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254
밥만 먹고 레벨업 1255화
[살육도의 결계가 1㎞ 반경까지 좁혀지기 시작합니다.] [5분 내로 1㎞ 반경 내로 들어오지 않을 시 초당 3%의 지속적인 데미지를 입게 됩니다.]결계는 총 여덟 번 좁혀졌고, 그동안 유저들은 총 다섯 번 민혁과 마주쳤다.
마주치는 동안 민혁은 한 번도 전투하지 않고 피해만 다녔다.
그에 대한 랭커들의 실망감은 하늘을 찌를 듯 높았으나 이젠 민혁이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아실리스크의 거신병 Lv 831.]거대한 백금으로 만들어진 듯 휘황찬란한 아실리스크의 거신병은 하얀 백색의 망토를 두르고 있다.
[아실리스크의 거신병이 아칸에 의해 소환되었습니다.] [알려져 있듯 아실리스크의 거신병은 거신병 중 가장 뛰어난 신화 속의 거신병이라 알려지죠.] [레벨은 약 800대에 이르나 데미지가 동급 레벨 유저 대비 1.5배 높은 편입니다.] [단단한 방어력도 상상을 초월하죠.] [그뿐만이 아닙니다.]기갑조종사 이든.
그 또한 초월자의 병기를 소환해 냈다. 그 위에 올라탄 이든은 과거 가이아 대륙 탐사에서 민혁에게 겪었던 수모를 갚기 위해 초월자의 병기를 보강했다.
운용시간은 짧아진 대신 더 폭발적인 힘과 높은 방어력을 가지게 한 거다.
곧바로 데스가 움직였다. 해골이 달린 스태프를 쥔 그가 땅에 힘껏 내리찍었다.
우드드드드드드득-!
주변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비옥했던 땅이 황폐해지고 나무와 풀잎들이 메말라간다.
뼈로 이루어진 황좌에 앉은 그를 경배하듯, 흑빛 갑주를 입은 백 기의 데스나이트들이 등장했으며, 수만의 언데드들이 반경 1㎞를 가득 채웠다.
그리고 또 누군가 모두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바로 켄라우헬이다.
로스차일드 가문의 주인인 그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돈을 가진 대부호로 유명하다.
이제 천외제국을 위해 살아가는 그가 용이 수놓아진 검을 쥐었다.
[용살검입니다.] [켄라우헬이 자그마치 320만 달러를 들여 구매한 최고의 신등급 아티팩트입니다.]곧바로 켄라우헬이 또다시 갑옷 또한 변경해서 입었다.
[기아가드의 갑옷 세트입니다.] [이는 약 45억 원을 들여 구매했다 알고 있습니다.] [자그마치 80억 원가량에 이르는 엄청난 거금이나 켄라우헬의 재력을 생각한다면 그렇게 무리했다 말할 수 없겠죠.]하나둘씩 준비를 시작한다.
[아수라 아스갈의 대검이 이도류로 변화했습니다.] [최근 지옥의 왕을 사냥했다는 소문이 있는 그녀입니다.] [보이십니까? 로크가 평소의 그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우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곧 전투가 도래할 것임을 암시하는 알림이 퍼진다.
[20초 후 결계가 완전히 좁혀집니다.] [15초 후 결계가 완전히 좁혀집니다.]영겁의 검을 쥔 알렉산더가 앞으로 나섰다.
최근 웨폰 마스터로서 마지막 각성을 해낸 그다.
그 페널티로 레벨이 100 하락했으나 새롭게 스텟이 재배치 되거나 상승하였고 새로운 스킬들 또한 얻어냈다.
그리고 그의 손에 ‘영겁의 검’이 있음이 가장 큰 위협이 된다.
[10초 후 결계가 완전히 좁혀집니다.]모두가 랭커들이 만들어낸 철옹성에 감탄했다.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보기 힘든 장면이다.
랭커란 섞이지 않는 물과 기름과 같은 존재다.
콧대 높은 그들이 오로지 ‘하나의 목적’을 두고 모였다.
그 목적은 ‘민혁’에 있다.
그들은 확신한다.
“우리가 이겼다.”
“민혁은 약 20명 정도를 죽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정도 인원에, 이 정도 대비. 당장 헬레냐가 강림하지 않는 이상 우릴 이길 수 없어.”
“내가 헬레냐의 후예다.”
알리의 말에 모두가 작은 미소를 지었다.
말은 그렇게 해도 긴장은 늦추지 않는다.
“하늘이냐?”
그는 비상식적인 일을 해내는 자다. 누군가 하늘을 올려다봤고.
“아니면 땅이냐?”
혹여 뒤틀리는 땅이 없는지 지면을 밟아봤으며.
“아니면 우리들 사이에 이미 있는 건가?”
서로를 의심하며 돌아보기까지 했다.
[5초 후 결계가 완전히 좁혀집니다.]누군가 마른침을 꿀꺽 삼킨다.
1:130의 전면전은 생각보다 허무하리만치 끝날지도 모른다.
헬레냐급 네임드 몬스터는 재앙급 스킬 발현으로 밀집된 우리를 한 번에 날려 보낼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사실은 민혁은 네임드급 몬스터가 아니라 네임드급 유저라는 사실에 있다.
더불어 ‘페널티’를 동반한 스킬은 이 살육도에서 불가능한바.
그의 장기인 ‘필멸(必滅)’도 사용할 수 없다.
모두의 긴장 속.
누군가 수풀 속을 헤치고 걸어 나왔다.
너무도 허무한 등장이기에 누군가는 탄식을 흘렸으나.
꿀꺽-
입안에 음식물을 넣고 씹어 삼키는 그를 보며 모두가 긴장했다.
민혁은 득시글하게 앞을 가득 채운 랭커들을 보며 그저 걸었다.
하늘을 이용하지도, 땅을 파서 움직이지도, 대중 속에 숨어들어 기습을 준비하지도 아니했다.
포크와 나이프가 교차된 망토를 펄럭이며 전면에서 걸어왔다.
그러나 그 무방비한 걸음이 절대자의 걸음이었기에 그 누구도 쉬이 움직이지 못했다.
또 그가 씹어 삼킨 무언가에 의해 방금 전 민혁의 모든 힘이 1.4배 이상 증가했음을 모두가 눈치챘다.
700레벨대의 민혁의 1.4배 모든 힘의 증가는 사기적 힘을 발한다.
하지만 랭커들에게도 역시 뛰어난 사제가 존재한다.
파아아아아아앗-!
전면에 선 근접 직업군 유저들한테 새하얀 빛의 날개가 돋아난다.
자신들도 한껏 강해졌지만 그들은 차마 발걸음을 떼지 못한다.
그러나 단 한 사람. 무모함과 자만으로 똘똘 뭉쳤으며, 분노로 일그러진 유저가 민혁의 등 뒤로 자신의 소환수를 보냈다.
“이 빌어먹을 놈! 사람들이 날 뭐라고 부르는지 아느냐!? 네 ‘회귀셔틀’이라고 부른다!”
아칸이다.
민혁의 등 뒤에, 거대한 풍채로 그림자를 지게 한 아실리스크의 거신병이 거대한 대검으로 민혁의 목을 노리고 있었다.
“일부러 네게 협조하는 척하며 오늘만 기다렸다. 이 염병할 새…….”
거신병보다 빠르게 민혁의 검이 놈을 후려쳤다.
콰아아아앙-
기이이이익-!
지면이 파이며 뒤로 물러난 거신병이 기우뚱했다.
바람같은을 발동하며 곧바로 쫓아간 민혁이 허공으로 날아올라 양손으로 쥔 검으로 머리통을 내리찍었다.
콰아아아아아앙-
땅에 머리가 처박혀 꿈틀거리는 거신병을 뒤로한 민혁이 계속 걸었다.
“…….”
“…….”
침묵이 감돌았다.
특히나 아칸은 말문을 잇지 못했다.
거신병을 저렇게 쉽게 제압한다는 게 상식을 벗어났다.
모두가 깨달았다.
‘민혁은 요리의 어떠한 것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그가 방금 전 삼킨 버프요리가 오로지 공격력에 집중되었음을 눈치챘다.
모두의 침묵 속에서 민혁이 움직였다.
순식간에 돌진한 민혁이 종횡무진을 시작한다.
번쩍-
앞을 막아서는 초월자의 병기를 쳐낸 그가 놈이 기우뚱하는 틈을 타 스쳐 지나간다.
앞을 막아서는 수십 명의 근접 클래스 직업군이 사방팔방에서 공격을 시작한다.
“아수라 난도.”
쿠콰콰콰콰콰콰콰콱-!
아스갈의 이도류에서 수십 줄기로 뻗어 나가는 붉은색 검기가 민혁을 강타한다.
민혁이 온몸으로 받아내며 아스갈을 베어내고 지나친다.
그가 모든 스킬을 퍼붓기 시작했다.
민혁이 보유한 스킬들의 종류는 일반 랭커들의 2배 이상에 해당된다.
심지어 그 스킬들 하나하나가 랭커들이 가진 뛰어난 스킬들에 뒤처지지 않는다.
단숨에 10여 명에 이르는 유저들이 죽음에 이르렀다.
그때 하늘에서 떨어지는 거대한 빛의 창이 보였다.
퐈지지지지지직-!
일반 디스보다 다섯 배의 크기에 해당하는 그것은, 바로 백색 마법사 알리의 단일 공격기다.
푸화아아아아악-!
민혁의 갑옷을 비집고 그에게 꽂힌 빛의 창이 지면에 틀어박힌다.
“크하아아악!”
강대한 딜량에 민혁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그 순간 모두가 승기를 잡았다 믿었으나.
“초월.”
흑빛 기류에 휩싸인 민혁이 주변을 갈가리 찢어버리기 시작했다.
하늘 위로 알렉산더가 날아올랐다.
그가 쥔 영겁의 검.
그 검이 ‘섬멸자의 검’을 발동시키기 전에 민혁이 한 걸음 더 빨랐다.
초월자의 창.
검은 기류에 휩싸인 창이 하늘로 도약한 알렉산더의 심장을 관통했다.
푸화아아아악-!
관통당해 날아가는 알렉산더를 뒤로한 민혁이 빠르게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미친 듯이 베었고, 미친 듯이 피해 입었으며, 미친 듯이 피해량을 회복했다.
초월자의 갑옷 세트의 방어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또 살인귀의 흡수는 민혁의 장기다.
그러나.
[HP가 32%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살인귀의 흡수.] [HP가 2% 회복됩니다.] [HP가 29%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HP가 8% 미만으로 하락합니다.]130명 중 27명이 죽었다.
예상했던 결과이고 ‘이변’은 없다.
민혁은 생존한 랭커들이 동시에 흩뿌려대는 스킬들을 감당할 재간이 없었다.
아칸이 외쳤다.
“군신이면 뭐 하냐, 네놈을 지킬 가신들이 없다.”
그의 목에 핏대가 섰다.
“아둔하기 짝이 없다. 차근차근 우리들의 숫자를 줄여 나갔어야지.”
그랬다면 승산이 있었을 거다.
“오만에서 비롯된 전면전이냐!?”
그럴 수 있다.
130명의 랭커들과 정정당당하게 겨루고 패배한다 한들 영광을 가져간다.
“100여 명에 둘러싸여 무릎이 굽혀지는 너를 보라.”
민혁의 다리에 힘이 풀려갔다.
퍼서어어어억-
칸의 돌려차기가 민혁의 머리에 꽂히며 그가 주저앉았다.
“그래도 혼자 80명을 죽였다고 세상은 너를 빨아주겠지!”
아칸은 찝찝하기 그지없었다. 또 어이가 없고 화가 났다.
“네 목숨은 하나가 더 있으니까 이렇게 죽어도 괜찮다? 부활해 40명 정도를 죽일 수도 있겠지.”
그러나 그의 패배는 사실이다.
“한심하다. 어떻게든 ‘이길’ 방법을 궁리해 보지도 않고 130명이란 숫자 앞에 정면돌파란 이름 뒤에 숨어 패배를 당연시하는 네 모습이!”
침묵이 가라앉았다. 모두가 민혁에게 느끼는 감정이다.
어차피 져도 세상이 동경할 것을 알기에 이토록 허무하게 지는 그다.
물론 방법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그 누가 돌파구를 만들어내겠는가.
모두가 납득해도 가슴속에 웅어리 진 그것들이 민혁에 대한 ‘동경’을 져버리게 한다.
[HP가 4% 미만으로 하락합니다.]그들이 바랐던 건 민혁의 ‘준비’다.
도대체 왜 계속 피해 다녔는지 이해할 수도 없다.
그때 민혁이 말했다.
“맞아. 난 죽으면 한 번 더 부활한다.”
[HP가 2% 미만으로 하락합니다.]모두가 일순 공격을 멈췄다.
“130명과 싸우는 건 무모한 짓이지.”
민혁이 주변을 둘러봤다.
100여 명이 넘는 랭커들이 그를 둘러싸고 섰다.
“너희는 아테네를 주름잡는 랭커들이니까.”
민혁이 말했다.
“랭커들은 일반 사람과 달라. 몬스터 한 마리만 봐도 놈의 특성과 습관, 어디를 공격해야 효율적인지를 계산하고 파악하지.”
민혁이 주변을 둘러보며 숨을 삼켰다.
“그랬기에 우리가 더 나아갈 수 있는 거겠지. 더 빠르게 분석하고 이해하니까.”
그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생뚱맞게 왜 갑자기 몬스터에 대한 이야기인가?
민혁이 작은 미소를 지었다.
“이곳 살육도의 거대벌들은 어떤 대륙에도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몬스터다.”
위이이이이이잉…….
그때 모두가 벌의 소리를 들었다. 정확히 표현하면 그것은 벌의 날갯짓 소리다.
작은 벌이 귀에서 앵앵거리는 소리가 거대해져 간다.
갈수록 소리가 가까워지는 거다.
“또 고작 벌레이나 ‘동족’에 대한 애증이 자신을 희생해 지킬 만큼 강하다. 또 이곳 거대벌들은 ‘꿀’에 대한 더 강한 집착을 보인다.”
“무슨 개소리를 해대는……!”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갑자기 지상에 드리워진 그림자에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열댓 개가 넘는 정체 모를 무언가가 하늘에서 추락하고 있었다.
퍼서어어어어억-!
랭커들이 빠르게 피해냈다.
완전히 부서진 그것에서 애벌레가 터져나가 있었다.
“벌집?”
심지어 그 크기는 엄청나게 거대했다.
모두의 시선이 하늘 위로 향했다.
일전의 그 진화한 드레이크가 하늘을 부유하고 있었다.
그리고 떨어진 열댓 개의 그것은 모두 벌집이었다.
“이곳 거대벌들은 레벨대비 강하지 않지만, 몇 분간 스턴에 빠지는 독침을 발사한다.”
민혁은 그들보다 30분도 더 일찍 살육도에 올 수 있는 특혜를 가졌었던바.
위이이이이이이잉-
벌의 날갯짓 소리가 더 거대해졌다.
“너희는 모르겠지만 여기 살육도의 보스 몬스터는 ‘여왕벌’이다. 레벨은 1040.”
“잠깐만, 너 혹시…….”
곧 모두가 앞으로 벌어질 모든 상황을 깨달았다.
민혁은 어차피 곧 죽는다.
죽은 민혁은 시간이 좀 지나면 부활한다.
민혁이 하늘을 가리켰다.
“하늘에서 꿀이 빗발친다.”
곧 모든 랭커들의 시야가 하늘 위로 향했다.
드레이크의 네 개의 다리에 거대한 주머니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하늘 위의 자아의 쇠사슬이 일제히 네 개의 주머니를 갈라냈다.
푸화아아아아아아아악-!
끈적끈적한 황금색의 꿀의 비가 지상에 떨어져 랭커들을 적셨다.
곧바로.
[경고.] [경고.] [여왕벌의 출현!] [여왕벌이 거대병정벌 3만 마리를 이끌고 출정하였습니다.] [경고.] [경고.] [모든 거대벌들이 벌집을 파헤친 자들에게 짙은 살기를 드러냅니다.]살육도에 존재하는 수만 마리의 거대벌.
그 사이의 그들의 5배 크기에 이르는 여왕벌이 함께 나타났다.
랭커들을 포위한 수만 마리의 벌의 앞에 선 여왕벌이 울음을 토했다.
“끼에에에에에에에엑!”
[여왕벌이 적의 섬멸을 명령합니다!]수만 개의 벌침이 동시에 날아들었다.
경악한 표정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랭커들과 벌들을 보며 민혁이 사악하게 웃었다.
“서로 죽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