 가진 기자들과 전 세게 방송국이 몰려들게 하였으며, 그로 인해 ㈜즐거움은 이벤트를 준비했다.
물론 민혁도 여기서 승리할 확신이 있다면 완전한 쐐기를 박는 것에 기쁘겠으나.
“제게 승산이 있긴 한 겁니까?”
초반에 영겁의 검을 사용할 수 없다.
또 누가 들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진행하다 보면 결국 민혁이 빼앗을 확률이 높으나, 그 전에 유저들에게 포위되면 낭패를 당한다.
‘이 상태에서도 꽤 많이 죽일 자신은 있긴 하다만.’
몇 명을 죽이든 공식적으로 1:183의 싸움에서 패배했다는 꼬리표가 붙을 수 있음이다.
많이 죽였어도 패배했다는 꼬리표가 붙는 건 원치 않는다.
“100명만 죽여도 이미 증명이긴 하네만…….”
강태훈도 민혁의 마음을 모르진 않는다.
그가 서른 명 이상만 죽여도, 온 세상은 ‘민혁이 저런 악조건에서도 승리했다’며 그에 대한 환호성을 내지를 거다.
하지만 지존의 자리는 그 정도로 만족해선 안 되는 것.
강태훈도 그만큼 미안한 마음이 있었기에 민혁에게 그만큼의 보상을 준비한 바 있다.
“일단 자네를 죽인 자는 3레벨업을 하게 되는 특혜를 가지네.”
“사장님, 저는 절대 살육도에 참여…….”
“이 경기가 끝나는 순간 100억을 지불할 생각일세.”
“해볼까 하는 생각도 들긴 하는데요?”
빛보다 빠른 태세전환!
아니, 경기만 참여해도 100억을 즉시 지급해 준다는 건 너무도 큰 메리트다.
어쩌면 민혁이 민망해할 정도의 ㈜즐거움의 성의다.
“본래 50억 정도를 지불할 생각이었네만. 자네 의견도 구하지 않고 이 판을 짠 것에 대한 성의일세. 그리고.”
민혁은 혹한 것일 뿐 아직 확정 지은 건 아니다.
“20%의 유저를 죽이면 신등급 재료를.”
“60%의 유저를 죽이면 절대신급 재료를.”
“80%의 유저를 죽이면 태초의 재료를 줄 생각이네.”
“태초의 재료가 뭔데요?”
“이 대회를 구상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만들어낸 재료일세. 기둥급보다 뛰어나며, 절대신급보다 맛있고, 신등급보다도 요리하기 쉽지.”
“…….”
민혁의 표정이 묘해졌다. 어디 좀만 더 말해보라는 듯 노골적이다.
“참고로 한우세트일세.”
“…….”
“신등급 한우세트가 될지 태초의 한우세트가 될지는 자네가 얼마큼 해내냐에 따라 달렸겠지.”
“제가 완전히 승리하면요?”
그렇게 되면 100%의 유저를 죽이는 거다.
“더 뛰어난 재료가 자넬 기다리고 있겠지.”
㈜즐거움이 특별히 만든 아테네의 재료보다 더 뛰어난 재료.
상상도 되지 않는다. 물론 애초에 100%를 언급하지 않은 이유가 강태훈도 완전한 승리는 불가능하다 판단해서일지 모른다.
“다른 이들은 악룡의 위에 올라타 섬에 도착한다는 설정일세. 자네의 경우 그들보다 1시간 빨리 도착해 섬을 살필 수 있네.”
아주 작은 특혜다.
먼저 섬의 지형지물을 파악할 수 있고 특별한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참가해 보겠습니다.”
이 정도로 ㈜즐거움이 호구로 나와준다면, 민혁은 마다할 이유가 없어졌다.
다만 한 가지 걱정되는 게 있었다.
‘설마, 그 녀석이 영겁의 검을 줍진 않겠지.’
* * *
슈퍼루키 아스코.
182명의 아테네의 강자들과 함께 악룡 위에 탑승한 그는, 어느덧 살육도에 거의 도달했음을 알았다.
하강을 시작하면 모두가 내려 뿔뿔이 흩어질 예정이다.
아스코는 굳은 표정으로 아무도 답하지 않자 답답했다.
아스코는 초슈퍼루키로 불린다.
게임 시작 1년 만에 하이랭커의 반열에 오른 그는 ‘루키’라는 클래스를 얻었고, 그로 인해 비약적 성장을 이뤘다.
단시간에 성장했기에 그는 자신감이 넘쳤으며, 이 정도 속도라면 민혁마저 따라잡을 거란 확신이 있었다.
그런데 이 안의 고리타분한 랭커들은 너무도 심각했다.
“아니, 고작 유저 한 명 가지고 너무 심각한 것들 아닙니까?”
랭커들은 수백 번도 더 어떤 전략으로 접근할지 이야기를 나눴고 갈수록 표정이 심각해졌다.
아스코를 흘끗 보던 랭커들은 답하지 않았다.
아스코는 커다란 착각을 했다.
자신만 얼어붙지 않고 태연하니 포부가 대단하다고 여긴다고.
반대로다.
그들은 레벨만 높고 실력이 좋아 ‘경험’은 부족한 초짜 아스코를 상대할 가치조차 못 느끼는 거다.
아스코는 그것도 모른 채 신명 나게 떠들어댔다.
“어제 벌써 675 레벨을 찍었어요. 일 년 만에 100위권 중 86위죠.”
아스코는 자만 어린 목소리다.
“저도 이렇게 강한데 다른 분들도 엄청 강하시잖아요. 심지어 민혁은 그 영겁의 검도 사용 못 하는 상황이고 우리는 183명이나 돼요. 상식적으로 민혁 님이 700레벨 넘었다고 해도 같은 유저인데 183명을 저 섬에서 이기는 게 말이 되나요? 심지어 저 섬에서 피해 다녀도 결국 반경 1㎞ 내에 들어오면 다구리 맞을 텐데.”
사실 아스코라면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자신이었으면 10%도 죽이기 힘들 거라고.
자신의 말에도 아무도 대꾸하지 않고 다시 작전회의를 시작하자, 아스코는 어깨를 으쓱이며 중얼거렸다.
“쫄보들밖에 없나? 뭐 고작 유저 한 명 가지고…… 이번에 민혁을 죽이는 건 나다.”
그때.
“님들, 하이요.”
“……?“
“……?”
하늘 위에서 민혁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왜, 왜 저기서 나와……?”
“뭐야!!”
민혁은 지상에서 1시간 동안 살육도를 먼저 탐사할 영광을 가진바.
모두의 얼어붙은 시선 속.
랭커들이 빠르게 대비를 준비했으나 이미 늦었다.
“패황지존도.”
쿠르르르르르르르르-!
하늘 위에서 펼쳐진 패황지존도가 랭커들 사이로 떨어졌다.
정확히는 그들을 태운 ‘악룡’에게 떨어졌다.
쿠화아아아아아앙!
“키헤에에에에에엑!”
거친 비명과 함께 악룡이 추락하기 시작했으며, 중심을 잃은 유저들이 땅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스코는 경악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아, 아니 무슨……!”
하지만 곧 아스코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하늘 위에서 생성된 자아의 쇠사슬.
그 쇠사슬이 자신의 발목을 감싸 버렸다.
자아의 쇠사슬을 민혁이 힘껏 끌어당겼다.
쫘아아아아악-!
아스코의 몸이 당겨지는 연처럼 민혁에게 끌려왔다.
콰지이이이이익-!
그의 검이 정확히 아스코의 목을 쳤고 곧바로 하늘에서 회전하며 가슴을 베어냈다.
멈추지 않았다. 고작 1초의 찰나에 모든 급소를 공격당했다.
[치명타!] [급소 공격에 당하셨습니다.] [HP가 6% 미만으로 하락합니다.]땅에 추락하는 아스코는 보았다.
하늘 위에서 유저들을 미친 듯이 도륙하고 있는 민혁이 있었다.
땅에 추락하는 자신에게 하늘을 부유하는 자아의 쇠사슬이 나타나 또 한 번 목을 베어냈다.
푸화아아아악-
[강제 로그아웃 당하셨습니다.]그는 살육도에 발조차 디뎌보지 못했다.
그리고 자신의 실언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