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266
밥만 먹고 레벨업 1267화
기뻤다.
그들은 브로드에 의해 약자에서 강자로 거듭났다.
그를 끌어안고 헹가래를 치며 기쁨을 나누고자 했다.
그를 향해 힘껏 내달리는 ‘브로드의 기사들’의 얼굴이 처참하게 구겨진다.
네르바의 검이 브로드의 심장에서 힘껏 뽑히고 피가 솟구쳐 오른다.
어떤 병사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안 돼에에에에에!”
어떤 병사가 무너져내렸다.
“사령관님!”
어떤 병사는 이 현실을 믿을 수 없어 주저앉아 망연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브, 브로드 사령관님…….”
스르르 브로드가 쓰러진다.
현실을 부정하고자 했으나.
[천외제국의 브로드가 전사하였습니다.]현실을 깨달아야 했다. 식어가는 브로드의 몸에 손을 얹은 네르바가 군에게 명했다.
“상처가 심하다. 복귀한다.”
매스 텔레포트의 빛이 내리친다.
시신이라도 건지기 위해 달려가 보지만, 그들이 빛이 되어 사라졌다.
브로드는 심장이 멎는 순간까지 그들을 눈에 담았다.
그 또한 인간인지라 깊은 심연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에 두렵기 그지없었다.
그때 누군가 그를 깊은 심연 안에서 끄집어냈다.
브로드가 눈을 떴다.
환관들이 입는 녹색 단령과 사모가 내밀어졌다.
곧바로 귀하디귀하다는 ‘변장꾼의 약초’가 쥐어졌다.
빻지도 않고 입으로 씹어 삼켰다.
2m에 이르는 거구의 그가 170㎝ 정도로 작아졌고 얼굴도 변화했다.
완벽하다. 딱 하나 아쉬운 건.
“왜 목소리만 이 지랄이냐.”
“……변장꾼의 약초는 아쉽게도 목소리는 못 바꾼다. 어떤 방도가 없을까?”
포션을 몸에 들이붓는 그를 보며 브로드는 한숨을 쉬었다.
“성대결절 온 내시로 하지.”
“…….”
“잘하는지 봐라.”
브로드가 최대한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폐하아아아…….”
네르바가 경멸 어린 시선으로 말했다.
“최대한 닥치고 있어라.”
그렇게 브로드는 내시가 되었다.
* * *
[천외제국의 브로드가 전사하였습니다.]에가드 평야.
가장 많은 루브앙 제국군과 천외제국군이 충돌하고 있는 곳이다.
민혁은 전면에서 지휘하고 있었다.
들려온 알림에 민혁은 자신이 잘못 들었나 의심했다.
자리에 우뚝 멈춰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럴 리 없다……. 브로드는…… 브로드는…….”
아테네에서 가장 강한 NPC 중 하나다.
문득 깨닫는다.
그와 싸운 네르바가 그와 양대산맥을 겨룬 인물이었음을.
삐이이이이이이-!
하늘에서 한 마리의 매가 날아온다.
날아든 매의 다리에 붙어 있는 양피지에 또박또박 적혀 있다.
[브로드 사령관 전사.]“…….”
현실임을 직시했다.
오랜 시간 내 곁을 지켜준 벗이 죽음을 맞이했다.
형용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눈물이 흘렀다.
[천외제국의 브로드가 전사하였습니다.]이 알림 하나가 에가드 평야를, 천외제국군을 크게 흔들고 있다.
[병사들이 크게 분노합니다!] [그들의 모든 공격력이 11% 상승합니다.] [그들이 ‘증오’와 ‘분노’라는 감정 아래 두려움을 잊습니다.] [그들의 모든 방어력이 10% 하락합니다.]브로드는 천외제국의 검. 곧 상징적인 자다.
눈이 뒤집힌 천외제국군이 루브앙 제국군의 심장에 검을 박아넣는다.
[정신 차려라. 민혁.]민혁이 검을 꽉 쥐었다.
“지금 당장 네르바를 죽이겠다.”
붉게 충혈된 눈의 민혁이 이성을 잃고 적진에 가려 한다.
[정신 차려라, 민혁!]수호신 오블렌의 목소리가 그의 귓가에 울려 퍼진다.
그를 무시하고 나아가려는 때.
덥석-
빛이 되어 나타난 오블렌이 그를 막아섰다.
[당장 병사들을 진정시켜라. 황제의 폭주는 곧, 병사들의 폭주다.] [브로드의 죽음에 의해 모두가 분노하고 있다.] [순간적인 전투력 상승? 대신 방어력이 떨어졌고 병사들과 간부급들의 판단이 흐려졌다.] [초반엔 우리가 밀고 갈 순 있으나 이렇게 되면 더 많은 피해를 입고 결국 몰살당한다.] [천외제국의 수호신으로서 말한다.] [모든 지휘권을 나에게 위임하라.]“…….”
[이기적인 생각이다. 모든 인간의 목숨은 평등하며 한 사람의 죽음에 의해 수십만, 수백만을 죽음으로 내몰겠다는 건.]그러나 오블렌도 이해하고 알고 있다.
그랬기에 하는 말이다.
때마침 온 세상에 알림이 울렸다.
[기둥의 전쟁이 곧 시작됩니다.] [기둥의 전쟁에는 모든 기둥후보가 참석하게 됩니다.] [참가하지 않을 시 자동으로 자격이 박탈됩니다.] [모든 기둥후보가 참여해야 하는 만큼 도중에 ‘기둥후보’의 자격을 갖춘 자들도 전쟁 도중 참여할 수 있게 됩니다.] [단 주의하십시오. 중도참가자들은 기둥후보들의 집중공격을 받게 될지도 모릅니다.]현실은 민혁에게 슬퍼할 틈을 주지 않았다.
자신이 짊어진 모든 것을 생각했을 때 그가 택해야 하는 방법을 알았다.
[슬픔은 전쟁과 기둥의 전쟁이 끝난 후 나누자.]온몸을 벌벌 떠는 민혁은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수호신 오블렌에게 모든 지휘권이 위임됩니다.]민혁은 지금 이 전장에 자신이 있어선 안 됨을 알았다.
그가 천외제국 황궁으로 복귀했다.
* * *
카오스는 더 이상 기둥의 전쟁을 미룰 수 없다 판단했다.
8기둥이란 이름으로 불리나 현재는 많은 자리가 공석이다.
이렇게 될 시 남은 기둥들이 채워야 하는 균형이 커지고 언젠간 불균형이 일어나게 된다.
현재 대부분의 기둥의 공석을 아테네 혼자 지탱하고 있는바.
루브앙과 천외제국이 전쟁 중인 사실은 안다.
그렇다 한들 카오스가 누군가의 모든 사정을 신경 써줄 만큼 친절하지 않다.
[기둥의 전쟁에 참여할 기둥후보들이 나타납니다.]기둥 심사관 루바를 중심으로 하나둘 빛이 되어 내려선다.
자연의 주인 베로던.
죽음의 기둥 볼레인.
강화하는 자 볼라건.
패황 엘레.
먹는 자들의 기둥 민혁.
동물의 주인 하버드.
성기사의 교황 엘스 등.
기둥 심사관 루바는 공석이 된 ‘종들의 왕 레이칸’의 자리를 미간을 찌푸리며 보다가 시선을 거뒀다.
총 아홉 명이 현시대의 기둥후보로 자리에 앉았다.
그 틈엔 황궁에서 마음을 추스르고 온 민혁도 있었다.
물론 추스른다고 하여 쉬이 되는 건 아니다.
그러나 민혁은 알고 있다.
자신이 기둥이 되는 것이 시작된 루브앙 제국과의 전쟁에서 굉장히 큰 힘을 발휘할 것임을.
‘기둥이 되는 순간, 먹는 것과 연관된 8기둥의 재앙급 힘을 거머쥔다.’
헬레냐의 백화의 불꽃은 연합군 2억 5천을 한꺼번에 불태웠을 정도로 광범위한 힘을 발휘했던 바 있다.
‘어쩌면 8기둥의 재앙을 내가 창조할 수도 있게 되는 거고.’
그랬기에 슬픔을 되삼킨다. 심호흡하여 이곳에서나마 브로드라는 사람을 지워낸다.
루바가 양피지를 펼쳤고 기둥의 전쟁에 대한 설명이 전해진다.
[각 기둥들에겐 5만에 이르는 병력이 주어집니다.] [5만의 병력으로 200만의 대군을 격퇴하셔야 합니다.] [빠르게 제거할수록 더 높은 점수를 획득합니다.] [사망한 아군이 많을수록 점수가 하락합니다.] [마이너스 점수도 있으며 마이너스 점수로 전쟁이 종료될 시 완전히 기둥후보 박탈을 당하게 됩니다.] [기둥후보들 간에 동맹을 맺을 수 있습니다.] [어떠한 그룹이 타 동맹그룹보다 월등히 많은 동맹을 맺을 경우, 소수의 동맹그룹이 병사들을 이길 때마다 얻는 점수가 더 높아지게 됩니다.] [기둥후보들이 보유한 가장 강한 궁극기 스킬이 봉인됩니다.] [소수그룹의 동맹은 상대방 그룹의 동맹숫자에 따라 획득률이 높아집니다.]획득률에 모두가 의아함을 보였다.
무엇을 획득한다는 거지?
[전쟁터엔 200만의 적군을 제외한 보스 몬스터 등과 몬스터, 던전 등이 위치해 있습니다.] [그곳에서 본인에게 필요한 물품이나 특별한 물품 등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 [단 조달하는 시간 동안 시간지체로 인해 200만 병력을 죽여도 점수가 대폭 낮아질 수 있습니다.]기둥들에겐 제각각 필요한 물품들이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강화하는 자 볼라건은 강화석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
민혁이 알기로 볼라건은 강화석이 없어도 강화하는 게 가능하긴 하다.
하나 더 뛰어난 강화를 위해 그 물품을 얻을 필요가 있다.
민혁의 경우 ‘재료’라는 게 없으면 그 힘을 발하지 못한다.
반대로 자연의 주인 베로던은 재료와 연관된 게 없기에 크게 제약받지 않는다.
즉.
‘내가 굉장히 불리하다.’
물론 이런 방법도 있다.
‘나 혼자 200만과 싸우는 것.’
그리고 죽음의 기둥 볼레인이나 그런 이들도 이런 생각을 할법하다.
일반적인 병사라면 시간이 오래 걸려도…….
[당신들이 운용할 병사들의 평균 레벨은 660입니다.] [200만 병사들의 평균 레벨은 710입니다.]모든 것을 간파당한 듯하다.
이 정도라면 혼자 죽일 수 있는 수준의 레벨대가 아니다.
병사들 레벨은 심지어 더 낮다.
‘이건 우리가 200만을 죽이는 게 아니라 얼마나 죽지 않고 버티냐의 싸움일 확률이 더 크다.’
즉 미친 난이도인 셈이다.
[200만 병사들과 전투가 종료된 후 곧바로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게 됩니다.] [기둥후보들은 본인들이 생존시키고 강화시킨 병사들과 함께 ‘전쟁터’로 워프됩니다.] [워프된 그곳에서 모든 기둥후보들이 병사들과 함께하여 전투를 치르게 됩니다.] [첫 회에 가장 높은 점수를 올린 유저는 특혜를 받습니다.]첫 번째 전투가 두 번째 전투에서 중요하게 작용되는 셈이다.
기둥 심사관 루바가 입꼬리를 올려 웃으며 민혁을 바라봤다.
루바는 민혁에게 당한 것이 많다.
그는 이미 예상하고 있던 일이 있는바.
“오직 이 자리에서만 동맹을 정하여 전쟁터로 나갈 수 있다.”
“만약 두 사람이 동맹할 경우 한곳에서 10만의 병사를 운용하여 400만을 격퇴해야 한다.”
“네 사람이라면 한곳에서 20만을 운용하여 800만을 상대해야겠지.”
“언급했듯 너무 무리한 동맹은 되려 상대방에게 특혜를 준다.”
그럼에도 루바가 미친 듯이 웃는 이유가 있다.
그는 이 모든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하고 있었다.
“자, 누군가와 동맹을 맺고 싶은 자. 그자의 곁으로 걸어가라.”
그 말과 함께 루바를 중심으로 서 있던 기둥후보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먼저 걸음을 옮긴 것은 자연의 주인 베로던이다.
[자연의 주인 베로던이 죽음의 기둥 볼레인과 동맹을 맺습니다.]그다음은 성기사의 교황 엘스.
[성기사의 교황 엘스가 죽음의 기둥 볼레인과…….] [동물의 주인 하버드가 죽음의 기둥…….]갈수록 루바의 입꼬리가 찢어졌다.
‘후보들은 이미 서로의 힘을 알고 있다. 애초에 기둥이 되지 못할 것을 안 자들은 그에게 고개 숙여 권력을 누리고자 함이 당연한 일.’
또 죽음의 기둥 볼레인은 이미 그들과 협력했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모순덩어리인 셈이다.
과거 강화하는 자 볼라건은 사전투표 당시 민혁을 도와준 적이 있는바.
그러나 오늘은 예외다.
[강화하는 자 볼라건이 죽음의 기둥 볼레인과 동맹을 맺습니다.]그 찰나의 순간 민혁과 엘레의 시선이 마주쳤다.
누구도 보지 못한 끄덕임이 지나간다.
그녀와 오랜 시간을 함께한 민혁은 알 수 있었다.
‘누나, 지금 나랑 같은 생각인 거지?’
엘레가 걸음을 옮겼다.
루바를 비롯한 기둥후보들이 굉장히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보았다.
그녀가 선 곳은 다름 아닌 볼레인의 옆이었다.
“나도 동맹으로 받아주겠나?”
패황 엘레는 무조건 민혁에게 붙을 거라고 모두가 예상했다.
의외의 상황에 모두가 의아한 표정을 지을 때.
“나도 내 제국, 내 백성을 지켜야 하니까.”
만약 볼레인이 기둥이 되고 엘레가 민혁의 편에 서 있던 때라면 어떻게 될까.
그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현명한 선택에 볼레인이 양팔을 들어 환영했다.
“패황과 함께라면 두려울 게 없지.”
모든 판은 맞춰졌다.
민혁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루바가 웃음을 터뜨렸다.
“아, 아하하하하하하, 으하하하하하하!”
이제껏 민혁에게 당한 것이 많던 루바이다.
혼자 남은 초라한 그를 보며 웃음이 안 날 수가 없다.
그만 그런 것이 아니다.
엘레를 제외한 모든 후보들이 민혁을 비웃듯 광소를 터뜨렸다.
“하하하하하하!”
“크흐흐흐흐흐.”
“고작 혼자? 혼자라고!?”
“여덟 명의 후보들을 혼자서!!?”
그들이 미친 듯이 웃을 때, 민혁이 벌레 보듯 그들을 위아래로 흩어봤다.
“좋단다, 븅신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