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urmet Gaming RAW novel - Chapter 1287
밥만 먹고 레벨업 1288화
멈췄던 혈류가 다시 혈관을 타고 활성화된다.
죽어버렸던 피가 다시 활력을 되찾고 늘어졌던 세포 하나하나가 생기를 되찾는다.
뿌드드드드드득-
지적장애를 가진 헤라클은 헤라에게 벌을 받기 전, 자신의 신전에 잠시나마 자신의 본 모습을 진짜 깨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숨겨두었던 바 있다.
헤라클이 지적장애를 가진 모습이 되어도 괜찮다 여긴 이유일 것이다.
짧게 쳤던 머리카락이 빠르게 자라나 금발의 머리칼로 변화한다.
“후우우우우우.”
떨어지던 양팔이 되감기 하듯 다시 팔에 붙으며 주변의 공기를 격동시킨다.
그가 내뱉는 숨이 뜨겁다.
한껏 팽창해진 근육. 그러나 낯설지 않다.
이것은 본래 헤라클의 힘이었으니.
헤라클은 가이아 대륙에서 두 개를 상징한다.
하나는 바로 ‘영웅’이다. 그 영웅이란 이름은 열두 가지 과업을 진행하는 도중 생겨났다.
신들조차 해내지 못할 업적을 하나하나 해나가며 인간들을 괴롭히던 골칫거리들을 짓밟았다.
또 다른 상징은 ‘힘’이다. 헤라클은 다른 신들과 달랐다.
반신이었던 헤라클은 다른 신들처럼 어떠한 것을 다스리지도, 어떠한 것을 지배하지도 못했다.
그러나 그가 가진 힘만큼은 신들조차 아득히 초월하며, 단단한 육체는 올림푸스의 주인 제우스조차도 쉽사리 꿰뚫지 못할 정도였다.
입술이 비틀린다.
헤라클의 깊은 심연 안에 있던 ‘그’는 이 모든 상황이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였다.
“감히 네깟 게?”
“……!”
“……!”
“……!”
자신의 등을 바라보고 있는 아레스를 비웃었다.
대조되게 작은 웃음을 지으며 코니르의 머리칼을 흩트려 주었다.
발끝에 힘을 담는다. 그의 양손에 쥐어진 것은 없었다.
그저 회전하며, 아레스의 얼굴을 주먹으로 후려쳤다.
퍼서어어어억-
턱뼈가 부서지는 소리다. 동시에, 턱뼈를 부수고 나아간 힘은 코뼈까지 함몰시켰고 입안에 숨은 치아까지 으스러지게 만들었다.
“쿠훼에에에엑!”
뒤로 물러나 피를 토하는 아레스의 얼굴이 말 그대로 찌그러졌다.
아레스는 헤라클에게 거대한 열등감을 가졌다.
그러나 그것은 정확히 말하면 틀린 표현이었다.
아레스는 헤라클을 무서워하고 있다.
“겁쟁이 아레스. 지금 네깟 게 감히.”
지적장애가 없는 헤라클은 결코 친절하지 않다. 스스로도 왜 세상이 자신을 영웅신이라 부르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뼛속까지 오만함으로 차 있었고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카리스마는 다소 이질적이기까지 하다.
그 이질적인 카리스마는 두려움을 만들어낸다.
아레스의 날아갔던 아구창이 빠르게 회복된다. 타대륙의 절대신들을 아득히 초월하는 재생력이었다.
아레스가 패닉에 빠졌다.
마치 그는 ‘헤파이스토스’ 같았다.
아니, 헤파이스토스는 개와 주인의 관계 같았다면, 헤라클과 아레스의 관계는 그 수준을 넘어섰다.
최소한 헤파이스토스는 아레스와 눈이라도 맞췄다.
형용할 수 없는 공포에 휩싸인 아레스는 헤라클과 눈조차 마주치지 못했다.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는 그가 방금 전 그 잔인했던 ‘전쟁의 신 아레스’가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였다.
“오랜만에 좀 맞자. 아레스.”
그러나 그 말이 아레스를 번득 깨운다.
많은 시간이 지나갔다. 굴복했던 겁쟁이 아레스가 이 땅에 서서 성장할 동안, 헤라클은 지적장애를 가진 청년으로 살아갔다.
많은 변화가 생겨났다. 아레스는 전쟁의 신 자리를 계승했고, 비로소 올림푸스 12신의 자리까지 계승함으로써 진짜 전쟁의 신으로 자리매김했다.
한층 더 강해졌고, 한층 더 성숙해졌다.
언젠간.
“네놈이 돌아올 걸 알고 있었다!”
[전장의 주인.] [전쟁터 속 전장의 주인이 죽음을 흡수합니다.]곳곳에 흩뿌려진 피가 아레스의 힘이 원천이 된다.
헤라클이 돌아왔다?
언제적 헤라클인가.
아티팩트를 얻음으로써 급격히 하락했던 그의 레벨이 회복된다.
힘이 강해지며 다리 근육이 더 강화된다.
헤라클의 약점을 알고 있다.
놈은 말 그대로 힘만 강하고 ‘능력’이란 것이 없었다.
하락했던 모든 능력이 회복되었다.
다시 솟아오른 소름 끼치는 레벨에 그 자리의 모두가 신음을 토해냈다.
전장의 주인 효과 때문인지 오로지 ‘죽이겠다’는 악귀가 아레스에게 깃든 것 같은 착각이 일어난다.
아레스가 섬전처럼 움직인다.
번쩍이며 노란 번개처럼 사방팔방에서 헤라클을 베어 넘겼다.
푸쉬이이이익-
헤라클은 반응하지 못했다. 그의 온몸에서 피가 솟구쳐 올랐다. 그 와중에도 헤라클은 움직이지 않았다.
‘시간이 얼마 없다.’
남들은 알고 있을까?
쉴 새 없이 베이는 틈에도 헤라클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개문(開門) 유지시간은 고작해야 10분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가 있었다.
‘아레스를 죽일 수 없다.’
아레스를 죽이면 천외제국, 루브앙 제국은 멸망한다.
아니, 우리가 살아가는 대륙이 피로 얼룩진다.
가이아 대륙 올림푸스 신들이 일어설 것이고, 전면전이 일어날 거다.
방법은 하나다.
‘죽일 수 없다면.’
도망가게 해야 했다.
푸쉬이이이이익-
옆구리를 베어낸 아레스의 검이 목을 노렸다.
헤라클의 손바닥이 펼쳐진다. 그 펼쳐진 손바닥으로 빛으로 만들어진 몽둥이가 쥐어진다.
“그래, 나는 힘밖에 없는 놈이었지. 근데 말이다.”
헤라클의 엄지와 검지가 아레스의 검면을 잡아챘다. 목 앞에서 멈춘 검이 댕강하고 부러진다.
“다른 헤라클은 달랐다.”
진짜 헤라클은 그로부터 많은 것을 깨달았다.
지적장애를 가졌으나 자신보다 나은 게 많았다.
그는 스스로를 자책했다.
코니르보다 약하고 기술이 없는 본인을 욕했다.
그런 그의 주변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몰려든 그들은 자책하는 헤라클에게 말했다.
지금 쓰러진 노인 밴은 어깨를 두들기며 ‘허허, 그럼 이 할애비와 뭐라도 하나 만들어보겠느냐?’라 물었다.
지금은 황제가 된 브로드가 어깨를 두들겼다.
-원한다면 너에게 큰 힘을 만들어주마.
수십 명의 천외제국 이들이 헤라클을 중심으로 모여들었다.
그들이 머리를 맞대었고 헤라클은 단순했고 멍청했다.
그 멍청했던 헤라클은 자신이 한 가지 밖에 할 줄 모름을 알고 그들에게 스스로가 하나밖에 할 줄 모름을 이해시켰다.
그 이해와 납득, 수긍의 관계 속에서 바보 헤라클은 만들었다.
‘하나밖에 할 줄 모른다.’
오로지 딱 하나.
그것은 몽둥이를 휘두르는 것.
바보 헤라클은 그런 몽둥이를 휘두르는 것을 수만 번, 수백만 번을 하며 단련해 왔다.
고작 ‘하나의 스킬’을 완성시키기 위해서.
[일톤의 몽둥이.] [일톤과 같은 무게를 가진 몽둥이로 적에게 12,500%의 추가 데미지를 입힙니다!]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빛이 서린 몽둥이에 가격당한 아레스의 빛의 갑옷이 찌그러진다.
그의 입에서 쿨럭 하고 피가 토해진다. 피 묻은 치아로 아레스가 웃었다.
“고작 이것 하나를 만들…….”
“그래, 나는 고작 이것 하나를 만들었다.”
헤라클이 작은 웃음을 지었다.
나 혼자 만든 것이 아니다. 이 자리의 모두가 나와 함께 만들어준 것이다.
아레스가 다시 섬전처럼 튀어왔다.
거대한 힘이 실린 검은 이번엔 심장을 노렸다.
헤라클의 심장을 노리는 그 검이 가슴팍에 닿기 전에.
[십 톤의 몽둥이.] [십 톤과 같은 무게를 가진 몽둥이로 적에게 30,000%의 추가 데미지를 입힙니다!]콰아아아아아아아앙-!
아레스를 내리찍었다.
지면에 그가 처박힌 순간, 거대한 파동이 일어나더니 반경 수백 미터에 이르는 지면이 파였다.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흙먼지가 마치 수류탄 수백 개가 동시에 터진 것 같았다.
땅에 처박힌 아레스는 믿을 수 없었다.
스킬 하나가 더 강화되어 발동된다?
그리고 곧.
콰아아아아아아아앙-!
그 말도 안 되는 몽둥이가 또 한 번 아레스에게 꽂혔다.
이번엔 반경 4㎞ 내의 지면이 무너져내렸다.
온몸의 뼈가 아스러진 아레스의 입에서 울컥하고 피가 쏟아져 나왔다.
모든 뼈가 아스러져 손끝 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
얼굴 뼈가 흉측하게 짓뭉개진 아레스가 하늘 위로 솟구쳐오르는 헤라클에게 시선을 보냈다.
이겨냈다 생각했다. 놈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 그리고 강함의 격차를.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건 없었다.
주르르륵-
아레스의 가랑이 사이가 축축해졌다.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어떻게, 스킬 하나로…….”
수천만 번 이상을 단련한 하나의 것은 여러 개의 장이 되었다.
날아오른 헤라클의 몽둥이가 세상에 떨어진다.
[영웅신 헤라클의 위상이 올림푸스 전체에 전해집니다!]헤라클이 돌아왔다.
그 선전포고와 함께.
[만 톤의 몽둥이.]헤라클은 천 톤의 몽둥이를 스킵하고 바로 궁극기를 발동시켰다.
하늘에서 고작 ‘사람’ 한 명이 떨어진다.
그 사람이 떨어진 곳.
바로 아레스의 천군들 사이였다.
꽈아아아아아아아앙-!
거대한 파동이 번진다. 마치 핵폭탄이 일어난 것처럼 빠르게 주변을 휩쓴다.
수백만 아레스의 군대의 뼈가 아스러진다.
우두두두두두두둑-!
뼈가 순차적으로 부서지는 소름 끼치는 소리가 전장을 채운다.
헤라클은 아레스를 죽일 수 없었고 그가 제시했던 ‘퀘스트’ 내용을 이행키로 했다.
하루를 버틴다.
타앗-
지면에 착지한 헤라클의 머리카락이 펄럭인다.
[10초 후 개문이 종료됩니다.]자신이 해야 할 일은 끝났다.
아레스의 군사들은 대게 700레벨 이상의 힘을 가진 자들이다.
그들 중 사망한 자는 적었다.
그러나 이 정도 중상이라면 천외제국과 루브앙 제국군이 합세하면 충분히…….
[전쟁의 신의 축복.] [전쟁의 신의 축복이 아군으로 인지된 모든 자들의 HP를 10% 회복시킵니다.] [그들의 HP가 10초당 0.7%씩 회복됩니다.]아레스가 예상치 못했던 것처럼, 헤라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움푹 팬 땅을 딛고 올라오는 아레스는 몸이 회복되었다.
반대로 헤라클의 머리카락은 천천히 짧아지기 시작했다.
아레스가 깨달았다.
“크, 크하하하하하학!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학!”
이겼다. 루브앙 제국군과 천외제국이 자신의 군사들을 죽이는 속도보다 회복하는 속도가 훨씬 빠를 것이다.
헤라클에게서 빠져나가는 황금빛 기류가 그가 본래로 돌아오고 있음을 알렸다.
다시 약해진 헤라클은 죽을 것이고, 변한 것은 없다.
“크하하하하하하하학!”
아레스가 미친 듯이 웃었다. 얼굴 뼈가 함몰되고 부서져 재생하면서도 웃는 그 모습은 흉측하기 그지없었다.
그때 모두가 어떠한 곳을 보고 있었다.
아레스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사람들이 맨날 그러던데.”
정체 모를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하늘 위에서 들리는 목소리였다.
“밥오또늦 민혁이라고.”
그를 발견한 지니가 쓰게 웃으며 말했다.
“밥 먹고 오느라 또 늦은 민혁이.”
“이젠 그런 말 듣기 싫어서 좀 빨리 왔어.”
헤라클과 그의 시선이 닿는다.
헤라클의 정신이 아득해져 간다.
그러나 괜찮다.
그가 왔다.
그것도.
“새로운 힘 얻었는데 볼래?”
[필멸학살자(必滅虐殺自.)] [8기둥의 재앙이 발동됩니다.]새로운 궁극기를 가지고.