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255
밥만 먹고 레벨업 1256화
여왕벌의 포효는 명령이다.
수만 개의 독침들이 동시에 날아든다.
뛰어난 반사신경과 빠른 발을 가진 랭커들이 대비하고자 했다.
특히나 마법사 유저들의 경우 단숨에 수천 개 이상의 독침들을 소멸시킬 수 있었다.
[여왕벌의 진격.] [여왕벌의 진격이 발동됩니다.] [모든 벌침을 소멸시킬 수 없습니다.]알리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막을 수 없음을 깨닫고 곧바로 블링크를 사용해 후방으로 빠져나간다.
막을 수 없는 수만 개의 벌침들이 유저들에게 꽂혔다.
[거대벌침에 당하셨습니다.] [1분 동안 스턴상태에 빠집니다.]약 90%에 가까운 유저들이 벌침에 스턴 상태에 빠져들었다.
스턴에 빠지지 않은 소수의 유저들이 몰려오는 말벌들에 대비한다.
그때 죽음에 치닫던 민혁이 빠르게 걸음을 떼었다.
그가 향한 곳엔 다름 아닌 알렉산더가 있었다.
그 또한 스턴 상태에 빠져 있었던바.
[영겁의 검을 빼앗깁니다.]유저는 손에 쥐어진 아티팩트를 빼앗는 것만으로 약탈할 수 없다.
하지만 이곳은 살육도였으며, 그렇기에 그 손에 쥐어진 것도 빼앗을 수 있는바.
알렉산더는 깨달았다. 모든 것은 민혁의 계획 속에 있었다.
검을 빼앗는 데 주력한 민혁의 등 뒤로 수십 개의 벌침이 꽂혔다.
잿더미가 되어 그가 사라진다. 그리고 ㈜즐거움은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는 방법을 알았다.
FPS 게임이나 혹은 전략게임에서 유저들은 ‘원킬’, ‘더블킬’, ‘트리플킬’ 같은 곳에서 짜릿한 쾌감을 느끼는 법이다.
[6명이 강제 로그아웃 당하셨습니다.] [9명이 강제 로그아웃 당하셨습니다.] [지존 민혁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미쳐 날뛰는 그를 제지하시기 바랍니다.] [13명이 강제 로그아웃 당하셨습니다.] [7명이 강제 로그아웃 당하셨습니다.] [지존 민혁이 미쳐 날뛰는 데 그치지 않고 폭주하여 날뛰고 있습니다.]순식간에 서른 명이 넘는 유저들이 사라졌다.
알렉산더의 시선이 주변을 흩었다.
“토네이도샷.”
신궁 먀오의 화살이 거센 바람을 일으키며 2천여 마리에 이르는 거대벌들을 갈가리 찢어발겼다.
백색 마법사 알리의 손끝을 쫓아 발동되는 익스플로전이 벌들 백여 마리씩을 불태우고 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랭커들 20여 명만 있어도 수만 마리에 이르는 거대벌과 수천 마리의 병정벌.
그리고 여왕벌까지 공략 가능하다.
이 자리에 선 자들은 대부분 1,000위권 내의 진짜 강자들이었으니까.
그러나.
[10초 후 지존이 복귀합니다.]“…….”
모두가 그 알림을 들으며 온몸을 떨었다.
[9초 후 지존이 복귀합니다.]여왕벌과 거대벌들이 문제가 아니다.
영겁의 검을 거머쥔, 다시 모든 것을 회복한 그가 곧 돌아온다.
* * *
세계가 열광했다.
민혁이 130명과의 전투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던 전문가들이 탄식을 흘렸다.
친구들과 함께 옹기종이 앉아 방송을 보고 있던 자들이 환호성을 터뜨렸다.
[8초 후 지존이 복귀합니다.]계속해서 뜨는 그 알림을 보며 온 세계인이 소리를 질렀다.
더불어 각국의 메이저 방송국의 시청률이 각 25%씩을 돌파했으며 빠른 속도로 고점을 뚫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
대부분의 세계인들도 사실상 130:1의 대결은 무의미하다고 판단한바.
㈜즐거움의 기대와 무색하게도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민혁에 의해 다시 빠른 속도로 시청률이 오르고 있다.
그리고 ㈜즐거움 회의실.
강태훈 사장이 실감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5초 후 지존이 복귀합니다.]전 세계를 환호하게 하는 자. 알림을 들으며 황당하단 웃음을 흘렸다.
“애초에 첫 번째 목숨은 영겁의 검을 얻기 위함이었던 거다.”
더불어 많은 랭커들을 단숨에 잡기 위함이었던 거다.
강태훈은 아테네의 조물주다.
민혁의 데이터를 토대로 종합해 봤을 때 그가 죽일 수 있는 유저는 많아야 50% 정도였다.
그랬기에 아테네의 요리를 제안한 거다.
불가능한 것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하지만 이젠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김대일 부장이 말했다.
“아테네의 재료를 준비해야 할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박 팀장은 다른 의견이었다.
“이런 식이라면 100%도 가능할지 모릅니다.”
100%.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던 수치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우린 ‘아테네의 재료’를 뛰어넘는 한우세트를 준비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3초 후 지존이 복귀합니다.]* * *
랭커들은 빠르게 거대벌들을 제거하고 있었다.
그때 거대여왕벌이 하늘을 향해 꼬리를 치켜세웠다.
그를 본 랭커들이 빠르게 움직였다.
지금 당장 놈을 공격해 제지해야 한다는 판단이 섰음이다.
[지존이 복귀합니다.]그러나 그들은 들려오는 소리에 멈칫했다.
영겁의 검을 쥐고 모든 것을 회복한 민혁이, 빛이 되어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가장 위대한 검이 공명합니다.]그 공명과 함께 그들의 무기의 공격력이 1, 방어구의 방어력이 1이 된다.
여왕벌을 가격해도 놈은 데미지를 입지 않았다.
푸화아아아아아악-!
하늘로 솟구쳐오른 둥근 주머니가 민혁보다 낮은 곳에서 멈춰 섰다.
이윽고 폭발한 그 안에서 수천 개의 벌침이 쏟아졌다.
푸푸푸푸푸푸푸푸푸푸푸푸푸푹-!
[여왕벌의 벌침.] [1분 동안 스턴상태에 빠집니다.]또 한 번 벗어날 수 없는 스턴에 빠진 그들이 절망했다.
빛이 되어 떨어지는 민혁의 검에 패황의 화마가 깃든다.
지상으로 떨어져 내리는 화마가 거대벌과 랭커들을 가리지 않고 휩쓸어 폭발한다.
콰아아아아아앙-!
주변에 번져나가는 화마에 죽은 랭커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고작 패황지존도 한 번으로 이제 죽을 랭커는 그 어디에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송이처럼 짓밟히고 유린당하는 유저들이 모두 하늘을 보고 있다.
“민혀어어어어어어억!”
그 거대한 비명 속에서 한 사내가 거신병 위에 올라타 하늘로 솟구치고 있었다.
아실리스크의 거신병.
그 거신병이 검을 세로로 세워 민혁에게 솟구쳐오르고 있다.
“크하하하하하하, 그래. 이게 지존이다. 이게 지존이야!? 응!?”
모두가 같은 생각이다.
우리였다면 포기했을 것이다.
130:1의 전투는 무의미하고 무모하기 짝이 없다.
심지어 영겁의 검까지 잃은 민혁이었다.
하지만 그는 항상 아주 작디작은 가능성 속에서 그것을 거머쥐기 위해 필사적이다.
꿀꺽-
[중첩되는 즐거움.]움직이는 그의 목울대.
모든 것이 회복된 그의 주변에서 튀어 오르는 두 개의 주사위.
동시에 이든의 타이탄들과 초월자의 병기들도 화마를 뚫고 날아올라 민혁을 포위했다.
하강하는 민혁의 검에 중첩되는 즐거움의 검은 주사위의 힘이 실린다.
“광!!!!”
광은 주변에 폭발을 일으키기도 하지만 바람의 칼날을 생성해 주변의 모든 것을 찢어발기기도 한다.
평소보다 몇 배는 강해진 ‘광’이 새겨진 검이 아실리스크의 거신병의 머리에 꽂힌다.
으그러진다.
다이아몬드처럼 단단한 철갑으로 이루어진 거신병의 몸이 찢기며 으그러졌다.
까가가가가가가가가강-!
곧바로 광의 효과가 주변에 있던 초월자의 병기와 타이탄들마저 강타했다.
파지지지지지지직-!
놈들의 몸에서 거대한 스파크가 튀었다.
콰아아아아아앙-!
한 기의 폭발을 시작으로 연쇄적으로 폭발이 이어진다.
그리고 광에 맞아 추락하는 아실리스크의 거신병을 민혁이 뒤쫓았다.
“크, 크하하하하하하, 크하하하하하! 재밌다, 재밌어!”
아칸이 광소를 터뜨렸다.
중첩되는 즐거움 효과에 의해 대폭 강해진 민혁이, 추락하는 아실리스크의 거신병을 몇 초 동안 40회 이상 가격했다.
까가가가가가가가가강-
그가 즐거운 이유.
온 세상이 깨닫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때 세상에 공포의 대상으로 군림했던 아칸이다.
하지만 그의 몰락이 당연시되고 있다.
앞에 있는 지존에 의함이다.
그런 그가 있으면 자신이 빛을 보지 못하는 것이 당연했기에.
부족해서가 아님을 깨달았기에 아칸은 웃었다.
우우우우우우웅-!
거신병의 몸에서 빛이 뿜어진다.
폭발의 전조다. 그의 오른팔을 잡아챈 민혁이 온 힘을 다해 유저들이 밀집된 곳에 내던졌다.
“씨이버얼!”
유저들이 비명을 질렀다.
콰하아아아아아아앙-!
백색 폭발이 유저들을 집어삼켰다.
[지존 민혁이 폭주하여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32명이 강제 로그아웃 당하셨습니다.]그 순간.
알렉산더의 검이 여왕벌을 베어내고 있었다.
초록색 피를 뿜어내며 괴성을 터뜨리는 놈의 등 뒤에 백색 마법사가 하찮다는 표정으로 손을 얹고 있었다.
“익스플로전.”
일반 마법사들의 다섯 배의 위력에 해당되는 폭발이 일어났다.
“끼에에에에에에에엑!”
폭발의 여파에 하늘로 퉁겨져 날아오르는 여왕벌을 다섯 명의 ‘무인’이 기다리고 있었다.
로크가 양손으로 힘껏 쥔 도끼가 여왕벌의 등을 내리찍었다.
곧바로 핏빛 이도류를 쥔 아수라를 닮은 여인이 놈을 베고 지나쳤다.
쿠콰콰콰콰콰쾅-!
핏빛 폭발이 일어나며 몸부림친다.
그리고 하늘 위 칸과 아레스가 고작 5초 만에 놈을 수백 회 난타했다.
튀어 오르는 부산물과 으그러지는 육체.
동시에 둘이 놈을 내리찍어 하강시켰다.
곧바로 밑에서 대기하고 있던 한 명의 사내가 검을 비틀었다.
빛을 받아 반사되는 용이 수놓아진 검.
한때 블랙스톤의 수장이었던 자.
로스차일드 가문의 가주.
유저 켄라우헬이 기다리고 있었다.
승천.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켄라우헬의 검이 가뿐히 여왕벌의 몸을 관통하고 지나친다.
땅에 쓰러져 살기 위해 비명을 토하며 미친 듯이 꿈틀거리는 여왕벌을 보며 모두가 경악했다.
여왕벌은 레벨 1,000을 넘어서는 초네임드급 몬스터다.
그런 놈을 넝마로 만드는데 걸린 시간이 정확히 60초에 불과했다.
절대군주.
한때 모든 유저들의 우상이었으며 지금도 역시 많은 유저들의 존경의 대상이 되는 자.
“닥쳐라.”
비명을 지르는 놈의 허리에 검을 꽂아 넣고 위로 끌어올린 그.
꿈틀거리며 마지막 발악을 하는 놈의 머리통을 짓밟아 터뜨린다.
퍼서어억-!
민혁이 등장하고 그 찰나에 스턴에 빠지지 않았던 유저들이 여왕벌과 거대벌을 정리했다.
여왕벌을 사냥한 모두가 한곳에 고개를 돌렸다.
두 개의 검을 쥔 민혁이 수십 명을 잿더미로 만든 채 그들을 ‘등지고’ 있었다.
[지존이 총합 152명의 유저를 강제 로그아웃시켰습니다.] [지존이 미쳐 날뛰고 있습니다.] [살육도의 이름이 오늘날 새롭게 새겨질지도 모릅니다.] [미쳐 날뛰는 지존이 모든 적을 살해할 시, 이 섬의 이름은 고귀한 그를 본떠 ‘지존도(至尊島)’라 불릴 것입니다.]모여든다.
절대군주란 이름 앞에 살아가던 리챠드의 주변으로.
“진짜 강자들만 남았다.”
모든 유저들의 0.001% 이상의 그들만이 남아 민혁의 등을 바라본다.
백색 마법사 알리.
죽음의 황제 데스.
아수라 아스갈.
방패의 신 발렌티노.
무기의 주인 알렉산더.
미치광이 지배자 아칸.
소환술사의 신 바스티앙.
권왕 칸, 발차기의 신 아레스, 도끼를 굳세게 쥔 로크.
재앙술사 레컬.
발키리 메이웨이.
그리고 절대군주 리챠드.
[절대기사.]리챠드의 중심에 선 그들의 몸에 빛의 갑옷이 채워진다.
은은한 빛의 이펙트를 흩뿌리는 그들이 민혁을 본다.
거대한 빛에 휩싸인 그들을 민혁이 돌아본다.
그는 알았다.
오늘이 종지부다.
오늘날의 싸움 이후, 그들과 자신이 싸울 날은 극히 드물 거다.
민혁도 최선을 다하고자 했고 증명하고 싶었다.
언제나 이 자리에 압도적으로 있고 싶음을.
[초월.]마치 마왕과 같다.
검은 기류를 흩뿌리는 그가 빛에 휩싸인 그들을 눈에 담으며 검을 한쪽 어깨에 걸치며 왼손으로 까닥였다.
“한꺼번에 다 덤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